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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제2외국어

programming-languages얼마 전에 초등학교 아이의 아빠인 내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아이한테 본격적인 제2외국어 교육을 하려고 하는데 메인으로 배워야 하는 게 영어인가 중국어인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나는 중국은 잘 모르지만, 미국은 좀 안다. 그리고 내가 아는 지식이나 한정된 경험에 의하면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영어를 메인으로 하라고 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 지금부터 코딩을 가르치라고 했다.

전 세계 12억 명이 중국어를 사용하고, 비슷한 인구수가 영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는 ‘코딩’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래밍이나 코딩이라고 하면 아직도 너무 많은 사람이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나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코딩을 단순하게 보면 사람과 기계를 연결해 주는 일종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지만, 앞으로는 기계들이 더욱더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할 것이다. 과거에는 고도의 판단력이 필요하지 않고 반복적인 일들을 수행하면서 로봇과 같은 기계들이 사람을 대체했지만, 앞으로는 고도의 사고력과 결정력이 필요한 업무 또한 기계들이 대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율주행 자동차 등…. 이 모든 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 최고의 기술 회사들이 수조 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기계들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될수록 우리는 이 기계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 기계와 소통할 수 있는 언어가 코딩이다.

미국 못지않게 한국도 이러한 추세를 잘 파악하고 있는 거 같다. 최근에 검토한 많은 회사가 이 분야에 있는데, 언어교육과 마찬가지로 코딩도 어릴 때 시작하는 게 좋으므로 어린이들을 위한 코딩 교육 게임이나 학원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있는 창업가들이 많은 거 같다. 내 또래 분 중 80년 후반 – 90년 후반에 유명했던 비트 컴퓨터 학원과 같은 물리적인 코딩 학원에 다니면서 실력을 키운 분들도 있을 것이다. 당시에는 ‘코딩’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고, ‘프로그래밍’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나도 C++를 배우러 컴퓨터 학원에 몇 달 다녔던 기억이 나는데, 자리마다 컴퓨터가 한 대씩 있었고 교실 앞에서 선생님이 수업하고 과제를 시켰던 전형적인 강의실 포맷으로 강의가 진행되었다. 5.25″ 나 3.5″ 플로피 디스크에 과제를 담아서 제출했었던 기억도 난다.

이후 물리적인 학원은 없어지고 Codecademy나 Lynda와 같은 인터넷 강의의 시대가 왔다. 더는 칙칙한 학원에 직접 가지 않아도 집이나 사무실 또는 내가 편한 그 어느 곳에서 내 페이스대로 코딩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런 인터넷 동영상 강의는 아직도 인기가 많다. 하지만, 인터넷 강의를 통해 100% 자율적으로 학습하다 보니까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진도와 실력의 향상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발견되었다. 그래서 새로 등장한 포맷이 물리적 학원의 강제성과 인터넷 동영상 강의의 자율성을 잘 혼합한 하이브리드 코딩 학원이다. 한국도 이미 이런 비즈니스들이 창업되어서 잘 운영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몇 군데 있다.

애가 있는 친구들한테 나는 항상 제2외국어로써 코딩 교육을 권장한다. 국어·영어도 중요하고, 그 이후의 토익이나 토플 시험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가장 많은 세계인이 사용할 언어는 코딩이 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내 주변에 엄마와 아빠가 모두 개발자인 많은 가족조차 애들한테는 코딩을 절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직도 한국에서 개발자의 삶은 배고프고 대우를 못 받는다고 하면서, 아이들한테는 변호사나 의사의 길을 권장하고 있다. 이분들이 코딩을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 아닌, 사람과 기계가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 본다면 조금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미지 출처 = http://www.serendipity35.net/index.php?/archives/3278-Coding-as-a-second-Language.html>

가끔은 욕을 먹을 것이다

2주간의 휴가를 마치고 며칠 전에 복귀했다. 이번에는 쉬면서 책을 많이 읽을 계획이었지만, 두 권을 읽었다. 이 중 내가 공감했던 내용이 많았던 ‘The ONE Thing’ 이라는 책을 꽤 흥미롭게 읽었다. 내용이 특별히 새롭지는 않았고, 이미 여기저기서 주워들어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정리를 잘 해주었다. 책의 핵심은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지만, 정작 본인한테 가장 중요한 단 한 가지를 잘 파악해서 이와 관련된 것에만 집중해야지만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 수 있다는 내용이다. 모든 일에 있어서, “이 일이 나한테 가장 중요한 단 한 가지와 연관되어 있는가?”를 물어보고, 그렇지 않다면 과감하게 미루거나 하지 않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작가는 주장한다.

실은 요새 내가 살려고 하는 삶의 철학이 이 책의 내용과 상당히 비슷하다. 해야 할 일도 많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은 우리의 인생이지만 안 그래도 짧은 인생을 가치 있게 살기 위해서는 나한테 중요한 일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 그리고 해야 하는 일만 해도 시간이 모자란 데 나를 비롯한 내 주변 너무 많은 사람이 자기 자신 보다는 남을 위한, 그리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고 있는 거 같다. 실은 나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보다는 남을 위한 삶을 살아왔고, 어떤 일을 하면서 “이게 나한테 어떤 가치가 있지?”를 물어보기보다는 “이걸 하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또는 “이걸 하지 않으면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질문했던 거 같다. 그리고 진정 나한테 중요한 일과는 상관없고, 나한테 중요한 일을 해야 할 시간을 빼앗는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받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했던 거 같다.

한 5년 전부터인가? 나는 이렇게 살지 않기로 했다. 나한테 진짜로 중요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정말로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일을 하는데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말만큼 쉽지는 않더라. 나같이 여러 이해관계자와 같이 일을 해야 하는 VC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부탁도 많이 받고, 또 부탁도 많이 해야 하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한 다는 건 굉장히 어렵고 위험한 발상이다. 특히 나는 아직도 이 세상을 내 맘대로 살 수 있을 만한 위치에 올라와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나한테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만 하면서 살고 싶고, 이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 인생의 우선순위에 밀리는 일은 일단 거절하거나 미루고, 나보다는 남을 위해 더 중요한 일이라면 웬만하면 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분은 나한테 똑같은 부탁을 여러 번 하셨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고민도 하지 않고 너무 단호하게 거절한다. 미안하지만 이보다는 내가 당장 해야 할 일, 그리고 나한테 개인적으로 훨씬 더 중요한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우리 서울 사무실이 있는 구글캠퍼스에는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정말 많이 왔다 갔다 하는데, 구글캠퍼스 들렸으니 커피 한잔 하자는 분들이 정말 많다. 미안하지만 가능하면 거절을 한다. 이분들한테는 커피 한 잔이지만, 나는 이런 분들과 하루에 커피를 10잔 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면 나한테 정말 중요하고, 내가 정말로 해야 하는 일을 못 하게 된다. 나한테 정말 중요한 건 우리 투자사들과 같이 일하고 새로운 회사들을 발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위에서 말 한 분들을 내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건 절대로 아니다.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싶고, 모두 다 기쁘게 해주고 싶지만, 일단 나한테 중요한 일을 처리해서 나 자신을 먼저 기쁘게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실은 이렇게 나 자신만의 목표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이 초점만을 위해서 사는 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서 욕도 많이 먹는다. 어떤 분은 나를 다시는 보고 싶어 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나를 나쁜 놈이라고 평생 욕할지도 모른다. 뭐,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다 보면 다른 사람을 화나게 할 수도 있고, 욕을 먹을 수도 있다. 남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면 이런 게 걱정이 되겠지만, 이제 나는 그 단계는 지났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산다. 그리고 남한테 가끔 욕을 먹는 행동에 대해 나는 절대로 해명하지 않는다. 내 인생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굳이 남한테 허락받거나 정당화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할 수는 없다. 만약, 그런 인생을 살고 있거나, 그렇게 하려고 애를 쓴다면 기쁘게 해주지 못할 단 한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이고, 이렇게 인생을 산다면 정말로 가치 없는 삶이 될 것이다.

당신이 누굴 아는지 난 관심 없다

6a00d834516b3c69e2015437f86d20970c-500wi나는 말이 너무 많은 사람이 싫다. 1시간짜리 미팅을 하면 어떤 사람들은 1시간 내내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상대방 이야기는 듣지도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랑 만나면 굉장히 피곤하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저 누구 알아요”로 모든 대화를 진행하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다 이런 사람들이 한두 명은 주변에 있을 텐데, 이상하게 나는 이런 사람들을 최근에 많이 만난 거 같다. 나도 꽤 바쁜 사람이라서 나랑 미팅하려면 그래도 며칠 전에는 약속을 잡아야 한다. 이렇게 어렵게 나랑 약속을 잡은 분을 얼마 전에 우리 사무실에서 한 시간 가량 만났다. 그런데 나한테 스스로와 현재 하는 비즈니스에 대해서 한 시간 동안 설명을 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이 분은 자기가 아는 사람들 이름만 줄줄이 읊다가 미팅을 끝냈다. 뭐, 들어보면 굉장히 유명하고 잘 나가는 사람들을 아는것 같고, 그중 나도 한번 만나보고 싶은 분들 이름도 있었지만, 솔직히 나는 이 분이 아는 사람들보다는 이 분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자신이 어떤 길을 지금까지 걸어왔고, 왜 이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나한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매우 궁금했었다. 하지만 만나자마자 누가 옛날 직장 동료였고, 지금 이 분야에서 굉장히 유명한 분이 대학교 동아리 선배고, 같은 아파트에 상장한 인터넷 기업의 부사장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미팅의 절반을 이런 ‘이름 들먹이기(name dropping)’ 하는데 허비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이런 사람들은 항상 있는데, 역시나 땅도 좁고 바닥이 좁은 한국이 더 심한 거 같다. 특히 내가 누구냐 보다는 내가 누굴 아는 게 더 중요한 한국의 ‘보여주기’ 문화는 이런 현상을 심화시키는 거 같다.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 게 없는데 누군가 유명한 사람을 알고 있으면 마치 자신이 그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요새 너무 많다. 그리고 돈 많고 유명한 사람들을 잘 안다고 하면, 그 사람이 마치 대단한 것처럼 취급해주는 사회 분위기도 여기에 한몫을 한다. 정작 본인은 내세울 게 없고, 내실 없고 껍데기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이렇다는 걸 자주 경험한다.

그런데 어차피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은 이 업계 분들이라서 이들이 안다고 주장하는 많은 분을 나도 안다. “나는 그분을 아는데, 그분은 날 모르죠”가 아니라 그래도 서로 알고 지내는 그런 관계이다. 이 중 정말 친한 분들도 있고, 행사 같은 곳에서 정기적으로 보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내가 누굴 안다는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괜히 말했다가 그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하면, 안 그래도 바쁜 사람들한테 누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누굴 안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항상 의심이 간다. 정말로 아는 것인지, 아니면 명함 한 번 교환한 것인지.

나는 당신한테 관심이 있지, 당신이 누굴 알던 관심 없습니다. 당신이 아는 남들에 대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지 말고, 당신 스스로에 대해서 그렇게 자랑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세요.

<이미지 출처 = https://asheathersworldturns.wordpress.com/2015/03/13/name-dropper/>

종이 위의 잉크

%ea%b0%84%ec%9d%b82012년도에 Strong Seed Fund 1호로 공식적인 벤처투자를 시작한 우리는 지금까지 약 4년 동안 60개가 넘는 한국과 미국의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정확한 계산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 중 약 40개 정도의 회사에 스트롱은 최초로 투자했다. 지금도 계속 남들보다 먼저 회사를 발굴해서 가장 먼저 투자하는 first investor 전략을 고집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공동투자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과거에도 좋은 회사들이 많았고, 지금도 많지만, 시대가 시대인만큼 요새 초기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더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동투자를 하면 스트롱 보다는 다른 투자사들이 라운드를 lead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우리는 계약서를 따로 사용하지 않고 리드 투자사의 계약서를 그대로 사용한다. 즉, 남의 투자계약서에 우리 이름과 투자 금액만 추가해서 묻어간다. 이렇게 하는 게 우리도 편하지만, 투자를 받는 회사들에도 계약서 검토 시간과 비용면에서 훨씬 더 수월하다. 특히 우리가 투자하는 단계에서는 많은 대표이사가 법률용어와 익숙지 않기 때문에 그냥 잘 모르는 상태에서 계약하거나, 아니면 법률검토에 과도한 비용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능하면 우리는 두 회사 간 법적 서명을 해야 하는 계약서의 프레임은 유지하되, 세부 항목들은 스탠다드하게 유지한다.

공동투자를 하면 다른 투자사의 계약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볼 기회가 있는데, 가끔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계약서를 빡빡하게 만드는 투자사들도 있다. 어떤 항목들은 굳이 계약서에 넣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만드는데, 물어보면 두 회사가 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발생 가능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서 무조건 다 포함해야 한다고 한다. 이분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일하고 있는 이 벤처 업계는 다른 산업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같이 초기회사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회사의 비즈니스나 시장보다는 대표이사와 창업팀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능하면 대표이사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믿을 수 있는지, 나랑 교감이 가능하며 비즈니스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인지를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이분들을 100% 믿고 같이 일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투자를 한다(물론, 이런 내 생각과 감이 항상 맞지는 않는다. 이상한 인간들한테 투자한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 단계까지 오면 계약서는 투자하기 전에 자동으로 작성하는 기계적인 문서이지, 상대방을 불신하기 때문에 각 항목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작성해야 하는 문서는 아니다. 이때부터는 서로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같이 가는 모드로 전환되어야 하고, 우리가 투자한 팀이 잘해서 서로 이길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위에서 말한, 계약서가 존재하는 이유인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회사가 잘 안돼서 망하면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냥 서로 손해를 보는 거다. 만약에 대표이사가 딴 맘을 먹고 계약을 위반하면 참으로 짜증 나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그렇다고 법정으로 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투자한 금액보다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소모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도 서로 손해를 보고 끝날 확률이 높다. 즉, 스탠다드한 계약서이든 엄청 깐깐한 계약서이든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투자자나 피투자 기업이나 둘 다 손해를 보고 끝나는 것이다.

한국 투자자와 공동투자를 하면 50장에 육박하는 계약서에 간인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최근에 만난 투자사 대표이사는 도장 찍느라고 손목을 다쳤다고 했는데, 공동투자사들이 2개만 넘어도 50장짜리 계약서에는 도장을 100번 이상 찍어야 한다. 거기에다 요새는 무슨 펀칭까지 하는 걸 봤다. 이렇게 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원래 그렇게 하기 때문에 한다고는 하지만, 궁극적인 이유는 서로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간인을 하지 않으면 혹시나 중간에 있는 페이지를 누가 몰래 바꿔서 계약 내용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경우 스트롱이 단독으로 투자하면 전자서명을 하고, 이렇게 하면 서명해야 하는 페이지는 단 한 장이다. 투자자나 피투자사는 단 한 번의 클릭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전자서명이 아니라 스캔을 해서 PDF를 교환할 때도 우리는 서명을 해야 하는 페이지만 스캔해서 PDF로 만든 후에 나머지 계약서에 PDF로 붙여서 통합해버린다. 계약서가 아무리 길어도 실제로 서명해야 하는 페이지는 단 한 장인데, 모든 페이지에 서명하거나 도장을 찍는 건 정말로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어떤 분들은 이렇게 페이지마다 간인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계약이라는 건 당사자들이 그 계약을 서로 인정하면 법적 효력을 갖는 걸로 알고 있고, 투자자와 피투자 기업 간 깊은 신뢰와 믿음이 있다면 이건 충분히 가능하다. 나중에 서로 딴소리를 한다면 그 투자 자체가 잘못된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랑 존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계약서는 결국 종이 위의 잉크일 뿐이고, 궁극적으로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그 자체가 비즈니스라는. 우리가 자주 하는 말이지만, 정말 멋진 말이고, 모든 계약 관계는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우리가 일하는 멋진 스타트업 세계에서는.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sallimnea/130137902550>

행복한 직원들을 위한 두가지 서비스

happy smiley faces내 포스팅을 자주 보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너무 적나라하게 우리 투자사들을 홍보하는 글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한다. 보통, 특정 주제 또는 이슈를 설명하기 위해서 우리 투자사들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글들을 쓰는데 이번 포스팅은 그냥 단순 홍보용이다.

오늘은 우리 투자사 플레이팅국민도서관 책꽂이가 제공하는 기업용 B2B 서비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중소기업의 사장님 또는 HR 담당자분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관심사는 바로 회사의 직원들이다. 직원들이야말로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며, 행복한 직원들은 돈 잘 벌어서 행복한 회사를 만든다. 사장님과 HR 매니저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의 직원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일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끝없이 해야 하는데 플레이팅은 그중 먹는 고민을 해결해준다. 플레이팅은 셰프가 만든 음식을 적절한 가격에 집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인데 최근에 기업 대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에서 케이터링 식사를 제공하거나 야근을 많이 해서 직원들이 저녁을 자주 시켜 먹는다면 고려해볼 만한 서비스이다. 또한, 행사를 자주 하는 회사이거나, 직원들 대상으로 대규모 행사를 할 때에도 좋은 케이터링 서비스를 받아 볼 수 있다. 완전히 차별화된 질 좋고 맛있는 음식을 할인된 가격에 받을 수 있는데, 자세한 소개서는 여기서 볼 수 있다.

플레이팅이 직원들에게 양식을 제공한다면, 국민도서관 책꽂이는 마음의 양식을 제공해준다. 많은 회사가 직원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 사내도서관을 운영하는데, 삼성이나 현대 정도 규모가 되지 않으면 그냥 구색 맞추는 수준의 책꽂이에 아무도 읽지 않는 책들만 갖춰 놓는다. 국민도서관 책꽂이의 B2B 서비스를 이용하면 굳이 사내도서관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6만 권 이상의 도서를 – 장서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 직원들이 저렴한 연회비로 수시로 빌려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추석 같은 명절 때 상품권보다 이런 국민도서관 이용권을 선물하는 게 훨씬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쏘카와 같은 기업에서 사용하고(사내도서관 설명 및 쏘카의 사용기 보기)국민도서관 책꽂이의 기업용 서비스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받고 싶으면 여기를 클릭하여 설문양식에 등록하면 된다.

<이미지 출처 = http://indy100.independent.co.uk/article/this-is-probably-the-most-indepth-analysis-of-worldwide-emoji-usage-ever-undertaken–xysJ9KjRy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