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매출 총이익

다른 곳에서 읽은 좋은 글을 그대로 번역하는 경우가 요샌 거의 없는데, 얼마 전에 Fred Wilson이 올린 글이 너무 좋았고, 나도 비슷한 생각을 최근에 많이 했는데, 윌슨 씨가 너무 우아하고 통찰력있게 표현해서, 잠깐 소개하고, 일부 번역해서 공유해보고 싶다. “Not All Gross Margin Is The Same“이라는 글인데, 투자검토 할 때, 회사가 매출이 있다면, 대부분 VC가 확인하는 수치 중 하나인 매출 총이익에 대한 내용이다.

매출 총이익에 대한 아주 간단한 결론을 내리자면, 이익률이 높으면 좋고, 낮으면 좋지 않은 비즈니스라고 주로 생각한다. 그런데 이 글에서는 두 가지 예시를 들면서, 이런 일차원적인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네덜란드의 PG사 Adyen의 재무제표에 의하면 이 회사의 12개월 동안의 매출은 $2.65B이고, 매출원가는 $2.16B이다. 매출총이익이 약 $0.5B이니, 매출총이익률은 대략 19%이다.
다른 회사를 한 번 보자. Macy’s 백화점의 12개월 동안의 매출은 $25.3B이고, 매출원가는 $15.2B이다. 매출총이익이 약 $10B이니, 매출총이익률은 대략 40%이다. 메이시스 백화점의 매출총이익률은 Adyen의 거의 두 배 이상인 셈이다.

이걸 그냥 별 생각 없이, 겉만 봤을 때, 우리는 메이시스 백화점 이익률이 더 높으니까, 이 비즈니스가 더 수익성이 좋고, 더 좋은 비즈니스라는 결론을 내리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Adyen은 $2.16B의 매출원가를 그냥 다른 기업들에 넘겨주기만 하는데, 이걸 넘겨주면서 실제로 본인들이 하는 게 별로 없고, 본인들에게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메이시스의 경우 $15.2B의 매출원가에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과 관련된 구매비용, 재고비용, 그리고 매장비용 등이 포함된다. 즉, 메이시스의 매출원가에는 실제로 많은 운영비용과 운전자본이 포함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Adyen이 Macy’s보다 이익률은 낮지만, 훨씬 더 매력적이고 효율적인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실은, 나도 우리가 작년 12월에 페이플에 투자할때 이와 비슷한 맥락의 생각을 많이 했다. Adyen에 비교할 수 없지만, 페이플도 결제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API 비즈니스이고, 고객들의 전체 거래금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 매출로 잡는다. 매출총이익률을 따져보면, 엄청나게 낮지만, 그래도 매출원가가 페이플의 운영비용이나 운전자본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기 때문에, 좋은 비즈니스라고 생각했다. 이게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포커게임을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모여서 포커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사람은 소위 말하는 하우스피를 받는데, 그 퍼센트는 매우 낮다. 하지만, 큰 노력없이 받는 돈이다. 반면에, 포커를 대신 쳐주고, 번 돈의 50%를 받는 대리포커 비즈니스를 한다고 하면, 이익률은 높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시간, 에너지, 정신적/육체적 비용은 엄청나기 때문에, 오히려 이익률이 낮은 하우스피가 더 좋은 비즈니스일 수도 있다.

즉, 겉으로만 보면 이익률이 낮은 비즈니스지만,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상당히 이익률이 높은 비즈니스일 수가 있다.

변동성

나는 상장 주식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주식 투자를 많이 하진 않는다. 그나마 가진 주식은 그냥 내가 좋아하는 회사 주식인데, 나이키와 언더아머 브랜드를 워낙 좋아해서 이 두 회사 주식은 거의 15년 전부터 조금씩 구매하고 있다.

이건 나이키의 최근 3개월 주가다.

사진 2020. 5. 11. 오후 3 45 53

코로나바이러스의 타격을 받기 전에 100달러 선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그 이후에 60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최근에 다시 90달러 선까지 회복했다. 실은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될진 아무도 모른다. 시장 상황이 안 좋아져서 더 떨어질 수도 있지만, 일단 현재 숫자를 보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바닥을 쳤을 때 주가가 40% 하락했고, 이제 거의 100달러로 다시 회복했다.

이건 언더아머의 최근 3개월 주가다.

사진 2020. 5. 11. 오후 3 46 48

코로나바이러스의 타격을 받기 전에 15달러 선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그 이후에 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한 9달러로 회복했다. 60%까지 하락했다가 조금 올라왔지만, 아직도 40% 하락한 가격이다.

같은 산업에 있는 아디다스의 최근 3개월 주가를 보자.

사진 2020. 5. 11. 오후 3 47 09

코로나바이러스의 타격을 받기 전에 160달러 선에 있다가, 그 이후에 90달러까지 떨어졌다. 43% 정도 하락했다가, 현재 11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아직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대비 30% 정도 하락한 가격이다.

나는 주식 시장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는 아니지만 나이키, 언더아머, 아디다스가 속한 소비재/운동용품 분야, 그리고 다른 분야의 종목을 그냥 대충 봤을 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일시적으로 30%~40% 정도 주가가 하락한 회사는, 이건 이 회사가 뭘 못 한 거라기보단 전반적인 시장의 분위기가 반영된 감소폭이기 때문에 3개월~6개월 안에 다시 복귀할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80% 이상 하락했다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시장의 믿음이 흔들리면 이런 위기가 올 수 있고, 회복이 힘들거나 회복을 해도 훨씬 더 오래 걸릴 수 있을 것 같다. 즉, 이런 비즈니스는 통제가 힘든 변동성이 내재되어 있어서, 예상치 못한 위기가 오면 지속할 수 있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 투자사들도 보면, 약간 비슷한 비교를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2월, 3월 실적이 갑자기 30%~40% 정도 감소한 회사들은 4월에 다시 실적이 서서히 회복하고 있고, 어떤 회사는 5월 실적이 오히려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실적보다 더 좋아질 기미가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80% 이상 타격을 받은 회사는 4월, 5월에도 회복의 기미가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지속 가능하지 못 한 비즈니스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위기가 오면 – 그리고 앞으로 이런 위기가 더 많이 올 수 있을 것 같다 – 그 타격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질 수도 있으니, 다양한 방법으로 방어막과 해자를 만들어서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살기위한 변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피트니스 클럽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고, 많은 헬스클럽이 문을 닫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피트니스 체인 중 하나인 24 Hour Fitness도 파산신청을 고려하고 있고, 아직 망하지 않은 헬스클럽은 PT 수업을 온라인으로 스트리밍하거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서 비대면 PT 수업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어떤 헬스클럽은 아예 운동기구를 대여하거나 판매해서 계속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Peloton이나 SoulCycle과 같은 사이클/스피닝 클래스가 인기가 많기 때문에, 사이클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피트니스 클럽은 자전거를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참 살벌한 세상이다. 살기 위한 이런 처절한 몸부림을 보면, 안타깝고 불쌍하다. 하지만, 살기 위한 이 투쟁의 다른 면을 보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회사의 경영진이 그동안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고, 마지막 한 방울 창의력까지 머리에서 쥐어짜내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에서 많이 돌아다녀서 이걸 본 분들이 많을 텐데, 그렇게 digital transformation을 오랫동안 주장했지만, 수 십년 동안 그 누구도 이걸 못 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한 방에 digital transformation이 시작된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digital transformation

Digital Transformation Quiz (SUSANNE WOLK TWITTER)

특히 한국의 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하고, 온라인 수업하는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동의하겠지만, 학교야말로 첨단 기술을 도입해서 학생들에게 미래를 보여줘야 하는데, 실은 내가 아는 한국의 학교는 기술적으로 가장 낙후됐고, 신기술 도입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대표적인 기관이다. 아직 갈 길이 멀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면 온라인 수업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보수적인 학교의 교무진과선생님들이 온라인 수업하는 걸 보면, 코로나바이러스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우리도 비슷한걸 느끼고 있다. 팀이 한국과 미국에 있고, 두 지역에 투자를 하니, 화상 미팅은 항상 자주 해왔었고, 나도 꼭 필요한 게 아니면, 직접 만나서 미팅하는걸 선호하진 않지만, 그래도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거면 직접 얼굴 보고 만나는 미팅을 했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강제적으로 모든 미팅을 화상으로 진행했는데, 처음엔 좀 불편했지만, 이젠 오히려 이게 더 익숙해졌고, 왜 그동안 굳이 직접 만나서 미팅을 했을까 하는 의문까지 하는걸 보면, 나도 어떻게 보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변화했고,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변화가 만들어진 거 같다.

이런 살아남기 위한 변화는 규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한국은 원격의료가 아직 합법화되지 않았는데, 어쩌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강제적으로 합법화되거나, 아니면 합법화되어가는 과정이 더 빨리 진행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희망을 품어 본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연구개발, 그리고 임상시험 과정 또한 기존 신약 연구개발 및 임상 과정보단 더 빨리 진행되는 걸 보면, 이게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다. 그동안 이해하기 힘든 법과 규제 때문에 불법이었던, 집으로 찾아오는 이발/미용 서비스도 합법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의 진화과정을 보면, 처음에는 사용자들이 특정 제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 특정 장소를 직접 찾아갔다. 그 이후에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들이 우리가 있는 곳으로 – 주로 집 – 찾아왔다. 아마도 이 다음 단계는 사용자들이 비접촉 방식으로, 원격으로 이런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그런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미래가 한 5년~10년 뒤에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바이러스는 한 방에 이런 미래를 더 우리에게 가깝게 오게 했다.

물론, 이 사태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세상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그렇게 되진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안전하게 사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살기 위한 변화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When the Going Gets Tough, the Tough Get Going

요샌 사무실 출근도 안 하고 집에서 Zoom 화면만 보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회사에 주로 투자하고, 대략 직장에서 어떤 일이 돌아가는지는 우리 와이프도 알고 있지만, 요새 24시간 나랑 집에 있다 보니, 내가 우리 투자사들과 하는 대화를 많이 듣고, 어떤 회사가 잘하고 있고, 어떤 회사가 힘든지, 대략 파악하고 있다. 남편 하는 일이 겉으로 보면 아주 번드르르하고, (비록 남의 돈이지만)수 억 단위의 돈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멋진 VC라고 알고 있었는데, 막상 온종일 대화 내용을 들어보면, 돈 버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회사들 어렵고, 망하고 있고, 곧 망할 것 같은 회사 대표들과 정신과 상담하듯 이야기하는 내용밖에 없어서 굉장히 놀라고 신기해하는 거 같다.

“오빠 투자해서 돈 버는 사람 아니었어? 무슨 119 소방대원 같은데?”라는 말을 할 정도로 요새 코로나바이러스가 몇몇 우리 투자사들에 주는 충격은 상당하다. 그리고, 이미 전에 내가 여러 번 말했듯이, 이걸 내가 어떻게 해줄 순 없다. 그 누구도 예상 못 했던 팬데믹이 왔고, 투자자나 창업가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냥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다. 내가 그나마 해줄 수 있는 건, 그냥 옆에서 정신적 말동무가 되어 주는 건데, 모든 회사가 다르고 모든 창업가의 스토리가 다르지만, 정말 안타까운 일들이 많다.

어떤 대표는 그동안 같이 고생하고 모든 걸 함께 했던 팀원의 절반을 해고했고, 어떤 대표는 사업의 방향을 크게 피봇했고, 어떤 대표는 원래 없는 살림으로 사업했지만,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분들과 통화나 줌 미팅이 끝나면 나도 온갖 생각으로 먹먹해진다. 나도 이 정도인데, 대표님들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오갈지, 그리고 잠은 제대로 자고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솔직히 우리 투자금도 걱정이 되긴 한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걱정되는 건, 인생을 바쳐서 힘겹게 쌓아놓은 탑이, 내가 통제하지 못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바이러스와 이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걸 보는 이 들의 정신건강이다.

그래도 이 암울한 현실에서도 나는 매일 빛을 보고 있다. 우리 투자사 대표들은 모두 내가 존경하고, 잘하시는 분이라는 걸 알고 있고, 이 때문에 투자를 했는데, 이 위기는 이분들을 내가 다시 보게 되고,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대단한 분들이라는 확신을 하게 해줬다. 주도적으로 직원을 – 많게는 절반 이상 – 해고하는 건 말만큼 쉽지 않고, 진정한 리더는 해고를 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인데, 이걸 바로 하는 결단력과 용기에 일단 한번 놀랐다. 또한, 당황하거나 우왕좌왕 하지 않고, 현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하는 탄성과 회복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 말이 유연한 대처지, 어떤 대표는 그동안 하던 비즈니스를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방향을 찾기도 했다. 대기업이라면 절대로 못 했을 것이고, 하더라도 수개월이 걸릴 일을, 이분들은 하루 만에 한 것이다.

이런 대표들에게 내가 헌사 하고 싶은 노래가 하나 있다. Billy Ocean의 “When the Going Gets Tough, the Tough Get Going”이다. 노래 제목을 그대로 번역하면, “상황이 힘들어지면, 강인한 사람들은 더 강인해진다.”이다. 좀 오래된 곡이지만, you will enjoy it.

통제 못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통제 할 수 있는 거에만 집중하자. 그러다가 망할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시원하게 한 번 싸워보자. 사업가답게, 대표답게, 용감하고 떳떳하게 온몸으로 부딪쳐보자. 결과와는 상관없이 모두가 다 나중에 술잔을 기울이면서 웃을 수 있도록.

AI 검토 체크리스트

1586734159905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핫해지고,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받는 분야는 AI다. 앞으로 더 커질 것이고, AI는 모든 비즈니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가 될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너무 멀다. 대부분의 AI 회사가 제시하는 장밋빛 그림은 비현실적이고, 가끔 나는 AI 회사가 피칭하는걸 듣고 있다 보면 저 창업가 분들은 어느 시대에 살고 있나, 미래에서 왔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황당했던 적이 몇 번 있다. 하지만, 내가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라서, 나도 이 기술, 이 비즈니스, 이 회사가 약속하는 미래가 정말로 실현 가능한지가 제대로 판단되지 않을 때가 많고, 이럴 경우 주변의 다양한 분들한테 조언을 구하지만, 그래도 이런 회사를 검토하는 건 항상 어렵다.

완벽하진 않지만, Zest AI라는 회사의 CTO가 최근에 테크크런치에 기고한 글을 한번 읽어보면, AI 회사나 기술을 검토할 때, 투자자, 고객, 또는 협력업체 입장에서 확인해봐야 하는 6가지 사항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이 AI 회사가 정말로 뭔가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AI로 겉만 번드르르하게 포장되어 있는 건지를 판단할 때 꽤 유용한 거 같아서 간략하게 소개해본다.

1/ AI 훈련에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나?
Garbage in, garbage out이라는 말이 있다. AI가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데이터로 훈련을 시켜야 한다. 제대로 된 AI 회사라면 정확하게 어떤 데이터를 사용해서, 어떤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2/ 사람이 하는 일을 AI가 어느 정도 대체하는가?
AI가 구현되면 사람이 전혀 필요 없다든지, 또는 수십 명 또는 수백 명의 사람을 즉시 대체할 수 있다고 하는 회사는 의심해봐야한다. 아직 AI는 그 수준까지 오지 못했다. AI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정확하게 지적할 수 있고, 아직 사람이 필요한 프로세스에 AI가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3/ 실제 사례가 있는가?
이 AI 기술이 실제로 구현된 사례가 있는지, 그리고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는데, 어떻게 AI가 해결을 했고, 그 결과를 정량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었는지를 물어봐야한다. 연구실에서 테스팅해봤다고 현실에서도 AI가 작동하진 않는다. 한 연구에 의하면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AI 중 20%만 현실에서 돌아간다고 하듯이, 실생활에서는 실험에 사용한 가정이나 제약조건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고객이 실제로 사용했고, 정확히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 확인해봐야한다.

4/ AI를 구축하는데 얼만큼의 노력, 시간, 그리고 자원이 투입됐는가?
수십 명의 데이터과학자와 공학박사들이 AI 모델링을 하고, 수 년 동안 연구실에서 알고리즘을 개발한 건 대단하지만, 그렇다고 실제로 현실에 적용했을 때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는걸 보장할 순 없다. 위 3번과 같이 확인해봐야한다.

5/ AI의 결정과 추천사항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단순히 좋아할 만한 기사나 옷을 추천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앞으로 AI가 해야 할 일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점점 더 규제를 받게 될 것이다. AI 기반의 대출 결정을 하거나, 또는 자율주행 결정을 할 때는, 왜 AI가 그런 결정을 했고, 왜 그런 추천을 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규제가 까다로운 분야라면, 더욱더 그렇다.

6/ AI의 의사결정에 공정성이 있는가? 편견은 없는가?
AI를 훈련하는 데이터에는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의 바이어스가 들어가 있다. 가장 이슈가 많이 되는 게 인종과 성차별에 대한 바이어스인데, AI를 연구하는 인력 대부분이 백인남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도하지 않게 이런 부분이 원데이터에 반영되고, 이게 AI를 통해서 처리되면, 공정성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윤리적인 부분도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나도 이 기사를 접한 후에 AI 관련 회사를 만나면, 위 6가지 질문을 기본적인 프레임으로 삼으면서 비즈니스를 검토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크라우드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