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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질문들

한 연구에 의하면 4살짜리 꼬마들은 하루에 평균적으로 300개 이상의 질문을 한다고 한다; 다른 연구에 의하면 2살 – 5살 동안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40,000개의 질문을 한다고 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이를 먹을 수록 우리의 궁금증은 사라지고 질문의 빈도가 줄어든다. 하루에 300개 이상의 질문을 하던 꼬마가 고등학생이 되면 거의 질문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학년이 될수록 학교는 학생들의 호기심과 질문하려는 의욕을 좌절시킨다. 대학 입학 시험은 학생들의 질문보다는 답을 중시한다. 직장 상사는 질문이 너무 많은 직원들을 싫어한다 – 특히 그 질문이 상사의 생각과 반대가 된다고 생각되면. 질문을 하는 사람은 무식하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걸쳐 팽배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질문 하고 싶어도 꾹 참게 되며 이건 습관이 되고 우리의 인생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질문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이는 내가 ‘WHY?‘라는 포스팅에서도 잠깐 언급을 했다. ‘좋은’ 질문들을 많이 해야만 그에 대응하는 좋은 답변들과 해결책들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창업가라면 좋은 질문들을 넘어서 ‘아름다운’ 질문들을 우리는 수시로 스스로에게 해야 한다.

1970년대 어느날 모토로라의 부장 Martin Cooper는 스타트랙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캡틴 커크가 이동 ‘communicator’라는 기기를 사용해서 우주선의 선원 중 한명과 대화를 하고 있는 장면이 있었다.
그는 그 순간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첫번째 질문을 했다. “사람이랑 통화하고 싶은데 왜 특정 장소로 전화를 해야 할까? (=나는 내 친구랑 전화를 하고 싶은데 왜 개네 집으로 전화를 해야할까?)”
이 질문에 이어서 그는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두번째 질문을 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이걸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첫번째 질문은 정말 좋은 질문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불편함을 감소하면서 인생을 살지 이런 질문 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위의 두번째 질문은 ‘아름다운’ 질문이다. 이 질문을 함으로써 쿠퍼씨는 문제의 해결책을 다른 사람한테서 찾지 않고 스스로 그 질문의 오너싶을 갖게 되었다. 쿠퍼씨는 동료 엔지니어와 연구 개발을 시작했고 1973년 4월 3일 그는 세계 최초로 이동전화로 (핸드폰) 다른 사람한테 전화를 걸었다.

이젠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도 시작은 비슷했다. 뉴멕시코에서 휴가를 즐기던 Edwin Land씨의 3살짜리 딸이 “아빠. 사진을 보려면 왜 기다려야 해요?”라는 질문을 했다. 이 질문은 매우 좋은 질문이었다. 랜드씨는 여기서 “왜 이런 카메라를 다른 사람들은 안 만들지?”라는 질문에서 멈추지 않고, “내가 이 카메라를 만들면 안 되나?”라는 ‘아름다운’ 질문을 하게 되었다. 이 질문을 시작으로 1948년에 최초의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탄생하게 되었다.

세상을 바꾼 대다수의 발명의 시작은 좋은 질문이다 – “왜 이럴까?”
창업가들은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다음의 ‘아름다운’ 질문을 한다 – “내가 이걸 해결할 수 없을까?”

좋은 아이디어가 없어서 창업을 못하고 있다면 멀리서 찾을 필요는 없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그 해답들을 남이 아닌 내가 찾아보려고 노력해봐라. 질문하는거 자체가 너무 힘들다면 3살의 나로 다시 돌아가보자. 그 순진함과 호기심으로 모든 걸 질문해보자. 그리고 남이 아닌 내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러한 질문들을 ‘아름다운’ 질문으로 바꿔보자.

<참고서적 = “A More Beautiful Question: The Power of Inquiry to Spark Breakthrough Ideas” by Warren Berger>
<이미지 출처 = “http://blogs.mlmins.com/goodquestion/files/2012/04/good-questions-to-ask-when-getting-to-know-a-guy1.jpg“>

기본 원칙들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것들이 변하지만 항상 변하지 않는 기본적인 원칙들은 존재한다. 우리가 좋든 싫든 이러한 원칙들은 지켜지기 위해서 존재한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건 기존의 방법을 탈피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지만 이 걸 불법적으로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거와 동일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창조성을 기반으로 효율과 생산성을 극대화 하는 건 지름길로 간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지름길로 가는거 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경우도 많다.

전에 한국에서 살았을때도 그렇고, 지금은 한국에 살지 않지만 한국에 올 때마다 지난 몇 년 동안 느낀 점은 가끔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같은 선진국에서는 – 한국이 선진국이냐 후진국이냐에 대해서는 각자 의견이 다르지만 – 발생하면 안되는 것 들이 말이다. 가장 대표적인 건 주정차 위반, 신호등 위반, 안전운전 등의 교통법규 위반이다. 아무리 새벽길에 차들이 없지만 이렇게 제한속도를 무시하고 신호등도 무시하고 차들이 막 달리는 도시는 서울이 거의 최고인 거 같다 (내가 가본 도시 중). 더욱 더 걱정되는 건 운전을 업으로 하는 택시 기사들이 제일 심하다는 것이다. 새벽에 동네 사거리에 사람들이 안 다닌다는 걸 누가 모르나? 주말에는 휴교라서 학생들이 학교 근처에 없다는 거 누가 모르나? 그렇지만 신호등이 거기에 있고 빨간색이면 정차했다가 다시 초록색으로 바뀌면 가는 건 사람이 있든 없든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지켜야 하는 원칙이다.
미국도 물론 운전을 개판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원칙에 있어서는 꽤 철저한 편이다. 대부분 STOP 사인이 있으면 완전히 정차 했다가 오른쪽 왼쪽 한번 확인하고 안전하다 싶으면 그제서야 출발한다. 나도 이러한 습관은 몸에 배어서 새벽 3시에 길거리에 개미새끼 한마리 없을때도 이건 반드시 지킨다. 이건 고지식한 것도 아니고 비효율적인 것도 아니다. 그냥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It’s just that.

이번에 한국에 큰 사고가 있었다. 난 한국에 살지도 않고 관련 기사나 글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오히려 헷갈려서 뭐라 할 입장은 전혀 아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위에서 아래까지 분명히 이런 원칙을 무시하고 지름길을 선호하는 태도도 근본적인 문제점 중 하나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을 하는 분들은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분명 “더 빨리, 더 싸게, 더 좋게”를 외치지만 항상 비즈니스의 원칙은 지켜져야 하며 법의 태두리 안에서 해야한다. 그래야지만 글로벌 무대에서도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체제와 힘을 키울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을 해라

do what u love지난주에 우리 집 근처에 사는 그렇게 젊지는 않지만,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교포 창업가 2명을 만나서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를 했다. 이들은 현재 제품을 만들어가는 중이며 3개월 후에 론치 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을 들으면서 나는 속으로 ‘최소 3개월 x 3 = 9개월 정도 걸리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창업해 본 사람들은 나랑 공감할 텐데,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했던 거보다 항상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 글을 읽는 예비 창업가 중 “5,000만 원으로 2명이 6개월 정도 밤새워서 만들면 될 거 같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 숫자들에 모두 최소 3을 곱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제품을 launch 하는 시점에서 역산을 해보면 아마도 1억 5,000만 원 정도 썼을 테고, 시간은 한 1년 반 정도가 걸렸을 것이다.

솔직히 이렇게 초기 예상보다 항상 더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한 걸 누구의 잘못으로 돌리기에는 – 기획이 늦어졌다, 개발이 너무 더디었다 등… – 이 바닥은 너무나 많은 불확실성과 혼돈이 존재한다. 생존하기 위해서 하루에 몇 번이나 회사의 전략을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초기에 세웠던 이런 가설들이 제품이 나오는 시점까지 변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물론, 대부분 회사가 제품을 론치 해보기도 전에 없어진다. 이러한 이유와 내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나는 대부분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장담하는 론치 시점과 이를 위해 필요하다고 하는 예산을 절대도 안 믿는다. 심지어 나는 3개월이면 다 끝낼 수 있다고 장담했던 창업팀이 결국 2년이라는 시간을 사용하는 걸 보면서 이제는 창업가들이 말하는 숫자들에 3이 아니라 5를 곱해서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 혹시나 그 전에 완성이 되면 굉장히 기뻐할 수 있고, 더 오래 걸리더라도 자신을 위안할 수 있다.

창업을 결심했거나 지금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초기에 예상한 거 보다 돈, 시간, 인력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생각보다 더 빨리 돈이 떨어지고, 제품 개발은 늦어지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계속 내가 시작한 일을 포기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하려면 정말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얼마 전에 비키/빙글의 호창성 님의 고생 스토리를 감명 있게 읽었는데 이 중 내 심금을 울렸던 말: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해라. 그래야 버틸 수 있다.”

정말 맞는 말이다. 길지 않은 인생, 우리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면서 가치 있게 살다 가자.

<이미지 출처 = FB Cover Street>

죽음의 활주로


우린 이제 한 2년 동안 16개 회사에 투자를 했다. 대략 1.5개월 마다 한 개의 회사에 투자한 셈인데 앞으로 이런 페이스를 유지하거나 아니면 더 많은 투자를 하길 원한다. 이 업을 하다보면 새로운 거 엄청 많이 배우고 (거의 매일), 그동안 알던 걸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은데 오늘은 대부분의 초창기 스타트업들이 경험하고 그 중 80% 이상이 살아남지 못하는 죽음의 활주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일단 이 바닥에서 말하는 ‘활주로 (runway)‘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내 수익을 만들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돈으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을 활주로 (runway)라고 한다. 비행기가 활주로 끝에 다다르면 하늘로 이륙하거나 더 이상 운행을 하지 못하고 멈추거나 아니면 바다로 추락하듯이, 스타트업들도 돈을 다 소진하면 재투자를 받아 날아가거나 아니면 망하는 것이다. 벤처 캐피털들이 “활주로가 얼마나 남았습니까? How much runway do you have?”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이는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이 언제 떨어집니까?’라는 말이다. -‘스타트업 바이블‘에서

과거의 성공 기록이 없고, 남들이 알아주는 팀원도 없고, 아직 제품이 준비되지 않은 스타트업들이 펀딩을 받고 시작하기란 힘들다. 과거에도 힘들었지만 소수의 회사들에만 돈이 집중되고 있는 현재 시장에서는 거의 불가능 하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현재 돈이 집중되어 있는 소수의 스타트업들은 남들이 알아주는 과거의 성공 경험이 많은 창업가들이 시작했거나 이미 제품이 있고 어느 정도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그런 회사들이다. 불행하게도 이 블로그를 읽는 분들 중 창업을 했거나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많은 분들 한테는 해당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분들이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돈 많은 가족 또는 현실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스트롱 벤처스와 같은 시드 투자자 들이다. 운이 좋아서 가족이나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더라도 금액 자체는 크지 않을 것이다. 우리같은 경우도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이 해도 1억원 정도까지만 투자를 하는데 어떻게 보면 큰 돈 이지만 2-3명의 팀원들이 최소 생활 수준을 유지하면서 살더라도 서울, 실리콘밸리 또는 LA와 같이 물가가 비싼 곳에서 생활하기에는 모자랄 수 있다. 가족한테 투자를 받아도 비슷한 걸 난 목격했다. 정공법으로 돈을 번 사람들 이라면 아무리 아들 딸이 창업을 해서 고생하고 있더라고 무작정 몇 억 또는 몇 십억원을 주지는 않는다. 최소 투자금을 주고나서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판단한다.

투자를 받는 이 순간부터 ‘죽음의 활주로’는 시작된다. 이 투자금을 가지고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제품을 만들어서 운이 좋으면 launch 할 수 있다 (많은 스타트업들은 제품도 launch 해보지 못하고 없어진다). 이 앞의 글에서 말했듯이 launch 하자마자 크게 잘되는 서비스는 드물다. 론치 한 후에 시장이 원하는 product fit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게임은 시작된다. 안타깝게도 product fit을 찾는 과정은 제품을 론치하는 거 보다 훨씬 더 어렵다. 이 과정은 실험과 시행착오의 연속이며, 더 안타까운 건 대부분의 회사와 제품들이 이 product fit을 찾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진다. 그 이유는 이 실험과 시행착오에는 생각했던 거 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대부분의 회사들이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도 훨씬 전에 자금이 바닥난다. 즉, 생각보다 활주로는 짧고 우리 비행기는 하늘로 날지 못 한다. 이건 어쩔 수 없다. 시드 펀드라는 거 자체가 한정된 금액이고 이 돈을 가지고 제대로 된 제품을 빨리 만든다는 건 위에서 말한 이유들 때문에 생각보다 어렵다. 다른 이유는 이런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서 창업 멤버들 사이에 금이 가고 멀어진다. 그러면서 팀이 해산되고 회사도 해산된다. 솔직히 내 생각은 후자의 경우도 궁극적으로는 ‘돈’의 문제이다. 돈이 너무 없으니까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창업 멤버들 사이도 멀어지는 걸 많이 목격했다.

지속적인 실험과 그 실험들에 대한 데이터 축적 및 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죽음의 활주로’ 때문이다. 활주로의 끝에 왔는데 운이 좋게 market fit과 product fit을 찾았다면 축하한다. 이제 돈을 버는 서비스를 만드는 건 시간 문제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 했다면 다시 투자자들이나 가족을 찾아가서 돈을 구해야 하는데 product fit을 아직 찾지 못한 이 시점에서 정상적인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우리 팀이 시장이 원하는 제품은 어느 방향으로 가면 만들 수 있는지 조금씩 찾아가고 있으며, 매일 매일 그 목표에 더 가까워 지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아직 아무것도 없는 팀이 이를 보여주고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서 얻는 수치화 할 수 있는 데이터다.

솔직히 이렇게 해도 투자를 받는 건 쉽지 않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모두 확실한 수치를 (유저, engagement, 매출 등)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이 좋으면 그동안 창업팀이 한 수많은 시행착오, 실험 그리고 데이터의 가능성을 꿰뚫어 보고 여기에 베팅하는 투자자를 가끔씩 만난다. 이런 투자자한테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면 여기서 다시 한번 활주로는 시작되고 이번엔 반드시 우리 비행기를 하늘 높이 띄워야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www.justtheflight.co.uk/blog/1-13-death-defying-runways.html>

타이거 우즈가 될 필요는 없다

3 난 타이거 우즈를 정말 좋아한다. 솔직히 골프를 치는 사람치고 호랑이를 싫어하는 사람 없겠지만 골프가 정말 재미있고 매일 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 건 타이거 우즈의 출현 이후였다. 우즈의 플레이는 화려하고 화끈하다. 그리고 안정적으로 플레이하기 보다는 거침없이 공을 치는데 이게 참으로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멋진 거랑 대회를 이기는 거랑은 별개이다. 골프의 궁극적인 목표는 남들보다 적은 타수로 공을 구멍 안에 집어 넣는 것이다. 장타를 쳐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고, 벙커에 빠지든, 물에 빠지든 상관없다. 교과서적인 폼은 항상 멋지지만 그렇지 않은 아주 이상한 폼도 상관없다. 다른 선수들보다 적은 타수로 구멍에 잘 집어 넣으면 된다. 그러면 이기고 상금을 집으로 가져간다. 지난 주에 Masters 대회를 보면서도 느낀건데 타이거 우즈는 부상으로 불참했지만 그 외에 골프를 잘 치는 내가 잘 모르는 선수들이 참 많았다. 우즈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골프는 잘 치는 선수들이다. 오히려 이들은 우즈같이 미디어에서 화려하게 보이는 선수들보다 랭킹도 높고 상금도 더 많다.

벤처도 비슷하다. 우리 주변에는 화려한 창업가들과 미디어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이름이 언급되는 스타트업 들이 있다. 그런데 막상 알아보면 –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 – 이들은 그냥 껍데기만 화려하고 내실은 별로인 경우가 많다. 엄청난 펀딩을 받은 회사를 우리는 모두 다 부러워 하지만, 실제로는 매년 손실만 발생하고 투자금만 까먹는 경우가 절 반 이다. 미디어의 황제인 CEO들도 많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혼자 모든 걸 다하고 세상의 돈을 전부 다 벌고 있는거 같지만 실제로는 자기가 창업한 회사 지분의 2%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지만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만드는 회사들과 창업가들도 있다.

골프 대회에서 이기려면 남들보다 적게 치고 구멍에 공을 잘 넣으면 된다. 벤처에서 이기려면 고객을 만들고 이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전에 내가 ‘잡음’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잡음을 조심해야 한다. 폼이 아무리 멋있고 드라이버 거리가 아무리 길어도 결국 홀에 공을 못 넣으면 우승을 못 한다. 펀딩을 아무리 많이 받고, 엄청난 인재들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어도 결국 고객과 매출을 만들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이 바닥에서 살아남지 못 할 것이다.

꼭 타이거 우즈같이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한 볼씩 집중해서 우승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