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배움의 네트워크

나는 지금까지 대기업에서 일 한 적이 한 번 있는데, 2년 반 정도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영업, 마케팅 업무를 했다. 좋은 분들 많이 만났고, 많은 걸 배웠던 값진 시간이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한 2년 정도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더 이상의 배움은 없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새로움과 배움이 익숙함과 반복으로 바뀌면서 일 자체에 대한 흥미는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엔 이미 2년 동안 하고 있는 업무를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하고, 어떻게 하면 내가 좀 더 편하게 일하고, 어떻게 하면 회사생활을 더 편하게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렇다고 회사 생활이 지루하거나, 쓸모없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회사 가는 것 자체는 항상 즐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즐거움은 매일 매일 뭔가 새로운 걸 배우는 긴장감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회사 사람들을 만나서 이들과 어울리고 즐기는 교류와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오는 게 더 컸다.

나보다 직장 생활을 더 오래 한 친구들에게 이런 고민을 공유하면서 이야기를 해보니, 다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고, 이미 이런 경험을 했거나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원래 직장 생활이 그렇다면서 혼자 까칠하게 굴지 말고 그냥 회사 잘 다니라는 충고가 대부분이었다. “회사 생활은 즐기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배우는 것도 없다. 그냥 다니는 거다.”라는 말을 대부분의 친구들이 해줬다. 실은 틀린 말은 아니다. 2년 정도 일하면 업무는 익숙해지고, 전 세계 샐러리맨들이 그 이후에는 그냥 회사에 다니는데, 이게 직장 생활의 정의가 아닐까 싶다.

실은 나도 전적으로 이런 이유로 퇴사한 건 아니다. 결혼도 하고, 바로 MBA 하러 미국으로 갈 계획이라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년 반 일하고 퇴사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갈수록 줄어드는 배움의 기회 또한 퇴사에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는 벤처투자는 1년 365일 새로운 걸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우리 투자사 대표들은 – 너무 고맙게도 – 우리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이다. 오히려 우리가 창업가들이 굉장한 일을 하는 걸 옆에서 가까이 보면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어서 좋다. 새로운 사업, 시장, 산업,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에 대해 항상 뭔가를 배울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투자금은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배움을 경험하기 위한 수업료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걸 배운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창업가의 입장에서는 투자자에게 많은 걸 배우고, 이런 스타트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창업가에게 많은 걸 배운다.

그래서 나는 스타트업과 투자업은 배움의 네트워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서로에게 배우면서, 이 배움을 확산시켜서 큰 learning network 효과를 지속해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B2B 영업인력

나는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년 반 정도 일했다. 한국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전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조직에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었다. 내 커리어를 통틀어서 대기업에서 일 한 건 이때가 유일했는데, 재미있었고, 매우 많은걸 배울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돈도 많은 회사이고, 자원도 풍부해서 그런지, 영업/마케팅 인력도 많았고, 이들이 제품을 잘 팔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도 나름 잘 갖고 있었다. 바로 이 전에는 한국의 B2B 스타트업에서 나는 3년 정도 일했는데, 영업이나 마케팅 시스템이 전혀 없는 환경에서 모든 걸 알아서 혼자 해야 하는 상황과 너무 달랐다.

내가 평생 영업을 한 영업맨은 아니지만, 그래도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 영업 시스템을 5~6년 봤고, 직접 경험해봤기 때문에 우리 B2B SaaS 투자사가 제품을 팔기 위해서 대략 어떤 인력이 필요하고,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서 고객에게 접근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내 경험을 기반으로 자주 이야기한다. 그리고 B2B 투자사 대표님들에게 영업 조직을 만들고, 영업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외국계 대기업에서 B2B 영업을 해본 경력직을 채용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내 네트워크에 있는 외국계 대기업 출신분들도 소개하면서, 초기 스타트업이 채용하기엔 몸값이 상당히 비싸지만, 그래도 충분히 그 정도의 가치가 있으니, 가급적이면 채용해보라고 한다.

몇몇 스타트업은 이런 분들을 아주 어렵게 채용하기도 했고, 대표나 나나 이제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상당히 많이 했다. 그런데 결과는 대부분 좋지 않았다. 스타트업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하는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우리가 기대하던 그런 performance가 나오지 않았고, 외국계 대기업에서는 영업의 신이라고 불리던 사람들이 스타트업에서는 전혀 selling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은, 나도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에서의 경험을 계속 생각하면서, 그때와 같이 제대로 된 방법으로 영업을 하는데, 어쩜 이렇게 이분들이 작은 스타트업에서는 맥을 못 추는지 의아해했다.

과거 대기업 영업왕들이 B2B 스타트업에서 영업쪼랩이 되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SAP, 어도비 같은 회사의 영업인력이 하는 일은 팔기 어려운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그냥 잘 팔리는 제품에 대한 오더를 받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파는 게 그렇게 어려울까? 어도비 스위트 파는 게 그렇게 어려울까? 실은, 그렇게 어렵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제품들은 누구나 다 알고, 누구나 다 사용해서, 굳이 팔지 않아도 그냥 팔리기 때문이다. 팔지 않아도 팔리는 제품을 영업하는 것과, 팔아도 안 팔리는 제품을 영업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긴데, 내가 이걸 간과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 나는 우리 B2B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 대기업 소프트웨어 영업 경력자보단, 그냥 출신 산업이나 경력 불문하고,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아무도 모르는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영업 사원을 뽑으라고 격려한다. 솔직히 말해서 이들은 경력도 상관없고, 학위도 필요 없고, 나이도 상관없고, 성별도 상관없고, 오로지 제품을 팔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된다. 더 넓게, 그리고 더 깊게 파고들어서 이런 영업 인력을 찾아야지만 아무도 모르는 작은 스타트업의 제품을 – 어떻게 보면, 팔리지 않는 제품을 – 기업고객에게 팔 수 있다.

우리가 스타트업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요샌 투자 시장이 약간 진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은데, 작년 한 해는 정말로 시장에 돈도 많고, 비상장 회사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개인들도 이 투자 시장에 많이 참여했지만, 몇 년 전부터 대기업들도 스타트업 투자 시장으로 진입했고,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관련 법들이 하나씩 만들어지면서 이제 웬만한 중소기업은 모두 다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부서를 만들거나,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인력이 투자심사역이 되고 있고, 이 분야에서도 이직이 활발하게 –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자주 – 일어나고 있다.

직접 투자 부서를 만들지 않아도, 내가 만나는 모든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이 많다. 결국엔 회사의 성장과 관련된 고민을 하다가 본인들이 모든 걸 직접 다 못 하니까, 다른 회사에 투자하면서 같이 협업하거나, 아니면 결국엔 인수를 통한 비유기적 성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겉으로 보면 너무 다르고, 궁합이 안 맞을 것 같지만, 조합과 밸런싱을 잘하면, 상당히 이상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스타트업은 뭔가를 빨리, 자주 시작할 수 있고,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데, 이런 실험을 스케일 할 수 있는 규모가 없다. 반면에 기업은 빨리, 자주 시작하고,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가 없지만, 확실히 된다고 생각하는 실험은 크게 유통하고 스케일 할 수 있는 규모가 있다. 이 두 가지를 잘 혼합할 수만 있다면, 성공의 방정식이 완성된다.

CVC를 만들거나, 아니면 직접 투자를 몇 년 전부터 시작한 선견지명을 가진 기업들도 많고, 나도 이들과 오랫동안 이야기하면서 가끔 공동투자도 하고,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이런 기업 중 투자를 시작하고 한 1~2년 후의 성적표를 보면, 천차만별이다. 어떤 곳은 투자를 너무 잘해서, 시장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졌고, 투자한 회사들도 잘 성장해서 유니콘이 된 곳도 있다. 우리도 이런 곳들과는 자주 이야기하고, 공동 투자의 기회를 계속 만들어 보려고 노력한다.

이와 반대로, 어떤 기업은 그 성적이 처참하다. 투자도 거의 못/안 하고 있고, 시장에서의 인지도 자체가 아예 없거나, 아니면 엄청 안 좋아서, 대부분의 창업가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우리도 가급적이면 이런 회사와는 공동 투자를 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내가 몇 년 동안 이런 회사 담당자들과 일을 해보니까, 왜 이렇게 성적이 다른지 확연히 눈에 보인다. 일단 투자를 잘하는 CVC 분들을 보면, 투자를 잘하는 VC의 특성과 성향을 그대로 갖고 있다. 이들은 투자업을 이해하고, 파운더 분들을 존중하고, 절대로 갑질을 하지 않는다. 물론, 대기업이라는 큰 조직에서 투자를 하므로, 스트롱같이 단독으로 투자 결정을 할 순 없고, 항상 기업의 전략과 방향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의사 결정이 조금 느리긴 하다. 그래도 최대한 빨리 의사결정을 하고, yes와 no를 아주 명확하게 말해준다. 그리고 이메일이든 전화든,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굉장히 프로페셔널하다.

이런 분들의 성적표는 너무 훌륭하다. 이렇게 투자를 2년 정도 했다면, 일단 시장에서 창업가와 다른 투자자들이 인정해주고, 결과도 좋다. 투자한 회사들이 꽤 잘하고 있고, 이미 투자한 회사를 좋은 가격에 인수해서 모기업의 사업에서 전략적인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와 반대로, CVC 설립하고,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잘 만들겠다고 크게 선언하고 투자를 시작한 기업 중 성적을 매기자면 F 학점인 곳들도 은근히 많다. 그런데 실은 이런 회사의 투자담당자들과 한 번이라도 이야기하거나 미팅을 했다면, 이런 초라한 결과는 전혀 놀랍지 않다. 담당자들은 투자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본인들 명함을 믿으면서 갑질을 너무 많이 한다. 특히 이런 분들의 특징은 의사결정을 아예 하지 않거나, 굉장히 느리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형편없다. 본인들이 필요하면 자료 달라고 닦달하지만, 남들이 필요한 답변은 절대로 해주지 않고, yes도 아니고 no도 아닌, 항상 애매한 이야기만 한다.

이런 분들이 기업에서 투자업무를 담당하면, 그 CVC는 그냥 망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담당자를 투자업무에 배치한 회사의 문제가 더 크다. 결국, 그 회사의 채용 역량과 회사가 인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능력없는 기업과 그 기업의 투자 담당자들을 만나면, 오히려 미소가 절로 생긴다. 이런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이 이렇게 큰 기업이 됐고, 지금은 잘하고 있다면,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들은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꾸기 때문이다. 더 좋은 사람들로 구성된 스타트업이 이런 대기업들을 수년, 또는 수십 년 내에 완전히 파괴하고 갈아 엎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엔 모든 건 사람이 하는 거니까, 이게 꿈이 아니라 곧 현실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자부한다.

실은 큰 기업은 스타트업의 속도로 갈 수가 없다. 스타트업의 속도로 갈 수가 없다면, 그래도 따라가려고 노력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비켜주거나 해야 하는데, 그 길목을 막는 경우가 너무 많긴 하다.

Strong 채용

오늘 포스팅은 우리 회사에 관한 내용이니, 관심 없는 분들은 skip 해도 된다.

2012년도에 존과 스트롱벤처스를 만들고, 4년 동안 둘이서 회사를 스타트업 운영하듯이 빠듯하게 운영했다(실은, 지금도 마찬가지). 그러다가 2015년도 말에 한국에서 허연정 매니저를 시작으로, 2020년 초에 조지윤 수석, 그리고 2021년에 신득환 심사역이 조인해서, 이제 우린 미국과 한국에 5명의 스트롱한 인재가 있는 회사가 됐다. 그동안 채용한 분들은, 이미 우리가 오래된 관계가 있던 분들 또는 오래된 관계가 있던 분들의 소개와 추천을 받은 분들이다.

시장은 더 좋아지고, 능력 있는 창업가는 더 많아지고 있고, 이들은 더 좋은 회사를 많이 만들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사람이 더 필요해서, 스트롱벤처스 10년 역사상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 채용을 진행한다. 스트롱은 국내외 초기 스타트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미국VC이며, 한국에서 잘 알려진 우리 투자사는 당근마켓, Tapas Media, 코빗, 클래스101, 핀다, 숨고, 미소, 라엘, 세탁특공대, 설탭, 쿠팡 등이 있고, 우린 이 회사들에 대부분 첫 투자 또는 초기 투자를 했다(스트롱 포트폴리오사 full list)

이번에 우린 두 명을 채용하는데, 한 분은 단기 인턴 애널리스트 포지션, 그리고 한 분은 풀타임 관리 포지션이다. 구체적인 job description은 다음과 같다:

투자 애널리스트(Analyst) 인턴 (6개월~12개월 단기 포지션)
서울 투자팀(기홍, 지윤, 득환)과 가까이 일하는 포지션으로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가 어떻게 투자 의사 결정을 하고, 투자한 회사에 value-add를 하는지 경험할 수 있는 포지션인데, 특히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초기 팀에 투자하기 때문에 국내외 시장과 트렌드를 알아볼 수 있는 유니크한 포지션입니다.
투자 애널리스트 인턴의 주 업무는 다음과 같지만, 워낙 빠르고 dynamic하게 돌아가는 분야라서 하는 일은 매일 다를 수 있습니다:
1/ 시장 조사 – 스트롱벤처스는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 투자합니다. 파트너나 심사역이 모든 분야에 대한 완벽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가장 좋은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한 시장 조사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요구합니다. 필요에 따라서 외부 업체를 만나고 인터뷰도 해야 합니다. 주로 한글로 작성합니다.
2/ 투자심사보고서 (Investment Memo) 작성 지원 – 특정 회사에 투자를 진행하게 될 때 작성하는 기본적인 문서가 Investment Memo입니다. 이 보고서에는 투자하려고 하는 회사, 산업, 시장, 기회, 팀, 그리고 투자하는 이유에 대한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영문으로 작성합니다.
3/ 그 외 다양한 업무 – 문서 작성, 회사 미팅, 다양한 앱과 제품 사용 등

스트롱이 찾고 있는 분:
–한국어와 영어가 가능한 bi-lingual 능력 (특히, writing이 중요)
–최소 6개월 근무 가능한 분
–에디슨같이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 분
–MZ 세대, 또는 MZ 세대가 요새 뭘 하는지 아주 잘 아는 분
*지원 방법: jobs@strongvc.com에 [Analyst Intern 지원] 제목으로 영문으로 작성한 이력서와 커버레터 제출

투자 관리 팀원 (Full-time 포지션)
적은 인력으로 많은 일을 하는 스트롱 벤처스에겐 효율적인 관리 업무가 매우 중요합니다. 투자 관리 팀원은 투자 관리 팀장(연정)과 보조를 맞추면서 함께 일 하며, 주 업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펀드 출자자(LP)를 위한 분기 보고서 작성 지원. 영문으로 작성 합니다.
2/ 분기별 투자현황 및 재무자료 준비
3/ 국내외 LP들과의 수시 커뮤니케이션 (펀드 계약서 취합 및 관리, 월별/분기별 요청자료 작성)
4/ 투자 지원 업무 (텀싯 및 캡테이블 작성, 실사 서류 및 계약서 검토, 납입 등)
5/ 투자 이후 사후 관리 업무
6/ 스트롱이 기획하는 프로그램 및 이벤트 기획 및 지원

스트롱이 찾고 있는 분:
–한국어와 영어가 가능한 bi-lingual 능력 (굳이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한국어가 가장 중요하고, 영어는 writing이 중요)
–기본적인 회계 지식이 있으면 plus
–문서 작업, 관리,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은 분
–이메일을 카톡같이 자주, 능숙하게 사용하시는 분
–글로벌 펀드 관리 담당 전문가의 career에 관심 있는 분
* 필요하면 재택근무 또는 part-time 등 협의로 다양한 형태의 근무 가능
**지원 방법: jobs@strongvc.com에 [투자 관리 지원] 제목으로 영문 이력서와 자유 형식의 자기소개서(영문/국문 택1) 제출

위 포지션에 대한 조금 더 컬러풀한 설명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좋은 동료분들과 더 많은, 좋은 회사와 창업가에게 투자하고 싶다.

리더와 팔로워

우리는 주로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회사에 투자하고, 이 회사들이 성장하는 걸 옆에서 꽤 가깝게,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본다. 더 많은 회사에 투자할수록, 더 많은 회사가 망하고, 더 많은 회사가 힘들게 사업을 하는데, 그래도 운 좋게 잘 되는 회사들이 간혹 몇 개씩 나온다. 돈도 없고, 사람도 없고, 시간도 없는 이 작은 회사들이 갑자기 급성장하면서 누구나 다 아는 회사가 되려면 여러 가지 실력과 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사람인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고, 비슷한 시장에서 사업하고, 비슷한 제품을 만드는 여러 개의 회사가 있는데, 어떤 회사는 누구나 다 아는 브랜드가 됐고, 어떤 회사는 누구도 모르게 망했다. 이 회사들의 차이는 크지 않다. 바로 사람, 그것도 창업 후에 어떤 C급 인력을 채용하냐에 달린 것 같다.

채용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우리 대표님들에게 매일 매일 해도 충분치 않다. 우리도 스트롱을 시작했을 때 투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웃긴 게, 이땐 존이나 나나 투자 경험이 없어서, 남들이 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사람을 보고 투자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후에 경험이 쌓이면서 우리 나름의 판단 기준이 생겼고, 제품의 완성도나 시장의 크기를 위주로 회사를 검토한 적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 이게 우리의 가장 중요한 투자 기준이 됐던 적도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수많은 회사에 투자하면서, 우리도 실패와 성공을 반복했고, 역시 사람에 투자하는 게 벤처 투자의 핵심이라는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그리고, 이 기준은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우리 투자사들이 C급 인재를 채용한 후, 급성장한 회사도 있고, 오히려 더 잘 안 된 케이스도 있다. 잘 안 된 이유는 너무 많아서 여기서 다루진 않겠지만, 잘 된 이유는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잘 된 회사가 채용한 인재들을 보면, 실력도 있지만 리더십이 좋은 사람들이었고, 둘 중 굳이 하나를 뽑자면, 나는 실력보단 리더십이 뛰어난 C급 인재들이 회사를 성장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들의 리더십은 전형적인 leading by doing 스타일이라서, 본인이 C급 레벨이라고 남들에게 일을 무조건 시키지 않는다. 실은 시킬 수도 없는 게, 이런 분들을 채용하기 시작한 회사는 대부분 내부 프로세스가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은 리더들이 스스로 프로세스를 직접 만들고, 팀원과 동료들에게 – 그리고, 이런 분들은 절대로 팀원들을 “부하직원”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렇게 지칭하지도 않는다 – 모든걸 가르쳐야 한다. 회사에 오자마자 일을 시키고, 본인이 더 큰 조직에서 더 큰 일을 했다는 걸 보여주고 강조하는 대기업형 인재는 절대로 작은 스타트업에서 리더가 될 수 없다. 내가 항상 강조하는 건, 높은 자리일수록 그 자리에 걸맞은 존경과 인정을 스스로 얻어야 하는데, 이건 본인보단 남들이 인정을 해줘야 한다. 남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선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좋은 C급 인재들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더 좋은 인재를 끌어들이는 자석과도 같은 리더십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다. 우리 투자사에 최근에 새로운 CTO가 왔다. 그런데 그동안 워낙 좋은 커리어를 쌓았고, 가는 곳마다 위에서 말한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에,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좋은 평판이 생겼고, 엔지니어라면 누구나 다 이런 분과 한 번쯤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분이 새로운 회사의 CTO로 합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뛰어난 개발자들이 스스로 이 회사로 이직하고 싶다는 문의가 왔다. 내가 아는 많은 좋은 C급 인재들은 본인의 영역에서 이런 채용 파워와 리더십을 가진 분들이다.

리더는 팔로워와 정말 다르다. 실은 우리 투자사 중 좋은 회사도 많지만, 이런 C급 인재분들이 가기엔 내가 봐도 너무 초라한 회사도 많은데, 그중 한 분에게 왜 훨씬 더 좋은 회사들 오퍼를 거절하고 우리 투자사에 왔는지 물어봤다. 이분의 답변과 태도가 굉장히 맘에 들었는데, “솔직히 제품과 기술을 뜯어봤을 때, 생각했던 것 보다 개판이라서 좀 놀라긴 했어요. 하지만, 첫째, 이렇게 개판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아서 좋았어요. 그리고 둘째, 이렇게 개판인데도 이 정도면 정말 대단한 회사라고 생각했어요.”라는 말을 한 게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런 분들은 이미 누군가 잘 만들어 놓은 틀에 들어가서 편안하게 그 틀에 적응하기보단, 누구도 못 만들었던 틀을 본인이 직접 만드는 걸 더 선호한다. 그래서 리더의 마인드를 가진 분들을 뽑아야 한다. 왜냐하면 리더를 잘 뽑으면, 팔로워들은 그냥 따라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