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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engineered engineer

super-engineer-mousepad-500x500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나도 여러번의 과거 포스팅들을 통해서 스타트업들한테는 제대로된 제품을 만드는게 가장 중요하고,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드려면 좋은 개발자들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한국은 아직 아닌거 같은데 미국의 경우 ‘개발자’의 정의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걸 요새 느끼고 있다.

얼마전부터 우리는 풀스택이란 말을 유행처럼 사용하기 시작했다. 행사장이나 면접장에서 개발자를 만나면 “풀스택이세요?” 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걸 흔히 볼 수 있다. 최근에 내가 미국에서 느끼는 점은 이런 질문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풀스택이 더이상 중요하지 않은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이제 풀스택은 기본이 된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은 당연히 풀스택이어야 한다. 풀스택이 아니면 어디가서 엔지니어 명함도 못 내미는 그런 시대가 곧 올 것이다.

모바일 개발도 기본이 되어가고 있다. 전에는 회사에 웹개발팀과 모바일개발팀이 따로 있었다. 실은 요새도 대부분 그렇다. 그런데 이게 점점 바뀌고 있다. 그냥 ‘개발팀’ 하나만 존재하고 이 개발팀에 속한 개발자들은 웹과 모바일을 동시에 다 한다. 모바일 기술로 보면 아직은 iOS와 안드로이드가 구분이 되지만 이 또한 앞으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된다. “모바일 할 줄 아세요?” 라는 질문 자체가 곧 없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개발자라면 모바일도 기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상당히 많은 개발자들이 기본적인 디자인코딩도 배워가고 있다. 숙련된 디자이너만큼 실력이 좋아지려면 시간이 걸리고 힘들지만, 많은 개발자들이 기본적인 디자인 실력을 갖춰가고 있다.

GitHub은 이제 기본이다. 요새 개발자들한테 이력서를 요구하는 채용담당자는 거의 없고, 링크드인 프로파일 보다는 깃허브 프로파일을 통해서 어떤 코드를 써봤고, 어떤 개발 활동을 했는지 확인한다. 경영하는 사람들의 이력서를 보면 은근히 뻥카가 심하지만, 깃허브의 코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내 생각은 앞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경계선도 모호해질거 같다. IoT와 웨어러블 시장이 성장하면서 미래의 개발자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유창하게 다루지 않을까 싶다.

풀스택, 모바일, 웹, 디자인,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다 하는게 쉽지 않지만 추세는 이게 맞는거 같다. 앞으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모바일/웹/하드웨어/소프트웨어 분야를 모두 드나들머 제품을 개발할 것이며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서 이를 최소한의 인력으로 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개발자라면 이제는 만능이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http://engineershirts.com/product-category/engineers/super-engineer/>

무궁무진한 새로운 기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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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Florence, Somewhere

John John Florence라는 젊은 천재 서퍼가 있다. 올해 나이는 22세 밖에 안 되었지만, 이미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서핑의 미래에 큰 역할을 할 선수이다. 그는 전통적인 스타일을 따르지 않는 그만의 변칙 서핑 스타일 때문에 상당히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 젊은 친구가 집채만한 파도를 타는 사진들을 여러 잡지나 미디어에서 볼 수 있는데 이 사진들에는 대부분 다음과 같은 캡션이 붙는다. ‘John Florence, Somewhere’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이 파도를 어디서 탔는지 밝히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한다. “진짜 서핑 매니아들의 꿈은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곳에서 가장 좋은 파도를 혼자 독차지하는거죠. 이 파도는 제가 태어나서 탄 파도 중 가장 훌륭했는데요 절대로 위치를 발설하지 않을 거예요. 전 세계에 이렇게 많은 서퍼들이 있고, 이들이 세계 구석 구석의 모든 바다에서 서핑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그 어느 바다에 새로운 파도들이 있다는 뜻이죠. 그냥 계속 찾다보면 항상 새로운 파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파도’는 ‘발견되지 않은 스타트업’ 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더이상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한다. 이미 나올만한 건 다 나왔고, 새로운 기술과 회사들은 이제 앞으로 많이 나오지 않을거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는 이런 말을 한 10년 전에도 들었던 거 같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게 발명되었고, 왠만한 비즈니스 모델은 다 구현되었다는 말들을 했지만 과거 10년 동안 창업된 회사 수보다 최근 2-3년 동안 창업된 회사들이 더 많다는 걸 보면 새로운 회사는 항상 있고, 같은 비즈니스를 하더라도 그 방법에 있어서는 항상 새로운 방법이 존재하는거 같다. John Florence가 말했듯이 새로운 걸 계속 찾다보면 언젠가는 찾을 것이다.

세상은 가만히 멈춰있지 않다. 우리 생각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 변화 속에서 항상 새로운 기회가 발생한다. 일반인들은 잘 감지하지 못하지만 창업가들은 이런 기회를 기가막히게 포착해서 항상 새로운 걸 만드려는 시도를 한다. 대부분 실패하지만 극소수는 제대로 성공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든다. 60년대는 반도체 분야에서 큰 변화들이 있었고 인텔은 이 기회를 잘 포착했다. 70년대는 개인컴퓨터(PC)가 세상에 나왔다. 애플,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이때 창업됐다. 80년대는 인터넷이 탄생하면서 네트워킹의 강자 시스코가 태어났다. 90년대는 우리가 아는 인터넷이 드디어 메인스트림으로 들어와서 대중화가 되었고 이 기회를 제대로 포착한 유니콘 기업들이 탄생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이에 해당된다. 2000년도의 키워드는 ‘소셜’ 이었다. 10년 동안 소셜미디어가 고도화되었고, 엄청나게 많은 소셜 앱과 서비스들이 탄생되었다. 2010년도에는 큰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었다. 바로 모바일 혁명이다. 아마도 이후부터 혁신에 가속도가 붙었고 한국도 창업에 불이 붙었던거 같다. 자, 이제 다음은 뭘까? 2020년, 2030년에는 어떤 새로운 것들이 이 세상에 나올까?

이제 기술의 발전은 끝났을까? 아마도 아닐거다. 앞으로 기술의 발전과 변화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고, 새로운 회사들은 무궁무진하게 생겨날 것이다. 단지 관심을 조금 더 가지고 찾아야할 뿐이다.

FOMO 조심

fomo나는 싫어하는 용어가 매우 많은데 요새 가장 듣기 싫은 게 FOMO 라는 단어이다.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인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정도가 적절한 번역인 거 같다. 정확히 번역하자면 “남들은 다 기회를 잡았는데 나 혼자만 이 기회를 놓칠까에 대한 두려움”이다.

Tech 분야의 투자자들이라면 이 말을 들어봤거나 아니면 스스로 이 말을 많이 할 것이다. 정작 본인은 큰 관심은 없지만 여기저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기술이나 회사가 있다면 분명히 한 번 정도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어, 나는 이게 별로인 거 같고 관심도 없는데 유명한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는 거 보면 뭔가 있을 것도 같은데…그래도 내가 잘 아는 분야도 아니고 내 투자 전략과는 맞지 않으니까 그냥 패스해야지…그런데 혹시 남들은 다 투자했는데 나만 투자 안 하면 나중에 혼자 바보 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 정작 본인은 투자에 대해서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은 분야이고 창업팀을 한 번도 만나보지도 않은 회사에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 거의 묻지마 투자 수준인데 요새 미국에서는 이런 경우를 꽤 많이 볼 수 있다.

나는 FOMO 멘탈리티를 정말 싫어한다. 남의 돈을 가지고 투자하는 투자자인 만큼 더욱더 신중해야 하는데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혹시 나만 돈을 못 벌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때문에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투자하는 분위기가 계속 형성되면서 쓸데없이 밸류에이션만 높아지고 회사의 질이 떨어진다. FOMO 때문에 투자한 투자자들을 보면, 두려움 때문에 투자는 급하게 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과연 이게 올바른 투자 결정이었는지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제대로 생각을 하고 확신이 들 때 투자를 했다면 이렇게 흔들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FOMO는 기본적으로 나만 빼고 남들이 다 잘되면 어떡하나에 대한 두려움인데, 잘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 투자는 나만 알고 나만 투자해서 나만 잘되는 거다. 외부의 잡음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나만의 투자철학과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게 매우 중요하고, 아무리 남들이 열광하는 회사라도 내가 잘 모르고 나의 원칙에 어긋난다면 과감하게 pass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두려움 때문에 과열되는 시장은 분위기가 조금만 바뀌면 바로 냉각되기 때문이다.

만약에 내가 과감하게 pass 해서 투자하지 않았는데, 대박 터져서 다른 VC들은 모두 돈을 벌었다면? Good for them이다. 상관없다. 모든 VC는 자신만의 투자 프레임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이 철학이 없다면, 내가 투자하지 않은 회사가 잘되면 멘탈이 붕괴하고, 내가 투자한 회사가 잘 안돼도 멘탈이 붕괴한다. 내가 투자한 회사가 잘되면 당연히 좋지만, 투자를 해보면 알겠지만, 이럴 확률이 높진 않다.

<이미지 출처 = https://thepassionproject.wordpress.com/2012/03/24/3-more-sleeps-and-say-no-to-fomo/>

간결함의 미학

Gottshalden-05-800x600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지난 몇 주 동안 개인적으로 굉장히 바쁜 일이 있었다. 그 와중에 업무적으로 새로운 일들을 벌리고, 그동안 벌려놓았던 일들 정리하면서 정말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몇 주를 살았던거 같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면서 문득 우린 참 바쁘고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안하려니 불안하고, 너무 많은걸 하려니 이 또한 불안하고…..기술의 발전이 여기에 크게 기여한거 같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 때문에 분명히 과거에는 상상도 못하거나 아니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들을 이젠 작은 전화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건 분명히 좋은 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몰라도 되는 것들과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에 계속 신경을 써야 하고, 정신은 24 시간 ON 으로 유지해야하니 육체적/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최근에 이런 생각들을 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는 트위터를 나는 오히려 더 좋고 도움이 많이 되는 서비스라고 느끼고 있다. 처음에 내가 트위터를 사용하기 시작했을때 왜 트윗을 140자로 제한했을까라는 불만이 많았다. 뭐 하나 쓰려고 해도 항상 140자의 제한을 받아서 내용을 다시 지우고, 줄이고, 또 쓰고 하길 몇 번이나 반복한 후에야 트윗을 날렸다. 페이스북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주저리 주저리 다 적을 수 있는데 트위터는 왜 이 제한을 풀지 않을까라는 불만을 트위터에서 일하는 친구들한테도 자주 표현했다.

그런데 한 1년 정도 써보니까 이렇게 문자 수에 제한을 주는게 오히려 더 고마웠다. 내가 하고 싶은 말과 생각을 140자로 줄여야 하니까 생각을 상당히 많이 한 후에 간결하게 트윗을 포스팅 하는 습관을 키우게 되었다. 트위터는 서론과 결론은 다 잘라버리고 본론만, 그것도 하고자 하는 말의 포인트만 아주 간결하게 정리해서 글을 쓰는 법을 스스로 훈련시킬 수 있는 좋은 툴이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하다보니 우리 일상생활에서의 communication에 얼마나 많은 ‘낭비’가 존재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물론, 트윗과 일상생활에서의 대화는 다르고, 대화를 하면서 본론만 너무 짧게 말하면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상관없는 말들을 우리는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걸 트윗을 140자로 줄이면서 항상 공감하고 있다.

또 다른 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대부분 140자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사실도 발견했다. 블로그에 쓰면 A4 용지 거의 1장 짜리 내용을 140자로 ‘엑기스’만 추려서 트윗할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하면서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가끔씩 아무리 고치고 다시 써봐도 140자로 압축하지 못하는 내용들이 있다. 이런 건 아예 트윗하지 않는다. 140자로 간결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내용들은 어쩌면 남들에게 방송할 정도로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내용이 아닐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

트위터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에도 이 간결함의 미학을 모두가 적용했으면…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leedamweb/80205847072>

The Anti-network

관계 형성의 중요성‘이라는 글을 비롯해서 여러 번 강조하지만, 일의 종류를 떠나서 ‘관계’는 너무나 중요하다. 특히 창업가나 투자자 커뮤니티와 같이 좁고 서로가 서로한테 항상 평판을 확인하는 분야에서 관계와 네트워크는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아니, 어쩌면 이게 전부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투자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이 얼마 전에 한국의 네이버와 실리콘밸리의 DCM으로부터 시리즈 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우리도 다시 같이 참여를 했다). 모든 투자가 그렇지만 실제 계약을 마무리하기 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많은 우여곡절이 있는데 텀블벅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기존 투자자였던 우리와 새로 들어오는 투자자인 DCM/네이버와 상당히 많은 communication이 오고 갔었다. 네이버와 DCM 담당자들과 나는 개인적으로 이미 알고 있었고 꽤 친분이 두터웠는데, 특히 DCM 일본사무소의 파트너 Osuke Honda와는 거의 7년 동안 알고 지냈다. 오늘은 이 관계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다.

나는 2008년부터 약 4년 반 동안 미국에서 뮤직쉐이크를 운영했다. 특히 첫 2년 동안은 투자유치를 위해서 실리콘밸리와 LA의 VC들과 정말 많은 미팅을 했고 피칭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마도 거의 70번 이상 한 거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70번의 피칭 중 투자로 연결된 건 0건이다. 투자로 이어질 뻔 한 건 2건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DCM과 진행하던 투자건 이었다. 당시 DCM에서 뮤직쉐이크를 담당했던 심사역이 바로 지금은 파트너가 된 Osuke 였다. 같은 동양인이고 와튼 출신이라서 그런지(나는 졸업은 안 했지만) 처음부터 나한테 잘 대해줬는데, consumer 제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음악에 대한 관심 때문에 Osuke는 우리를 내부적으로 많이 밀어줬다. 투자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진행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최종 투자 결정은 창투사의 파트너들이 하는 거지만 이 파트너들을 설득할 수 있는 내부 챔피언은 바로 투자를 직접 담당하고 실사를 하는 심사역이기 때문에 심사역한테 잘 보이는 건 중요하다. 뭐, 결국에는 투자가 성사되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서 나는 Osuke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나도 이 친구가 믿을만하고 성실한 투자자라고 생각했지만, 아마도 이 친구도 내가 거짓말 안 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거 같다. 아주 좋게 헤어진 거로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우린 7년 후에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창업자-투자자가 아닌 같은 VC로 만나서 아주 좋은 회사에 공동투자를 했다. 참 재미있는 인연이다.

다른 69개 이상의 VC들과도 최대한 이렇게 헤어지려고 노력했다(그중에는 좋지 않게 끝난 경우도 있긴 있다. 내가 열 받아서 화를 버럭 내고 자리를 뜬 경우도 있는데 지금 굉장히 후회하고 있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나는 내가 당시 피칭했지만 거절당했던 대부분의 VC와 같이 – 창업가가 아니라 같은 투자자로서 – 투자할만한 스타트업과 공동투자 기회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우리와 같이 초기에 투자하는 마이크로 VC들에는 후속 투자가 매우 중요한데 과거에 나와 뮤직쉐이크를 거절했던 VC들이 스트롱벤처스의 훌륭한 후속 투자 네트워크가 되었다. 내가 거절당했기 때문에 네트워크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오히려 anti-network이라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이 분야에서 오래 일하려면 – 솔직히 짧게 일해도 – 네트워크는 너무나 중요하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거와 같이 나를 거절하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과의 anti-network도 상당히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