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 Stan Van Gundy

LA LakersOrlando Magic을 4-1로 대파하면서 2009년 NBA Championship을 이겼다.도무지 이 세상 사람이라고는 밑겨지지 않았던 Kobe Bryant의 화려한 플레이, 그의 플레이를 받쳐주던 Pau Gasol 그리고 NBA 최고의 명장으로 알려진 Phil Jackson 감독에 모두가 현혹되어 있던 도중 Orlando의 Stan Van Gundy 코치가 쓸쓸하게 코트를 퇴장하는 뒷모습을 본 사람은 몇 안될거다.

Van Gundy 감독은 2009 NBA Finals 전에는 대중한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통상 야구 감독들은 팀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덕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고, 풋볼 감독들은 헬멧과 팀 jersey를 여러겹 겹쳐서 입는다. 농구 감독들만이 본인들이 입고 싶은 옷을 코트에서 입을 수 있어서 많은 농구 감독들이 저만의 독특한 패션 스타일을 즐기는걸 볼 수 있다. 축구감독들도 비슷하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히딩크 감독 또한 명품 양복과 화려한 넥타이로 한국 팬들에게 친근하다. New York Knicks/LA Lakers/Miami Heats를 24년 동안 지휘하던 Pat Riley 감독은 마치 패션 잡지 1면에서 뛰어나온것과 같은 멋진 양복들과 기름칠한 머리로 유명하고, Lakers를 승리로 이끈 Phil Jackson 감독 또한 본인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헤어스타일과 패션에 계속 변화를 주는걸로 유명하다. 그리고 ‘브래드 피트와 헷갈릴 염려가 전혀 없는’ 우리의 Van Gundy 감독이 있다. 양복은 커녕 허름한 잠바때기를 입은 볼품없이 작은 키와 통통한 체격은 처음 보는 사람으로 인해 “야, 저 아저씨는 뭐야?”라는 질문을 유발시킨다. 멋이라고는 손끝만큼도 부릴 줄 모르고, 경기가 끝날 즈음에는 거의 엉켜있다시피한 머리는 한번도 손질을 하지 않는거 같다.그래도 이 아저씨의 투박하고 솔직담백한 스타일은 Lakers (Kobe Bryant)와 Cavaliers (Lebron James)의 결승을 은근히 바라던 사람들마저 NBA 결승의 재미에 푹 빠져들게 하고 있고 높은 시청률을 유지시키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Stan Van Gundy 감독을 보고 있으면 같은 서민의 연민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Van Gundy 아저씨는 NBA 감독이라기 보다는 마치 월마트의 상점 매니저나 중학교 교장과도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 농구 실적을 보면 꽤 놀랄거다. NBA 팀 코치로써는 올해가 5번째 season인데, 349개 경기 중 223 승이라는 화려한 전적을 가지고 있다. 물론, 실망스럽게 4-1로 Championship은 졌지만 주위 동료 코치들과 농구 전문가들은 Van Gundy 감독이 NBA에서 가장 과소평가되었지만, 성공적인 감독이라고 한다. 또한가지 재미있는건 Van Gundy 감독의 경기 종류 후 인터뷰이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그냥 사전에 준비된 평범한 멘트들을 하지만, 이 아저씨는 항상 솔직담백하고 엉뚱한 말들을 한다. 본인의 코칭 방법이나 전략에 대해서 말하기 보다는 주로 선수들을 칭찬하고,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올 초 인터뷰에서 그는 아내인 Kim한테 생일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와이프가 항상 옆에서 잘해주니까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거에 대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또한, 동부 컨퍼런스에서 필라델피아를 이긴 후 인터뷰에서는 최근에 심장 수술을 하신 삼촌한테 아주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나의 기억에 가장 남는 인터뷰 내용은 언제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도 Cleveland Cavaliers와의 경기 중 하나였던거 같다. 한 기자가 “오늘 코트에서 재미있었나요?”라고 물어보니, 아주 황당하고 한심한듯한 눈치룰 주면서 “재미? 이사람아…재미는 농구 경기를 보는 당신들을 위한거지. 여기서 시합하는 사람들은 x뺑이 치고 있었지. 당연히 재미없었지…우리가 졌는데!”

뭐, 혹자는 이미지 메이킹이니 다 연출이니 라는 말들을 하는데 과연 이런 방법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할 필요가 있을까? 이거 말고도 충분히 많은 방법이 있을텐데…

잠시 기아를 바꾸고, Corporate America를 자세히 보면, 농구 감독들과 CEO들 사이에 비슷한 트렌드를 목격할 수 있다. 옷 잘입고, 미디어 노출을 즐기며 화려한 생활을 즐기는 CEO들이 있는가 하면, 대중 앞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아주 완벽하게 처리하면서 내실을 추구하는 CEO들이 있다. 전자의 예를 굳이 들자면 Oracle의 망나니 CEO Larry Ellison이 그 케이스이고 (물론, 그렇다고 일을 못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후자는 HPMark Hurd를 들 수 있다. Mark Hurd는 병적으로 미디어와 언론을 피하면서 할일만 하는 사람으로 잘 알려져있다. 자선 골프 행사도 참석을 안하고 (참고로, 시간이 너무 많이 허비된다고 Mark Hurd는 골프를 아예 안친다) 골프 치는 시간에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매우 가정적인 CEO이기도 하다. 이런 그를 언론에서는 그다지 달갑게 보지만은 않지만 Hurd 사장은 그거 조차 신경을 쓰지 않는거 같다. 남들이 뭐라하던 본인은 먹여살려야할 직원들과 직원들의 식구들이 있고 어차피 짧은 인생을 쓰잘데기 없는 부수적인 일들에 허비하고 싶지 않다는게 본인의 의견이다. 어떻게 보면 마치 Orlando Magic의 Stan Van Gundy 감독과 비슷한것도 같다.

나도 한때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CEO가 되고 싶은 꿈을 가졌던 적이 있다. 그리고 CEO들은 PR에 많은 신경을 써야하고, 이미지 메이킹에 투자하고 전반적으로 내가 남들한테 어떻게 보이느냐가 전부 다 인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 아주 최근까지도 나는 많은 인터뷰를 하고 싶어했고, 뮤직쉐이크도 되도록이면 많은 행사에서 발표하고 많은 언론을 통해서 보도를 하려고 노력을 하였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이러한 생각은 많이 바뀌게 되었다. PR과 언론 다 좋지만, 기업한테 가장 중요한거는 “매출”과 “수익”이다. 이 밑에 Softbank관련된 글에 언급된 수많은 회사들이 얼마나 많이 언론에 소개되었고 사람들 입에 회자되었는가…그렇지만 그들은 과연 지금 어디에 갔을까? 그렇게 껍대기에 투자할 시간에 내실을 다지고 비즈니스에 집중을 했다면 결과는 약간 다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새 나는 왠만하면 이제 컨퍼런스나 행사에서 speaker 자리를 피하고 있고, 언론사 인터뷰도 거절하고 있다 (물론 그다지 많이 들어오지도 않는다 ㅎㅎ). 지금 우리한테는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럴 시간에 한번이라도 더 고객한테 전화를 하고, 이메일을 쓰고 business의 기초를 다지는게 중요하다.

NBA 결승전을 보면서 농구를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패자인 Magic의 Van Gundy 감독을 보면서 많은걸 배웠던 소중한 1주일이었다. Stan Van Gundy – You are da MAN!

이 남자 – Harry J. Wilson

미국과 전세계 자동차 산업을 상징하고 한 시대를 풍미하였던 General Motors가 6월1일 부로 파산 보호 신청을 하였다. 어떻게 이 거대한 제조업체가 망했는지 나는 아직도 좀 어이가 없는데 돈도 못 벌면서 쓸데없이 Transformers 영화에 돈을 갖다 붙는거 보고 알아봤어야 했다.

오바마 정부가 GM을 살리려고 형성한 Auto Team에 대해서 많이 알려진 사실은 없다. 전 사모펀드 투자자였던 Steven Rattner가 Auto Task Force를 리드하고 있으며, 숫자에 관해서는 천재들인 industry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소문만이 무성할 뿐이다. 특이한 사실은, Rattner씨 팀의 실제 업무를 총괄하는 인물은 37살의 Harry J. Wilson이라는 젊은이라는 점이다. 37살이면 (아마도 미국 나이이니까 한국나이로 치면 39살이겠지? 그래도 젊긴 젊은거다..) 나랑 4살 차이인데 어린 나이에 참으로 좋은 경험을 하는거 같다.이 아저씨의 백그라운드를 조금 조사해보면…하버드 학부와 MBA 출신이고, 그동안 줄곳 금융업계에서종사를 하다가 (Blackstone Group과 Goldman Sachs에 잠깐씩 일하다가 Silver Point Capital이라는헷지 펀드에서 일하면서 돈을 많이 번 모양이다) 3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와이프와 애기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은퇴하였다. 그러다가 급작스러운 세계 경제의 몰락과 미국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이렇게 있어서는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2009년 1월 31일날 Steve Rattner한테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이메일의 내용은 자동차 산업이 밀집해 있는 디트로이트를 구조조정하는걸 직접 도와주고 싶으며, 그동안 걸어왔던 커리어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뛸 자신이 있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나도이 이메일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매우 감동적이고 스마트하게 썼을거다. Wilson 씨에 대해서 한번도 못 들어봤던 Rattner씨는이 이메일을 보고 감명을 깊게 받았으며 Auto Team 조인하는걸 승락하였다.

Rattner씨로부터 고용된 후 3월13일날 Wilson 씨는 주위 친구들과 일하면서 만났었던 지인들한테 Auto Task Force의 내용과 구인 이메일을 돌렸으며, 이후 짧지만 강도높은 인터뷰를 통해서 Rattner씨와 Wilson씨는 오바마 정부의 자동차 팀을 완성할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력들을 채용하기 시작하였다. 각 팀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지만 Matthew Feldman과 같은 유명한 파산/구조조정 변호사를 비롯하여 아이비 리그 학부를 갖 졸업하고 디즈니사에서 2년동안 인턴을 한 Clay Calhoon과 같은 어린 친구도 있다고 한다.

정부를 위해서 일하는건 굉장히 매력이 없다고 나는 항상 생각을 해왔다. 연봉이 너무 짜다는게 가장 큰 이유이고 실제 기업의 operation을 볼 수 없다는게 또 한가지 이유인데 그래도 Auto Task Force가 담당하는 이 정도 규모의 일은 금융에 관심있는 남자로써는 누구나 한번 정도는 경험해 보고 싶은 일이 아닐까 싶다. GM과 같이 복잡하고 큰 회사의 파산 절차를 옆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파산 보호 신청을 한 회사를 다시 내 손으로 개선 시킨 후 회사를 살린다…재미있고 색다른 경험이고, 애국심이라고 할까…어떠한 사명감이 없다면 힘든일일거 같네.

Where are they now?

Capture사진에 보이는 t-shirt는 내가 1999년도 실리콘밸리의 한 저녁 행사에서 받은 기념품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입가에 웃음이 생기는데, 바로 인터넷 거품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물론, 아무도 몰랐다), Softbank Venture Capital에서 스탠포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저녁과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그 당시에는 흔히 접할 수 있는 그런 행사 중 하나였다. 학교 내부에서 한거는 아니고 약간 떨어진 장소에서 진행되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학교에서 행사 장소까지 버스가 제공되었던걸로 생각된다. 지금은 그냥 잠옷으로 입는데, 몇일 전에 와이프가 이 티를 보더니 “오빠, 저 회사 중 지금 제대로 남아서 비즈니스 하는 회사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는데, 이 질문이 은근히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궁금해서 이 티 뒤에 있는 48개의 (숫자가 애매해서 다시 세고 또 세어봤는데 50이 아니라 48개 맞다) 벤처기업 중 과연 10년 후인 지금 – 2009년 6월1일 – 부로 제대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회사가 몇개나 남아 있을까 궁금해서 하나씩 찾아봤다. 와…진짜 힘들고 완전 노가다 였는데 그래도 은근히 재미있었다. 오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Bing이라는 새로운 서치엔진을 발표하였는데 이것도 이 기회에 사용을 해봤다. Not bad at all!

참고로, 위의 48개 벤처기업들은 1999년 나름대로 VC 중 가장 잘나가는 회사 중 하나였던 손정의 대표의 Softbank Venture Capital에서 투자를 받은 회사들이기 때문에 당시만 해도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hot한 회사들이자 Stanford MBA들의 로망이었던 회사들이었다. 나도 빨리 학교를 졸업하고 이런 멋진 인터넷 회사에서 마케팅이나 business development를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했던 기억이 난다 ㅎㅎㅎ.

1. AsiaOnline – 한때는 아시아인들을 위한 가장 잘나가는 포탈이었음. 지금 망했음.
2. Concentric – 2000년도에 Nextlink라는 회사에 29억 달러에 인수되었고, Nextlink는 XO Communications로 이름을 바꿈.
3. Net2Phone – 한국의 Dialpad와 더불어서 공짜 VoIP의 선두주자였음. 아직 살아 있음.
4. E-Trade– 아직 살아있고, 잘 되고 있음.
5. More.com –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는걸 봐서는 지금 망한거 같음.
6. USWeb/CKS – 웹디자인 회사로 출발하였다가 몇차례 인수 합병에 실패 한 후 파산 신청. 지금은 US Web이라는 웹 마케팅 회사로 존재.
7. Yahoo! – 아직 살아있음.
8. Comergent – Ariba/CommerceOne과 같은 전자상거래를 대표하는 업체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망한거와 다름없음.
9. Rivals.com – 야후가 2007년도에 인수하여서 아직 살아 있음.
10. ThinkLink – 관련 기사가 별로 없는걸로 봐서는 망했음.
11. SmartAge – 망했음.
12. Spinway – 망했음.
13. Urban Media – SoftbankAccel이 엄청나게 돈을 디리 부었는데, 망했음.
14. CharitableWay – 망했음.
15. Dr.Drew웹사이트 개편 중이라고 나오는데, 아직은 살아 있는거 같음. (Update: 잘 되고 있는거 같음)
16. CareAssured – 망했음.
17. Televoke – 망했음.
18. Quova – 아직 in business. (Update: 2010년 11월 Neustar에 인수됨)
19. Appgenesys – 망했음.
20. Buy.com – 아직 in business. (Update: 2010년 5월 일본의 Rakuten에 인수됨)
21. 1-800 Flowers – 아주 잘되고 있음.
22. DoDots – 망했음.
23. Kizai – 망했음.
24. Photopoint – 망했음.
25. BroadDayLight – 망했음.
26. Bluelight.com – 망했음.
27. iPrint.com – 2000년도에 상장하였고, 아직 영업 중.
28. LRN – 아직 잘 하고 있음.
29. Invisible Worlds – 망했음.
30. Law.com – 법 관련 포탈로써 자리를 잘 잡았음.
31. Kefta – Acxiom이 2007년도에 인수하였음.
32. Support.com – 2000년 7월 상장해서 잘 하고 있음.
33. Model-E – 망했음.
34. ZDNet – 잘 되고 있음.
35. ToysRUs.com – 경기를 많이 타고 있지만, 그래도 건실함. (Update: 아직도 경기를 많이 타고 있고, 건실하지는 않고 위험함)
36. CriticalPath – 49개 회사 중 가장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회사 중 하나.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회사이기도 함. (Update: 2013년 12월 Openwave Messaging 사에 인수됨)
37. PeoplePC – 2002년도에 EarthLink가 인수하였는데, 인수 당시 상당히 상태가 좋지 않았음.
38. ELoan – 아직 살아 있지만, 상태가 그다지 좋지는 않음.
39. AllAdvantage – 와…이 회사에 대해서는 내가 한마디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AllAdvantage.com은 아마도 1999년도 스탠포드 캠퍼스에서 가장 이야기가 많이 되었던 벤처 industry의 darling 이었다. 웹서핑을 하면서 AllAdvantage.com을 실행시켜면 하단에 광고 배너들이 노출되고 광고들을 더 많이 볼수록 광고 수익이 발생해서 회사와 유저가 광고 수익을 나누어 갖는 그 당시만 해도 정말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던 모든 스탠포드 대학생들의 로망이었다. 지금은 완전 대박 울트라 망했음.
40. Preview Systems – 망했음.
41. Rentals.com – 아직 살아 있음.
42. CruelWorlds – 망했슴.
43. HotVoice – 망했슴.
44. Dovebid – 아직 in business. (Update: 2003년도에 상장했다가 현재 시장에서 퇴출되었음)
45. Ecoverage – 망했음.
46. Biztro – 망했음.
47. FastParts – 망했음.
48. Bayla – 망했음.

-망한 회사 27개 28개
-간신히 살아남은 회사 12개
-그나마 잘 되고 있는 회사 9개 8개 (E-Trade, Yahoo!, Rivals.com, 1-800 Flowers, Law.com, LRN, ZDNet, ToysRUs.com, CriticalPath)

즉, 48개 회사 중 절반 이상이 망했는데, 스스로 이 회사들을 찾아보면서 깜짝 놀라는 내 자신을 발견하였다. 1999/2000년도 실리콘 밸리에서 왕같이 군림하던 회사들이 지금은 우리와 같은 노땅들의 기억속에서만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씁쓸하다. 특히, AllAdvantage와 같은 회사들은 그 당시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던 순진한 학생들의 마음속에 벤처의 꿈을 잔뜩 심어주고 학교를 때려치우고 벤처의 열풍으로 인도하였던 그러한 회사들이었는데…..

앞으로 10년 후에 또다시 이와 비슷한 글을 쓴다면, 과연 그때는 어떤 회사들이 남아 있을까. Facebook? MySpace? Twitter? Musicshake?

Fortune 500 미국 기업 최초의 흑인 여성 CEO 탄생

테스토스테론으로 똘똘 무장한 남성들이 지배하고 있는 Corporate America를 eBay의 Meg Whitman, HP의 Carly Fiorina, Pepsi의 Indra Nooyi와 같이꾿꾿하게 지키던 Xerox의 Anne Mulcahy가 몇일전에 은퇴를 발표하였단. 후임 CEO는 아직 바깥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Anne의 오른팔 역할을 하던 Ursula Burns라는 흑인 여성이다. 미국 기업의 CEO 중 흑인이 거의 없는건 알고 있었지만 (남성 or 여성), Ursula Burn가 Fortune 500 기업 중 미국 기업 최초의 흑인 여성 CEO라는 점은 참으로 놀랍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을 넘기위해서 이 흑인 여성이 얼마나 힘들게, 그리고 열심히 노력을 했을지 조금이나마 상상이 간다.

Annu Mulcahy는 33년 전 Xerox에서 평범한 영업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0년 5월에 당시 CEO Paul Allaire가 성적 부진으로 인하여 교체되면서, 2001년 8월에 Xerox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을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Anne Mulcahy가 누구지? Xerox 내부에 있던 사람인가?”를 물을 정도로 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미국 여성이었다. 물론, 평범하지 않았으니까 CEO가 되었겠지만…Anny Mulcahy가 새로 취임하였을 당시 Xerox는 내/외부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었다. 밖으로는 일본의 경쟁사들이 계속 시장 점유율을 야금야금 훔쳐가고 있었고, 내부적으로는 회계 부정으로 인해서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큰 벌금을 물었다. 그렇지만, Mulcahy 여사는 조용하고 꾸준히 회사의 전략을 잘 실행해서 취임 두번째 해부터는 부채를 줄이고 새로운 제품군들을 성공적으로 출시해서 이제는 해마다 약 1조 2천억원의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그렇다고 Mulcahy가 손댄게 전부 다 성공한거는 아니다. 해외 시장 진출이 예상하였던거보다는 잘 되지 않았고, 현재 Xerox의 주가도 Mulcahy가 취임하였을때보다 썩 좋아지지는 않았다.

Burns 신임 사장 또한 Mulcahy여사같이 Xerox 내부에서 실력을 닦은 내부인력이다. Columbia 대학에서 engineering degree를 받고, 엔지니어로 Xerxo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Xerox의 굵직굵직한 operation들을 담당하면서 서서히 주위 동료들로 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하였다. Paul Allaire의 특수보좌관으로 발탁되면서 engineering에서 management로 전환을 하면서 corporate ladder를 지금까지 꾸준히 올라왔다.

앞으로 할일이 많은 회사에, 할일이 더욱 더 많은 시점에 취임하게 된 이 흑인 여성 CEO의 활약이 기대가 된다.

Congrats Class of 2009!

Time really flies. 처음부터 내가 쓴 글들을 읽으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블로그의 목적은 MBA 프로그램을 하면서 직접 몸으로 느끼고 생각하는 점들을 형식없이 자유롭게 써보고 가능하면 내 이름으로 책을 하나 출판해보고 싶은 작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중간에 진로를 바꾸면서 더 이상 워튼 스쿨에서의 MBA 생활에 대해서는 쓰지는 않았지만 계속 동기들과 같은 반 친구들이랑은 정기적으로 연락은 했었다.

그러던게 벌써 나랑 같이 입학하였던 Class of 2009이 지난 주 일요일에 졸업을 하였다. 멀리 있는 관계로 나는 졸업식에 참석은 하지 않았지만 주로 Facebook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니 참으로 감회가 새로웠다. Class of 2009만큼 이번 불경기에 타격을 많이 받은 MBA들은 없을정도로 정말 “죽음의 학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거 같다. 약간 과장해서, 경기가 좋을때는 워튼 스쿨 졸업생들은 많게는 20개 이상의 offer를 받는다. 이 중 고르고 골라서 지 맛대로 고액연봉을 받는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데 올해는 듣자하니 워튼 스쿨 졸업생들 중 50%만이 full time offer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도 다들 능력있는 친구/후배/선배들이니 나름대로 좋은 직장들을 찾아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다행인거 같다. 아무쪼록 모두 성공해서 대한민국, 나아가서는 세계 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거물들로 대성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나마 기도하겠다. 그리고, 많은 MBA들이 이번 economic crisis에 대한 책임을 같이 느끼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직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

나는 언제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졸업을 할까? 글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