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답은 비트코인

Meet-Bitcoin-Unlimited-Developer-Andrew-Stone가상암호화화폐의 춘추전국시대이다. 이 열풍은 비트코인으로 시작했고, 이더를 통해서 다시 뜨거워졌고, ICO를 통해서 워낙 많은 화폐가 신규생성되어서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현재 대략 1,000개 이상의 암호화화폐가 거래 가능한 거 같다.

비트코인이 가장 먼저 생겼기 때문에, first mover의 장점이 있지만, 이후에 생긴 화폐들이 오히려 기술적으로 더 발전했고, 보안 면에서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더가 그 대표적인 사례인 거 같다. 그리고 비트코인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새 비트코인의 forking 때문에 이 동네가 매우 어수선해서, 장래가 어둡다는 의견을 비치는 분들도 꽤 있다. 최근 몇 개월 동안의 비트코인과 이더의 가격변화만 보더라도, 이더가 시장의 신뢰를 더 많이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비트코인, 이더, 모네로, 스팀 등 꽤 다양한 암호화화폐를 사고팔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비트코인을 가장 좋아하고, 믿고 있다. 위에서 말한 대로, 비트코인은 암호화화폐의 선두주자로 가장 강력한 브랜드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고, 이로 인한 엄청난 네트워크효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화폐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암호화화폐’ 또는 ‘가상화폐’ 하면 비트코인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는 건 상당한 강점이다. 실은, 그동안 Mt.Gox와 같은 사고가 터지고,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갈등으로 인해서 개발자들이 떠나기도 했지만, 아직도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는 개발자 네트워크는 상당히 강력하고, 실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능력 있는 개발자 네트워크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뒷받침해주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화폐들도 브랜드가 있고, 개발자 네트워크가 존재하지만, 비트코인에 비하면 많이 약하기 때문에 나는 비트코인의 장래가 가장 밝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새로운 개발자 그룹이 제안한 Bitcoin Unlimited는 기존 Bitcoin Core 프로토콜 보다 블록의 규모 자체가 커서, 비트코인의 고질적인 문제인 거래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 hard fork를 제안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현재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어서, 가격이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걸로 추측된다. Unlimited가 제안하는 블록 자체를 크게 만드는 건, 마치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도로 자체를 크게 만드는 거와 비슷하고, Core 쪽에서 주장하는 방법은,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현재의 도로 인프라 기반에서 차량 흐름 자체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인데, 솔직히 어떤 게 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런 싸움 자체가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더욱더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 건설적인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Bitcoin.com>

해봐야지만 아는 것들

4월 2일 막을 내린 2017 Shell Houston Open 골프대회 우승을 한국의 강성훈 선수가 아쉽게 놓쳤다. 나는 강성훈 선수보다는 개인적으로 Rickie Fowler 선수를 좋아해서 시간 날 때마다 계속 경기를 시청했다. 몇 번 홀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린의 오른쪽 끝에 깃대가 있었고, 그린 바로 옆에 큰 벙커가 있었다. 대부분의 선수는 안전하게 플레이했고, 벙커를 피해서 그린의 다른 쪽에 공을 올렸지만, 리키 파울러는 홀을 바로 공략했고 구멍과 벙커 사이에 아주 정교하게 공을 올렸다.

나는” 우와!”하고 소리쳤는데, 내 옆에 있는 골프를 잘 모르는 분이, “저기 공을 올리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그냥 저쪽으로 공 치면 되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골프를 좀 해 본 분이라면, 그 작은 공을 내가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올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 것이고, 이렇게 정교한 플레이를 하는 프로선수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면서 스윙연습을 했는지 알 것이다. 물론, 해보지 않은 사람들한테는 그냥 작대기로 공을 치는 게임이고, 넓은 페어웨이로 치는 거나, 위에서 말한 좁은 공간으로 치는 거나, 다 똑같아 보일 것이다.

비즈니스도 비슷한 거 같다. 자기 손으로 직접 사업을 시작해서, 뭔가를 팔아보지 않은 분들한테는 매출 100만 원 비즈니스가 좀 우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스타트업 경험이 없는 분들과 우리 비즈니스에 관해서 이야기하거나, 우리 투자사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면, 종종 이분들이 우리 투자사들의 미비한 수치를 무시하고, 우습게 생각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겉으로는 안 그런척하지만, 대부분 속으로는, “좋은 회사에 투자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매출 100만 원 하는 회사야?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냐? 좋은 회사 맞아?”라고 생각하는 걸 그 표정에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회사를 만들고, 제품을 직접 만들고, 고객을 발굴하고, 제품을 팔아서 돈을 벌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뭔가를 내가 직접 판매하는 게 얼마나 힘들고 값진 것인지. 이 분이 직접 만든 매출 100만 원은, 삼성과 같은 대기업의 조 단위 매출보다 훨씬 더 의미 있고, 어려운 성취이다. 안 해본 사람들은 절대로 모르고 무시하지만, 해본 사람들은 마치 자기 일같이 좋아해 주고, 축하해준다.

우리 투자사 중 미국에서 반려견 사료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헤이마일로라는 이커머스 회사가 있다. 외국에서 수입해본 경험이 없는 분은, 그냥 개밥 미국에서 수입해서 팔면 되는 건데, 이게 뭐 그렇게 대단한 비즈니스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실제 그런 말을 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 하지만, 이분들은 해외의 공급업체를 발굴하고, 연락하고, 관계를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들고, 누군가 먹는걸 수입 등록하는 프로세스가 얼마나 까다롭고 어려운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안 해봤기 때문에, 보기엔 너무 뻔하고, 쉬운 과정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디테일과 어려움을 모르는 것이다.

벤처는 배우고, 공부하고, 남이 하는걸 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직접 해봐야 한다.

Storj

storj나는 드롭박스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구글 드라이브나 드롭박스 같은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내 파일에 접속할 수 있는 건 큰 장점이기 때문에 나도 1년에 $99를 내면서 드롭박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완벽한 제품은 아니다. 특히 프라이버시나 보안에 민감한 분들한테는 – 나는 그렇게 민감한 편은 아니다 – 드롭박스라는 업체가 내 모든 정보를 관리하고 소유한다는 생각 자체가 끔찍할 것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에 드롭박스가 나쁜 맘을 먹는다면, 큰 사고가 발생할 것이고, 이미 해킹된 사례가 있으므로 불안하면서도 계속 사용하기도 한다.

2014년 4월, Storj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젝트가 Storjcoin X(SJCX)라는 자체 코인 발행을 통해서(=ICO) 분산 저장 서비스를 시작했다. 드롭박스와 같은 중앙집권형이 아닌, 블록체인을 활용한 분산된 P2P 저장 서비스인 Storj는 나 같은 일반인이 PC나 클라우드의 남는 공간을 블록체인 기반의 자동화된 네트워크를 통해서 불특정 다수한테 빌려주고, 이에 대한 비용을 암호화화폐로(비트코인 또는 SJCX) 받을 수 있는 플랫폼/네트워크이다. 블록체인과 이더리움 기반의 네트워크라서, 드롭박스와 같이 해킹당할 확률도 낮고, Storj가 이 네트워크를 소유하지 않기 때문에 내 아이디와 암호를 중앙 DB에 저장하지 않고, 비용 또한 매우 저렴하다.

나도 아직 Storj를 제대로 사용해보지 않아서, 완전한 경험에 대해서는 직접 말할 수는 없지만, Storj에저 자체적으로 드롭박스와 비교한 자료를 보면,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된 네트워크에서 공간을 사고파는 게 드롭박스와 같은 중앙집권형 서비스보다 10배~100배 더 저렴하다고 한다

그리고, 드롭박스 API를 사용해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방법과 같이, Storj API를 사용한 재미있는 분산 애플리케이션들이 개발되고 있다. 블록체인 클라우드에 저장된 파일을 위한 PDF 뷰어나, 음악재생을 위한 뮤직플레이어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나도 Storj를 좀 사용해보고 계속 블로그를 통해서 그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

성장 조절하기

growth-copy12-650x552최근에 실리콘밸리 투자자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 특히, Y Combinator와 관련된 사람들 – 꽤 많은 사람이 월 30% 성장을 강조한다. 매출이든 사용자든, 회사에 중요한 수치를 매달 30%씩 성장시키는 건데, 얼핏 이 30이라는 숫자를 보면, 그렇게 큰 수치 같아 보이지 않는다. 지금 월 매출 100만 원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다음 달에는 130만 원 하면 되고, 또 그 다음 달에는 169만 원 하면 된다. 하지만, 한 달도 빠지지 않고 매달 30%씩 성장하면, 1년 동안 23배 성장하게 된다. 즉, 1월 매출 100만 원인 스타트업이 12월에는 2,300만 원 매출을 달성한다. ‘미친 성장’이다.

잘 exit 한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한 분들, 또는 유니콘 회사에 투자해서 이런 성장을 가까이 지켜본 분들은, 잘 된 회사 중 초기에 이렇게 미친 듯이 성장하지 않은 회사는 없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렇게 빨리 성장하는 회사에 투자해 본 적이 없어서, 모든 스타트업이 이런 J 커브를 그리면서 성장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가 투자한 많은 회사는 성장은커녕, 매출이 감소하는 경우도 많고, 어떤 달은 성장하고, 그 다음 달은 다시 감소하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우도 많지만, 나는 이 회사들이 나름 잘하고 있고, 언젠가는 큰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우리 투자사들이 시간이 갈수록 계속 성장하는 곡선 또는 직선을 그렸으면 좋겠다. 월 30% 성장이 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미비하더라도, 꾸준한 성장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우리 투자사 중, 절대적으로 큰 수치는 아니지만, 그 전달에 비해 상대적으로는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회사가 있다. 3월 중순의 매출로 봐서, 3월이 마감될 때는 그 전달 대비 약 100% 성장도 가능할 거 같았고, 팀원들은 역대 최고의 성장과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 제품 고도화와 마케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이 팀한테 조심스럽게 제안한 건, 인위적으로 성장을 조절하자는 거였다. 즉, 전 달 대비 2배의 성장을 할 수도 있지만, 일부러 20%만 성장하자고 했으며, 이 목표를 달성하면 마케팅과 같은 판매 관련 활동을 일부러 늦추자고 했다. 그래서 3월 매출을 2월 대비 20% 성장시키고, 4월 초부터 다시 성장을 가속해 4월 매출 또한 3월 대비 20% 성장하자고 했다.

내가 이렇게 성장을 조절하자고 제안한 배경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이커머스를 하는 이 회사는 아마도 자체적으로 돈을 벌기 전에, 또 외부 펀딩을 받아야 할 것이다. 물론, 받지 않고 자생하는 게 가장 좋지만, 이커머스의 특성상, 돈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펀딩을 받기 위해서 투자자들과 만나면, 이들이 모두 보고 싶어 하는 건 지속해서 성장하는 비즈니스이다. 매달 30%씩 성장을 못 하더라도, 매달 성장하는 걸 보여줘야지만, 이 팀이 뭔가를 제대로 하고 있고, 이 비즈니스와 시장도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투자자들은 믿을 것이다. 만약에 두 달 연속 100% 성장하고, 그다음 달 반 토막 나고, 그 다음 달에 또 조금 성장하지만, 즉시 또 감소하는 롤러코스터 곡선을 그리면, 대부분 투자자는 이 비즈니스를 좋지 않게 볼 것이다. 왜 비즈니스가 지속해서 성장하지 못하냐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해야 할 텐데, 이 시점에서는 모든 게 변명으로 들릴 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매달 조금씩 성장하는 그림을 그리라고 한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배움 때문인데, 단시간 안에 비즈니스가 너무 빠르게 성장하면, 회사가 그 성장을 견인하면서 이를 통해 배움을 얻기보다는, 예상치 못한 성장에 의해서 회사가 견인되면서 급한 불 끄는 데 급급해지기 때문이다. 왜 우리가 성장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이 성장을 가속하거나, 필요하면 늦출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이, 외형만 커지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좋은 회사들은 대부분 빠르게 성장하고는 있지만, 성장의 페이스에 맞춰서 회사가 조절되기보다는, 회사의 페이스에 맞춰서 의도적으로 성장을 조절한다. 이 회사들은 다음 달에 20%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확히 어떤 제품을 판매할지, 어떤 마케팅을 할지, 페이스북에서 얼만큼의 마케팅 예산을 집행해야 할지, 꽤 정확하게 알고 있다. 더 중요한 건, 이런 성장을 위해서는 어떤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지 알기 때문에 채용도 계획적으로 적시에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스타트업이 이렇게 성장을 조절할 수 있는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있지는 않다. 대부분, 조금이라도 커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조금 성장하는 거 보다는 많이 성장하는 걸 선호한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이 성장을 현명하게 계획하고 조절해서, 꾸준한 성장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이미지 출처 = Rental Housing Business>

ICO(Initial Coin Offering)와 코인경제

ICOvsCrowdfunding가상암호화화폐 분야에서 요새 활발한 활동이 일어나는 쪽이 ICO(Initial Coin Offering) 이다. 비트코인 거래를 위해 만들어진 블록체인이 이제는 비트코인 자체보다 더 커지면서, 수많은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을 보이며, 이는 투자와 크라우드펀딩 분야도 해당한다.

ICO는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젝트를 위한 투자금을 모집하는 방법인데, 일반 벤처투자같이 회사 지분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이 프로젝트가 발행하는 암호화화폐(토큰)를 얼리어답터와 초기 지지자들한테 판매한다. ICO를 통한 투자금은 주로 비트코인으로 받는데,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한 개발비용으로 사용되며, 투자자들은 이 프로젝트의 ‘주주’가 된다. ICO라는 말이 좀 낯설지만, 실은 우리가 잘 아는 이더리움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ICO이다. 이더리움이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서, 이 프로젝트가 발행하는 암호화화폐인 이더를 판매하면서 약 2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현재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5조 원이 넘는다.

실은 ICO는 IPO, 또는 크라우드펀딩과 유사하다. 특정 프로젝트의 일부를 판매하면서 투자를 유치하고, 현재의 리스크에 투자하는 대신, 투자자들에게 미래의 성공을(또는 실패)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IPO와 비슷하다. 하지만, 전문 투자자가 아닌, 열정과 관심을 두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얼리어답터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크라우드펀딩과 비슷하다(다만, 킥스타터나 텀블벅과 같은 중개인은 없다). 또한, ICO는 그 어떤 금융기관에 등록되거나 규제받지 않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는 없기 때문에, 아마도 많은 사람이 ICO는 실제 IPO와 크라우드펀딩의 중간 정도라고 보는 거 같다.

나는 주로 여기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ICO 리스트를 보는데,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를 창업할 계획이 있으면 초기 자금을 모집하는데 ICO만큼 빠르고 편리한 방법은 없는 거 같다. 이더리움만큼 성공하는 건 어렵겠지만, VC 초기투자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금을 더 빠르고, 더 저렴하게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대로, 크라우드펀딩의 성격도 어느 정도 있으므로, 투자자보다는 고객들한테 직접 투자받을 수 있고,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와 비슷하게, 과연 우리가 하려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초기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ICO는 스스로 코인을 발행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코인 경제라는 용어로 설명되기도 하는데, 코인 경제가 만드는 네트워크 효과에 대해서는 한 번 깊게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네트워크 효과를 모르는 분은 없겠지만, 조금 쉽게 설명해보면 혼자 사용하는 거보다 여러 명이 사용을 하면, 그 서비스의 효용성이 증가하는 효과이다. 전화, 이메일, 페이스북이 네트워크 효과를 잘 보여주는 전형적인 서비스인데, 새로운 사용자가 네트워크에 추가될 때마다 기존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훨씬 더 잘 사용할 수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네트워크도, 새로운 사용자가 이 네트워크에 가입하게 되면, 기존 사용자들이 네트워크로부터 얻는 효용이 증가한다. 이는, 위에서 말한 페이스북의 네트워크 효과랑 같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크게 다른 점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사용자들은 단순한 사용자가 아니라, 이 네트워크의 지분을(=비트코인) 보유하는 오너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오너십에 대한 가치도 증가하게 된다. 즉, 비트코인이라는 네트워크가 더 커지고, 많이 사용될수록, 비트코인의 가치(=가격)도 올라간다. 단순 네트워크 효과보다 더 강한, 코인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이런 네트워크 오너십 효과 때문에 ICO의 미래는 상당히 재미있어질 거 같다.

<이미지 출처 = CoinTelegr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