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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ail의 중요성

요즘 난 세세한 detail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비슷한 여러 서비스들을 동시에 사용하다 보면 결국 그 중 나한테 가장 유용한 한개의 서비스를 선택하고, 이후에는 그 제품만 사용하게 된다. 사진 앱, 테크 블로그, 브라우저, 음악 서비스, 자산 관리 서비스, 뉴스 앱 등…같은 카테고리에 여러개의 다른 제품들이 존재하지만 우린 보통 그 중 하나만 사용한다. 겉으로 보면 다 비슷한거 같은데 왜 어떤 서비스는 사용하지 않고 어떤 건 매일 사용하게 될까?

해답은 detail에 있는거 같다. 그것도 눈으로 봤을때는 잘 모르지만, 깊게 사용하다 보면 느낄 수 있는 그런 세심한 detail 말이다. 이 detail이 어떤 서비스들에게는 아이콘의 크기, UI의 색감 또는 영문화 작업의 수준(외국 서비스라면)과 같이 외형적일 수도 있고, 어떤 서비스들에게는 업로드 속도와 같이 내형적일 수 있을 것이다. Detail을 염두하면서 내가 애용하는 서비스들을 자세히 관찰해 봤다. 이 서비스들은 내가 즐겨 사용하지 않는 서비들보다 로그인 절차를 간단하게 했고, 여러번 클릭해야할걸 2번 클릭으로 줄였고, 화면을 스크롤하지 않고 한번에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미지 크기를  조정하는 등 여러가지 detail에 신경을 썼다. 궁극적으로 이런 서비스들이 사용자들을 매료하는 ‘좋은’ 서비스들인거 같다.

하지만, launch 하자마자 모든 detail들을 감안한 서비스가 탄생하지는 않는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초기 제품을 launch 할때는 모든 detail에 신경 쓸 시간과 여유가 없다. 일단 기본적인 기능과 detail만 갖춘 서비스를 출시한다. 그 이후에 본격적인 제품 개발이 진행되며, 지속적인 실험과 수정을 통해서만 고객의 목소리를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적용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많은 시간, 노력, 실험정신, 그리고 가끔은 돈이 필요한 과정이다. 우리 주위에 95점 짜리 서비스는 많다. 그리고 이런 서비스들은 어느정도 실력만 있으면 누구나 다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을 유치하고 돈을 버는건 99점 짜리 서비스이고, 95점을 99점으로 만드는 건 바로 이 detail에 대한 세세한 신경과 관심이다.

영어 하기

영어 관련된 글을 전에 몇 번 쓴 적이 있었는데 반응은 극과 극이였다.
Do You Speak English? – Part 1
Do You Speak English? – Part 2

좋은 부분 지적해줘서 고맙다는 반응을 보인 분들이 있는가 하면, “영어 좀 한다고 깝죽거리니?”라는 류의 반응을 보인 분들도 많았다(이 분들은 개인적으로 나한테 직접 이메일까지 써서 보내는 열정을 보여주셨다). 어쨌듯간에 영어에 대한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한국 밖으로 나가서 사업을 하려면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게 상대방과 비즈니스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영어 실력이다.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우리가 투자하는 회사들을 포함해서.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창업팀들이 영어를 조금 더 잘하면 좋을텐데…”라는 아쉬움을 종종 느낀다. 물론 미국인과 같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려면 영어권 국가에서 몇년 동안 살거나 아니면 한국에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들여야한다.

유창하지는 않지만, 1.미국인들과 communication이 가능하고 2.미국인들이 못 알아들어서 같은걸 여러번 묻게 하지 않고 3.듣는 사람들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게 하는 tip을 – 개인적인 팁 – 4개 공유하고 싶다:

  • 천천히 말하기 –  많은 한국분들이 너무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서 빨리 말하려고 노력하는거 같다. 일단 미국인들과 대화를 할때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지 않아도 되니까 아는 단어를 위주로 천천히 말하는걸 난 권장한다. 중간 중간에 “um”, “I mean” 등으로 매꾸면서 여유있게 천천히 말해라. 완벽한 문장을 머리속에서 만드려고 하면 계속 말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가령,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서 말하려고 하면 이미 그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고 이 현상이 계속 반복된다).
  • ‘P’와 ‘F’ 구분 – 난 아직도 이건 잘 이해가 안간다. 많은 한국 분들이 p와 f의 발음 구분을 못한다. 그렇다고 한국 사람들이 일본 사람들같이 선천적으로 특정 발음을 못하는 구강구조를 가진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p’를 ‘f’로 발음하고 ‘f’를 ‘p’로 발음 한다. 왜 그럴까? 이거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면 좋을 듯. 하여튼 ‘p’와 ‘f’ 발음을 혼동하는건 이해의 문제도 있지만 듣는 사람들 손발 정말 오그라든다. ‘golp flayer’, ‘fayfal fayment’ 이런거 조심하면 좋을 듯.
  • ‘the’ 사용 남발 – the는 명사와 함께 사용하는 정관사이다. 명사가 아닌데 ‘the’를 너무 남발하지 말자.
  • 알파벳 그대로 발음하기 – 영어 발음 쉽지 않다. 미국사람들같이 완벽한 발음을 구사하지 않을 바에는 유럽이나 남미 사람들같이 그냥 써있는 그대로 발음하는게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 오히려 발음 너무 꼬아서 말하다가 미국 사람들이 이해못해서 같은 단어를 10번 이상 반복하는걸 봤다. “coyote”를 “카요리”라고 발음할 필요 없다. 그냥 써있는 그대로 “코.요.테”라고 또박또박 말하면 다 알아듣는다. “camera”를 “키에머러”라고 하지 말고 그냥 “카.메.라”라고 해도 다 알아듣는다. 

멕시코에서 초등학교도 못 나온 청소부랑 이야기하면 왠만한 커뮤니케이션이 다 된다. 이 사람들 문법 다 틀렸고, 발음 엄청 땍땍 거리고, GRE나 GMAT 수준의 어휘력 절대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 명문 대학 나와서 미국 생활 하는 사람 중에 멕시코 청소부보다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쉽게 생각하고, 또박또박, 써있는대로 발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배달 문화

얼마전에 TechCrunch에서 Prim 이라는 서비스에 대해서 읽은 적이 있다. 한국에서 혼자 살아본 경험이 있는 분은 분명히 이 서비스를 보고 “이게 뭐 대단한가?”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Y Combinator 출신 스타트업인데 간단하게 말하면 세탁 배달 서비스다. 인터넷을 통해서 빨래 픽업 시간을 예약하면, Prim 직원이 와서 빨래를 픽업하고 깨끗하게 세탁 한 후에 이틀만에 다시 배달해 주는 서비스이다. 솔직히 세탁 배달은 한국에 이미 20년 이상 존재했고 이젠 너무나 당연해진 서비스이다. 나도 논현동에서 혼자 살아본 적이 있는데, 시간도 없고 귀찮어서 그냥 일반 빨래, 드라이, 다림질 등 모두 다 동네 세탁소에 맡겼는데 생각해보면 그 세탁소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전화 한 통이면 세탁소 주인 아저씨가 와서 빨래를 가져가고, 몇일 후에 다시 전화하면 배달해 주셨기 때문이다.

물론, Prim이 조금 다른 점은 있다. 본인들이 세탁소를 직접 운영하는게 아니라 고객들과 세탁소 간의 중개서비스이고 (세탁은 일반 동전 세탁소 중 평판이 좋고 인증받은 곳에서 한다고 한다), 세탁물이 손상되는 경우를 대비 비싼 보험까지 들었다. 그리고 전화가 아닌 인터넷을 이용해서 픽업과 배달 예약을 한다. 하지만, 내가 직접 하려면 시간과 물리적 공간의 이동이 필요한 일을 돈을 조금 더 주고 남한테 시킨다는 개념 자체는 동일하다. 한국 갈 때마다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 앱으로 음식을 배달해 먹을 때마다 이런 서비스가 미국 메인스트림 마켓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Prim을 보고 어쩌면 – 잘 실행하면 –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요새 가끔 한다. 내가 혼자 살 때 또 자주 이용하던 서비스가 만화 배달 서비스였는데, 만화가게에서 한달에 한번 꼴로 배달해 주는 두꺼운 만화 카탈로그를 보고 전화로 만화 배달을 하는 서비스이다. 이런건 미국에서 가능할까?

이런 배달 문화가 한국은 엄청나게 잘 발달되어 있다. 땅덩어리가 작고 인구 밀집도가 높아서 그런거 같은데, 여기에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사용자들의 특정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물리적 공간 이동의 필요성이 없어진 후로 스마트폰 + 배달이라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걸 느끼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땅덩어리가 너무 크고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 거기다가 tipping이라는 문화까지 존재해서 – 이런 배달 문화가 아직까지는 자리잡지 못했지만 그동안 많은 시도는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유명한 서비스로는 재미교포 Joseph Park과 Yong Kang이 1998년도 뉴욕에서 창업해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 시작과 끝 모두 – Kozmo.com이 있다. 이들도 아마 한국의 배달 서비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미국식으로 접근을 했는데 아쉽게도 3년 만에 3,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고 문을 닫았다.

하지만 1998년과 지금은 많은것이 바뀌었다. 특히 mobility 면에서는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국의 배달 서비스 중 어떤 것들이 미국에서도 통할지 요새 많이 생각하고 있는데 혹시 괜찮은 아이디어나 이미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알려주면 좋겠다. 우린 이 분야에 투자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가족

여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여름 휴가를 가족들과 보내면서 가족의 중요함과 이들이 있기에 인생이 진정 행복하고 가치있다는 걸 다시 한번 음미하고 느끼게 된다. 나도 가끔 이런 생각들을 하고, 얼마전에 읽었던 조성문님의 “진정한 행복에 대하여 – 가족 중심 문화의 중요성“은 많은 생각으로 나를 기쁘고 슬프게 만들었다.

우리가 투자한 Mayrok Media에서 현재 제작하고 있는 Dan Matthews의 다큐멘터리의 핵심 내용도 바로 ‘가족’이다. 이제 한국에서 거의 촬영을 마쳤고, 미국으로 복귀해서 열심히 편집 작업 해야할 일이 남았다. 예상보다 영상 footage가 많이 생겨서 post-production 작업량도 늘어날 예정이고 이에 따른 비용도 많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Kickstarter 캠페인의 성공이 더욱 더 중요해졌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Dan Matthews의 Kickstarter 캠페인에 관심을 표현하고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 캠페인의 가장 큰 supporter들은 다름아닌 그의 미국 입양 가족이다.

양어머니뿐만 아니라 친척들과 할머니까지 모두 그의 친가족과의 상봉을 큰 감동, 고마움 그리고 축복으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걸 옆에서 보면 참으로 감동이다:

“사랑하는 아들아,
우리 가족한테 네가 왔을때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셨구나라고 기뻐했단다. 너보다 더 좋은 아들이 이 세상에 있을까라는 생각을 엄마는 항상 한단다. 비록 아버지는 살아계시지 않지만, 네 모험을 하늘에서 보시면서 분명히 미소짓고 계실 것이다. 엄마는 기도한단다. 네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친부모와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모르는 타인들의 사랑을 듬뿍 경험하고 이 경험이 네 마음에 이해심과 평화를 가져오기를…
-엄마가(Lynne Matthews)”

“Daniel아,
할머니는 매일 네 소식을 확인하고 있단다. 친가족과의 상봉이 성공적이었다는 소식에 어찌나 기뻤던지. 너는 너무나 많은 재능을 가졌단다. Korea Today에서의 (아리랑 TV) 인터뷰 너무 멋지더라! 몸 조심하고 미국에 무사히 돌아오렴. 와서 보자.
-할머니가(Eloise Bienvenu)”

친아들이 부모님을 폭행하고 살인하고, 친엄마가 갓난아기를 죽이는 험한 세상에 우린 살고 있지만, 이렇게 보기 좋은 양아들과 양부모님들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Good luck Dan!

WHY?

Photo Aug 05, 5 41 17 PM요새 시간 때워야 하거나 아니면 잠이 잘 안오면 Khan Academy를 자주 본다. 고등학교/대학교 때 다 배웠던건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얼마 전부터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에 대해서 다시 공부하고 있는데 역시 Salman Khan은 우리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이자 선생이라는 걸 볼 때 마다 느끼면서 감탄하고 있다. 워낙 머리도 좋고, 말도 잘하고, 강의를 많이 해서 훈련이 잘 되었겠지만 대학교에서 한학기 동안 수강해도 이해하기 힘든 주제들을 30분 만에 아주 기가 막히게 잘 설명하는 이 젊은 친구의 능력이 부럽기만 하다.

뉴턴과 사과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사과가 떨어지는걸 보고 이 법칙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 전부터 생각했던건지 아니면 사과 이야기는 다 뻥인지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공중에 있는 물체가 땅으로 떨어진다는건 너무나 당연한 거였다. 역학이나 물리학을 떠나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냥 하늘로 뭔가를 던지면 그게 땅으로 다시 떨어진다는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Isaac Newton 경이 남들과 달랐던 건 바로 그는 스스로에게 “WHY?”라는 질문을 했다는 점이다. “물체를 하늘로 던지면 그냥 계속 올라가지 않고 왜 땅으로 떨어질까?” WHY WHY WHY??

이 “왜?”에서 바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지배적인 만유인력법칙이 탄생하게 되었다.

창업가들한테 이 “왜?”는 매우 중요하다. 결국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남들이 보지 못한 곳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이 “왜?”라고 물어보는 습관 때문이다. 남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그냥 원래 그런거야”라고 생각하는 사소한 곳에서 창업가들은 “왜 꼭 저렇게 해야할까?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을 하고 평범한게 엄청난 비즈니스로 만드어 지는걸 우리는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스타트업 바이블 2‘에서 예를 든 Virgin Group의 Richard Branson과 Square의 Jack Dorsey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Branson 회장은16살 당시 영국의 최대 유통 체인점에서 팔던 음반의 비싼 가격을 보고 “음반은 저렇게 비싸게 유통될까? 조금 더 싸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을 했고, 주위 사람들이 모두 “야 원래 그런거야. 뭘 고민해.”라는 말만 하니까 직접 음반 통신판매업을 시작했다. Jack Dorsey는 취미 삼아 유리세공을 하는 친구가 손님에게 2천달러 짜리 작품 하나를 팔려는데, 손님 수중에 현금 2천 달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손님을 돌려보내는걸 보고 “ 구멍가게나 개인들은 신용카드를 받지 못할까?”라는 질문을 했다. 그게 Square 탄생의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창조 경제니 창조적 사고방식이니 다 좋지만 힘들게 고민하고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항상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잘 봐라. 그리고 항상 스스로에게 물어봐라 “?”

<이미지 출처 = https://www.khanacademy.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