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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세계화 – The Global Brain Race

The Global Education Race
2010년 9월 18일 자 TechCrunch를 읽으면서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TechCrunch는 주중에는 IT 산업쪽에서 일어나고 있는 current issue 및 특정 회사들의 현재 동향, 신제품 발표 등등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지만 주말 섹션은 IT 를 포함한 교육이나 세계복지와 같은 조금 더 soft한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주 일요일 첫번째 기사는 내가 많이 존경하고 insightful한 글들로 항상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Vivek Wadhwa씨가 기고한 “The Global Education Race“라는 글인데 우연히도 이 글의 내용은 내가 몇일전부터 블로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료를 모으고 있던 내용과 아주 100% 동일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Kauffman Foundation의 선임 연구원 Ben Wildavsky의 저서 “The Great Brain Race: How Global Universities Are Reshaping the World”에 대한 내용인데 세계가 평평해지면서 한 국가의 백년대계이자 우리나라와 같이 있는거라곤 인적자원밖에 없는 국가한테 가장 중요한 교육이 어떻게 세계화되어 가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밑에 3가지 사례는 현재 교육 시장에 부는 세계화의 바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 미래가 촉망받는 싱가폴 출신의 젊은 학생이었던 Shih Choon Fong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아이비리그 학교인 Brown 대학에서 교편을 잡는다. 그는 그 이후에 모국인 싱가폴로 돌아와서 국립 싱가폴 대학교에서 교수직을 하다가 사우디 아라비아의 King Abdullah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Kaust)의 첫번째 총장이 된다.
  • NYU 대학의 열정적인 총장 John Sexton은 그가 평생 꿈꿔오던 비전인 “global network university”를 실현하기 위하여 NYU 인문대학 분교를 Abu Dhabi에 설립한다.
  • 남아프리카공아국 출신의 한 아프리카 여성이 모국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후 영국 University of Warwick에서 화학 박사 과정을 시작하러 유학길에 오른다. 그녀는 이미 모국을 떠나서 해외 유학길에 오른 3백만명의 다른 유학생들과 경쟁의 반열에 오른다.

비즈니스에서 “세계화”라는 말은 이제 하도 닳고 닳도록 쓰여서 그런지 솔직히 요새 젊은 친구들한테는 그 어떠한 감흥도 주지 못한다. 김영삼 대통령인가 김대중 대통령때인가 “세계화”라는 말이 마치 유행어처럼 번지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만큼 우리도 발전하였고 세계화되었다는 의미인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세계화라는 현상이 비단 비즈니스뿐만이 아니라 교육을 – 특히, 대학과 대학원 교육 –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 우리는 간과하고 있는거 같다. OECD 연구 결과에 의하면 모국이 아닌 해외에서 유학하고 있는 학생들의 수치가 최근 10년 동안 57%나 증가하였다고 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물리학자들 중 절반 이상이 타국을 활동 무대로 삼으면서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간 학업협동은 1990년 이후 100% 이상 증가하였다고 한다. 특히, 서구의 대학교들이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 분교를 세우면서 이러한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었으며, 한국과 같이 수십년간 많은 학생들을 해외로 수출시킨 국가들은 이제는 이러한 인재들이 귀국하면서 서구 대학교들만 할 수 있었던 해외 분교설립을 직접 시작하고있다. 

미국의 위기
계속 이러한 속도로 교육의 세계화가 진행될 수 있다면 human talent의 world-wide flow를 아주 급격하게 가속시킬 것이며, 그동안 우리가 꿈도 꾸지 못하였던 새로운 기회가 세계 도처에서 생길 것이다. 겉으로만 보면 너무나 바람직하고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비즈니스나 금융의 세계화에 장점과 더불어 많은 단점이 동반되는것처럼 교육의 세계화 또한 논쟁의 소재가 되고 있다.
일단 한국과 같은 나라는 인재 유출을 우려한다. 해마다 수만명의 학생들이 더 좋은 교육환경과 삶을 찾아서 미국과 유럽으로 유학을 가는데 이런 고급 인력들이 우리나라를 떠난다는건 그만큼 우리의 경쟁력이 해외로 누수된다는 말이다. 이와는 반대로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의 걱정은 해외 유학생들 때문에 미국의 학생들이 설 땅이 없어지는건 아닐까라는 조금은 다른 차원의 고민이다. 또한, 이보다는 더 근본적인 걱정은 외국 대학교들의 파워가 더 세질수록 바로 미국 대학들의 세계 위상이 더 낮아지고 이로 인해서 미국의 국력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인거 같다. 오바마 대통령도 선거 캠페인 중 이와 비슷 질문을 미국국민들에게 한 적이 있다: “중국과 일본과 같은 나라들이 공학 박사들을 미국보다 더 많이 배출하는 이 판국에 미국이 어떻게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틀린 말은 아니며, 미국인들이 당연히 걱정해야한다. 아직까지는 미국이 전세계 유학생들을 가장 많이 유치하고 있지만, 2000년도에 25%였던 유학생 시장 점유율이 7년만인 2007년도에는 19%로 떨어졌다. 또한, 전통적으로 미국으로 학생들을 보내던 중국과 일본과 같은 아시아 국가들이 이제는 그 반대로 해외 학생들을 자국의 대학으로 끌어오고 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머리좋은 학생들을 미국 대학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아시아 국가들은 – 특히, 중국과 싱가폴 – 서구의 선진 교육을 받은 교수들을 매력적인 조건에 채용하고 있으며 낙후된 대학 시설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국가 예산을 대학교 보수공사 및 신규 기관 설립에 쏟아붇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공과 대학의 반열에 끼기 위해서 수조원의 예산을 몇몇 소수의 공과 대학교에 배정하였으며, 사우디 아라비아는 Abdullah 왕으로부터 13조원의 기부를 받아서 사우디의 카이스트인 Kaust를 세웠다. 참고로 Kaust는 이 13조원 한방으로 전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기부금을 받은 대학이 되었다고 한다. 다덜 이렇게 미친듯이 대학과 교육에 돈을 투자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고등 교육의 향상이 국가 혁신과 국력 신장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끝없는 논쟁
교육의 세계화로 인하여 발생하게 되는 국가간의 치열한 경쟁과 교류를 저자 Wildavsky씨는 “Free Trade in Minds”라고 책에서 정의한다. 하지만, 한미 FTA를 대환영하는 국민이 있는가하면 결사반대하는 분들이 있듯이, 국가간의 “자유지식교류” 또한 그 찬반과 논쟁은 끊이질 않는거 같다.
인도의 경우 외국 대학은 인도에 분교설립을 하지 못하는 국가법이 존재한다. 인도의 MIT인 IIT (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의 한 학장은 IIT 학생들이 해외에서 인턴쉽하는걸 금지시키기까지 했다. 미국에서 인턴쉽을 하면 분명히 학생들이 졸업 후 미국에서 일을 하려고 할 테니까 이런걸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이다. 말레이시아는 공립대학의 외국인 학부 학생 비율을 5%로 제한하였다. 외국인 학생들을 너무 많이 등록시키면 그만큼 말레이시아 자국민들이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든다는 명제인데 좀 말은 안되는거 같다.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서구의 경우 인도나 말레이시아와 같은 과잉보호 정책은 잘 사용하지않지만, 특히 미국의 경우 외국인 비자 문제때문에 아직도 많은 미국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건 사실이다.
이러한 제도적인 문제점들은 교육의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지만, Wildavsky가 경고하는 교육의 세계화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심리적 보호정책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의 교육 시스템이 더 좋아지고, 다른 나라 학생들이 더 공부를 잘하면 우리 나라가 상대적으로 쳐진다는 그런 생각을 뜻한다. 영국 Nottingham 대학의 닝보 (중국) 캠퍼스 총장인 Ian Gow씨도 이런 보호심리를 가지고 있다. 그는 중국이 영국의 대학과 교류하고 협력하는건 영국의 지식을 중국이 흡수하는 일방적인 파트너쉽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글쎄다..내 생각은 오히려 중국의 문화와 지식을 영국이 흡수하는 그 반대인거 같지만.

교육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Wildavsky는 Ian Gow와 같은 사람들은 교육의 세계화에 있어서 암덩어리와도 같은 존재라고 비난한다. Ian과 같은 사람들은 교육을 중상주의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 즉, 국가의 번영을 위해서는 유한한 글로벌 자본/자원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만 한다는 그러한 관점이다. 결국 이러한 유한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국가들은 전쟁을 하고 이기는 국가가 있으면, 반드시 지는 국가가 생긴다는 이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적 캐피탈 (knowledge capital)은 다르다. 유한하지 않고 무한하다. 머리는 쓰면 쓸수록 좋아지고 지식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은 무한하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똑똑한 재원들이 더 많이 태어날 수록 글로벌 지식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해질 것이지만, 이러한 지적 경쟁은 전쟁과는 달리 항상 선의의 경쟁이 될것이다. 중국과 인도에서 더 많은 수준급 대학이 생기고 더 많은 학생들이 대학 교육을 받게되면 이는 서구의 국가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지 해가 되지 않는다. 지식을 늘린다는건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지식이란 누구다 다 활용할 수 있는 공공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교육의 세계화로 인한 지식, 아이디어 그리고 학생들의 자유로운 교류는 동서양 모두를 위해서 좋은 현상이다. AMEN.

한국인들의 7 가지 실수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일하다 보면 – 특히, 대한민국이 그나마 강하다고 자처하는 IT 분야에서 –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오는 비즈니스맨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원래 알던 분들이 미국에 출장 온다거나, 또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시장조사를 오신다거나, 아니면 아는 사람들의 소개를 통해서 만난다거나…아마도 나는 한 달에 3~4명의 새로운 한국 비즈니스맨들을 이메일/전화/미팅을 통해서 알게 되는 거 같다. 거기다가 모든 한인이 살면서 일생에서 한번은 거친다는 LA라는 지리적인 특색을 고려하면 더욱더 많은 한국분을 알게 된다.

실로 LA에 살면서 그동안 나는 많은 한국 비즈니스맨들을 –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시는 – 만날 기회가 있었다. 경영인, 창업가, 언론인, 영화배우, 운동선수, 식당업, 제조업, 농수산물 등등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세계라는 무대를 대상으로 바쁘게 사시는 분들이며 모두 나름대로 배울 점들이 많은 분이다. 이 분들을 만나면서 내가 느꼈던 한국인들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고쳤으면 좋은 점 7가지를 여기서 한번 나열해 본다. 물론, 이 리스트는 나의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리스트이기 때문에 굳이 남들의 동의를 구하지는 않지만 거의 10년 이상 우리나라 분들과 같이 일을 하면서, “와..내가 미국인이었다면 이럴 땐 정말 황당해할 거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들을 모아놓은 사례들이다.

1/ 이메일 계정 -언젠가 한국에서 꽤 잘나간다는 신문사 기자를 미국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의 명함에 기재된 이메일은 bonjoureverybody@xyz.com 이었다. 몇 주 후에 만난 한 벤처기업 마케팅 이사의 이메일은 bestandhappy@wxy.com이었다. 무슨 특별한 뜻이 있냐고 물어보니 “항상 최선을 다해서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자는 뜻입니다.”라고 아주 자랑스럽게 말을 하더라 – “이거 생각해낸다고 정말 고민 많이 했어요.”라는 말도 함께. 이 분이랑 같이 미국 회사 중역들과 미팅을 하였는데, 명함의 이메일을 보고 황당해하는 그 미국인들의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메일 주소는 무조건 이름을 사용해라. 왜 그러냐고 묻지도 마라. 그냥 무조건 자기 이름과 성을 가지고 이메일 주소를 만들어라. 이건 너무나 기본적인 이메일 원칙이며, 미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비즈니스맨들이 이렇게 function하고 있다. 튀는 것도 좋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데는 그냥 평범한 원칙을 따르는 게 좋다. 괜히 말도 안되는 ‘튀는’ 이메일 계정을 만들지 말고 그냥 누가 봐도 무난하고 이름을 외울 수 있는 이메일을 사용해라. 나도 여러 개의 이메일 계정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kihong, khbae, kihong.bae, kbae 이런식으로 되어 있다.
유난히 아시아인들이 (특히 한국과 일본) 독특한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이런 걸 볼 때마다 미국인들은 많이 비웃고 우습게 생각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언제 한번 관심을 가지고 9시 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봐라. 10명 중 9명의 기자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메일 계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나 언론인들은 이런 걸 좀 자제해주면 좋을 거 같다.

2/ 회사 이메일 – 할리우드로 진출하고 싶어 하는 한국의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사장과 함께 LA에서 미팅을 한 적이 있다. 아직 생긴 지 얼마 안되는 회사라서 명함은 준비가 안 되었는데 뭐 미국에서의 명함은 한국에서와 같은 절대적이고 심각한 의미를 지니지 않기 때문에 그건 그다지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그 사장이 미팅을 하였던 미국인의 명함에 적어준 본인의 이메일은 xyz@paran.com이었다. 파란을 당연히 모르는 미국인은 “파란”이 모기업의 이름이냐고 물어봤는데 내가 미쳐 중간에 끊어서 답변을 하기 전에 그 사장이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아뇨, 파란은 그냥 웹메일입니다. 회사 메일이 있는데 그냥 귀찮아서 잘 사용 안 합니다.”
미팅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면서 나는 그 사장한테 그게 귀찮아서 명함에 파란 메일을 박아서 다니려면 그냥 짐 싸서 집에 가라고 했다. 이건 너무나 당연한 건데 아직도 한국에서 오시는 비즈니스맨들을 보면 hotmail, hanmail이나 gmail을 명함에 박아서 다니시는 분들이 너무나 많다. 물론, 아직 법인 설립을 하지 않았거나 회사 이름을 정하지 않았다면 큰 상관은 없지만 대부분 거의 2~3년 이상 회사를 운영하신 분들이 이러니 참…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보자. 내가 비즈니스 미팅에서 어떤 회사의 대표이사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의 회사 명함에 abc@hotmail.com이라는 이메일 주소를 보면 어떤 느낌을 받을까? 엉터리 회사, 사기꾼 또는 진지하게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3/ CC: – 한국분들과 이메일을 하다 보면 cc:의 개념을 잘 이해 못 하시는 분들이 뜻밖에 많다. 내가 메일을 보낼 때 누군가를 cc: 하면 cc:된 사람도 계속 그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그 이후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그 사람도 cc: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면 답장을 할 때는 항상 reply all을 하는 게 예의이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한국 비즈니스맨들은 그냥 reply를 한다. 그러면 내가 또 다른 사람을 cc:해서 답장을 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또 그냥 나한테만 reply를 한다.

분명히 이 사람은 cc:라는 걸 모르는 사람일 것이다. 정말 답답한 사람들이다.

4/ 명함 – 실리콘 밸리에서는 명함을 아예 안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메일이 커뮤니케이션의 주수단인 동네에서 명함을 굳이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어떤 분들은 환경을 위해서라고 한다). 설령 명함을 상대방한테 주더라도 그냥 한 손으로 주는 게 이 동네의 분위기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냥 명함을 던져주는 분들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랑 일본 사람들은 명함을 무슨 목숨과도 같이 지키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항상 명함을 무슨 신주 모시듯 꺼내고, 두 손으로 매우 반듯한 자세로 상대방한테 전달하는 경향이 있는데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 그냥 한 손으로 전달하면 된다.

5/ 악수 – “두 손” 전략은 비단 명함 전달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악수를 할 때도 한국분들은 굳이 두 손으로 악수를 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반가움의 밀도를 표현하는 거라고 하지만 괜히 미국에서는 이상한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악수는 그냥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한 손으로 상대방의 손을 지긋이 잡아주면 된다. 그리고 악수를 하면서 쓸데없이 허리를 굽히거나 괜히 굽신거리는 몸짓을 취하지 않아도 된다.

6/ 회사 연혁은 생략 – 한국 회사의 소개자료를 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 게 있는데 바로 회사 창립일부터 현재까지 매년/매달 단위로 주저리주저리 적어놓은 회사 연혁이다. 특히, “중소기업청 이노비즈” , “대한민국 혁신벤처기업상” 등등 전혀 미국 비즈니스에 도움되지 않는 연혁들을 소개자료에 집어넣는 회사들이 있는데 미국 회사들은 이런 회사의 연혁을 주저리주저리 회사 소개 자료에 포함하지 않는다. 회사 경영진, 제품/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정도만 포함하면 된다.

7/ 어설픈 영문 자료 – 이 또한 매우 짜증 나는 현실이지만 아직도 너무나 많은 한국 회사들의 영문 자료나 영문 웹사이트를 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영문 표현들과 오타들이 수두룩하다. 어떤 회사는 보니까 회사 이름에도 오타가 있던데 한 1년 동안 그 틀린 글자가 그대로 웹사이트에 올라가 있더라. 어차피 미국인이 아니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서 철자나 영문법 같은 거야 틀릴 수 있다고 굳이 주장하시는 분들한테는 그러면 그냥 집으로 가시든지 아니면 준비가 된 후에 다시 미국으로 오시든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영문자료는 주위에 영어 잘하는 사람이나, 외부 전문 기관에 돈 몇 푼 주고 검토해달라고 부탁하면 되는 건데 그런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분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미국에 와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려고 하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위에 나열한 7가지 “mistake”들은 어떻게 보면 별것 아닐 수도 있다. 어떤 분들은 내가 이런 부분들을 지적하면 “너 지금 어릴 때부터 외국 살아서 영어 잘한다고 자랑하냐?”라고 비꼬면서 비아냥거리시는 분들도 있다. 과연 그런 걸까? 솔직히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이슈들이고, 그렇다고 위에 나열한 7가지 실수들이 큰 계약의 성사를 방해하거나 회사를 하루 아침에 망하게 하는 절대적인 deal-breaker 수준의 실수들은 아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은 다르다. 모든 일에 있어서 “기본”이라는 건 존재한다. 아무리 창의력과 차별화가 요구되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이지만 항상 변하지 않는 기본적인 비즈니스 에티켓들이라는건 존재하며, 미국에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런 기본적인 규칙들은 지켜져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

봉이 “스티브” 잡스선달 – App 시장에 대한 재미있는 조사

회사에서 아이폰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조사를 하다가 재미있는 숫자를 몇개 발견해서 간단한 계산을 해봤다. 그냥 간단하게 공개된 여러가지 자료를 짬뽕해서 나름대로 몇가지 숫자들을 만들어 봤는데 혼자 알기에는 좀 아까워서 여기서 공유해본다. 물론 Gartner Group에서 일하는 내 와튼 동기들이 보면 비웃을만한, 현란하고 디테일한 그런 시장 보고서는 절대 아니고 그냥 대략적으로 큰 숫자들만 나열하였으니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이거나 또는 틀린 부분들이 있으면 가차없이 지적 부탁한다.

1. 지금까지 몇대의 아이폰이 팔렸을까? 애플이 공식적으로 매분기마다 발표하는 earnings report에 자세히 나와있는 수치를 모아봤다. 2007년도 3사분기에 iPhone Original이 처음 미국시장에 출시된 이후로 지금까지 (2010년 8월) 팔린 iPhone의 수는 대략 6,000만대이다. 삼성이나 LG에서 새로운 핸드폰이 대박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준이 1백만대라고 알고 있는데 6,000만대는 정말 amazing한 숫자인거 같다.거기다가 이 숫자는 iPhone 4의 첫 2-3일 판매치만 포함하고 있다. (참고로 애플의 2010년 회계 년도는 2009년 9월 27일 ~ 2010년 9월 25일이다. iPhone 4가 미국에서 6월 24일 판매를 시작하였는데 판매 시작 3일만에 170만대가 팔렸다)

2. iPhone으로 Apple은 과연 돈을 얼마나 벌었을까? 매출은 애플에서 발표를 해서 공개되어 있지만, 정확하게 얼마를 남겨먹는지 한번 계산해 봤다. 아이폰 하나 팔때마다 얼마가 남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들이 있지만 텍사스 오스틴 기반의 Portelligent라는 조사기관의 수치를 여기서는 참고하였다.

  • iPhone 실제 가격은 대략 $500 ~ $600 정도이다
  • iPhone의 마진율은 대략 40% ~ 50%이다 (이 부분이 조금 까리하다)
  • iPhone의 실제 제조 비용은 $220 정도이다 (마지막 조립 비용은 제외)
  • 즉, iPhone 한대 당 애플이 남겨먹는게 대략 $200 ~ $250 정도이다 
  • 지금까지 팔린 아이폰 수 59,634,000 x 아이폰 한대당 남는 돈 $225 = $13B (17조원)

3. 그러면 iPhone App으로는 과연 돈을 얼마나 벌었을까? 이또한 다양한 가설과 추측치를 기반으로 계산할 수 밖에 없었다.

  • 모바일 광고 회사인 AdMob이 (얼마전에 구글이 인수) 약 1년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체 iPhone 사용자 중 50%가 App을 구매하며, 인당 평균적으로 한달에 $9.49를 사용
  • App Store는 2008년 7월 출시되어 현재까지 27개월 동안 운영됨
  • 지금까지 팔린 아이폰 수 59,634,000 x 50% x 월평균 App 구매 비용 $9.49 x 27개월 = $7.6B (9.9조원)

하지만, iPhone App을 사용할 수 있는건 iPhone 뿐만이 아니다. iPod Touch도 가능하다.

  • iPod Touch 출시 이후에 판매된 iPod의 수는 (iPod, iPod Nano, iPod Shuffle, iPod Touch 등 모든 iPod 포함한 수치) 1억 6천만대
  • Piper Jaffray에 의하면 전체 판매되는 iPod 중 iPod Touch가 대략 47% 정도
  • 지금까지 판매된 iPod Touch는 대략 1억 6천만 x 47% = 7,520만대
  • AdMob에 의하면 전체 iPod Touch 사용자 중 40%가 App을 구매하며, 인당 평균적으로 한달에 $9.79를 사용
  • 지금까지 팔린 iPod Touch 수 75,200,000 x 40% x 월평균 App 구매 비용 $9.79 x 27개월 = $7.9B (10.3조원)

즉, 전세계 iPhone과 iPod Touch 사용자들이 App을 사는데 쓰는 돈은 대략 $15.5B (20조원)정도이고, Apple이 App 매출의 30%를 가져가니까 App Store에서 남는 돈이 대략 $4.7B (6조원)인 셈이되는거다. 솔직히 iPhone 관련 애플이 실제 하는거는 마지막으로 부품들을 조립해서 팔고 마케팅 하는거 밖에 없지만 (대부분의 부품은 한국이나 대만에서 제조된다) 어찌되었던간에 애플의 손이 가는 제품이다. 하지만, 앱 시장은 정말 놀라운게 애플은 그냥 개발자들이 앱을 만들어서 팔 수 있는 시장 (marketplace)만을 제공하는건데 여기서 이렇게 막대한 이윤을 챙겨먹다니…입이 쩍 벌어진다. 이건 마치 도박판을 위한 장소를 제공해주고 house fee를 챙겨먹는 비즈니스와도 같다 (영화 ‘타짜’에서 였나…누군가 다음과 같이 말한거 같다. “궁극적으로 도박판에서 이기는건 하우스다.”)

결론: 계산상 오류, 가설의 신빈성, 시장에 떠도는 정보의 신뢰도 등을 완전 무시하고 위의 계산들이 맞다고 하면 애플은 핸드폰으로 지금까지 17조원을 챙겼고, 자신들은 손도 더럽히지 않고 남이 만들어서 열심히 파는 앱 시장에서 6조원을 챙긴셈이 된다. 앞으로 출시될 새로운 iPhone과 iPod Touch 그리고 이제 막 불이 붙기 시작한 iPad까지 합세하면 실로 엄청난 비즈니스가 될것이 확실하다. 봉이 “스티브” 잡스선달의 탄생이다.

*참고로 위의 수치들은 iAd로 인한 광고 수익이나 In-App 구매를 통한 수익을 포함하지 않는다.

스타트업 바이블 Q1 – VC가 되기 위한 조건

Q: 엔젤투자자/VC이 어떤식으로 일 하는지 그쪽 분야에서 일하려면 어떤 스킬이나 경험이 도움이 되는지 좀 더 알고 싶어서 문의 드렸습니다. (@juntae22)

A: 벤처/스타트업과 관련된 모든것들이 하나의 정답이 없듯이 이 질문에 대한 답도 물어보는 사람들에 따라서 천차만별일거 같습니다. Strictly 제 개인적인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최대한 자세히 답변을 드려보자면….일단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 졸업장이나 특정 자격증과 같이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가져야하는 조건은 없습니다. 즉, 돈만 있으면 누구나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투자자들이 돈을 확보하는 방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원래 돈이 많은 집안에서 태어났거나 아니면그동안 돈을 많이 벌어 놓은 케이스가 있습니다. 이런 케이스가 가장 이상적인 상황인데, 자기 돈을 가지고 신생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게 되는거라서 혹시나 투자가 성공적이지 못하고 투자한 회사들이잘 안되어도 특별히 미안한 마음이나 부담을 갖지 않아도 돼죠. 어차피 자기 돈을 잃는거니까요. 이 첫번째 케이스가 아마도 대부분의 angel investor에 해당하는 경우일거 같습니다 – 참고로, 요새 엔젤들의 트렌드는 자신의 자본과 남의 자본을 합쳐 더 큰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서 조금 더 VC와 같이 조직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Super Angel들이라고 하죠.
두번째 케이스는 내가 돈이 별로 없어서 돈많은 친구들, 기업, 학교, 연금 등등의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fund manager와 같이 남의 돈을 관리해주는 개념인데 대부분의 VC들이 이런식으로 운영됩니다. 투자를 한 투자자들을 LP (Limited Partner)라고 하며,이 돈을 직접 관리하면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게되는 VC들을 GP (General Partner)라고 하죠. 이렇게 남의 돈을 가지고 운영함에 있어서의 장점은 바로 펀드 규모가 커서 더 많은 회사에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거는 아닙니다. 남의 돈을 관리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pressure와 스트레스가 큰 부담이 되며, 창업자들이 VC로부터 돈을 투자 받으면 이런저런 간섭을 받는거와 같이 GP들도 LP들로부터 간섭을 받습니다. 특히, 수익률이 그다지 좋지 않은 VC들은 더더욱 간섭을 많이 받죠.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이렇게 남의 돈을 관리해서 투자하고 수익을 만들어 주는 대가로 GP들은 management fee와 carried interest fee를 받습니다.
Management fee는 말 그대로 돈을 관리해주는 대가로 받는 관리비이며, VC 회사 직원들 월급과 운영비로 쓰입니다. 보통 전체 펀드의 1-2%를 management fee로 가져가죠. 하지만 GP들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거는 carried interest fee 때문입니다. 투자를 해서 수익이 발생하면 (벤처투자는 잘되면 그냥 수익이 아니라 대박 수익이 발생하죠) 수익의 20%를 GP들이 챙기는데 우리가 아는 돈을 많이 번 VC들은 다 이렇게 해서 돈을 번겁니다. 참고로, 위의 퍼센티지들은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책이나 매뉴얼에 박혀있는 숫자들은 아닙니다.

여기에서 VC의 조건이 몇가지 kick-in 합니다. 투자를 위한 투자 유치를 할때 분명히 LP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합니다. “제 학교 어디 나왔지?”랑 “전에 누구랑 뭘 했지?”가 그 대표적인 질문들입니다.이거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인데 역시 LP들한테 매력적인 GP로 보일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믿음직한 방법이 좋은 학교의 졸업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문대학 출신이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VC의 진로로 진출할때는 조금은 더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또한, VC를 하기전에 이미 투자관련 업무를 경험하였거나 아니면 성공적으로 창업을 해서 exit을 하였다면 네임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LP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게 훨씬 더 수월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 그럼 투자를 위한 펀드를 마련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제는 이 돈을 가지고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야하는데 이런 스타트업들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바로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VC의 조건이 kick-in 합니다.즉, 좋은 학교를 나와서 좋은 친구/선배/후배들이 주위에 많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사람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에 남들보다 더 일찍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exit한 경험이 있다면 그 명성을 듣고 많은 유능한 후배 창업가들이 투자 좀 해달라고 찾아올텐데 요새같은 seller’s market에서는 이게 정말 고맙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seller’s market은 과거와는 달리 창업가들이 VC들한테 투자를 받으려고 줄을 서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요새는 유능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려고 VC들이 창업가 집앞에서 줄을 서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유능한 스타트업이라면 돈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넘쳐흐르기 때문에 창업가들이 “저희 회사에 투자 좀 해주세요”라고 하면서 찾아올 정도로 존경받는 VC가 되면 그만큼 편하다는 말입니다.

솔직히 더 쓰라면 이 주제에 대해서는 책을 한권 쓸 수도 있을거 같은데 대략 이정도로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VC/엔젤/투자와 관련해서 제가 자주 찾는 VC들의 블로그 2개를 소개드립니다:

-Y CombinatorPaul Graham 블로그 
Andreessen HorowitzBen Horowitz 블로그

또한, 파워블로거이자 Oracle 본사의 PM 조성문님이 최근에 포스팅한 “실리콘 밸리의 엔젤 투자”는 엔젤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배기홍

종이책의 종말 – Get Ready for eBooks

나는 한 달에 책을 1~2권 정도 읽는다. 단순히 독자로서 책을 읽을 때는 그냥 별 생각 없이 재미있는 책, 재미없는 책 이렇게 분류를 하면서 읽었는데 최근 약 1년 동안 출판사와 같이 작업을 하면서 출판업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분야를 요새 조금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요새 출판업계의 화두는 ebook인 거 같다. 참고로, 미국과 유럽이 특히 그렇고 아직 한국은 그냥 눈치만 보고 있는 거 같다. 솔직히 전자책에 대한 말들과 전자책 device는 그다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1971년도에 Michael Hart는 Gutenberg Project를 통해서 다양한 종류의 e-book 프로토타입을 대중에게 소개하기 시작하였고 여기저기서 작은 제조업체들이 ebook 기기들을 만들어서 시장에 소개하였다. 그렇지만, 아직도 대중은 종이의 냄새, 잉크의 냄새 그리고 물리적인 책을 만졌을 때의 그 뿌듯한 보람과 느낌을 잊지 못하고 책은 무조건 종이의 형태로 소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하였다.

일반 소비자를 위한 첫 번째 ebook은 1990년대에 시장에 소개되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휴대용 기기들이 마땅치 않아서 대중적인 인기도를 얻는 데 실패하였다. ebook을 읽을 수 있는 옵션은 투박한 컴퓨터 화면이나 아주 작은 핸드폰 화면만 있었기 때문이다. 2007년도에 Amazon이 Kindle을 시장에 소개하였다. 엄청난 콘텐츠를(Amazon.com의 책들) 기반으로 device를 파는 이 비즈니스 모델은 Apple이 iTunes와 iPod를 가지고 음악 시장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새로운 각도에서 번들해서 파는 – 신개념의 device play를 그대로 재활용한 모델이었고 이때부터 ebook과 epublishing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2010년도 4월 애플의 iPad 출시와 함께 ebook 시장은 말콤 글래드웰이 말하는 ‘tipping point’를 향해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Bold Predictions
8월 3일 Lake Tahoe에서 열렸던 Techonomy Conference에서 CNBC의 여성 앵커 Maria Bartiromo가 진행했던 패널에서 MIT Media Lab의 창시자이자 기술 전도사로 유명한 Nicholas Negroponte는 (그는 또한 “Being Digital: 디지털이다”이라는 책의 저자이다) 남들이 눈치만 보고 있는 와중에 매우 대담한 예언을 하였다. 그는 앞으로 5년 뒤에는 종이로 만든 물리적인 책은 멸종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겠지만 이미 영화와 음악 산업의 전례를 보면 거부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말을 하였다. 1980년대에 코닥과 같은 회사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부인하였지만, 많은 전문가는 물리적인 영화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예언을 하였으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또한, 음반이나 CD 위주의 음악 산업이 이제는 완전히 디지털화된 것도 좋은 예라고 하였다.

물론, ‘멸종’이라고 해서 종이책이 완전히 사라지는걸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시장의 대세는 ebook이 될 것이라는 뜻이며 그는 좋은 예로 그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One Laptop per Child 프로젝트를 제공하였다. 이 저가의 노트북을 그는 수십만 권의 책을 디지털 포맷으로 채워서 제 3세계의 어린이들한테 보급할 수 있지만, 수십만 권의 책을 물리적으로 이 어린이들한테 선적해서 보내준다는 건 불가능하고 비효율적이라고 말을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no, no, no’ 라고 하겠죠. 아직도 서점이 좋고 도서관에 가서 책 냄새를 맡는 게 좋다고 하면서…그렇지만, 그들이 그렇게 이 변화의 물결을 부인하고 있는 바로 지금 변화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10년 후가 아닙니다. 바로 5년 후에는 ebook이 대세가 될 것입니다.”

TechCrunch의 편집자들 또한 매우 충격적인 예언을 한다. 앞으로 5년 후에는 동네의 작은 서점은 모두 문을 닫을 것이며, Barnes & Noble이나 Borders와 같은 대형 서점은 8년 후에 모두 문을 닫을 것이라고 한다. 더욱더 재미있는 사실은 2020년이 되면 모든 물리적인 도서관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때가 되면 CD나 레코드판이 우리의 기억 저편에 위치한 까마득한 추억이 된 것처럼, 종이책들은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유물이 될 것이라고 한다.
TechCrunch에서 인터뷰한 이미 ebook을 출판하고 있는 많은 작가는 ebook에 대해 좋지 않은 의견들과 불평들은 다 근거가 없다고 한다. 종이 책들이 냄새가 더 좋고, 이쁘고…그리고 ebook을 읽으면 눈이 나빠진다니 하는 이 모든 게 사실무근이라고 한다. 이런 말들을 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책을 많이 사지 않는 사람들이며, 이미 지금 시중에서 구매 가능한 책 중 10%가 ebook이라고 한다.

버클리 대학교 주변에서 꽤 크고 성공적인 동네 책방을 운영하던 – 2008년도에 Barnes & Noble 때문에 결국 책방을 닫았던 – Andy Ross씨의 말을 빌리자면, “요새 출판업계에서 매일매일 들리는 말은 ebook밖에 없습니다. 저는 음악 산업과 비슷한 그림이 그려질 거 같아요. ebook이 표준이 될 날이 곧 올 것이며, 구텐버그의 500년 종이 역사는 그때 끝날 겁니다.” 그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종이책과 물리적인 서점의 장래는 매우 어둡습니다. 동네 책방은 말할 것도 없고, 대형 서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e-Reading
그런데 정말로 이런 예언들이 맞는 것일까? 물론, 음반 시장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순탄치 않은 길을 하나씩 짚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거 보다 더 빨리 ebook이 메인스트림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책이라는 게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소장가치 면에서도 정신적으로 큰 기쁨을 주는 물건이 아닌가? 이제 더이상 책으로 가득 찬 서재를 친구들과 가족들한테 자랑하면서 보여주지 못한다는 게 얼마나 우울한 상상인가? 그 대신 아이패드의 전자도서관을 보여줘야 하는 것일까? 이 힘들고 복잡한 질문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e-reading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자.

최근에 1,200명의 ebook 기기 사용자들을 (Amazon의 Kindle, Apple의 iPad 그리고 Sony의 Reader의 사용자)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그중 40%가 종이책만 읽을 때보다 ebook 기기를 가지면 독서를 더 많이 한다고 한 적이 있다. 올해 9월 말까지 약 1,100만 명의 미국인들이 ebook 기기를 소유할 것이라고 Forrester Research에서 예측하고 있으며, 작년 대비 올해 상반기에 미국에서의 ebook 매출은 약 183%나 성장하였다. 이미 아마존에서는 전자책 판매가 물리적인 책의 판매를 뛰어넘었다는 발표를 한 적이 있으며, Kindle을 구매한 고객들은 그전보다 3.3배나 많은 양의 책을 구매한다는 수치를 공식적으로 집계한 적이 있다.
매우 놀라운 숫자들이지만, 과연 Kindle과 iPad와 같은 기기들의 신선도가 떨어진 다음에도 e-reading이 이러한 성장을 해서 대중의 삶 속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을지는 현재 미지수이다. 하지만, 항상 휴대할 수 있다는 – 물리적인 책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 큰 차이점을 생각한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e-reading이 대세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현재 내 iPad에 30권 정도의 책을 소유하고 있는데 비행기를 탈 때 30권의 종이책을 들고 탈 수는 없다.

또한, 전통적인 인쇄 기계에 의존하는 종이책과는 달리 최첨단 기술의 지원을 받는 ebook은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수동적인 독서에 뭔가 다른 차원의 interactivity를 가미한다. 아동 독서 작가인 Lynley Dodd씨는 “Hairy Maclary”라는 시리즈물에서 한 권의 책을 iPad App으로 만들어서 팔고 있다. 이 앱을 사용하면 부모님이나 애들이 책을 직접 읽는 걸 녹음할 수가 있고, 책을 보면서 동화책의 삽화를 직접 색칠할 수도 있다. ebook 기기는 또한, 두 손이 아닌 한 손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으며,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는 손가락으로 글씨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침대에서 불을 끈 상태에서도 기기의 백라이트를 이용해서 어둠 속에서도 독서가 가능하며 책을 구매하기 전에 무료 샘플을 다운받아서 읽을 수 있는 전통적인 종이책이 제공하지 못하는 장점들이 있다.

물론, 그렇다고 종이책만의 장점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DRM과 보안 기술 때문에 우리는 좋은 책들을 친구와 가족들과 같이 나누어볼 수 있는 미덕을 ebook을 통해서는 누릴 수가 없다. 또한, 비행기 이/착륙하는 기간에는 모든 전자기기를 꺼야 하기 때문에 옆에 앉은 할아버지가 종이책을 읽을 수 있는 동안에 독서의 즐거움을 당분간 접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여기 Wall Street Journal에서 제시하는 e-reading 관련 재미있는 숫자들을 몇개 소개한다:

  • 지난 1년동안 ebook 기기 소유자들의 51%가 그 전보다 전자책을 더 많이 구매함 (종이책은 9%)
  • ebook 기기로 한달에 읽는 독서량은 2.6권 (종이책은 1.9권)
  • 2008년 대비 2009년도 미국 종이책 판매량은 1.8% 감소
  • 2009년 미국에서의 ebook 판매량은 176% 증가
  • ebook 기기 소유자들의 51%가 매일 ebook 기기로 독서를 함
  • ebook 기기 소유자들의 86%가 일주일에 한번 이상 ebook 기기로 독서를 함

Books vs. E-Books
그러면 일반적인 종이책과 전자책을 조금 더 자세히 항목당 한 번 비교해보자:
1. 생산비용 – $4.05 ($26짜리 종이책) vs. $0.50 ($9.99 전자책 다운로드)
2. 작가한테 떨어지는 원고료 – $3.90 (종이책 한 권당) vs. $2.12 (다운로드 한 건당)
3. 무게 (같은 책 기준) – 1kg 종이책 vs. 0.01kg 킨들 ebook 기기
4. 탄소 배출량 – 50권의 종이책을 만드는데 필요한 탄소 배출량과 1개의 ebook 기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탄소 배출량이 동일 (아직은 종이책이 조금 더 green 한 선택)
5. 2009년도 매출 – $2억5천만 (종이책) vs. $2,900만 (ebook 다운로드)
6. Jane Austen의 “Seven Novels” 가격 – $12.99 (종이책) vs. 공짜 (Kindle Version)

500년 동안 존재하던 종이책과 이제 갓 시작하는 전자책을 이렇게 개별로 비교하는 게 조금은 억지스러운 면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서로 장단점이 존재하는 거 같다. 물리적인 종이책을 손에 쥐는 뿌듯함과 진열대에 배치된 책을 보는 것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건 ebook을 통해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정신적인 즐거움이며, 소중한 친구들과 좋은 책을 서로 빌려보는 공유의 미덕 또한 종이책으로만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재미이다. 하지만, ebook의 상대적인 저렴함, 휴대성 그리고 날이 갈수록 발달하는 전자책 관련 기술들 또한 ebook을 우리가 무시하면 안 되는 중요한 요인들이다.

The Future of eBooks
그러면 ebook의 미래에 대한 내 생각은? 음…솔직히 출판업의 “출”과 “판” 자도 모르는 내가 감히 이런 예측을 하는 게 조금 우습지만, 지금까지 내가 꼼꼼하게 읽고 느낀 점들을 종합해서 몇 마디 할 수 있다면 나도 ebook에 큰 한 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 1998년도에 대박 히트한 Meg Ryan 주연 “You’ve Got Mail” 이라는 영화에서 맥 라이언이 운영하는 작은 책방이 대형 체인 서점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걸 우리는 목격했다. 1980년대에 큰 성장과 수익을 누릴 수 있었던 이러한 대형 서점들은 불과 10년도 채 되지 못해서 Amazon과 같은 인터넷 책방으로부터 시장을 빼앗기기 시작하였으며, 700개 이상의 물리적인 서점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서점 체인인 Barnes & Noble은 8월 초에 시장에 매물로 나와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참고로, Barnes & Noble은 현재 아주 추잡한 적대적 인수의 싸움에 휘말려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깜짝 놀랐던 게 700개 이상의 건물에서 책 장사를 하는 Barnes & Noble의 시가총액이 1조 3천억 원밖에 안된다는 거였다. 참고로, Amazon의 시가총액은 무려 70조 원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12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Oxford Dictionary를 이제 더 종이책으로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며칠 전에 Oxford University Press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연간 $295를 내면 온라인 사전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에 비해서 옥스포드 사전을 책으로 마련하면 20권짜리 사전이 무려 $1,165이라고 한다. 1989년도에 출판된 버전은 21년 동안 30,000권밖에 팔리지 않았지만, 옥스포드 사전 온라인 서비스는 매달 2백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세계 최대의 서점이 되어버린 Amazon에서 3년 전에 Kindle을 출시하였는데 3년 만에 이미 종이책보다 더 많은 수의 Kindle 버전의 전자책을 판다고 Jeff Bezos가 발표한 적이 있으며, 올해 안으로 종이책보다 Kindle용 ebook을 더 많이 팔 것이라는 예측을 그는 공식적으로 하였다. 여기에 6개월도 안 되어서 이미 3백만 개가 넘게 팔린 Apple의 iPad와 Google이 곧 출시할 eBook Store를 고려해보면 구텐버그가 지하에서 대성통곡할 만도 하다. 확실히 출판업계에도 기술이 미치는 지대한 영향으로 인해서 큰 지각 변동이 예상되며, 이 바닥에서는 피튀기는 싸움이 벌어지겠지만 모든 게 그렇듯이 이러한 싸움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우리 소비자들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책을 구매할 수 있고, 굳이 차를 몰고 책방에 가지 않고 그냥 원 클릭으로 구매 프로세스를 완료할 수 있는 혜택을 우리는 이미 누리고 있다. Kindle보다 역사는 짧지만 나도 얼마 전에 산 애플의 iPad는 e-reading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바로 컬러 독서를 가능케 하고 있다.

앞서 말한 Barnes & Noble과 아마존의 시가총액: 1조3천억원 vs. 70조원 – 바로 기술을 이용한 유통의 경제성과 ebook이 지배할 세상에서의 종이책의 암담한 미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숫자들이다. 책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보면 말도 안 된다고 하시겠지만, 객관적인 data를 그렇게 부인할 수도 없을 것이다. 과연 ebook의 시대가 올까 말까는 논의조차 하지 말자. 그건 기정사실이다. 이미 그 혁명은 시작되었다. 우리가 진짜로 물어보고 출판업자들이 걱정해야 하는 건 과연 언제일까이다. 5년 후, 10년 후 아니면 1년 후?

아직도 이건 말도 안 된다고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미국 레코드 공업협회에서 따온 자료를 소개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음악 시장인 미국의 경우, 현재 디지털 음악의 매출은 전체 미국 음악 시장의 40%를 차지한다. 0%에서 40%까지 되는데 소요된 기간은 단지 8년이었다.”
-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