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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OnSuccess-StrongVC Survey 결과

우리나라의 창업가와 벤처기업의 CEO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2주 전에 본 서베이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질문이었다.
2011.11.7. ~ 2011.11.21. 동안 baenefit.com, 온석세스 그리고 벤처스퀘어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서베이에 76명의 창업가들이 참여했고, 여기 그 결과를 간략하게 정리해서 공유한다.

예상했던 결과지만 역시 한국의 entrepreneur 는 여성보다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95%가 남성)    
정확하게 절반이 사업 초기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고 있었으며 (이건 조금 놀라운 finding이었다. 나는 80% 이상이 중간에 아이템을 바꾸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다)

55%가 국내 비즈니스와 해외 비즈니스도 하고 있고 (빨리 이 숫자가 늘어났으면좋겠다),

첫 창업시 자금 조달은 개인돈 또는 가족/친구로 부터 받은 종자돈으로 해결한 경우가 70%가 넘는다. 역시 아직 우리나라의 엔젤투자는 갈길이 멀다.

많은 창업가들이 회사의 exit 전략으로는 큰 업체에 인수됨을 IPO보다는 약간 더 선호했고, 많은 분들은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했다. 이유는 아마도 현재 비즈니스에 focus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exit 전략에 대해 크게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을거 같다.
약간 의외였던거는 이 서베이를 미국의 창업가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현 시점에서는 80% 이상이 큰 업체에 인수되는걸 exit 전략으로 생각하고 있었을거 같다. 이는 반대로 그만큼 우리나라의 M&A;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았다는걸 의미한다.

창업가 부모님이 있다면 영향을 받아서 본인도 사업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이 중 44%만 부모님이 창업 또는 사업을 했다고 한다. 부모님의 영향과는 상관없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길 원한다는 면에서는 매우 바람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창업가 중 71%가 토종 한국 출신이었고,

절반 이상이 결혼을 했고 (53%), 대부분의 창업가들은 (85%) 대학을 졸업했다. 이들 중 박사 출신은 5명 (5%) 이었다. 이와 반대로 고졸 출신의 창업가들도 11명 (14%) 있었다.

한국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창업하려고 하면 무조건 말릴거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서베이 결과로는 창업가 부모님들 중 41%만이 창업을 말렸다.

그리고 아주 희망적인거는 바로 95%가 취업에 실패해서 창업을 한게 아니라 원래 창업을 선택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들 중 단 1명만이 창업한 걸 현재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압도적으로 많은 창업가들이 5시간 ~ 7시간동안 수면을 취하고, 80% 이상이 새벽 5시에서 오전 9시 사이에 기상한다.

이들중 59%는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57%는 점심식사를 사무실 밖에서 해결한다. 또한, 역시 한국인들 답게 74%가 술을 먹고, 45%만이 정기적으로 운동을 한다.

업무 형태를 분석해보면, 50%가 업무 시간 중 1 ~ 3시간을 이메일 쓰고 확인하는데 할애하고, 5시간 이상을 할애하는 창업가들은 5%밖에 되지 않았다  (나는 이 5%에 속한다)

또한, 한국의 창업가들 중 다수가 (39%) 하루 일과 시간 중 10 ~ 25%를 직원들과 대화하는데 사용한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대표이사들은 하루 일과 시간 중 70% 이상을 직원들과 대화하는데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압도적으로 많은 창업가들이 Facebook을 밤낮 가리지 않고 사용한다. Twitter는 주로 업무 시간에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다행히도 아직은 운전 중에 문자나 이메일을 보내지 않는 분들이 더 많다 (아마도 우리나라도 곧 운전 중 문자 보내는게 법으로 금지 될 것이다.)

한국의 창업가들은 투명인간보다는 슈퍼맨이 되어서 저 높은 하늘을 날아가고 싶다고 했다. (나는 투명인간이더 좋을거 같은데…)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선배 창업가들이 후배 창업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는 다음과 같다:

-인생은 바이오리듬과 같은 것
-실패에 대한 두려움, 성공에 대한 두려움…항상 두려움과 싸워야 하는게 창업가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고 재미있습니다. Go for it!
-첫 창업에 실패해도 꿈을 포기하지 마라.
-팀과 실행력이 제대로 갖춰진 스타트업이라면 끝난 게임이 아닐까요? 그런 팀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나 열정은 언제나 좋은 결과를 야기해주는 것 같아요. 도전, 도전, 도전!
-확실한 모델을 가지고 뛰어드는 것도 좋지만,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시도해 보면서, 수정하고 발전하는 모습도 젊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창업이라는 의미 있는 일에 더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가능한 한 꿈을 크게 꾸고, 치밀하게 준비하세요. 모든 것은 이룰 수 있다는 전제하에 꿈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초심은 잃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심을 ‘잊지’ 마세요.
-창업전에  많은 돈과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실수들을 하지않도록 많은 간접 경험을 쌓고, 철저히 준비하길. 상상할 수 없는 난관과 장애물들이 네가 가진 자원들을 빼앗아 갈것이니.
-“다른 발상과 과정으로 자기를 연마한 사람이 그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말 중.
-야망을 가졌다면…이미 늦은거다. 달려서 쟁취하라. 꿈을 가졌다면…이미 늦은거다. 현실로 이뤄라.
-운은 노력하는 자에만 돌아오는 기회의 다른 이름입니다. 화이팅.
-사업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행동하는 것이다.
-잘 판단하셔서 정말 되는 사업을 하시기 바랍니다. 사업은 오래한다고 좋은게 아닙니다.
-스스로에게 강한 믿음을 가지고 계속 전진하세요.
-자신만의 신념을 갖고..인생의 밑그림을 그려라.
-도전하라!! 실패도 훌륭한 자산이다.
-도전은 의미있지만 고통 또한 잘참는 방법에도 익숙해져야합니다. 창업을 결정하셨다면 가장 무서운 적인 본인이 서있을겁니다.
-성공을 빨리 이루려고 하면 할수록 실패하고, 실패를 겁내어 주저하면 기회는 오지않으리.
-선택은 자유지만 공짜는 아니다. 댓가는 치루게 된다는 이야기.
-요즘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창업하는게 아닌, 왜 창업을 해야하는지, 내가 하려는것이 시장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시고, 창업전 많은분들의 조언을 꼭 구하시기 바랍니다.
-신뢰할수 있는 결정권자를 만나야 합니다.
-Follow your passion.
-확실한 준비없이 덤비면 개고생합니다.
-본인의 DNA에 창업자 기질이 있음에도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스트롱 벤처스, 온석세스 그리고 벤처스퀘어 모두 대한민국의 창업가들을 응원합니다. 당신들이 있기에 이 나라의 성장 엔진이 돌아갑니다.

너무 이른 성장 (Premature Scaling)

얼마전에 Startup Genome Project에서 발표한 보고서 – 다양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창업가, 투자자, 학자 등) 8개월 동안 3,200개 이상의 스타트업들을 여러각도에서 분석한 내용 – 에 의하면 스타트업의 성공 또는 실패 뒤에는 수백가지 이유가 있지만서도, 그렇다고 3,200개의 스타트업이 3,200개의 각각 다른 성공/실패 이유가 있는건 아니고 이 중에서도 공통적인 패턴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발견은 바로 스타트업의 위치, 창업자의 나이, 성별 또는 과거 창업 경험 뭐 이런거는 스타트업이 성공하거나 실패하는거와는 전혀 상관 관계가 없으며, 스타트업의 실패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너무 이른 성장 (premature scaling)’이라고 한다. 너무 이른 성장에 대한 연구원들의 정의는 “비즈니스의 특정 부분에만 불균형적으로 돈과 자원을 투자해서 – 다른 부분에 비해서 – 이 부분만 너무 빨리 성장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조금 풀어 말하자면,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에 고객획득에만 너무 많은 돈을 쓴다거나, 개발에만 너무 많은 인력을 투입한다거나 또는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자금을 유치하는것이다 (이 보고서 제작에 참여했던 어떤 VC는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투자를 받는건 마치 자동차에 로켓 엔진을 다는거와 같다고 한다).
위 괄호에서 언급한 자동차의 예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장하려면, 엑셀을 밟기전에 자동차의 내부부품들이 로켓엔진의 속도와 힘을 견딜 수 있도록 사전에 정비하는게 중요하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한 스타트업의 70% 이상이 너무 이른 성장을 경험했다고 한다. 또한, 급성장하는 인터넷 스타트업 중 74%가 너무 이른 성장으로 인해서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하는데 그 뒤에 깔린 이론 또한 매우 재미있다. 스타트업들이 너무 빨리 성장하려고 하는 주된 이유는 바로 너무 많은 스타트업이 몇명의 early adopter들과 시장(market)의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해서라고 한다. 즉, 백만명의 early adopter들이 갑자기 우리 서비스를 사용했다고해서 우리 서비스가 실제로 어떤 시장을 찾았다는거는 아니니 착각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 보고서를 읽는 내내 내 머리속에는 한 스타트업이 계속 생각났다. 바로 지난 주에 상장한 그루폰이다. 그루폰이야말로 너무 이른 성장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매일 생겨나는 짝뚱 경쟁자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서 고객을 획득하는데 너무나 많은 비용을 쓰기 때문에 그만큼 회사 운영의 다른 분야에 (개발, 고객 서비스, 고객 분석 등) 돈과 자원을 투자하는데 소홀히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에서 말한대로 과연 그루폰은 실패할까?
-그루폰 IPO 개시가는 (2011.11.4.) $20이었는데, 첫날 거래는 성공적으로 $26.11에 마감했다. 오프닝 가격보다 31% 증가한 셈이지만, 거래 첫날 이후부터 주가는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루폰과 진입장벽에 대해서 쓴 블로그 참고 

‘너무 이른 성장’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실패한다는 결과 외에 보고서의 몇 가지 재미있는 내용들:
-실험정신의 중요성: 비즈니스 모델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주면서 실험하는 스타트업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실험은 몇번이나 해야할까?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것일까? 보고서에 의하면 한번 또는 두번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그 이하 또는 그 이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는 실험을 하는 스타트업들은 실패할 확률이 커진다고 한다.
-동업의 필요성: 1인창조기업은 성공하기 힘들다. 성공을 해도 2인창조기업보다 3.6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대한민국 정부의 ‘일인창조기업’ 지원 정책은 역시 공무원들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무지를 그대로 반영하는 정책이다.
-경영과 공학의 조화: 경영학도 위주 또는 공학도 위주의 극단적인 구성보다는 경영학도 한명과 공학도 한명으로 구성된 창업팀이 30%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2.9배 더 빠르게 성장한다.
-창업가의 비현실적인 긍정주의: 대부분의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시장에서 입증받는데는 창업가들이 생각하는거보다 2~3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또한, 아직 투자를 유치하지 못한 스타트업의 창업가들은 target 시장의 크기를 실제 크기보다 100배 이상으로 생각한다 (절대 공감!)

*52장짜리의 full 보고서 “Startup Genome Report Extra on Premature Scaling”을 읽고 싶은 분들은 여기서 다운받으면 됨

참고:
-“Startup Genome Report Extra on Premature Scaling”
-Forbes 2011.09.02 “#1 Cause of Startup Death? Premature Scaling” by Nathan Furr

2011 OnSuccess-StrongVC Survey

*본 서베이는 이미 완료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창업가/CEO들은 어떤 분들일까?
26개의 간단한 질문을 통해서 한국 스타트업 리더들에 대한 의미있지만, 심각하지 않은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 OnSuccessStrong Ventures가 공동으로 서베이를 진행합니다.
설문 기간은 2011.11.7. ~ 2011.11.21 (2 주) 까지이며, 결과물은 OnSuccess와 제 블로그를 통해서 동시에 공개합니다.
바쁘시겠지만, 5분씩만 할애해 주시고 주위의 창업가들과도 공유 부탁드립니다.
*완료 하신 후 맨 밑의 [Submit] 버튼을 꾸욱 눌러주세요

Founders @Work 4 – 박종현/컨트롤코리아

내가 지금까지 만난 분들 중에는 정말로 대단한 entrepreneur들이 많다. 특히, 남들의 시선은 상관않고 자신의 일만 묵묵히 하시는, 본받고 싶은 true entrepreneur들을 많이 만난걸 나는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가짜 fauxtrepreneur (faux는 불어로 “false”라는 뜻이다)들도 내 주위에는 득실거린다. 본인이 직접 하기에는 두렵고, 그럴 배짱도 없으면서 마치 자신이 잘나가는 창업가인냥 잘 포장을 하는 그런 사람들이 (나? ㅋㅋ) 특히 요새와서 부쩍 많아지고 있는거 같다.
Entrepreneur와 fauxtrepreneur를 어떻게 잘 구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던 중 지난 번 한국 나갔을때 컨트롤코리아의 박종현 대표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부산에서 올라온 박대표를 만나서 이야기한 시간은 약 한시간 반정도 (그전에 여러번 이메일로 communication을 했었다) 였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나는 많은걸 배웠다.
이 부산사나이야말로 진정한 entrepreneur였다. 블로그 읽으시는 분들 중 “컨트롤코리아”라는 회사를 아는 분들은 한 분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수년동안 묵묵히 본인이 잘 아는 한우물만 열심히 팠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뷰에 실었지만, 박종현 대표는 다음과 같은 면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센서 비즈니스? 너도나도 유행을 타기 바쁜게 요새 한국의 IT 산업이다. 소셜이니 모바일이니 누가 뭘해서 잘된다라는 소문만 퍼지면, 너도나도 뚝딱뚝딱 비슷한 비즈니스로 창업을 한다. 물론, 진입장벽 또한 그만큼 낮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은 떨어진다.
박대표는 이런 유행을 등한시하고 어떻게 보면 ‘old business’라고 할 수 있는 센서 (제어계측) 비즈니스로 창업을 해서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웹서비스가 아니라 실제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비즈니스이다. 요새 이런 아이템으로 창업하는 젊은 사람들을 찾기란 정말 힘들다.
-Not in Seoul: 컨트롤코리아는 부산에서 창업되었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서울과 부산의 차이는 너무나 하늘과 땅이다. 서울/경기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을 2개 이상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너도나도 서울로 오는 오늘날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전략이다. 그만큼 사람 찾기 힘들고, 돈줄 찾기 힘들고, 고객사와 미팅하기 힘든 곳에서 창업했다.

1. 컨트롤코리아는?
ControlKorea는 제어계측분야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In-line 생산 공정 데이터 수집을 기본으로 하여 이를 이용한 각종 장비와 어플리케이션을 고객에게 최적화 시켜서 공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상용제품 시리즈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2. 어떤 계기로 창업을 하게 되었나요? 창업 초기를 좀 설명해주세요
창업에 대한 열망은 학부시절부터 있었습니다. 대학 3~4학년 동안 인터넷 교육 사업 쪽에 동업을 해서 지금은 괜찮은 회사로 만들었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박사 수료까지 하고 나서 대기업 취직, 유학, 연구소 등등의 진로를 고민하던 중 다시 창업(동업)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박사과정 동안에 이론에 그친 많은 것들을 실제로 만들어서 상품화 시키는 재미를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2년여 동안 한 달에 4~5000km씩을 달리면서 정말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눈앞에 이익보다는 열심히, 솔직하게, 항상 친절하게 고객을 대하니 인간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전공을 살려서 재미를 느끼고 고객에게 인정을 받으니 몸은 피곤하더라도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영업과 개발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경영은 동업자가 하게 되었는데, 여기에 작은 문제가 조금씩 발생하였습니다. 회사를 위해서 끌어온 많은 인재들이 경영자의 인성과 자질에 의심을 가지고 조직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에서만 읽던 상황이 눈앞에 벌어졌습니다. 2년차에 벤처등록, 기업부설인증, 각종 특허, 매출 전년대비 400% 달성, 신제품 개발, 직원 8명(석.박사 4명)등, 이제 막 회사가 성장을 하려고 하는 시기에 경영자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와 리더십의 부재로 인해서 직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노력하였습니다. 2년 동안 어떻게 고생해서 이루어 놓은 회사인데…그렇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의견의 제시와 업무프로세스에 대한 수정요구를 사장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경영자와는 더 이상의 이야기는 무의미 했습니다. 인수인계 2개월 이후에 사퇴를 하고, 이루지 못한 꿈을 다시 실현하기 위해서 창업을 결심하였습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지금 회사를 운영하는데 이전 경험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TV의 광고 문구처럼 “하면 좋은 것보다 해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한 실전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합니다. 잔머리 굴리지 않고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대하는 것이 제 철학입니다. 기술에 대한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 또한 학교에서 같이 공부를 하던 후배들입니다. 이들이 있었기에 같이 창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들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제어계측 솔루션 전문회사를 만들기 위해서 “컨트롤코리아”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저와 저희 직원들이 이루고 싶은 꿈이자, 창업 동기입니다.

3.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인터넷이나 웹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로 창업하는데, 센서 비즈니스는 구세대적인 비즈니스가 아닌가요?
대학 1,2학년 때가 생각납니다. 그때 당시에는 01410, 01411등의 전화를 인용한 단순 txt형태의 인터넷 망을 사용할 때였습니다. 넷스케이프와 메모장을 이용해서 cgi 프로그램을 작성하면서 수많은 밤을 새웠습니다. 대학 3, 4학년 때는 asp, php가 나오면서 DB와 연동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을 하였습니다.
당시 열정은 지금은 흉내 낼 수 없습니다. 화장실 갈 때만 움직이고 3일 동안 라면 하나로 버틴 적도 있습니다. 몰입과 열정이 있으면 배도 고프지 않습니다. 에디터 플러스를 이용해서 자바기반의 게시판을 개발했습니다. 지금은 제로보드를 비롯한 많은 게시판이 무료로 제공이 되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학부 때부터 많은 프로젝트를 받아서 진행을 하면서 웹서비스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 절실히 느꼈습니다. 인터넷의 초창기부터 기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 대한 부분도 체계적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웹 서비스는 말 그대로 서비스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인터넷 쪽의 비즈니스 창업에는 많은 아이디어가 접목이 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아이디어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서비스를 준비해서 운영하기 까지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지요. 접근의 편의성과 정부의 지원으로 인해서 인터넷 창업을 많이 하지만,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에 대해서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투자되는 자본은 회사를 만들고 고용을 창출하고, 고용자들이 또 다른 소비를 촉진하면 그것만으로도 투자의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정부입장에서는 말입니다. 이러한 기회를 잡아서 창업을 하는 것은 좋지만, 그전에 많은 자료 조사와 멘토들의 조언을 잘 들어야 합니다. 각종 혜택과 지원이 많은 것이 요즘의 인터넷 창업이지만, 센서를 판매하는 비즈니스라고 해서 구시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센서는 현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보니 현장을 찾아 다니면서 발로 뛰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일단 설치가 되고 나면 온라인에서도 얼마든지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구세대 적인 것은 아닙니다.
요점만 말씀드리자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4. 어떻게 보면 창업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고, 비용이 저렴하고,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고 유행을 타는 웹 서비스만을 추구하는 창업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확신만 있다면 실행에 옮겨도 좋습니다. 단, 내가 하기 쉬운 것은 다른 사람들도 하기 쉽습니다. 그만큼 성공할 확률도 낮은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5. 제가 알기로는 부산에 기반을 두고 계시는데, 물리적으로 (서울에 비해서) 불리하지 않나요?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불리한 것도 있습니다. 지방대학뿐만 아니라 지방 업체에 대한 편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기계공업의 70%가 부산 경남 지역에 있기 때문에 판매자 입장에서는 접근하기가 좋습니다. 또한 경기도로 유출되는 우수한 인재들을 잡을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인터넷이 잘 발달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정보의 전달에 문제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고객 관리차원에서 자주 찾아 뵙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저는 전화로 안부를 자주 묻는 편입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번은 전국투어 형식으로 1500km를 달려서 다시 부산으로 돌아옵니다.

6. 어떤 조사를 보니까 한국 스타트업들의 95%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지방에서의 창업을 더 장려할 수 있을까요?

서울에 거주하는 인구가 많으니 당연하다고 봅니다. 청와대를 지방으로 옮기거나 통일 한국이 되어서 수도를 천도하지 않는 이상 어렵다고 봅니다. 본사는 모두 경기도와 서울, 지방에는 지사와 대리점 형식으로 잘 유지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지방자치 단체에서 인력유출 방지와 지역 발전을 위한다면 자체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실패한 지방의회 정치와 정당싸움의 장이 되어버린 자치단체장의 선거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글을 적다 보니 정치이야기가 나오게 되네요. 의도적인 것은 아니니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기업인은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지방에 특화된 산업과 분야가 있습니다. 거기에 맞는 아이템을 찾아서 지원하면 많은 사람들이 서울이나 경기도에 가지 않아도 지방에서 창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 창업 초창기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도?
창업초기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품은 개발 중이며, 해야 할 것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집에 들어가게 됩니다. 집사람은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애들은 아빠의 출현을 어색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기 사업을 하기 때문에 직원일 때 보다는 마음이 편합니다. 따라서 위궤양, 위역류성 질환 등은 서서히 줄어들지만 엄청난 업무로 인해서 간기능 약화, 심장 질환,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됩니다. 사랑하는 책을 볼 시간이 없어집니다. 3개월 후쯤에 깨달았습니다.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고 병원에서 링거 꼽고 반성했습니다. 이런 것이 에피소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잠시 제 자신을 잃었다가 다시 찾았습니다. 적당히 여유를 가지고 강약조절을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창업을 하더라도 자신을 너무 혹사시키지는 마세요..

8. 후배 창업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 3가지

  • 한 가지만 해야 합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위험합니다. 목적으로 하는 것 한 가지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관련정보의 습득과 흐름, 데이터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 직원들이 충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영양분을 잘 공급해야 합니다: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나무입니다. 1)의욕이 없어 보이면 고민을 들어주고, 술을 사주고 2)성과가 있으면 보너스를 주고 3)함께 가야 하는 사람임을 수시로 각인시켜서 회사사람으로 만들고 4)채용을 했으면 끝까지 믿고 – 사장의 믿음에 직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합니다 5)직원들이 회사에 돈 벌어 주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철저한 준비를 하되 돈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1)회사의 내규 및 경영시스템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2)저가의 상용 ERP도 많으니 처음부터 준비를 해야 합니다. 3)창업을 통해서 기업가가 되느냐, 장사꾼이 되느냐는 자신의 몫입니다. 4)돈에 욕심을 내면 존경심을 잃고 좋은 인재를 떠나 보내야 합니다.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 필요한 좋은 인재는 창업자의 마인드와 회사의 발전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5)나를 버리는 것이 나를 얻는 것입니다. 

9. 한국의 IT 산업 위기론이 많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주로 상대하시는 기계/전자/제조업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IT 산업의 위기론은 이전부터 대두되었던 내용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제점들이 있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들은 몇시간을 이야기해도 모자라는 부분이라서 넘어가겠습니다. 결론적으로는 향후 10년 동안 한국 IT 위기는 계속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계/전자/제조와 관련된 내용은 관련분야의 정책이나 시장 조사 관련자료와는 관계없이 제가 현장에서 느낀 것을 그대로 적겠습니다.
원재료 가격상승으로 인해서 많은 타격들을 입으신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제조업은 연초에 1년치 물량을 계약하게 되므로 환율이 상승하면 손해를 보게 되어 있습니다. 9-10월 부터 영업이익이 감소하여 4/4분기에 예정되어 있던 투자계획을 내년으로 옮긴 곳이 많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노동문제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서 기존의 자동화 개념과는 다른 말그대로 사람이 하던일을 대신하는 자동화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는 인건비를 줄여서 시설투자 비용으로 잡는 것이므로 투자에 적극적입니다. 그러나 경제지표 상으로는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만, 제조업의 장점이 기초가 튼튼하다는 것이므로 극복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계/전자/전기 분야의 일본이나 해외에서 부품을 구입해서 장비를 만들어서 중국이나 동남 아시아의 새로운 공장들로 나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세계의 센서업체들이 한국과 대만을 가장 큰 수요고객으로 보고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있습니다. 조선, 자동차가 잘 되고 있으니 연관된 산업들은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FTA가 의회에 보류중이니 통과가 된다면 내년도 낙관적이라고 봅니다 (몇일전의 서울시장 선거 결과로 인해서 정치의 판도가 변화되고 있습니다. 통과가 되더라도 많이 시끄러울 것입니다)
다만, 조선과 자동차의 불법 노동자 파견 문제로 인해서 제조업의 기반과 기초를 흔드는…대기업의 근시안적인 정책때문에 향후에 위기가 찾아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FTA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만을 가지고 경쟁해서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위기가 찾아왔을 때를 대비해서 체력을 비축해야 합니다.
결론은 낙관적으로 볼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문제가 많다는 것 입니다.
저희와 같은 자동화 서비스 제공자들은 내년에 일이 더 많아 질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10. 이 분야를 잘 아시는 투자자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기술인거 같습니다. 현재 투자유치 중이신가요?
창업 후 현재까지는프로토타입 개발하고, 실제 제조업체들과 테스트를 하면서 기술을 입증받는 작업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현재 계획은 다음달 부터는 서서히 투자유치를 시작해 볼 생각입니다. 현재까지는 개발 때문에 투자유치쪽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관심 있는 투자자분들은 저한테 연락 주시면 되겠습니다. (박종현 / controlkorea@daum.net)

스티브 잡스가 음악산업을 살렸을까?

세상을 여러번 바꾼것도 모자라서 본인이 시작한 산업을 다시 죽이면서 (애플 컴퓨터를 시작했지만, 태블릿을 만들면서 컴퓨터는 이제 죽었다고 주장) 또다른 새로운 산업을 창조한 스티브 잡스. 가족들과 친한 지인들을 제외하고는 전혀 나와 남남인 누가 죽었는데 이렇게 기분이 좋지 않고 우울했던 기억은 없다. 그만큼 스티브 잡스는 모두에게 각별했던거 같다. 그가 1996년도 애플로 다시 돌아온것 처럼 죽음에서 다시 돌아올것 같은 기대를 가끔 하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이글은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슬퍼하는 글은 아니고, 오히려 그의 업적에 대해서 반박하는 글이다. 오늘 오전 Wall Street Journal에서 읽었는데 재미있는 관점인거 같아서 간략하게 요약해본다.
음악을 비롯한 media/entertainment 관련 많은 종사자들이 Steve Jobs와 iTunes가 음악 산업의 몰락을 막았고, 심지어는 음악 산업을 다시 살렸다고 한다. iTunes가 등장하기 전에는 “MP3 파일들을 불법 다운로드 하는게 너무나 당연시 되었고,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라고들 한다. 하지만, iTunes가 등장한 이후에도 여전히 MP3는 불법 다운로드되고 있으며 이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게 더욱 더 명확해진거 같다.
이글을 기고한 Tom Adams에 의하면 2000년도 (iPod는 그 다음해인 2001년에 데뷔) 미국의 CD 판매량은 약 15조원이었지만, 2010년도 이 수치는 10년만에 3.5조원으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그 10년 동안 애플의 iTunes와 iPod가 일등공신이 되어 음악 다운로드 시장은 2.4조원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즉, 2010년도 음악 판매량은 CD/3.5조원 + 다운로드/2.4조원 = 5.9조원이 되는 셈이다. 여전히 2000년도 15조원에서 62% 감소한 수치이다.

물론, 이게 스티브 잡스의 잘못은 아니지만서도 전세계 인구가 워크맨과 CD 플레이어를 버리고 iPod로 갈아타면서 CD 시장은 급격하게 죽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불법 다운로드는 더욱 성행하기 시작했다는 면에서 보면 조금은 잡스 탓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는 인류를 위해서 너무나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음악 산업을 살렸다는거는 그의 업적에서 빼야한다.

출처 및 참고:
-Wall Street Journal “Jobs Slowed the Music Industry’s Decline” by Tom Ad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