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공학, 수학 교육과 미국의 미래 – Part 2

Vivek Wadha의 반박
Barrett 회장님이 주장하시는 미국 초/중/고 교육의 전반적인 내용과 quality를 향상하고 특히 STEM 교육의 중요성은 공학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 중 한명으로써 전적으로 동의합니다(Vivek 교수가 가르치고 있는 학문은 산업공학과 비스무리한 가짜 공학이다. IE – Industrial Engineering –을 내가 학교다닐때는 Imaginary Engineering이라고 놀리곤 했다). 하지만 여기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거는 기초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하라고 미국 고등학생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냐에 대한 방법론 입니다. 인문학이나 사회과학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학문일뿐만 아니라 피똥싸면서 공부해서 졸업을 했는데 무역을 공부해서 은행에 취직한 동기보다 연봉이 2,000만원이 적은 이러한 학문을 전공하라고 우리의 학생들을 설득하는건 논리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에 비해서 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cool하지 못하다고 인식되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서 말입니다. 회장님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제 아들한테 미국의 미래가 너의 어깨위에 달려있으니까 수학 박사 학위를 받으라고 강요할 수 없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발표된 수많은 논문과 기사에 의하면 과학과 공학을 전공한 대부분의 박사들은 졸업 후 학교나 사회에서 직장 자체를 못 구한다고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미 이들은 말도안되는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2-3년의 포닥 과정을 거쳤는데도 말입니다. 재수좋은 박사들은 취직을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은 그동안 박사 졸업장을 받기 위해서 쳐부은 등록금을 돌려받을 정도의 연봉을 지급하지는 않습니다. 고등학생들이 과학, 수학, 공학을 전공하려고 하면 주위 친구들로부터 “nerd”니 “geek”라는 놀림을 받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중국이나 인도의 비슷한 전공의 학생들은 미국과는 180도 다르게 사회적 영웅 취급을 받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취직을 해도 이들은 타 전공 학생들보다 승진도 빠르고 특급 대우를 받으면서 생활을 합니다. 인도나 중국의 엔지니어들과 과학자들은 국가적인 영웅과도 같은 대우를 받지만, 미국의 어린이들은 미식 축구 선수나 연예인들을 동경하면서 자라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어떻게 무조건 STEM을 공부하라고 우리의 어린이들한테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중고등 학생들한테 미국의 국가 경쟁력과 생활 수준이 STEM 교육에 달려있기 때문에 졸업하고 굶어죽거나 거지같이 살더라도 당신들이 희생을 좀 해서 과학이랑 공학을 공부하라고 강요를 할까요? 이미 대가리가 클대로 큰 학생들이 이런 말을 들을리가 없겠죠. 1시간 짜리 드라마를 한편 찍으면 50억원을 버는 연예인을 꿈꾸고 있는 학생들한테 말이죠. Barrett 회장님 말씀대로 미국의 교육 시스템은 당연히 개선해야합니다. 미국의 기업들은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에 투자를 해야하는것도 맞습니다. 미국 정부는 연구개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연구소들을 양성하고 세제혜택을 제공해야하는것도 100% 동의합니다. 그런데 이런걸 다 하더라도 미국 어린이들이 과학, 수학과 공학을 공부해야하는 당위성을 제공할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이런 인프라에 투자를 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아들/딸들은 NBA 선수, 연예인, 변호사, 비즈니스맨과 같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분야로 진출을 할거라는 말입니다. 제가 가르치고 있는 Duke 대학의 Engineering Management Program (산업공학과 경영과학을 짬뽕해 놓은 학문이다) 석사과정 학생들 중에서 가장 특출난 학생들은 졸업하고 공학도의 길을 걷지 않습니다. 모두들 투자은행이나 컨설팅 회사에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합니다. 박사과정 학생들은? 오히려 더 심합니다. 박사 학위를 받은 학생들은 투자은행에서 quant 업무를 하고 월가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을 구하려고 양복을 입고 인터뷰를 하러 다닙니다. 과학과 공학 수준을 향상시켜야하는데 사용되어야 하는 이러한 학생들의 머리가 금융 시스템의 헛점을 찾아서 은행들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STEM 교육에 대한 관심과 집중을 증폭해서 미국에서 가장 똑똑한 인재들이 과학, 수학과 공학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동의합니다. 그리고 남들이 섣불리 선택하지 않는 이러한 고난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이 졸업 후에 충분한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국가에서 얼마를 투자해야하는 투자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STEM 교육을 얼마만큼 마케팅을 해야하는 마케팅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주장의 핵심은 궁극적으로는 엔지니어들한테는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있어야지만 더 많은 인재들이 STEM 학문을 공부한다는 것입니다.

Craig Barrett의 반박
한가지는 확실히 해두고 넘어갑시다.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와 금전적인 보상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졸업 후 연봉을 얼만큼 받는게 모든 학생들의 관심사라면 미국 고등학생 대부분이 분야를 막론하고 무조건 공학을 전공하려고 할겁니다. 왜냐하면 타과 전공자 보다 공학 학사 전공자들이 졸업 후 가장 취직이 잘되고 연봉이 높기 때문입니다 (Wadhwa 교수가 말하는건 석사와 박사들이다). 미국의 젊은이들은 돈을 많이 버는 전공을 선택하는게 아니라 개인적인 취향과 관심에 따라서 전공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학을 전공하지 않는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니라 공학에 대한 관심이 없고 본인들 취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가 최근에 접한 통계들에 의하면 미국에서 실업률이 가장 낮은 직종이 바로 엔지니어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운동선수나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겠지만 몇명이나 될 수 있을까요? 연예인, 운동선수, 비즈니스맨이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실업율이 엔지니어들보다는 훨씬 높습니다. 그러니까 이 문제는 Wadhwa 교수가 계속 주장하고 있는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또한, 대학원생들이나 포닥을 하고 있는 박사들이 쥐꼬리만한 보조금을 받으면서 몇년을 학교에서 희생하는걸 금전적으로 해석하는건 올바르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포닥이 포닥이라는 쉽지만은 않은 과정을 선택하는 이유는 금전적인 목적이 아니라 공부와 배움 자체를 즐기기 때문입니다. 현재 유명한 수많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겪었던 길을 생각해보세요. 대부분의 배우들이 수년간 춥고 배고픈 무명의 시절을 겪습니다. 그렇다고 이 사람들이 다른거 할일이 없는게 아닙니다. 이 중 많은 사람들이 하버드나 아이비 리그 학교 출신이니까요. 연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힘들고 고통스러운 길을 걷는겁니다. 박사과정을 밟은 많은 학생들이 궁극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교수직이야말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직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 금융쪽으로로 진출해서 수십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옵션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지만, 본인들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교수직을 하려고 하는 겁니다.

STEM 교육을 방해하는 장벽은 바로 미국의 초/중/고 교육의 비효율성과 한계점들입니다. 미국에서는 대학에서 STEM 과목을 전공하려면 고등학교 졸업 시 수학에 대한 해박한 이해도와 소질이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수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지식을 갖추려면 좋은 수학 선생님들이 많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의 초/중/고 수학과 과학 선생 중 1/3이상이 본인들이 가르키고 있는 과목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자격을 갖추고 있지 못한게 미국 교육의 현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어린이들한테 수학과 과학을 가르키니 어떻게 우리의 젊은이들이 STEM에 대한 관심이나 동기유발이 되겠습니까? 즉, 국가적인 차원에서 STEM 관련 컨텐츠를 미국의 초/중/고 교육 과정에 강제로라도 주입을 시켜야 합니다.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미국의 몇몇 주와 몇몇 학교에서는 이러한 작업들을 시작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대학 4년 동안 유아교육을 전공한 선생님보다 수학이나 과학을 전공한 사람들을 선생님으로 모셔오는게 더 중요하다는걸 우리 모두가 인정하고 깨달아야합니다. 지금 미국의 시스템은 (한국도 비슷한걸로 알고 있다), 학교 선생님이 되려면 교사 자격증이 있어야하며, 교사 자격증을 따려면 교육학 관련 과목이나 과정을 이수해야하는데 저는 이게 참으로 쓸모없고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이나 과학을 전공한 학생들 중 몇명이나 교육학 과목을 들으려고 할까요?

결국 이런걸 가능케 하려면 우리는 STEM 관련 컨텐츠를 미국의 교육 과정에 주입시켜서 더욱 더 많은 STEM 전공자들을 배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Kihong의 생각
Vivek vs. Craig의 논쟁을 잘 읽어보면 둘 다 아주 명확하고 valid한 포인트들을 나열하고 있다. 엔지니어들의 대우를 더 좋게 만들어야한다는 Vivek 교수의 입장에서 보면 이 말이 정말 맞는것도 같지만, 또한 Craig 회장의 입장에서 보면 더 많은 STEM 컨텐츠와 졸업생들을 펌프질하는것 또한 기업가 다운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솔직히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싶다. 즉, bottom up식 접근 방법을 선호하는 Craig 회장의 말대로 기초교육의 레벨에서 우리는 어린이들한테 수학, 과학 및 공학 교육의 재미있슴과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펌프질해야하는 동시에 top down식 접근 방법을 선호하는 Vivek 교수의 말대로 어린 시절부터 STEM 과목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계속 이 분야에서 연구와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엔지니어들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과 대우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신경써주면서 우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현실은 이 두가지를 다 추구하기에는 힘든가 보다. 미국과 같은 강대국도 이 중 하나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는걸 보면…

Anyways,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막강하고 똑똑한 두 사람이 교육에 대해서 이러한 논쟁을 벌이는거 자체가 상당히 생산적인 activity인거 같다. 그만큼 미국 교육의 잘못된 점들을 스스로 인정하고 그걸 어떻게 해서든지 한번 고쳐보려고 노력을 한다는거 자체가 참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의 이건희 회장과 카이스트의 안철수 교수가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에 대해서 논쟁을 벌이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거 같은데 이런 광경을 상상할 수도 없다는건 참으로 씁쓸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과학, 공학, 수학 교육과 미국의 미래 – Part 1

우리말에 이런 류의 말들이 많다. “옛 선조들이 한말 중에 틀린 말 없다” “부모님이 하신말 중 틀린 말 없다. 지금은 모르지만 커보면 안다.”

옛 선조는 잘 모르겠지만, 나도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우리 부모님이 하신 말과 행동들이 대부분 맞다는 점이다. 물론 대박 틀린것들도 많고, 지금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헛소리도 우리 부모님은 많이 하셨지만 그래도 90%는 맞는거 같고 매순간을 살면서 우리 부모님한테 나는 감사를 하고 있다. 죽는 그 날까지 부모님한테 감사하고 살아야할 만큼 나한테 많은것을 주셨고 희생하셨는데, 내가 부모님한테 가장 고마워하는 두가지를 꼽자면 어릴적부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통해서 독립심을 키울 수 있게 해주셨다는 점이 한가지이고, 다른 한가지는 교육의 힘과 가치를 어릴적부터 나한테 주입을 시켜주셨다는 것이다. 오늘은 이 중 두번째 포인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교육의 중요성과 국가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학생, 학교, 직장인들 그리고 기업에 교육이 어떤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최근에 접한 매우 의미있고 insightful한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솔직히 나한테 교육의 중요성과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격은 없다. 강의실에서 교수한테 비현실적이고 말도안되는 강의 내용이라는 말을 밥먹듯이 해서 수많은 C학점을 받았었고, 학교는 쓸모없는거라는걸 중퇴를 통해서 ‘몸소’ 실현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ㅎㅎ. 그렇지만 내 행동과는 달리 나는 교육 자체의 중요성과 가치를 굳게 믿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고, 교육이 젊은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잘 이해하고 있다. 여기 내가 좋아하는 2명의 미국인들이 미국의 교육 (특히 과학 교육), 교육 시스템의 잘못된 점 그리고 그러한 잘못된 점들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각각 상반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 2명의 미국인들은 인텔의 전 CEO이자 회장인 Craig Barrett과 entrepreneurship과 교육의 관계에 대해서 재미있는 연구와 의견들을 제시하고 있는 학자인 Vivek Wadhwa이다.

이 2명의 논쟁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Technology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인재들은 영업이나 마케팅 인력들이 아니라 이 회사들한테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고 회사의 근간을 만드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이 유능한 엔지니어를 데려 오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거고, 최근에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인재 모셔오기 전쟁도 다 이런 사실들을 묘사하는 해프닝들이다. 엔지니어와 과학자의 인력 pool의 크기를 결정하는 요소는 기초과학, 공학, 기술 또는 수학을 전공하고 졸업하는 대학생들의 절대적인 숫자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미국의 과학/공학/수학 전공 대학생들의 숫자가 해마다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현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미국인들 모두 이러한 위기를 극복 해야한다는데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과학/공학 전공자들의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 두 전문가들은 각기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Craig Barrett 회장은 무조건 과학, 공학과 수학을 전공하는 학부생들의 숫자를 절대적으로 늘려야한다는 “양적 논리”를 피고 있다. Vivek Wadhwa 교수는 이와는 달리 무조건 숫자를 늘리는거 보다는 과학, 공학, 수학 전공자들이 졸업 후에 더 낫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질적 논리”를 펴고 있다. 여기 그들의 논리와 생각을 조금 더 자세히 한번 읽어보자.

Vivek Wadhwa
Barrett 회장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 중 한분이며, 인텔에서 퇴직하신 후 평생을 미국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바쳐오신 분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는 수학과 과학을 양적으로 더 많이 가르쳐서 이 분야에서 더욱 더 많은 석사와 박사를 배출해야한다고 합니다. 저도 이러한 교육 환경의 향상은 100% 동의를 하지만, 미국이 점점 더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이유가 미국의 대학이 해마다 졸업시키는 과학과 공학 박사들의 숫자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기업들이 R&D;를 해외로 아웃소싱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때문이지 미국의 과학 교육에 문제점이 있거나 저희 학생들의 경쟁력이 딸려서 그런거는 아닙니다. 그 절대적인 숫자를 봐도 미국의 과학, 공학, 수학 전공 대학생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는게 아니라 오히려 해마다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바로 대부분의 졸업생들이 미국인들이 아니라 외국인 학생들이란 점이며, 이러한 외국인 학생들이 졸업 후 점점 더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인들은 더이상 수학과 공학을 전공하려고 하지 않는데 그 이유를 잘 뜯어보면 경제적인 return이 없기 때문입니다. Harvard 대학의 경제학자 Richard Freeman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과학과 공학 전공자들이 졸업 후에 받는 연봉이 타 전공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대부분의 예비 대학생들이 과학과 공학 전공을 선택하는걸 꺼려한다고 합니다. 박사 과정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학교에서 7~8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는데, 박사과정 동안 여느 직장인과 같이 stipend라는 보조금을 교수들로부터 받아서 생활을 하게됩니다. 문제는 이 보조금의 액수가 학부를 갓 졸업한 직장인이 받는 월급보다 월등하게 적다는거죠. 혼자 먹고살기도 힘든 금액인데 가족에다 애들까지 있다면 따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학생 대출을 받아야하는데 대부분의 공학 박사들이 졸업 후 학생 대출금을 갚기위해서 평생 고생하는걸 직접 제 주위에서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 반면에 외국인 학생들은 미국에서의 학위를 취업과 영주권 취득을 위한 무기로 사용하기 때문에 적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체 공학 박사과정 학생들의 60%가 외국인입니다.

학교에서의 상황 또한 이렇게 좋지 않지만, 졸업 후 이들이 직면하는 현실은 더욱 더 우울합니다. 모든 공학 박사들이 졸업 후에 교수를 하기에는 미국의 교수 자리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사학위를 따고도 대부분의 박사들은 졸업 후에 post-doc (우리는 주로 ‘포닥’이라고 한다) 이라는 최저임금 생활을 2-3년 동안 더 합니다. 그런데 현실을 잘 보면 포닥을 한 사람들 중 25%만이 교수가 되고, 이보다 더 적은 15%만이 그나마 조금 의미있는 연구 활동이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는 공과 대학의 교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주장하고자하는거는 미국의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이 수학이랑 과학을 공부해서 공학 분야에서 고등 교육을 받도록 하려면 뭔가 “돈”과 연관되어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서 동시에 우리 땅에서 열심히 공부한 외국인 과학자들이 비자 문제 때문에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게 외국인 노동법 또한 크게 뜯어 고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Craig Barrett
국가 경쟁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딱 3가지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교육 제도에 투자를 해야하며, 두번째는 연구 개발에 투자를 해야하며 세번째는 똑똑한 사람들이 연구 개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투자를 해야합니다. 이 3가지 방법의 공통 분모는 바로 “교육”이라는 점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국민들의 교육 수준과 국가 생활 지수는 매우 밀접한 비례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제가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교육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한 일본과 미국과 같은 선진 국가들은 앞으로 국가 경제와 혁신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분야들과 기술들을 지정하였으며 그 기술들은 나노기술, photonics, 신소재, MEMS, 대체 에너지, 바이오 등과 같은 new sciences and engineering technology입니다. 여기에 나열된 모든 기술들의 기본 학문은 바로 미국이 현재 절대적으로 기피하고 있는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학문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STEM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도는 바로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교육 제도를 잘 보면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충분히 예측됩니다:
1. 미국 어린이들은 다른 OECD 국가의 친구들에 비해서 수학, 과학과 문제해결 분야에서 상당히 활약이 저조합니다.
2. 해마다 기초과학과 공학을 전공하는 미국 학생들의 수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공학 대학원생들의 대부분은 외국인 학생들입니다)
3. 현재 25살 세대의 미국인들의 교육 수준은 45살 세대의 미국인들보다 낮을겁니다 (대학 졸업장 기준)
4. 대부분의 OECD 국가와 개발도상국은 대학 졸업생 (특히 STEM 분야) 들을 더욱 더 많이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만 봐도 현재 미국은 STEM 교육 분야에 있어서는 다른 나라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걸 알 수 있습니다. 아직 미국의 대학들이 전세계 최고의 대학임에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지만, 미국의 상위 공과 대학 졸업생들은 이제 대부분 외국인 학생들이고 이 학생들이 졸업 후에는 본국으로 돌아가는 인력 유출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정말로 21세기에 다른 나라들과 경쟁할 생각이 있다면 제대로 경쟁을 해야할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의 기본은 바로 위에서 말한 3가지가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교육에 투자, 연구 개발에 투자, 과학자들이 제대로 연구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투자. 만약 이렇게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는 더욱 더 심각한 인력과 기술의 누수 현상이 발생할 겁니다. 미국과는 달리 교육, 인력 그리고 환경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다른 나라로 이미 미국의 우수한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돌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연봉의 문제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는 바로 STEM 교육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미국은 STEM 교육의 중요성과 가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고등학교 학생들을 더욱 더 많이 배출해서 이 학생들이 대학에서 계속 과학, 공학과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합니다.

21세기에 경쟁을 하려면 우리는 STEM을 전공할 의향을 가지고 있는 학부생들을 더 많이 양성해야하며,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야 합니다. 바로 이 학생들이 졸업 후에 미국의 미래를 밝게 만들 수 있는 산업과 혁신에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Wadha 교수에게 직접적으로 반론을 제시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STEM을 전공한 박사들이 졸업 후 대부분 대학 교수가 되었지만 이제 박사학위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IBM과 같은 미국 유수 기업의 연수소에 이력서라도 내려면 갖추어야하는 최소한의 자질이 되어 버릴 정도로 많은 STEM 전공자들이 학업이 아닌 산업 현장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STEM을 전공한 학생들이라고 모두다 전공 분야를 살려서 취직을 하는건 아닙니다. STEM 교육은 모든 학문과 취업의 기본이 되는 “문제해결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기초교육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다른 분야로의 원활한 진출을 가능케 합니다. Fortune 500 기업 CEO들의 대학 전공이 대부분 공학인걸 보면 이러한 사실을 잘 알 수가 있습니다.

즉, 우리는 STEM 교육을 양적으로 향상시켜야합니다. 더 많은 학생들이 STEM에 관심을 갖게 만들어서 더 많은 STEM 인재들을 배출하는것 만이 미국을 21세기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할 수 있는 유일하고 막강한 방법입니다.

제 2부에서는 Vivek Wadhwa의 반박과 그 반박에 대한 Craig Barrett의 또다른 반박에 대해서 소개를 하겠다.

To be continued…

 

AdMob과 워튼의 슈퍼스타 Omar Hamoui

때는 2005년도. 워튼 스쿨 MBA 학생이었던 Omar Hamoui는 필라델피아 UPenn 캠퍼스의 끝자락에 있는 학생용 기숙사/아파트에서 학교를 다니는 동안 fotochatter라는 모바일 사진 공유 사이트를 창업하기 위해서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열심히 컴퓨터에 매달려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대략적인 서비스의 뼈대는 만들었는데 역시 가장 큰 어려움은 마케팅이었다. 아무도 모르는 갓 시작한 서비스를 어떻게 미래의 고객들한테 알리는가가 가장 큰 숙제였다. 그것도 이건 인터넷 서비스가 아니라 모바일 서비스였다. 모바일서비스를 온라인 상에서 광고하는건 약간 실용적이지 못할뿐더러 엄청나게 비싼 방법이었다.

MBA 수업에서 배운 pricing 방법들을 사용해서 대략적인 계산을 해보니 온라인 광고를 하면 모바일 유저 한명을 등록시키는데 드는 비용은 무려 $30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돈도 없고 방법도 효과적이지 못하고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을 그는 했다. 그대신 그 당시만 해도 생소하고 이제 걸음마 단계인 모바일 웹 광고 시장 쪽으로 Omar는 눈을 돌렸다. 모바일 웹 광고 비용은 1센트 CPC (Cost Per Click – 유저들이 모바일 웹 브라우저에서 광고를 한번 클릭할때마다 fotochatter와 같은 광고주가 내야하는 비용) 밖에 안했고 초기 테스트 결과는 훨씬 효과적이었다. 광고를 클릭하는 유저 중 10%가 fotochatter 서비스에 등록을 하였고, 그 결과로 인해서 순수 온라인 광고와 비교해 봤을때 유저 한명을 등록시키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30에서 10 센트로 드라마틱하게 절감되었다. 그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모바일 광고 시장의 가능성을 몸소 경험할 수 있었고,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를 발견하였다는걸 직감적으로 알게 되었다.

2006년도 1월 Omar는 나랑 비슷하게 (아 근데 결과는 비슷하지가 않다 ㅋㅋ) 워튼 MBA 프로그램을 중퇴하고 AdMob이라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 서비스를 창업하였다. AdMob은 우리가 잘 아는 구글의 광고 플랫폼이자 cash cow인 애드센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AdMob은 구글 애드센스가 웹에서 정평한 온라인 광고를 모바일 영역에 적용하는 서비스이다. 광고주들은 돈을 내고, 퍼블리셔들은 그 광고를 본인들의 모바일 사이트나 아이폰 앱과 같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집어넣어서 유저들에게 노출을 시키는거다. 유저들이 광고를 클릭하거나 서비스에 등록할때마다 퍼블리셔들과 AdMob은 광고주들이 지불한 광고비용을 나누어 먹는 그러한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창업 후 5년을 fast forward 해보자. 2009년 말에 구글은 AdMob을 무려 7억5천만 달러에 (한화로 약 9,000억원) 인수한다는 발표를 하였다. 참고로 구글의 AdMob인수 가격은 지금까지 구글이 인수하였던 벤처기업 중 3번째로 비싼 가격표이다. 첫번째는 31억 달러의 DoubleClick이고 두번째는 16억 달러의 유튜브이다. 또한, 이 deal은 여러 사람들에게 참으로 많은걸 시사하였다. 일단 불경기로 인해서 침채되어 있던 전체 tech 시장의 M&A가 다시 한번 활발해지고 있다는걸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신호탄의 역할을 하였다. AdMob은 비상장 회사라서 정확한 매출이나 재무재표는 공개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년매출이 대략 4천5백만 ~ 6천만 달러라고 추정하고 있다. 구글의 인수가격인 7억5천만 달러는 AdMob 매출의 약 16.7배인데 이러한 배수는 2005년 M&A 황금기때나 볼수있던 그러한 multiple이다. 배고픈 entrepreneur들한테도 너무나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IPO 시장이 말라가고 있는 지금 구글이나 마이크로스프트한테 회사를 파는건 모든 벤처인들의 로망인데 이 시장이 아직은 죽지 않았다는걸 의미하기도 한다. 모바일/온라인 광고 시장 또한 구글의 AdMob 인수로 인해서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있다. 2009년도는 온/오프라인 광고의 암흑기였지만 구글의 AdMob 인수 소식은 다시 광고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건강한 신호였기 때문이다. 참고로, 구글한테 질세라, 이 발표 이후 Apple은 Quattro Wireless라는 다른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를 2억 7천 5백만 달러에 인수하였다. 특히 나한테는 이 소식이 단순히 큰 deal이라는걸 넘어서 개인적으로 많은걸 느낄 수 있도록 해준 뉴스였다. 워튼이라는 동문 네트워크를 통해서 Omar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아주 친한거는 아니다) 내 주위에 있는 학교 선배가 이런 대박을 맞았다는게 자랑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당연히 부럽기도 하였다. 어떻게 보면 나도 Omar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학교를 중퇴하고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데 과연 이런 대박을 나도 맞을 수 있을지는 상당히 의구심이 들지만 어찌되었던간에 명문 MBA를 그만 둔게 주위에서 손가락질 하는거와 같이 그렇게 병신같은 선택은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쯤 하게하는 그런 계기가 되었다.

AdMob과 모바일 광고에 대해서 조금 더 dive in을 해보자. “저는 그 당시 모바일쪽에서 뭔가를 하려고 했던 수많은 벤처인 중 한명이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핸드폰 제조업체나 캐리어랑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니까 모바일 쪽으로는 그 어떤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는게 이 바닥 현실이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짜증이 나서 그러면 내가 직접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AdMob을 창업하였습니다.”라고 Omar는 AdMob의 초라하였던 시작을 회상한다. AdMob은 현재 15,000개 이상의 모바일 웹사이트들을 통해서 매달 100억개의 배너와 텍스트 광고를 서비스하고 있다. 코카콜라, P&G, 아디다스와 나이키 등이 주 고객 리스트에 포함된다. 곧 구글의 식구가 될 AdMob과 (현재 미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구글은 둘이 합쳐서 이제 미국의 모바일 광고 시장의 21%를 점유하게 된다. 2위는 AdMob의 경쟁업체인 Millennial Media인데 12%를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는 야후가 10%이고 마이크로소프트가 8%를 차지하고 있다.

솔직히 아직 전체 광고시장에서 모바일 광고가 차지하고 있는 portion은 상당히 작다. 2009년도 미국의 모바일 광고 시장의 크기는 4억 1천 6백만 달러였는데, 이는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소비된 240억 달러에 비하면 매우 보잘것없는 금액이다. 그렇지만 Omar의 주장은 앞으로 모바일이야말로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디어 플랫폼이며, 지금부터 모바일 광고를 하는 업체들은 앞으로 몇년 후면 타 경쟁사들보다 시장에서 훨씬 더 경쟁력있는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거라고 한다. 모바일 광고와 기존의 광고 매체를 – 신문, 라디오, TV 그리고 심지어는 인터넷까지 – 차별화하는 가장 으뜸 요소는 바로 모바일 광고의 reach와 relevance이다. ITU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에 의하면 세계에는 약 46억명의 핸드폰 사용자들이 있으며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핸드폰의 숫자는 전세계 TV 보유 숫자보다 3배나 많고, 데스크탑과 랩탑 PC수를 합친것 보다 5배나 더 많다고 한다. TV와 PC와는 달리 핸드폰은 우리 몸에 거의 24시간 붙어 있다. 식당에 식사하러 가거나, 백화점에 쇼핑하러 갈때, 심지어는 화장실에 큰일보러 갈때 PC는 가져가지 않지만 핸드폰은 손안에 항상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적시적소에서 광고주들은 소비자들한테 relevant한 광고를 핸드폰을 통해서 밀어 (push) 줄 수가 있다. 즉, 내가 강남 압구정동의 스타벅스 앞을 지나갈때 나의 위치를 핸드폰의 GPS 시스템을 통해서 파악한 후 현재 스타벅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커피 할인 행사 내용을 핸드폰 화면을 통해서 보여줄 수 있다. 물론, 그전에 핸드폰에서 내가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이메일등을 통해서 내가 커피를 즐겨 마신다는 성향을 이미 파악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time and location relevant한 광고를 밀어 줄 수 있는것이다. 즉, 구글이 선두하였던 쿠키와 사용자 행동을 기반으로 하는 적절한 온라인 광고에 “실시간 위치”라는 아주 파워풀한 차원을 추가한 것이 모바일 광고의 힘이지 무한 가능성이다.

특히 2007년도 아이폰의 출시는 이러한 모바일 광고 시장의 tipping point가 되었다. 또한, AdMob이 구글의 관심을 끌기 시작할 수 있었던 계기의 발판을 마련해주었던 순간이기도 하였다. 애플이 소개한 App Store와 특별한 조건이나 인맥이 없던 그 누구나 사용해서 앱을 개발할 수 있었던 SDK는 몇년 후인 지금 생각해도 모바일 웹과 우리가 모바일 기기와 컨텐츠를 사용하는 방법을 영영 바꾸어 놓은 일생 일대의 사건이었던거 같다. Launch한지 18개월도 안되어서 App Store에는 10만개의 아이폰 앱이 있었고 아이폰 유저들은 이러한 유/무료 앱들을 20억번이나 다운로드를 했다. Omar는 이런 하늘이 주신 평생 한번 올까말까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08년 7월달에 App Store가 소개되었는데 그 이후 몇 주 안되어서 AdMob은 전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 3G 광고 마켓플레이스를 출시하였고 그 결과로 2009년도 말 AdMob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서 아이폰 앱과 아이폰 브라우저들에서 노출된 광고 횟수는 자그마치 25억번 이었다. “아이폰 앱 전용 모바일 광고 포맷을 그때 저희가 처음으로 만들었는데 다들 긴가민가 했었던거 같아요. 그때까지만해도 모바일쪽으로 시도하였던 모든 새로운 initiative들이 실패하였기 때문에 AdMob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요.”라고 Omar는 그 당시 분위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AdMob은 코카콜라와 나이키와 같은 대형 브랜드들이 소비자들한테 24시간 모바일 웹을 통해서 광고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하지만, 뮤직쉐이크와도 같은 코딱지만한 벤처기업들이 모바일 분야의 노력을 현금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플랫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작은 회사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서 이걸 가지고 딱히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지만 AdMob을 이용하면 손쉽게 모바일 광고 매출을 생성할 수 있다. 실제로 AdMob 의 고객 중에 Fortune 500대 기업은 절반도 안된다. 나머지 반은 거의 다 뮤직쉐이크와 같은 작은 개발사들이다. 현재 AdMob은 160개국에서 모바일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나라의 소비자들을 reach할 수 있는것도 놀랍지만, AdMob이 또 하나 잘하는거는 바로 방대하고 분석적인 데이타를 모든 publisher들한테 제공을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어느 나라에서, 어떤 모바일 브라우저를 통해서, 어떤 연령층의 고객들이, 어떤 광고를 몇번 클릭했는가 등등…그전에는 전혀 볼수조차 없었던 이러한 알짜배기 고객정보를 작은 개발사들한테 제공을 해준다. 돈없고 힘없는 작은 회사들이 겪는 바로 이런 에로사항들이 Omar가 5년 전에 본인이 직접 느꼈던 불편함이었고, 용감한 entrepreneur라면 누구나 다 그렇듯이 그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직접 AdMob을 창업한것이다. 그것도 2007년 8월부터 2008년 1월까지 내가 5개월 동안 거의 매일 왔다갔다하던 UPenn의 캠퍼스에서 말이다.

구글의 AdMob 인수 소식은 모바일 광고 시장이 이제 곧 커지기 시작할거라는 신호탄이자, 모바일 광고 시장은 온라인 광고 시장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될거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미 Google AdSense for Mobile 서비스를 개발해서 서비스하고 있던 구글의 엔지니어들조차 AdMob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동안 만든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실패하였고, 더 이상 스스로 in-house에서 모바일 광고 솔루션을 만들기에는 기회의 창과 시간이 많지 않다는걸 느낀 구글은 AdMob을 사버린 것이다. 워튼 동문들한테 듣기로는 이제 워튼의 모든 entrepreneurship 관련 수업 자료에는 Omar Hamoui와 AdMob의 영웅담이 실려져 있고, 창업을 꿈꾸고 있는 모든 미래의 워튼 MBA들한테 Omar는 영웅으로 등극을 하였다고 한다. AdMob의 대박난 exit 소식을 통해서 나도 다시 한번 스스로를 돌아보고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같은 학교를 다니다가 나랑 똑같이 중퇴한 선배가 이렇게 잘된게 마치 내 일인 마냥 기쁘다.

AdMob 소식을 계기로 워튼 학생들도 창업을 좀 많이 했으면 좋겠다. 워튼은 솔직히 학교의 명성에 비해서 – Financial Times는 워튼을 9년 연속 No.1 business school 랭킹을 부여하였지만, MBA를 해본 사람들은 워튼은 2위나 3위인걸 누구나 다 안다. HBS가 부동의 No.1이고 2위를 가지고 스탠포드와 워튼이 항상 경쟁을 하는거 같다 – entrepreneurship이 너무 저조한 학교이다. 유명한 펀드매니저나 월가의 큰손들 중에는 워튼 출신들이 상당히 많이 있지만 워튼 출신의 인터넷 entrepreneur를 꼽아보라고 하면 딱히 생각나는 이름이 없었던게 정말 아쉬웠는데 이제는 Omar Hamoui라고 당당하게 말을 할수가 있어서 기쁘다 (내가 아는 워튼 출신의 또다른 쓸만한 창업자는 JibJab의 Gregg Spiridellis이지만, 아직 JibJab은 exit을 하지 못했다). 아 쓰바…나도 너무 늙기전에 워튼 entrepreneurship 수업 자료에 이름 한번 올라가보자 (“MBA를 중퇴하면 안되는걸 증명하는 대표적인 실패 케이스”로?? ㅋㅋ)

그래서 나도 빨리 분발해서 잘하자는 의미로 Entrepreneur 잡지에 실린 Omar Hamoui 사진을 얼굴에 대고 사진을 찍어봤다. Omar와 AdMob의 운빨과 정기를 팍팍 빨아들여보자. 옷도 워튼 Cohort D 티셔츠다.

My Dream, Our Dreams

오마하의 현자 Warren Buffett에 대해서 는 내가 이 블로그를 통해서도 여러번 언급을 하였고 개인적으로도 많이 존경하는 투자자이자 entrepreneur이다. 워튼에서 한 학기만 더 했어도 Berkshire Hathaway를 방문해서 버펫 형님과 간담회를 통해서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졌을텐데 아쉽게도 그전에 나는 학교를 그만 두었다. 워렌 버펫에 대해서는 참으로 많은 이야기와 뉴스거리를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는데 그의 자식들에 대한 기사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씨 만큼은 자주 볼수가 없다. 아니, 버펫의 아들에 대한 소식은 언론을 통해서 전혀 접할수가 없다. 그런데 얼마전에 출간된 “Life is What You Make It”이라는 책은 버펫의 아들인 Peter Buffett씨가 쓴 수필 형식의 책이다. 이 책에서 그는 아버지인 오마하의 현자가 자식들 한테 물려준 유산에 대해서 언급을 한다. 매우 세련된 표현을 썼는데, 그는 19살이 되었을때 아버지가 하고 싶은걸 다 할 수 있을만큼의 유산을 물려주었지만 그렇다 고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영어 원문은 “enough to do anything, but not enough to do nothing”이다. 그 유산은 돈이 아니었고 시골의 작은 농장이었다. 당시 스탠포드 대학에 서 공부하고 있었던 대학생인 그는 농장을 팔고 그 돈으로 아버지 회사인 Berkshire Hathaway 주식을 샀다. 그리고 그는 이 주식을 팔아서 약 9만 달러를 현금으로 챙긴 후 학교를 중퇴한다. (당시 9만 달러였던 주식의 오늘날 가치는 참고로 7,200만 달러라고 한다. 하지만 피터는 후회하지 않는다 고 한다. 과연 그럴까?)

학교를 중퇴하고 피터는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가서 작은 음악 스튜디오를 차리고 거기서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였다. 피아노도 쳤고, 작사도 하고 음악 관련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알바도 뛰고 무상으로도 일을 하곤 하였다. 큰 돈을 벌지는 못하였지만 다행히도 아버지가 주신 유산덕에 어렸을 적부터 꿈이었던 뮤지션이 되기 위해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갔 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혹자는 이 기회가 우연을 가장한 워렌 버펫이 뒤에서 만들어준 기회라고 한다) 당시 설립된지 얼마 되지 않은 MTV라는 음악 채널과 작업을 시작 하였고 그는 MTV와 같이 성장하면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벌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결국 에미상 수상의 영광을 얻는 유명한 작사/작곡 뮤지션으로써 명성을 쌓을 수가 있었다. “아마도 처음부터 먹고 살기 위해서 음악을 해야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겁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아버지가 저한테 주신 유산을 너무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그는 한다. 이재용씨는 아버지한테 이런 고마운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건희 회장은 아버지 이병철씨한테 이런 고마운 생각을 한번이라도 해봤을까?

워렌 버펫은 그의 아들한테 꿈을 쫓기 위해서는 충분하지만, 그렇지만 평생동안 놀면서 살기에는 부족한 만큼의 유산을 물려주었다. 여기서 나도 한번 생각을 해본다. 과연 우리 아버지가 갑부여서 (확실히 말을 하지만 나는 부잣집 에서 자라지 않았다) 나한테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을 만큼의 유산을 주셨다면 나는 무엇을 했을까? 나는 “regret:후회” 라는 말을 매우 싫어한다.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지금까지 살아왔던 짧은 삶을 뒤돌아 본다면 “아…그때는 이걸 한번 해볼걸” 이라는 후회는 가끔씩 한다. 나한테 피터 버펫과 같은 기회가 있었다면 프로 테니스 선수가 될 수 있는 길을 걸었을 거 같다. 국민학교때 처음으로 잡았던 테니스 라켓…나는 남들보다 테니스에 소질이 있었고 어렸지만 힘들고 고된 육체적 트레이닝을 즐기면서 운동을 하였다. 한국인 최초의 Grand Slammer – 테니스에는 Grand Slam이라는 4개의 메이저 대회가 있는데 열리는 순서대로 나열하면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대영 오픈)과 US 오픈이 있다 – 가 되고 싶었지만 신체적 조건의 열세 (나는 키가 작다)와 한국 부모들의 운동 선수에 대한 달갑지 않은 눈초리,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들 때문에 일찌감치 포기를 하고 공부를 해서 일을 하는 방향으로 career path를 전환하였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능력있는 테니스 선수가 못 되었을 경우에 는 먹고 살 방법이 딱히 없다는 우려와 내 스스로의 운동선수의 자질에 대한 불신이었지만 요새도 가끔씩은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그때 정말로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프로 테니스 선수의 길을 걸었으면 내 인생이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다 시 태어나서 우리 아버지가 나한테 꿈을 쫓을 수 있을 만큼의 유산을 물려주신다면 꼭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
테니스 선수.

Go East, Young Man!

나는 2007년도 7월20일 워튼 경영대학원이 있는 미국 동부의 필라델피아에 도착하였다. 본 학기가 시작하기 약 한달 전에 도착하였는데 모든 MBA candidate들이 거쳐야하는 pre-term (실제 학기가 시작되기전에 워튼 생활에 적응하고 앞으로 2년동안 같이 공부 하게될 MBA 동료들과 친해지라고 주어지는 모든 학생들이 거쳐야하는 과정이다. 앞으로 2년동안 마시게될 맥주의 양을 가늠하고 학교 주변 술집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좋은 사교 기회이기도하다). 내 기억으로는 나랑 같이 입학한 Class of 2009 (한국은 2007년도 입학이면 07학번이지만, 미국은 졸업 년도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09학번이다) 중 한국인 학생들이 약 40명이 있었다. 순수 한국에서 온 학생들만 40명이었지만, 미국에서 자란 교포들까지 합치면 약 50 ~ 60명의 한국인들과 Korean American들이 우리 학년에 있었던 거다. 전체 입학생들이 800명인걸 감안해보면 입학생의 약 7% 정도가 한국학생들이니 엄청나게 많은 숫자다. 해마다 정확한 한국 학생의 수는 바뀌지만 이 비율은 거의 유지가 된다고 보면 된다. 공부를 대충하다가 나는 중간에 그만두고 현재 휴학 중이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무사히 2년 과정의 MBA 프로그램을 마치고 당당하게 MBA라는 타이틀을 얻은 한국 동기들은 나와는 달리 고액연봉을 받으면서 대부분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나랑 같이 입학한 40명의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 다 한국으로 돌아가서 직장을 잡았다. 그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예상치 못하였던 불경기로 인하여 줄어든 미국에서의 절대적인 job opening과 – 특히, 뱅킹과 같은 금융관련 직종 – 2년 공부를 하였지만 역시나 넘지 못한 언어의 장벽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을 한다. 취업 비자를 받는게 외국인으로써 만만치는 않지만 솔직히 작년만큼 H-1B 취업 비자가 많이 남아돌았던 때를 기억할 수가 없다는게 대부분 미국의 이민 변호사들의 의견이다 (그 이유는 해마다 외국인 취업 비자를 가장 많이 신청하는 Microsoft, CiscoGoogle이 작년에는 불경기로 인해서 채용 동결을 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비자문제는 아닌거 같고, 이 또한 영어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미국 회사에서 한국사람들을 채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던 이유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많은 동기들이 MBA 오기전에 다니던 직장으로 다시 돌아갔고, 그렇지 않고 미국오기전에 다리를 확실히 불태우고 온 사람들은 다른 직장을 구하였다. 여기에는 우리가 잘 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인 삼성과 LG도 포함된다. 유학을 해본 내 경험에 비춰보면 솔직히 한국인으로써 미국에서 유학을 한 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일을 하는건 조금 짜증나고 어쩔때는 굴욕적이기까지도 한 과정이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외국계 컨설팅 회사나 investment bank에 입사하면 그나마 연봉이 높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다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괜찮지만, 순수 토종 한국 기업에서 일을 하는건 나도 솔직히 많이 꺼려하고 “정말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면”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하던 히든 카드였다. 물론, 요새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삼성이나 LG 같은 회사들도 해외 인재 채용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전반적인 기업 이미지들이 글로벌화되었으며, 연봉 수준도 상당히 많이 올랐다고 주위에 있는 분들을 통해서 들었다 (그래봤자 솔직히 외국회사에서 받는거보다는 적다. 어찌되었던간에…)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들의 상황은 대충 이렇다. 내 말에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이건 어찌되었던간에 내 생각이니 그냥 읽고 넘어가 주시면 좋겠다. 그런데 이렇게 어쩔 수 없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우리의 상황과는 달리 요새 미국에서 MBA 학위를 취득하는 외국인들은 스스로의 바램과 의도하에 미국에 남기보다는 동쪽 (아시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재미있는 기사를 최근에 읽었다. James Tsai라는 친구가 있다. 동부의 명문 중/고등학교를 나왔고 작지만 네임밸류가 있는 Middlebury College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에 Bank of America에서 부사장까지 승진을 하였다. 그것도 26살 이라는 어린 나이에 말이다. Tsai씨는 마케팅과 전략으로 유명한 Northwestern 대학Kellogg 경영 대학원에서 곧 MBA 학위를 마치고 졸업 후 첫 직장을 찾으려고 아주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아니라 중국에서 말이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Tsai씨와 같은 엘리트들의 졸업 후 진로는 딱 하나밖에 없었다. 무조건 미국에 남아서 일을 하는거 였다. “중국에서 직장을 구해보려고 백방 뛰어다니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라고 Tsai씨는 말을 한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건 정말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미국인들이 아시아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주위 친구들은 마치 전기와 TV가 나오지 않는 원시국가로 유배당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고는 했는데 이제는 이 모든것이 바뀌었다. 아니, 아직 바뀌고 있다고 하는게 맞는 말인거 같다.

이제 다국적 기업과 아시아 기업이 능력있는 재원들한테 제공하는 복지혜택과 연봉 수준은 거의 비슷해지고 있다. James Crawford는 몇년 전 Columbia Business School에 입학하기전의 상황을 매우 생생하게 기억한다. 시카고 근교의 집 부엌에서 James의 아버지는 James를 앉혀놓고 한마디 충고를 하였는데 그 말은 “Asia”였다. 앞으로 세계의 중심이 아시아로 바뀌고 있으니까 졸업 후에는 반드시 아시아로 가서 일할 생각을 가지고 학교 생활 2년을 하라는 말이었다. 현재 MBA 2년차 과정에서 공부중인 Crawford 씨는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30년 후에 국제적 경험이 없는 제 커리어를 생각할 수는 없을거 같습니다.”라고 그는 말을 한다. 올해 32살인 내 후배인 워튼 스쿨의 Andrew Maywah는 MBA 전에 실리콘 밸리에 있는 오라클 본사에서 아주 편안하고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였지만 졸업 후에는 중국에서 일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3개의 잡 오퍼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다. “마치 옛날 서부 개척 시대의 카우보이가 된 기분이 드네요. 미국보다 훨씬 흥분되고 재미있는 기회들이 중국에는 많이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을 한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중국인과 인도인들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미국식 교육을 받는 많은 중국인들의 부모들은 몇십년전 꿈의 땅인 미국에서 American Dream을 이룩하기 위해서 배를 타고 이민해왔지만 이제 이들의 아들 딸들은 다시 본국 중국으로 그 반대의 역이민을 가고 있다. 우리나라와 똑같이 중국인들도 이런 현상을 “회귀 현상”이라고 하는거 같다.

세계의 중심이 정말로 동양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일까? 나도 잘 모르겠지만 많은 대기업들이 이런 기회를 전략적으로 잘 이용하고 있다. 10년전만 해도 아시아 기업들은 미국에서 현지 채용을 위한 채용 박람회를 하지 않았다. 내 기억으로도 10년전 스탠포드에 있을때는 삼성LG 정도만 실리콘 밸리의 고급 중식/일식 식당을 예약한 후에 유학생들을 위한 예비 채용 간담회를 개최하였지 그외의 기업들은 찾아보기가 그다지 쉽지가 않았다. 그리고 채용 박람회를 해도 상당히 허접하게 하였던걸로 기억한다. 불과 3년전에 삼양사에서 필라델피아에서 진행하였던 유펜 유학생들을 위한 간담회에 대해서 잠시 내가 썼던걸로 기억하는데 이후에 삼양사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상당히 허접해졌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China Investment Corp.와 같은 중국 국영 투자사나 Tencent와 같은 중국의 IT 포탈회사들도 적극적으로 미국의 유수 MBA 학교에 와서 현지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카고 대학의 Booth School은 최근에 중국 기업들로부터 채용 관련 문의와 관심이 워낙 높아져서 아예 이 기회를 통해서 홍콩에 취업 서비스 센터를 새로 열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아시아 기업의 현지채용 트랜드를 현재 리드하고 있는 회사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삼성전자이다. 작년에만 삼성전자는 미국의 top 10 MBA 학교에서 50명의 현지인들을 고용하였다 (아쉽게도 삼성전자의 내부 전략 컨설팅 그룹인 Samsung Global Strategy Group에서는 한국인들은 뽑지 않고 외국인들만 고용한다. 이러한 제도를 솔직히 나는 잘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비즈니스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생각과 견해를 수집하기 위해서 외국인들만 뽑는다고 삼성의 채용 담당자들은 말을 한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50명의 외국 현지인들은 삼성전자가 해마다 뽑는 한국 유학생들의 수는 제외한 숫자이다. 전략적인 사고가 중요시되는 그룹인 만큼 마케팅과 전략으로 잘 알려진 Kellogg School에서만 올해 16명의 MBA를 뽑아갔다고 하는데 이 숫자는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인 General Mills나 P&G;가 켈로그에서 뽑아가는 학생 수보다 더 많은 숫자이다. 삼성의 김근배 부사장의 말에 의하면 올해는 삼성전자에서 작년보다 2배나 많은 MBA들을 채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한국기업 치고는 참으로 기발하고 놀라운 움직임인거 같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좋아지고 있는건지, 대우가 좋은건지 아니면 미국에서 잡을 찾기가 힘들어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간에 삼성전자의 이러한 현지채용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단단히 효과를 보고 있다. Kellogg 졸업생인 28살의 Jonathan Scearcy씨는 작년에 미국 기업들로부터 30개의 오퍼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하고 삼성전자를 선택하였다. 그는 회사생활에서 남들보다 더 빨리 승진하고 잘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젊었을때부터 국제 경험을 많이 쌓고 외국 문화에 많이 노출되는거라고 하는데 그걸 하기 위해서 삼성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자세히 생각해보면 MBA들의 졸업 후 dream job을 시대별로 구분할 수 있다. 1980년대 MBA들은 졸업 후 모두 월가로 가서 쉬지않고 열심히 일해서 보통 직장인들은 평생 꿈도 꾸지 못하는 $을 1년 보너스를 챙기는걸 선호하였다. 1990년대 MBA들은 닷컴과 대박의 꿈을 가지고 너도나도 할거없이 서부 실리콘 밸리로 향하였다. 아마도 이 시기에 가장 많은 MBA 휴학생들이 탄생했을것이다. 2000년대 중반에는 너도나도 할것없이 사모펀드 붐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트랜드는 바로 아시아이다. 미국 top MBA 스쿨에서 졸업 후 아시아에서 일을 하는 졸업생 수는 최근 5년 동안 5%에서 10%로 무려 2배나 증가하였다. BusinessWeek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Go East, Young Ma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과연 이 현상이 얼마동안 지속될까? 많은 전문가들은 이게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한다. 주로 불경기때는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지만 여러 MBA 스쿨들이 경험하고 있는 학생들의 아시아 진출 현상은 불경기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근본적인 세계 경제 축의 아시아 이동으로 인한 영구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꽤 큰 규모의 MBA 졸업생들이 중국, 베트남, 인도, 한국 등에서 근무하겠다고 지원하는 사례는 과거에 가끔씩 있었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오랫동안 이런 현상이 지속되는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라고 인력 채용 회사인 Manpower의 사장 Jeff Joerres는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력의 역유출 현상을 미국 정부도 이제는 심각하게 취급하기 시작하였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미국의 우수한 교육을 받은 후에 Sergey Brin이 모국인 러시아로 돌아가서 구글을 창업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앞에서 언급한 James Tsai씨가 아버지 나라인 중국으로 돌아가서 세상을 바꿀만한 일을 하면 미국의 국제 경쟁력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한번도 이런 현상을 경험해보지 못한 미국인들은 앞으로 세계 경제의 축이 아시아로 이동하는걸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현실이고 많은 MBA 졸업생들의 포커스는 현재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고 BusinessWeek는 말을 한다.

여기서 나는 내 견해를 조금 더 말해보고 싶다. 내 생각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미국이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 같다. 왜냐하면 아시아로 가는 MBA들은 결국 몇년 뒤에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나는 아시아와 미국의 대기업 및 벤처기업에서 잠깐씩 일한 경험이 있다. 내 경험에 의하면 아직도 professional career를 가장 빠르고 생산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은 미국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수십년 동안 그럴것이다. 아시아의 career life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오래동안 열심히 조금은 무식하게 일을 하는 do more with more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지만 미국의 career life는 do more with less라는 효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불변의 법칙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야근’을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이게 무슨 말인지 알거다. 과연 일이 정말로 그렇게 많아서 야근을 해야하는걸까? 그전날 술쳐먹고 해롱해롱 거리다가 회사에 늦게 출근해서 저녁시간까지 동료들과 커피마시고 노가리 까다가 보니 일은 하나도 못했고, 담배 한대 피고 야근이나 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야근하는게 아니고? 매우 단적인 예이지만 이렇게 몸을 혹사하면서 일을 하다보면 단기적으로는 아시아의 국가 경쟁력이 한순간 급상승하지만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중국의 성장이 좋은 예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반드시 어느 순간에 그 성장은 멈추게 되어 있고 내려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사상과 개념은 수백년동안 축적되어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방식에 뿌리깊게 박혀있기 때문에 수년, 심지어는 수십년 동안 바뀔 수는 없는 것들이다. 내 친구들 중에서 삼성의 Global Strategy Group에서 일을 하는 MBA 졸업생들이 꽤 있다. 이 중 단 한명도 5년을 한국에서 채우지 못하였다. 모두들 3-4년 근무한 후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서 지금까지 쌓았던 아시아에서의 글로벌한 경험을 (한국에서의 경험이 글로벌한건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바탕으로 미국의 기업에서 열심히 그리고 빨리 corporate ladder를 올라가고 있다. 하나같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하였던 땅에서 낯선 사람들과 글로벌 비즈니스를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ins and outs를 많이 배운거 같다. 이제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으로 와서 제대로된 내 career를 쌓고 싶다.” Samsung Global Strategy Group에서 일하는 외국인들한테 제공하는 연봉과 혜택의 반만 줘도 목숨바쳐서 일할 한국 사람들 꽤 많이 있을텐데….

*미국인들의 효율성 – 내가 미국에 처음 왔을때 놀란게 몇가지가 있었는데 스타벅스 매장의 opening hours가 그 중 하나이다. 미국 스타벅스는 보통 새벽 5시30분에 문을 연다.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5시30분에 이미 매장에 커피를 사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직장인들이 꽤 있다는 사실이다. 새벽 5시30분은 한국에서는 3차하고 집에 들어가는 시간인데 ㅋㅋ. 미국인들은 매우 일찍 일어나서 효율적으로 일을 한다. 근무시간에는 잡담도 잘 안하고 땃짓도 잘 안한다. 점심도 주로 간단하게 자리에서 먹고 계속 일을 한다. 그대신 6-7시면 업무를 끝내고 집에 가서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 동료들끼리 회식을 해도 간단하게 맥주 한잔 하고 집에 일찍 가서 일찍 자고 그 다음날 또 일찍 일어나서 일을 한다. 본받아야하는 문화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