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비즈니스모델에 대해

나는 일주일에 2번씩, 규칙적으로 글을 쓴다. 내 블로그를 꾸준히 읽은 분 중, 작년부터 글 중간과 끝에 지저분한 구글 애드가 갑자기 나타났고, 이게 또 최근에 다 없어졌다는 걸 눈치채신 분이 있을 것이다. 엄청난 트래픽이 있는 건 아니지만, 꾸준한 방문자가 있고, 구글애드를 블로그에 붙이면 나 같은 캐주얼 블로거들이 얼마큼 벌 수 있는지 직접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실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서 구글애드를 최적화할 수 있는데, 나는 그냥 코드만 붙여놓고, 한 1년을 돌려봤다. 솔직히 나쁘진 않았다. 아주 많이 버는 달은 거의 1백만 원의 광고매출이 발생했고, 스타벅스 커피는 이걸로 맘껏 사 먹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그렇다고 여기서 월 수천만 원의 광고 매출이 발생하진 않았고, 애매하게 버는 돈에 비해, 블로그를 읽는 독자의 사용자 경험은 상당히 지저분해졌다. 그래서 며칠 전에 구글 애드센스 광고를 다 내렸는데, 블로그 로딩 속도도 빨라졌고, 읽는 경험도 좋아졌다. 물론, 매달 몇십 만 원의 돈을 이젠 못 벌고 있지만, 어차피 내가 블로그로 먹고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놓여 고민하는 스타트업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괜찮은 제품을 만들어서 어느 정도의 사용자를 확보했는데, 투자받은 돈은 떨어져 가고,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아직 못 만들어서, 추가 투자유치가 힘들어 매일 밤잠 설치면서 고민하는 대표를 나는 자주 본다. 절대적인 트래픽에 의존하는 비즈니스가 아니고, 사용자가 적어도 이 소수의 사용자가 돈을 많이 지급할만한 그런 서비스를 우리가 팔고 있다면, 트래픽에 신경 쓰지 않고, 서비스를 계속 개선해서 인당 매출을 늘리면 된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굳이 돈을 내야 하는 서비스가 아니라면, 주로 무료로 제공해서 절대적인 트래픽을 키우고, 광고로 돈을 번다. 이런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면, 위에서 내가 하던 고민을 심각하게 해야 한다.

주 비즈니스모델이 광고이고, 평균 이상의 트래픽이 나오지만, 그렇다고 폭발적으로 방문자나 사용자가 증가하지 않는 비즈니스가 광고를 노출하면 – 특히, 자체적으로 수주한 광고가 아니라 구글 애드센스라면 – 빠져나오기 힘든 어정쩡한 구멍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트래픽이 있기 때문에 광고 수익이 발생은 하지만, 월 수백만 원 수준이라서 이걸로 먹고 살 순 없다. 그리고 더 심각한 건, 이로 인해 그나마 있는 유저들의 사용자 경험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쉽게 설명하자면, 매출도 별로고, 트래픽도 별로인 그런 서비스를 운영하게 되는데, 투자자가 보기엔 이런 서비스는 최악이다.

오히려 매출은 하나도 없지만, 트래픽과 사용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비즈니스, 또는 트래픽과 사용자 수는 약하지만, 유저당 지출이 엄청나게 높아서 매출이 높은 비즈니스를 투자자들은 선호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매출이나 유저수나 그냥 적당한 서비스라면, 근근이 먹고살 순 있지만, VC 투자는 쉽지 않다. 물론, 근근이 먹고 사는 비즈니스가 망하는 비즈니스보단 훨씬 낫고, 이 상황까지 오기 위해 매일 피똥 쌌지만, 그래도 투자자들이 찾는 그런 비즈니스는 아니다.

그래서 광고가 주 매출 원인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대표님들한테 내가 항상 충고하는 건,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가볍게 검증하는 건 좋지만, 트래픽이 없어서 이로 인한 매출이 큰 의미가 없다면, 그냥 비즈니스 모델 붙이지 말고 계속 성장 모드로 가라고 한다. 잘못하면 그동안 힘들게 모았던, 별로 없는 기존 사용자들도 짜증 나서 이탈하는 위기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투자할 자원을 성장에 집중하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고, 그 이후에 비즈니스 모델을 붙이면 훨씬 더 폭발적인 매출 증가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분위기 킬러

작년에 몇몇 회사 내부 미팅에 참석했다. 우리 투자사도 있었지만, 지인의 부탁으로 같이 미팅에 참석한 경우도 있었다. 모두 뭔가를 축하하기 위한 미팅이었는데, 그동안의 비즈니스 성과와 성장을 직원 및 투자자와 공유하는 자리라서 상당히 들뜬 분위기에 미팅이 진행됐다. 대표와 경영진은 회사의 핵심 KPI 대비 몇 퍼센트 성장했다는 자료를 보여주면서 그 자리에서 손뼉을 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로 상황을 몰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대부분 비즈니스는 무리한 외적 성장을 하기 위해서 비용을 과도하게 지출했고, 시장과 제품을 테스팅한다는 명복 하에 너무 많은 것들을 해서 본인들의 코어 비즈니스가 뭔지도 잘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냥 껍데기와 숫자들만 보면 많은 성장을 했고, 자축을 해야 하지만, 조금만 더 객관적으로 현실을 바라보면, 실은 자축이 아니라 자숙해야 하고, 오히려 위기의식을 바짝 가져야 하는 타이밍이었다.

이런 상황을 나는 자주 접한다. 창업가는 자신의 아이디어나 실적을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 아이디어를 생각하기 전에 매우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고 시장을 연구했기 때문에 이건 분명히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라는 확신을 하는 경우가 많고, 정말 힘들게 만든 매출과 수치이기 때문에 이게 대단한 거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이런 분들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투자자의 역할 중 하나는 비현실 속의 구름 위에 있는 창업가를 지속적으로 현실로 끌고내려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대부분 창업가는 열정적이고 비전이 큰 사람들이다. 원대한 비전에 이끌려서 사업을 시작하고, 실행은 하나씩 작게 하지만, 항상 머릿속에는 바라보고 있는 큰 비전이 있다. 어렵지만 계속 즐겁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창업가가 꿈꾸는 미래, 즉 비전이다. 그런데 현실과 비전을 계속 왔다 갔다 하다 보면 가끔 이 둘 사이의 경계선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오랫동안 같이 일을 하다 보면 팀원들도 이런 대표한테 영향을 받는다. 비전과 꿈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러면 정말 배가 산으로 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큰 기업을 운영하신 경험 있는 분들은 비즈니스가 잘 될 때가 가장 위기라는 말을 많이 한다. 기업을 운영할 때는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며, 잘 되도 잘 안된다고 가정해야 하고, 잘 안되면 더욱더 명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데, 이게 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잘 안 되는 거 같다. 이런 창업가의 눈을 지속적으로 뜨게 해주고,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투자자들인 거 같다. 적당히 회사 내부에도 들어와 있지만, 그래도 항상 외부에서 회사를 보는 위치에 있어서 그렇다. 그래서 나는 항상 ‘분위기 킬러’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남들이 봤을 때는 잘 되고 있는데도 나는 항상 비관적인 말을 해서 그런 거 같다.

그래도 이런 분위기 킬러들이 많아야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봐야지 발전이 있다.

아웃라이어 VC, 아웃라이어 창업가

얼마 전에 Crunchbase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읽었다. 의사가 되려면 의대를 가야 하고, 변호사가 되려면 로스쿨을 가야 하는데, VC가 되고 싶으면 어떤 전공을 공부해야 할지에 대한 답변을 구하기 위해서 미국과 캐나다의 투자자 4,500명의 학력을 분석한 내용이다.

요약하자면, 하버드, 스탠포드, 유펜, MIT 등의 소위 말하는 ‘탑스쿨’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VC들이 많고, 학사 학위만 있는 VC보다 석사와 박사 출신 VC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학사 – 28%; 석사 – 57%; 박사 – 16%). 나를 포함한, 내 주변에 있는 VC들만 봐도 대부분 MBA가 있는 석사 출신이 많은 걸 보면, 맞는 분석인 거 같다. 그리고 기사를 조금 더 읽어보면, 57% 석사 학위 중 80%가 MBA라고 한다. MBA 학위가 VC가 되기 위한, 소위 말하는 ‘골든 티켓’인 셈이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일반 학교 MBA보다는 하버드, 스탠포드나 워튼같은 탑 MBA 학위의 VC가 많은 걸 봐서는, 한국이랑 비슷하게 미국도 뭘 공부했냐 보다는, 어디서 공부했냐가 더 중요한 거 같다. 다른 분야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VC 분야에서는. 내가 보기에는 VC의 절대다수를 상징하는, 이렇게 적당히 많이 공부한 VC들은 비슷한 성향과 시각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이런 비슷한 성향과 시각을 가진 VC들이 투자하는 회사들도 정규분포곡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거 같다. 투자 실적은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지도 않고, 그냥 평범하다.

그냥 이렇게 결론이 나면 좀 재미없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주위를 둘러보면, 실은 다른 패턴들이 보인다. 간혹 만루홈런을 치는 VC들이 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회사에 투자해서 수천, 또는 수만 퍼센트의 exit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 VC들은 위에서 언급한 평균적인 VC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고, 학교도 아이비리그나 서울대 나오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MBA도 없다. 아웃라이어 VC라고 할 수 있다. 창업가를 봐도 비슷한 패턴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잘 하는 창업가들을 보면, 평균적으로 좋은 학교 나왔고, 좋은 직장 경험이 있다. 좋은 회사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유니콘 스타트업이 되진 않는다. 그냥 적당히 좋은 회사가 된다. 유니콘 기업을 만드는 창업가를 보면, 좋은 학교 출신이 아니거나, 아예 대학을 안 나온 사람들도 많다. 아웃라이어 창업가라고 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이건 아주 개인적인 의견인데, 좋은 학벌이나 좋은 직장 경험과 같은 골든 티켓이 없으면, 스스로 더 노력하기 때문인 거 같다. 남들이 5천 시간 일 할 때, 이들은 1만 시간 일한다. 물론, 이들 모두 기본적으로는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들이고, 자신이 하는 업에 대한 깊은 지식이 있지만, 더 열심히 하므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볼 수 있고, 모든 사람이 오른쪽으로 갈 때, 이들은 왼쪽으로 갈 수 있는 소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어라, 그러면 시장이 답할것이다

“제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통할까요?” , “우리 제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어보는 창업가들한테 나는 항상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시장한테 물어보라고 한다. 투자는 우리 같은 투자자가 하지만, 실제 제품은 시장이 사용할 것이고, 투자자는 시장의 반응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만드는 제품이 과연 좋은 제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은 시장에 물어보는 것이다.

실은, 제품만 그런 게 아니다. 투자자들이 회사를 평가할 때 항상 하는 일 중 하나가 대표이사와 창업팀의 reference check이다. 스타트업 커뮤니티는 워낙 좁아서 한,두다리 걸치면 웬만한 사람 평판은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실은 이런 reference check을 몇 번 하다 보면 세상 자체가 얼마나 좁은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논리는 VC 커뮤니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프라이머 기수 회사들 대상으로 나는 매번 투자유치 관련 세션을 진행하는데, 창업가들도 투자자들의 reference check을 반드시 하라고 한다. 흔히 투자받는 과정은 남녀가 결혼하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모든 VC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창업가들의 평판을 확인하는데, 창업가들도 이 투자자가 어떤 사람인지 당연히 평판을 확인해봐야 한다. 주로 아쉬운 쪽은 항상 급하게 돈이 필요한 창업가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돈이나 덥석 받으면 안 된다. 나한테 도움을 주는 VC로부터 투자를 받으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나한테 해가 되지 않는 VC한테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실은 투자자 중에서도 이상한 사람도 많고 사기꾼도 많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VC의 평판을 가장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여기로부터 투자받은 다른 창업가들한테 물어보는 것이다. 투자받은 사람한테 물어보면, 그 VC한테 돈을 받았는데 당연히 좋은 말만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지만 현실은 항상 그렇진 않다. 우리도 처음에는 너무 좋아서 어떤 창업가한테 투자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분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서 다시는 이 사람한테 투자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내 얼굴에 침 뱉는 거지만, 다른 VC가 이 창업가에 대한 reference check을 할 때 나는 그대로 내가 느꼈던 좋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 다 말한다. 창업가한테 VC reference check을 할 때도 비슷한 상황을 많이 본다. 일단 돈이 급했고, 투자 협상 할 때는 괜찮은 투자자 같아 보였는데, 막상 투자를 받고, 시간이 흐르면서, 특히나 비즈니스가 잘 안 풀릴 때 투자자의 본심이 나온다. 여기서 경험이 좋지 않았을 경우, 이 창업가의 입에서 투자자에 대해서 좋은 말이 나올 리가 없다.

그리고 창업가의 VC에 대한 피드백은 대부분 정확하다. 어려운 시기에 투자까지 해준 사람에 대해서 창업가가 나쁜 말을 한다면 그 투자자는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도 새로운 투자할 때마다 대표이사한테 항상 스트롱벤처스에 대한 평판을 확인해보라고 하고, 특히 우리한테 투자받은 대표들한테 직접 물어보라고 한다. 다행히도 지금까지는 아주 나쁜 소리를 듣진 않았다.

시장은 항상 옳다. 뭐든지 궁금한 게 있다면 시장에 물어보면 정확한 답을 얻을 것이다.

블록체인이 아니라 비즈니스다

블록체인과 크립토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사람은 별로 없어도, 한 번도 안 들어본 사람은 한국에 없을 정도로 요새 이 분야가 뜨고 있다. 나도 비트코인, 암호화폐, 블록체인, 그리고 ICO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관련 분들과 자주 이야기를 한다. 이런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하듯, 이번에 프라이머 13기에 지원한 많은 회사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90년도 후반 인터넷이 메인스트림 시장으로 퍼지고 있을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회사 이름 앞에 ‘e’만 붙이고 뒤에 닷컴만 붙이면 눈먼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실제로 이렇게 해서 투자를 받고 망한 회사가 엄청나게 많았고, 이후 닷컴 버블이 무너지면서 1차 인터넷 붐이 꺼졌다. 물론, 인터넷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혁신과 성장을 반복하면서 세상을 돌아가게 만드는 인프라가 되었다. 요새 블록체인을 보면 비슷한 상황이 보인다. 너도나도 “블록체인 기반의 xxx”를 외치면서 투자자들에게 피칭을 하고 있다. 이게 참 재미있는 게, 정말 재미없어 보이는 스타트업이고, 하나도 섹시하지 않은 비즈니스모델인데도, 이걸 블록체인 기반으로 만들겠다고 하면 갑자기 흥미로워지는 걸 보면, 나도 눈먼 투자자는 아닌지 의심이 간다. 그냥 데이터베이스 위에서 만들면 재미없고, 블록체인 위에서 구현하면 재미있어 지는 게, 참 재미있다.

어쨌든, 나는 블록체인은 많은 걸 변화할 거라고 생각하고, 정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블랙스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모든 게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위에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는 비즈니스를 설명할 때 “인터넷 기반의 비즈니스”라고 꼭 설명을 해야 했다. 그런데 요새는 당연히 모든 비즈니스가 인터넷 기반이기 때문에, 굳이 “우리 비즈니스는 인터넷 기반으로 돌아갑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하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 일 거 같다. 한 5년~10년 후에는 모든 비즈니스가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블록체인 기반의 비즈니스”라고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직 decentralization보다는 centralization이 더 쉽지만, 미래에는 decentralization이 제대로 구현되어 모든 비즈니스는 분산 인프라 기반으로 돌아갈 것이다.

자, 모든 게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위에 올라간다면, 도대체 어떤 비즈니스가 정말로 이길 수 있을까? 우리 같은 투자자는 블록체인이 아니라 뭘 봐야 할까? 아마도 다시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결국엔 좋은 팀, 좋은 제품, 좋은 시장이 이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요새 “블록체인 기반의 비즈니스”를 볼 때 아예 ‘블록체인’ 자체를 제외하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도 좋은 비즈니스 같다면, 이런 비즈니스에 투자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