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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멕스 – 카드사의 변화

난 1999년 미국에서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American Express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비자나 마스터카드 보다는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멕스가 수수료가 더 높아서 상점들이 꺼려하는걸로 알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좋은 혜택들이 많은 학생카드가 있어서 하나 만들었는데 그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아멕스를 사용하고 있다.

제조업이든 금융기관이든 이제 모두가 인터넷과 소셜 마케팅을 이용해서 기존 고객들을 유지하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떤 기관들은 다른 기관들보다 이런 새로운 기술을 잘 활용하고 있는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그 중 하나이다. 솔직히 ‘카드사’라고 하면 굉장히 보수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아멕스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상당히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이런 노력들이 이젠 가시화된 결과들로 나타나고 있는거 같다.

얼마전에 아래와 같은 이메일을 받았다. 아멕스 고객들을 위한 특별혜택 이메일이었는데 나랑 와이프랑 자주 이용하는 Whole Foods라는 슈퍼에서 $75 이상 쇼핑을 하면 $10을 돌려 준다는 내용이다. 

아멕스 카드를 사용하는 패턴을 분석해서 내가 Whole Foods에 자주 간다는걸 알았고, 한번 갈때마다 $50 이상 소비한다는 것도 아마도 분석한거 같다 (참고로 Whole Foods는 동네 슈퍼보다는 좀 비싼 물건들을 판다). 당연히 관심 있었고 “Get offer”라는 버튼을 눌렀다. 나는 이 버튼을 누르면, 1. $10를 할인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출력하는 페이지로 이동하거나 (직접 출력) 또는 2. Whole Foods에서 계산할때 스캔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이메일로 받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누르니까 다음과 같은 페이지가 떴다.

“Get offer”라는 버튼을 누르자마자 내 아멕스 카드와 이 오퍼 내용이 sync되었으니 나는 그냥 Whole Foods에서 계산할때 아멕스 카드만 사용하면 된다는 내용이다. 카운터 점원한테 “저 $75 이상 구매하면 $10 할인 받는 오퍼를 아멕스에서 받았어요.” 뭐 이런 귀찮은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다. 할인 쿠폰이나 코드를 제공할 필요도 없다. 그냥 카드만 긁으면 되고 다음 달 카드명세서에 $10가 할인 된다.

나는 이걸 경험하면서 아멕스가 고객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고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카드를 더 많이, 그리고 쉽게 긁을 수 있을까에 대한 정말 많은 생각/실험/개발을 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Get offer”라는 버튼을 눌렀을때 쿠폰을 다시 출력하거나, 할인 코드를 받아 적어야하거나 또는 다시 아멕스 사이트에 로그인을 해야했다면 사용자들이 절반 이상이 그냥 귀찮아서 할인 혜택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아주 간단하게 $10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이제 왠만하면 Whole Foods에 가서 $75 이상 쇼핑을 분명히 할거 같다.

모든 서비스들이 이렇게 user-friendly하게 만들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솔직히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아직도 이메일 수신 거부를 하려면 사이트에 로그인하게 만드는 답답한 서비스들이 이런걸 보고 좀 배우면 좋겠다.

실행 > 아이디어

나 자신도 항상 다짐하고 우리 투자사들에도 항상 강조하는 게 바로 “실행”의 중요성이다. ‘스타트업 바이블‘을 딱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바로 “실행”이다. 실행은 거창한 게 아니다. 남들이 말만 할 때 몸으로 행동하는 거다. 물론, 입으로 먹고사는 사람들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실행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건 그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요새 키워드인 거 같다. 창조경제에 대한 내용을 하나씩 따지면서 읽어보지는 않았고 솔직히 별로 관심도 없지만 가장 많이 강조되는 부분은 “창조적인 아이디어”인 거 같다. 좋은 아이디어 하나가 백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말을 하는 정부관련자들의 이야기를 어디서 많이 들었던 거 같은데 이들과 박근혜 정부가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내가 생각하는 창조경제 시스템의 문제는 – 이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다 – 바로 아이디어를 과대평가하고 실행을 과소평가한다는 점이다.

창업가 정신의 핵심은 실행이다. 아이디어는 실행되기 전까지는 이 사회에 아무런 가치도 줄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다(솔직히 자산이라고도 난 생각하지 않는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초기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시장의 시험을 거치고, 수천 번의 반복과 실험을 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수천 개의 결정과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합쳐졌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초기 아이디어가 얼마나 번뜩이고 훌륭하냐는 비즈니스의 성공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 주위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을 보면 90% 이상이 초기 아이디어와는 완전히 다른 서비스와 제품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바로 실행의 힘이다.

영화 Social Network를 봤다면 저커버그가 윙클보스 형제들의 아이디어를 정말 훔친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so what? Facebook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있었고 이미 SixDegrees, Friendster 그리고 MySpace와 같은 제품들이 시장에 존재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의 성공이 소셜네트워크라는 아이디어 때문일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저커버그와 그의 팀원들의 실행력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가지고 수백만 번의 실험과 제품개발을 통해서 성공적인 제품과 기업을 만든 것이다.

전에 ‘창업가와 경제학자’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다시 한 번 이 내용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창조경제는 아이디어보다는 실행을 장려해야 한다.

“아이디어는 정적인 허상이다. 실행은 동적인 실체이자 프로세스이며 창업가 정신의 전부이다.”

샤도우 복싱과 진짜 복싱

복싱이란 운동 참으로 매력적이고 intense 해서 비정기적으로 계속 배우고 연습은 하는데 막상 상대랑 실전을 하게 되면 다칠게 걱정이 돼서 대부분 시간을 샌드백 연습만 한다. 내가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있는 우리 동네 Gold’s Gym에서도 꽤 많은 사람이 복싱 연습을 한다. 이 중 아침마다 와서 샌드백에 몸을 푸는 체격이 좋고 상당히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가진 흑인 친구가 있다. 나도 복싱 좀 연구하고 여러 사람을 봐서 아는데, 이 정도의 샤도우 복싱을 구사하려면 꽤 오래 복싱을 해야 한다.

이 친구가 며칠 전에 링에 올라갔다. 상대는 40대 중반의 마른 체구의 백인 아저씨. 해병대 티셔츠를 입은 거 보니 해병 출신인가 보다. 시작하기 전에 해병대 아저씨가 샌드백 치면서 몸 푸는 거 보니까 움직임은 형편없었고 당연히 멋진 흑인 복서가 이길 줄 알았다. 결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흑인 복서의 상대를 약 올리는 현란한 footwork과 손동작은 거의 프로수준이었지만, 해병대 아저씨는 꿈쩍도 안 하면서 움직임을 최소화했고 한방에 이 친구를 쓰러뜨렸다. 다시 일어섰지만 이번에는 일어서자마자 해병대 아저씨가 다시 펀치를 날렸고, 흑인 복서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Gary라는 해병대 아저씨랑 잠깐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고 나는 어떻게 저렇게 오래 복싱을 배운 사람을 이렇게 쉽게 이길 수 있었는지 물어봤다. 그의 답은 다음과 같았다. “Boxing is about punching your opponent and knocking him down. It’s not about how pretty you look or how fast you move in front of a punch bag that doesn’t punch you back (복싱은 상대방을 때려서 넘어뜨리는 운동이지 펀치를 날리지 않는 샌드백을 상대로 멋있게 보이고 빠르게 움직이는 기교가 아니에요).”
결국, 실전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백날 샌드백만 치고 혼자 샤도우 복싱하면 뭐하나? 나를 죽이려는 상대를 만나면 샌드백을 치면서 연습하던 아름다운 상황같지가 않다. 태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어느 시골의 깡패한테 맞아터지는 이유도 이와 같다. 좋은 환경과 정해진 규칙이 있는 스포츠를 하는 태권도 선수랑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길거리 싸움을 하는 사람들은 그 경험과 자세 자체가 다르다. 태권도 선수가 멋진 날아 차기를 하거나 품새를 써먹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건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방식으로 싸우는 길거리 파이터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실전이지 연습이 아니다. 창업에 대한 책을 많이 읽고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과 계획을 아무리 많이 해도 시작을 못 하면 소용없다. 샤도우 복싱과 진짜 복싱이 다르듯이, 혼자서 이런저런 고민과 계획을 세우다가 막상 창업하면 연습 때는 경험하지 못했던 수십 가지 또는 수백 가지의 장애물에 부딪히게 된다. 이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면 지속해서 실전경험을 해야 한다. 실전에서 이기는 스타트업들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고객을 유치하고, 그 고객들이 돈을 내게 해서 매출을 만든다. 연습만 하는 스타트업들은 그냥 멋있는 계획과 고민만 하다가 끝난다.

행복해지기 위해 우리가 포기해야할 15가지

나는 보통 직역은 안하는데 오늘 내 친구가 공유한 글에 매우 공감한바 여기서 간단히 소개한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너무 많은것에 집착을 하는데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포기해야할 것 15가지에 대한 글이다.

1. 내가 항상 옳아야 된다는 생각: 우리는 나는 항상 옳고 남들이 틀렸다고 생각하고, 항상 그렇게 되길 바란다. 대부분의 사람들한테는 자신이 틀렸다는 생각 자체가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가 된다. 그럴 필요 없다. 내가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봐라, “만약에 상대방이 틀렸다고 해도, 그게 무슨 상관인가? 내 자존심이 그렇게 중요한가?” 옳고 틀렸다는건 상대적이다.

2. 내가 항상 주도권을 가져야할 필요: 내 주위의 모든 일들에 대해서 내가 주도권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것들이 무엇이든간에 그냥 있는 그대로 놔두어라.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3. 남을 탓하는 습관: 스스로의 인생에 대한 책임을 져야지 남을 탓하지 말아라. 남들이 뭘 하든간에.

4. 스스로를 자책하는 습관: 자신을 사랑해라. 스스로에게 너무 부정적인 말을 할 필요는 없다.

5. 스스로의 한계를 정할 필요: 이 세상에 불가능한것은 없다. 일부러 불가능과 한계를 정할 필요는 없다. 일단 해보고 판단해라.

6. 불평하는 습관: 스스로를 불행하고, 슬프고, 우울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서 불평하는 습관을 포기해라. 내가 그렇다고 정의하기 전에는 인생의 그 어떤것도, 그 누구도 나를 불행하게 만들 수는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7. 남을 비난하는 습관: 남들이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비난하지 말아라. 그냥 다르다는걸 인정하고 편안하게 살아라.

8. 남한테 항상 잘 보여야 된다는 생각: “남들한테 내가 어떻게 보일까”라는 생각을 하지 말아라. 남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 필요는 없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그만 둘때, 모든 가면을 벗을때, 진정한 나를 받아드릴때, 그때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9. 변화에 대한 거부: 변화는 좋은 것이다. 변화는 나 자신과 내 주위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 변화를 거부하지 말고 환영해라.변화를 받아들이는 그 순간에 온통 벽으로만 느껴지던 주변 세상이 열릴 것이다.

10. 남을 규정하는 습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마음대로 규정하지 말아라. 이들에 대해서 조금씩 마음을 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라.

11. 두려움: 두려움을 버려라. 두려움은 실체가 없는, 우리의 마음속에 우리가 스스로 만드는 허상일 뿐이다.

12. 변명: 변명은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스스로를 발전하고 좋은 생각을 하는 대신 우리는 수많은 변명거리를 만들면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변명의 99.9%는 거짓이다.

13. 과거: 과거를 포기하는거…이거 정말 어렵다. 왜냐하면 과거는 현재보다 아름답고 미래는 무섭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봐라. 우리에게 주어진 의미있는 순간은 바로 현재 이 순간 밖에 없다. 그렇게 포기하기 힘든 과거가 현재였을때 우린 최선을 다했는가?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인생을 즐겨라. 어차피 인생은 목적지가 없는 짧은(or 긴) 여행이니까.

14. 애착: 과감히 포기해라. 애착을 포기하는게 가장 어렵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노력하면 포기할 수 있고 시간이 갈수록 좋아진다. 애착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면 진정한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다.

15. 남을 위한 삶을 사는 인생: 남이 아닌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아라. 너무 많은 사람들이 남들이 시키고 남들이 원하는대로 살고 있다. 부모님, 친구들, 선생님, 정부, 언론이 시키는대로 삶을 살고 있다. 남을 위한 삶을 살면서 내부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주권을 상실하고 죽을때 많은 후회를 한다.

AMEN!

출처:
“15 Things You Should Give Up To Be Happy” by World Observer Online

ActiveX –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를 탓해라

바로 전에 포스팅한 글이 대한민국 전자정부에 대한 내용이었다. 한국 전자정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뺄 수 없는 게 바로 ActiveX이다. 액티브엑스가 짜증 나는 건 잘 알지만, 솔직히 나도 왜 한국 사이트들이 액티브엑스로 도배 되어 있는지는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나름대로 한번 조사를 해봤다. 어떤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를 탓하는데 내가 좀 알아보니 이건 전적으로 한국 정부의 잘못된 선택이다.

1999년 2월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현 KISA) 안전한 전자상거래를 위해 SEED라는 자체 암호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의 자세한 내용은 나도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온라인 거래를 하는 모든 사용자는 전자인증서와 비밀번호를 통해서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람이 본인임을 증명해야 하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웹사이트들이 이런 전자인증서를 인증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한 ActiveX 플러그인을 사용해야 한다. Wikipedia에 의하면 ‘ActiveX’는 웹 사용자의 PC에 설치해 여러 종류의 파일과 데이터들을 웹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러그인 기술이다. 액티브엑스와 인증서 사용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동반되는데 그 중 으뜸은 바로 액티브엑스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스 플랫폼에서만 작동한다는 것이다. 즉, 한국 정부가 전자인증서를 통한 본인 인증을 법으로 의무화시키면서 한국의 모든 웹사이트와 인터넷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액티브엑스가 작동할 수 있는 유일한 브라우저는 IE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모든 네티즌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사용하게 되었고, 전자금융거래와 전자상거래 사이트만 액티브엑스를 사용하면 되지만 자연스럽게 한국의 웹 개발자들은 모든 웹사이트와 인터넷 프로그램을 IE에 최적화해서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해외 거주자들이나 한국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해외 고객들은 불평하기 시작했고, 시대를 거슬러가는 무식한 정책이라는 걸 한국 정부도 깨닫고 이 사태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마련했다. 2010년도에는 액티브엑스를 의무적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새로운 법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바로 액티브엑스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보안을 제공하는 기술을 사용해야 하며, 그 기술을 사용하려면 정부에서 별도로 만든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런 귀찮은 과정을 거쳐 가면서 누가 사이트를 다시 개발하겠는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2년 7월의 통계에 따르면 전자결제 이용률이 높은 금융 분야 웹사이트의 93%가 액티브엑스를 사용하며, 서점 분야는 100%가 액티브엑스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 얼마나 멍청하고 책임감 없는 정부의 선택이었는가? 아무 생각도 없고 미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우물 안 개구리들이 13년 전에 선택한 정책이 – 분명히 그들은 이제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벤치 마크할 것이라고 박수치면서 좋아했겠지 – 한국이라는 한 나라의 모든 국민과 비즈니스들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한국 서비스들이 글로벌 서비스로 발전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잘 사용하다가 결제를 하려고 하면 액티브엑스의 무한루프에 빠지게 되는데 요새 이런 걸 참을 수 있는 외국인은 없기 때문이다.
보안 때문이라고? 오히려 액티브엑스는 코드 실행에 대한 제약이 없으므로 바이러스나 악성 스파이웨어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서 실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조차 ActiveX의 사용자제를 권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용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주로 사용하는 미국보다 한국에서 전자금융사고와 사기가 더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액티브엑스를 완전히 없애버리겠다는 법안을 통과하겠다는 움직임들이 최근 들어 많이 보이지만, 역시 책상에서 연필만 깎는 분들이 생각하고 만드는 정책이기 때문에 난 별로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나는 이런 보안과 인증 정책에 정부가 개입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거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하며, 굳이 정부에서 이런 걸 해야겠다면 뭘 좀 제대로 알고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