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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불편했던 eBook 구매 경험

2주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다시 LA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몇 자 적어본다. 한국에 있는 동안 서점에도 가보고,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태블릿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유심히 관찰도 해봤는데 미국과는 많이 다르게 이북을 읽는 광경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라는 말까지 있는 우리나라에서 왜 이토록 편하고 ‘가벼운’ 이북이 아직 보급되지 않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나는 약간은 알 것 같다. 몇 일 전에 YES24를 통해서 이북 구매를 시도해본 나의 불편했던 이야기를 공유해 본다.

[스타트업 바이블]이 YES24에 이북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출판사를 통해서 들었다. 이제 왠만하면 종이책을 구매하지 않는 나로써는 당연히 스타트업 바이블 이북은 어떨까라는 호기심에 바로 구매해 보기로 했다.
일단 이북 독서를 위해 최적화되어 있는 iPad용 YES24 이북 전용 리더가 없다는 점에 매우 실망했다. 갤럭시탭용 이북 리더는 있으면서 아이패드 앱이 없다는게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뭐 한국이니까 그렇겠지 하고 아이폰용 YES24 앱을 설치 하고 이 앱을 통해서 이북을 구매해봤다. 경험은 그닥 나쁘지 않았다. 아니, 결제하기 전까지의 경험은 그닥 나쁘지 않았다. 신용카드 결제를 하려고 보니 사용가능한 카드가 ‘BC카드’ ‘국민 카드’ ‘삼성카드’ 등 국내 카드 몇가지 밖에 없었다. 심지어는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한국 카드인 ‘외환 마스터카드’도 카드 리스트에 없었다. “이런 제기랄…역시 이런식으로 밖에 못 만드는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해외 카드는 전혀 없고, 심지어는 국내 카드도
다 나열되어 있지 않다

다른 이북같으면 여기서 욕하고 그냥 안 샀을텐데 그래도 내 책이니까 사야겠다는 집념에 노트북을 켜서 브라우저를 열고 YES24 사이트에 접속했다.
일단 회원 가입을 해야했다. 실명확인이야 우리나라 법이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이 없지만, 이 또한 유저의 입장에서 봤을때는 매우 귀찮고 짜증나는 단계이다. 인터넷 비즈니스나 웹서비스를 잘 사용하지 않는 정부 담당자들이 만든 불필요한 정책이라는게 매번 느껴진다.

그리고 나서 아이디 만들고 해야하는 ‘아이디 중복확인’에 다시 한번 짜증이 났다. 아이디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확인해주는 흐름을 타야하는 대신 유저가 아이디를 입력하고, 다시 한번 수동으로 ‘중복확인’ 버튼을 눌러야 한다. 유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런 user experience 디자인이 도대체 어떻게 나왔을까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 이유는 뻔하다. 웹서비스 기획하는 인간들이 아무 생각도 없고 게을러서이다. “어떻게 하면 사용자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까?”를 24시간 내내 생각하는 미국의 product manager들과는 달리 YES24 기획자들은 정말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매우 힘들고 귀찮게 여러가지 정보를 입력하고, 회원등록을 마친 후 나는 드디어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다음과 같은 창이 떴다.

카드사 및 PG사의 사정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외 브라우저에서의 카드결제 서비스가 일시 
중단됩니다. 카드결제 주문을 원하시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해 주세요.

과연 일시 중단일지 아니면 원래 안되는건지 상당히 의심스럽다. 이 또한 서비스 기획자들의 아무 생각없고 나태한 자세 때문이다.

아씨…이제 오기가 생겨서 IE를 열었다. 결제를 하려고 하니까 ‘안심클릭 플러그인’ 설치 팝업.

설치하니 이번에는 ‘이니시스 플러그인’ 설치 팝업.

자, 그러고 나니 브라우저를 다시 refresh/resend함. 당연히 지금까지 입력했던 정보 다 날라가서 다시 입력.

[Retry] 누르니 다시 한번 ‘안심클릭’과 ‘이니시스’ 플러그인을 설치하라는 창이 떴다. 화가 정말 났지만 꾹 참고 다시 설치했다.

[OK] 누르니 영문 Windows에서는 보이지 않는 깨진 글씨로 뭔가 깔렸다.

‘이니페이’ 설치 하니 뜨는 다음과 같은 팝업.

드디어 신용카드 정보 입력을 위한 절차가 시작되었는데 역시 영문 Windows라서 그런지 글씨가 다 깨졌다. 정보 입력하는 칸들도 다 밀려서 글씨가 잘 안보였지만 몇번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그냥 대략 guess하면서 계속 진행시켰다.

아, 그러자 또다시 뜨는 팝업 창.

이 후 또 뭔가를 설치했어야 한다면 나는 아마도 포기하고 몇일 후에 다시 한번 시도를 했을텐데 다행히 이 정도 하니 구매에 성공했다.

iBooks와 Kindle에 익숙한 나로써는 2-3번 클릭을 통한 쉬운 구매를 예상했었는데, 소중한 휴식시간의 45분을 이북 구매에 허비한 것이다.
그런데 이북 하나 구매하는게 정말로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워야 하는 것일까? 돈을 쓰겠다는 고객을 이런식으로 짜증나게 하고 열었던 지갑을 다시 닫게 만드는 YES24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eCommerce 서비스들은 정말로 반성을 해야한다.
솔직히 좋은 사용자 경험 환경을 제공한다는게 그리 어려운거는 절대로 아니다. 본인들이 유저의 입장에서 물건을 한번만 구매해 보면 답이 나오는건데 내 생각에 YES24.com 서비스를 만든 기획자/엔지니어/디자이너들은 사이트를 만들어 놓기만 했지 실제로 사용해보지는 않은거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허접한 구매 프로세스가 구현되었을리가 없다.
YES24와는 달리 Amazon을 이용하면 이북 구매에 걸리는 시간은 3분이 채 안된다. 참고로, 이북 구매는 아니지만 아마존 UI/UX의 훌륭함은 조성문씨의 블로그 ‘아마존(Amazon) 유저 인터페이스 분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한마디만 더 추가하자면, 이북 자체의 quality 또한 Kindle용 이북에 비해서 많이 떨어진다.

전세계에 가장 많이 보급된 태블릿인 iPad용 이북 전용 리더의 부재  (제3자가 아닌 YES24나 교보문고 같은 서점에서 직접 제공하는), 매우 불편하고 복잡한 이북 구매 프로세스, 그리고 종이책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는 이북의 quality.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아직 한국에서는 이북이 대중화되지 못한거 같다.
하지만, 전에 내가 쓴 ‘종이책의 종말 – Get Ready for eBooks‘에서 강조하였듯이 종이책에서 이북으로의 전환은 기정사실이며, 단순한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YES24는 이북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재디자인 해야할 것이다.

Startup Forum 2011 서울 – 스타트업 모집

얼마전부터 전자신문/중기청과 함께 준비한 [Startup Forum 2011] 행사가 10월 5일 서울 무역전시장에서 개최된다. 한국의 TechCrunch를 만들자는 취지로 준비를 시작했지만, 여러가지 제약조건과 비용문제로 인해서 초기 의도했던거 보다는 부족한 행사가 될거 같다. 하지만, 행사 참석자들과 그 내용면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열렸던 그 어떠한 행사보다 의미있고 유익한 행사가 될 것이다.

공식 행사명은 “글로벌 창업컨퍼런스 (Startup Forum 2011)“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공식 웹사이트는 매우 글로벌하지 않게 Firefox나 Chrome에서는 대박 깨지고 IE에서만 돌아간다 (내가 만든게 아니라서…)
행사 포맷은 패널 세션 3개 + 10개 스타트업 데모/launch이며, 이 행사를 통해서 데모할 스타트업들을 현재 공개 모집하고 있다. 300 ~ 500명의 벤처인, 투자자, 미디어를 대상으로 자신의 스타트업을 온천하에 알리고 싶은 창업자들이 지원하는 방법은 다음 질문들에 대한 간단한 답변을 info@strongvc.com으로 보내면 된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entry들은 다음 주 수요일 (9월 21일) 까지만 받도록 하겠다.

-회사 이름 (이름이 있다면)
-회사 창립일
-창업팀: 이름/직책/간략한 이력 (학력 및 경력)
-직원수
-지금까지 투자 유치한 금액: 투자자/Series/금액/날짜
-프로토타입/제품 링크
-간략한 제품 설명
-경쟁사 및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
-간략한 수치: 매출/유저 수 등

*회사 소개 자료를 별도로 보내지 마세요 – 보지도 않고, 볼 시간도 없습니다
*10월 5일까지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지 않으면 자동 탈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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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Agenda
   
09:00 ~ 10:00
등록 및 네트워킹

10:00 ~10:15
환영사 및 행사 소개

10:15 ~ 11:00
Keynote Speech (“왜 스타트업인가?”)
Han Kim(Altos Ventures 대표이사)

11:00 ~ 12:00
스타트업 launch
5개 스타트업 데모 후 10분 동안 심판들의 Q&A; (각 스타트업 10분씩)

12:00 ~ 13:00
점심

13:00 ~13:50
Panel 1 (종자 투자/angel 투자)
John Nahm 공동대표(Strong Ventures. 사회자), David Lee대표(Seoul Space), 장병규 대표(본엔젤스)

13:50 ~ 14:00
휴식

14:00 ~ 15:00
스타트업 launch
5개 스타트업 데모 후에 10분 동안 심판들의 Q&A; (각 스타트업 10분씩)

15:00 ~15:50
Panel 2 (실리콘 밸리 vs 테헤란 벨리)
Han Kim대표(Altos Ventures. 사회자), 구본천 대표(LB 인베스트먼트), 김범석 대표(쿠팡), 임정민 대표(LIFO Interactive)

15:50 ~ 16:00
휴식

16:00 ~ 16:50
Panel 3 (Going global)
배기홍 이사(Musicshake. 사회자), Paul Kim(Kreditfly), 정세주(WorkSmartLabs), 임정민 대표(LIFO Interactive)

16:50 ~ 17:30
Closing
각 스타트업에 대한 피드백 제공, 10개 스타트업 중 최우수 스타트업 선정, closing 멘트

Andreessen and Skype

얼마전에 Marc Andreessen이 Wall Street Journal에 기고한 글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를 읽고 다시 한번 Marc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세상를 바라보는 시각과 그 통찰력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동의했다. 얼마전에 은퇴한 Steve Jobs가 PC 시장을 만들고 다시 버린 – computer를 버리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을 시작 – tech industry의 visionary였다면, Marc는 실리콘 밸리의 진정한 악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나이 올해 딸랑 40세 (71년 생이다). 넷스케이프를 코딩한 일리노이 대학의 촌놈만큼 그 나이에 그만큼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을 또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얼마전에 Marc Andreessen에 대해서 다시 한번 놀란적이 있었다. 올해 5월달에 마이크로소프트가 Skype를 85억 달러에 인수한 깜놀 deal이 있었는데, 바로 이 deal이 가능했던 결정적인 요인이 “Marc Andreessen”이라는 사실이다.

Skype를 주로 tech 업계의 Kurt Cobain이라고 사람들은 말을 한다 (엄청나게 인기가 많지만, 실질적으로는 매우 문제가 많은 골치덩어리). Skype는 2003년도 북유럽에서 창업된 이후 2005년 9월달에 eBay한테 26억 달러에 인수되었다. eBay가 Skype를 인수한거 자체가 틀렸던건지, 아니면 관리의 문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Skype는 다시 한번 2009년 9월에 Silver Lake Partners라는 사모펀드와 Andreessen-Horowitz 창투사한테 27.5억 달러에 팔렸다. 그리고 2년이 채 되지 않은 2011년도 5월달에 또다시 마이크로소프트에게 85억 달러에 팔린 것이다.
2년동안 그 가치가 무려 6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는 말인데 (물론, 이자율도 고려를 해야함) 과연 그정도의 가치가 있는 deal 이었을까? 2010년 손실 70억원, 2009년 손실이 무려 4,000억원 이상인 인터넷 전화 회사가 2년 동안 그만큼 발전을 했다는 말인가?
이 deal에 대해서 많은 외부인들은 다시 한번 실리콘 밸리의 거품을 마이크로소프트가 부채질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deal에 직접 관연했던 내부 인력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여기 그 내부 스토리를 요약해본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Skype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Skype의 창업자 Niklas Zennstrom과 Janus Friis의 마음을 다시 설득시키는 일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두명의 창업자들은 본인들의 의지와는 달리 eBay가 Skype를 인수하자마자 퇴출당했고, 이에 대해 eBay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Silverlake가 Skype를 다시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히자 이 둘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고소했다.
Silverlake에서 당시 Skype 인수를 담당하던 Egon Durban은 Niklas와 Janus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Marc Andreessen임을 알고 있었다. Marc 또한 이들과 같은 창업가 출신이며 (Netscape, Opsware) eBay와 Facebook의 이사회 멤버였으며 실리콘 밸리의 신세대 창업가들이 신처럼 모시는 존재였기에 그는 Marc를 이번 deal에 불러들였다.
Marc Andreessen 또한 Skype를 좋아했다. 그는 Skype야 말로 저평가된 실리콘밸리의 보석이라고 믿고 있었으며, 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이와 같은 big bet, 호탕한 성격과 미래를 꿰뚫어 볼수 있는 통찰력 때문인지 Skype의 창업자들은 본인들이 소유하고 있던 모든 지적재산권을 양도하였고 이에 대한 댓가로 새로운 Skype의 14% 지분을 받았다. 이제 법적으로 문제가 될게 없었기 때문에 Silverlake와 Marc의 창투사인 Andreessen-Horowitz는 Skype를 회생 모드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2년 동안 업무 시간의 절반을 Skype에서 보낸 Egon은 가장 먼저 새로운 경영진을 도입했으며, 그와 Marc는 회사 경영진 30명 중 29명을 교체했다.
새로운 경영진의 지도하에 Skype는 실리콘 밸리에 사무실을 열었으며, 엔지니어링 팀을 2배 이상으로 키웠다. 새로운 개발팀은 지속적으로 Skype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으며, 6주마다 새 업데이트를 출시하면서 유용하지만 불안정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서비스를 매우 안정적인 서비스로 변화시키는데 주력했다. 그 이후 가장 의미심장한 파트너쉽은 Facebook과의 연동이었는데, 이 또한 Facebook의 이사회 멤버인 Marc가 중간에서 큰 역할을 했다.
2009년 iPhone과 앤드로이드가 모바일 혁명을 일으키면서 Verizon이나 AT&T;와 같은 대형 캐리어들은 앞으로 전화 통화료로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고, 데이터 서비스로 돈을 버는 시대가 왔다는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은 Skype와 같은 앱들이야말로 비싼 스마트폰과 데이터 통신 요금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금맥임을 깨달았다.
Silverlake와 Andreessen-Horowitz에 팔린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2010년 가을, Skype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성장해가고 있었다: 유저 수는 1년만에 2억명이 늘어나서 총 6억명의 유저가 Skype를 사용하고 있었고 영상 통화 서비스 유저 또한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능력있는 CEO가 필요했으며, Egon은 당시 Cisco의 임원인 영국 출신의 Tony Bates를 유력 후보로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Egon과 Tony는 캐주얼하게Skype를 통해 통화하기 시작했고, Tony Bates를 Skype로 데려올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이번에도 Marc Andreessen이었다.
“저는 Marc를 항상 존경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만난적은 한번도 없었어요”라고 Tony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 회상하면서 말한다. “Andreessen-Horowitz 사무실을 방문하는거 자체가 저한테는 엄청나게 설레이는 경험이었죠. 마치 어린이들이 Willy Wonka의 초코렛 공장을 방문하는거 같았다고 할까요 하하.”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엔지니어들과 매끄럽게 융화가 가능했던 Tony Bates는 2010년 10월에 Skype의 신임 대표이사로 스카우트되었다. 그리고 그는 조인한지 3개월만에 새로운 기능들과 매출원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특히, 영상 통화를 통한 광고 수익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당시 업계에서 매우 신선하고 수익성이 높은 모델이었다. 그러면서 Tony는 Skype의 IPO를 다시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실리콘 밸리에서는 Skype가 화제가 되었으며, 이러한 소문은 시애틀의 공룡 마이크로소프트의 귀에도 들어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후발주자인 모바일 비즈니스를 도약시키기 위한 서비스가 필요했으며, Xbox 게이밍 플랫폼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찾고 있었는데 Skype가 이러한 조건들에 딱 맞는 제품이었다. 
2011년 4월 마이크로소프트의 CFO인 Peter Klein은 Silverlake의 Egon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Skype 인수에 대한 의향을 전달했다. 재미있는 점은 Egon과 Peter의 주 통화내용은 마이크로소프트-Skype 합병보다는 Marc Andreessen 이었다고 한다. 평소 Marc의 팬이었던 Peter가 Skype 인수에 결정적인 관심을 갖게된거는 당연히 Skype가 필요한 제품이었지만, 회사 주인의 네임 브랜드도 톡톡하게 한 몫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불한 85억 달러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었을까? 잘 모르겠다…오직 시간만이 우리에게 알려 줄 것이다. 2007년도에 Facebook 지분 1.6% 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불한 가격은 2억4,000만 달러였다. 당시 관계자들은 미친 짓이라고 손가락질 하면서 욕했지만, 현재 페이스북의 850억 달러 밸류에이션 기반으로는 그 2억 4,000만 달러의 가치는 13억 달러이다.

하여튼 Skype deal을 통해서 다시 한번 Marc Andreessen의 네임밸류와 그 정도의 네임밸류를 유지하려면 어떠한 경험들이 뒷받침 되어야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참고:
-Fortune 2011.07 “Skype: The inside story of the boffo $8.5 billion deal”
-Wikipedia “Skype”
Skype Enterprise Blog
Andreessen Horowitz website
-Wall Street Journal 2011.08.20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진입장벽의 중요성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 특히, 신기술이 많이 적용되는 IT 분야 – 우리는 ‘진입장벽’이라는 말을 많이 접한다. 진입장벽 (entry barrier)의 사전적인 의미는 “기업이 어떤 산업에 진입하고자 할 때 또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판매하고자 할 때 부딪치는 장애” 인데 간단하게 설명하면 내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진입장벽이 높으면 그만큼 남들이 비슷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하거나 또는 비즈니스 모델이 매우 창의적이라서 아무리 남들이 배끼려고 해도 단시간안에 그렇게 못할때 우리는 진입장벽이 높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할때 – IT던 전통 산업이던 – 진입장벽을 높게 만드는게 항상 유리하다.

Airbnb라는 서비스를 아는 분들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있을거다. 요즘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잘나가는 – 그러면서도 많은 논쟁이 있는 – 스타트업 중 하나인데 간단하게 설명하면 일반 가정이나 오피스텔 등의 주거용 매물을 등록, 검색, 임대할 수 있는 peer to peer 마켓플레이스이다. 내가 서울의 작은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데, 지방으로 2개월 동안 파견 근무를 가면 오피스텔을 그냥 놀리지 말고 Airbnb에 매물로 올려서 서울로 출장오는 타지방 사람들이나 외국인들한테 단기 임대할 수 있는 사이트이다. 사이트에 직접 가보면 이미 한국에서도 많은 유저들이 매물을 올려놓았다. 얼마전에 Airbnb를 통해서 집을 임대했다가 매우 안 좋은 경험을 한 유저 (프리랜서 작가)의 후기가 인터넷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사건이 있다. 모르는 Airbnb 회원한테 주말 동안 빌려준 집이 완전히 초토화 되었고 이로 인해서 Airbnb 경영진과 투자자들 모두 진땀을 뺀 에피소드였다.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는 Groupon 또한 최근 IPO 신청 서류 관련해서 자신들만의 ‘창조적인’ 회계 방식 때문에 미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몇일전에 읽은 기사들에 의하면 중국 비즈니스를 대거 축소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어제 peHUB의 Connie Loizos가 쓴 기사를 보면 그루폰이 현재 수중에 가지고 있는 현금은 2,500억원 정도인데, 문제는 소상인들한테 아직 지급하지 못한 금액이 5,400억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IPO 없이 현상태로 가다가는 앞으로 6개월 후면 현금이 바닥난다는 좋지 않은 소문들이 들려오고 있다. 

이 모든 어려움 때문에 현재 가장 주가가 높은 스타트업들인 Airbnb와 Groupon이 주춤하고 있는데,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제 단지 시작인거 같다. 그 이유는 바로 이 두 비즈니스 공히 앞서 말한 명확한 ‘진입장벽’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두 스타트업들 모두 각각의 분야에서 남들보다 훨씬 일찍 시작했으며 단기간 동안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유저 base를 확보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성장을 했다. 나름대로 각 분야에서는 선구자들이고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 – 또는 남들보다 일찍 – 적용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는 없다.
하지만 이 두 비즈니스의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은 그렇게 복잡한게 아니며, 서비스의 내용이나 작동 방식이 인터넷에 매우 구체적으로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솔직히 맘만 먹으면 누구나 다 비슷한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진입장벽이 낮은 인터넷 비즈니스의 가장 큰 약점인거 같다.

그루폰의 예를 한번 보자. 그루폰은 어떻게 보면 인터넷 비즈니스의 근간이 되는 철학을 –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 위배하는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그루폰의 시작은 매우 좋았다. 5억 미만의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이 만들어졌고, 매출이 발생하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시작되었다. 당시 그 개념 자체는 매우 파격적이었지만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기술에는 진입장벽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다른 경쟁사들도 5억 미만의 비용으로 똑같은 클론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내가 알기로는 미국 동부 보스톤 지역만해도 그루폰과 비슷한 서비스가 15개 이상 되는걸로 알고 있다. 그만큼 베끼기 쉽다는 것이다.
이렇게 매일 몇개씩 똑같은 copycat들이 발생하게되면 선두주자가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모든 돈을 R&D;가 아닌 – 어차피 연구개발을 많이 할 정도의 기술적 진입장벽이 없는 관계로 – 영업과 마케팅에 쏟아붓는 것이다.
Groupon, LinkedIn, Zynga 3사가 2009년 3월 부터 2011년 3월 2년 동안 신규 채용한 인력은 자그마치 11,143명이라고 한다. 또한, Airbnb의 사장은 현재 직원이 130명 정도 되지만 앞으로 1,000명 정도 더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영업과 마케팅 인력을 대거 채용해야하는 점이 더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사상에 위배된다는걸 말하고 싶었다.

아마도 위와 같은 social discount shopping 비즈니스의 특성 때문에 그루폰도 계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며 (2010년 4,500억원 적자), 얼마전에 Living Social한테 팔린 우리나라의 티켓몬스터 또한 쿠팡이나 데일리픽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는 바람에 적자에 허덕였던 것이다 – 200억원이 넘는 월 매출에도 불구하고.

이제 갖 3년 된 Airbnb의 1조원 밸류에이션과 그보다 역사가 짧은 Groupon의 20조원 밸류에이션. 과연 이 정도 밸류에이션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을까? 나한테 묻는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절대로 그렇지 않으며, 일시적인 유행일 뿐이고 앞으로 몇 년 후면 거품이 빠질 비즈니스다라고 대답을 하겠다. 하지만,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내가 정하는게 아니라 말그대로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수조원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그 밸류에이션은 정당화 되는 것이다.
물론, 오해는 말기 바란다. Airbnb와 Groupon이 나쁜 비즈니스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그들이 이룩한 성공의 백만분의 일도 못 이룬 내가 이 두 회사를 평가할 자격조차 있겠는가.

하지만, 인터넷 비즈니스를 포함한 모든 비즈니스는 어떠한 형태이던 ‘진입장벽’이 필요하다라는 점에 대한 나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기술 또는 비즈니스 모델의 높은 진입장벽 없이는 누구나 다 따라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 변질될 위험이 있으며, 이 후 회사의 운명은 누가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써서 계속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지의 싸움이 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만큼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투자금을 계속 까먹으면서 결국엔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할 것이다.

참고:
-peHUB 2011.08.31. “Groupon’s August Gets Worse, as Analysts Call Valuation ‘Colossally Absurd’”
-Wall Street Journal 2011.08.24. “Groupon Stumbles in China, Closes Some Offices”
-peHUB 2011.07.29 “Revenue Up, Profits Down: Why Barriers to Entry Still Matter” 
-TechCrunch 2011.07.27. “The Moment Of Truth For Airbnb As User’s Home Is Utterly Trashed”  
-블로터닷넷 2011.07.15. “신현성 티몬 대표 – 마케팅은 투자, 수익 돌아올 것 확신”

Your Startup and Your Team

[스타트업 바이블]이 출간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백만 부가 팔리지는 않았지만(아직), 그래도 처음 출간한 책치고는, 그리고 ‘벤처’ ‘창업’이라는 아직 한국에서 대중적이지 않은 틈새시장을 위한 책치고는 많은 독자분이 읽었다. 책 부수보다 더 중요한 거는 읽으신 분들 대부분 내 생각과 책의 내용에 대해서 많이 공감하고 느꼈으며, 그들의 비즈니스와 인생에 책의 내용을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트업 바이블에서 딱 한 가지만 기억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스타트업 =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도 이제 거의 10년 넘게 스타트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사람과 team이 스타트업의 전부라는 절대불변의 진리를 하루가 다르게 더욱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현재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매일매일 당신들과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바로 당신의 회사라는 점을 잊지 말자. CEO는 업무시간의 80% 이상을 좋은 사람들을 찾고 채용하는데 사용해야 한다는 점과 함께. 그래서 여기서는 [스타트업 바이블]에 나오는 “사람”과 관련된 좋은 문구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본다:

  • 스타트업에 필요한 자원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사람’이다. 따라서 인재를 채용하고 관리하는 일은 스타트업의 운영에서도 자연스럽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 책에서 오직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그것은 바로 ‘스타트업=사람’이라는 공식일 것이다.
  • 스타트업의 인재 채용과 관련해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지침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최대한 채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신 100% 마음에 드는 사람만 채용해라. 인원이 두 배라고 해서 생산성도 두 배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 뮤직쉐이크는 2009년 힘든 시기를 보내며 원치 않는 감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 1년 사이에 직원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감원 전에 처리했던 일의 양과 감원 후 처리하는 일의 양이 거의 비슷했다. 인원이 두 배라고 해서 생산성도 두 배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 지금은 파산한 Circuit City의 대표이사였던 Alan Wurtzel에게 당시 부사장이었던 Walter Bruckart가, “사장님, 신규 인력이 필요한데 아직 적당한 사람을 찾지 못했습니다.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데 어느 시점에 채용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었다.이때 알란의 대답은 확고했다. “계속 찾아보세요. 확실한 사람을 찾을 때까지는 그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봅시다.”
  • 완벽한 인재 채용 관련 HP의 David Packard는 이렇게 말했다.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매출목표가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기에 적합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면, 일시적으로 아무나 채용하지 말고 목표를 하향 조정해라.”
  • B급 인재 열 명보다는 A급 인재 한 명을 채용해라. 스타트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몸값 5천만 원의 B급 인재 열 명보다 몸값 5억 원의 A급 인재 한 명이 더 필요하다.
  • 나보다 항상 똑똑한 사람을 채용해라.
  • A급 인재의 주위에는 늘 같은 A급 인재들이 모인다. A급 인재는 A+급 인재를 채용하지만, B급 인재들은 C급 인재를 채용한다.
  • 이력서에 집착하지 말아라. 학력과 경력은 이력서에서는 중요한 요소일지 몰라도, 실제로 일을 할 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 끝을 볼 줄 아는 ‘미친’ 사람을 찾아라.
  • “나의 가장 소중한 직원들이 매일 저녁 회사 정문으로 퇴근합니다. 대표이사로서 제가 할 일은 이 사람들이 다음 날 다시 회사로 돌아오도록 하는 겁니다.” -2010년 Fortune지 선정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1위 SAS의 창업자/CEO Jim Goodnight
  •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도 하기 싫어한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CEO가 직접 해라. 행동으로써 보여줘라.
  • 직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라. 모든 직원을 연애 초기의 애인이라고 생각해라.
  • 해고는 과감하게. 해고 결정을 하면 바로 해고해라.
  •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 아니다. ‘적합한’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중.
  • 좋은 팀이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쓸 만한 아이디어와 적당한 양의 돈은 좋은 팀만 갖춰지면 자연히 따라오는 파생적인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좋은 사람들이 만들어내고, 적당한 양의 돈은 좋은 사람들에게 투자되지 않는가.
  •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와 제안서 맨 앞장에는 창업자와 경영진의 이력이 제시된다. 투자자들은 먼저 인적 자원의 경쟁력 여부를 판단한 후에 그 뒷장을 넘겨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검토하기 때문이다.
  • 창업 team을 멀리서 찾지 말아라. 가족이나 친구와 창업을 하는 게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 좋은 학교를 다닌다고 많은 지식을 습득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좋은 인재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능력과 형편이 된다면 좋은 학교로 가라.
  • CEO의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업무는 좋은 사람을 발굴해서 채용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하면 회사는 알아서 잘 굴러간다.
  • 당신이 지금 힘들게 채용해서 만드는 team이 바로 당신이 만들 회사 그 자체임을 잊지 말아라.

이외에 독자분들이 알고 있는 “사람”과 관련된 좋은 문구들이 있으면 알려주세요(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