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를 통한 불공평 해소

얼마 전에 택시를 타고 강남에서 서울역까지 넘어갈 일이 있었다. 서울에서 좋지 않은 택시경험을 많이 했지만 이건 최악이었다. 좌석벨트 미착용은 이제 나한테는 오히려 정상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데, 이 기사분은 운전 자체가 저질이었다. 초급가속, 초급정지, 멀미가 날 정도의 끼여들기는 정말 지옥같아서 한 마디 했지만 역시 돌아오는 건 침묵과 더 거친 보복성 운전이었다. 운전을 업으로 하는, 운전을 가장 잘 해야하는 택시 기사분의 수준미달 운전실력에 화가 났다. 도대체 이럴땐 어디에 하소연하고 아까운 내 돈은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을까?

제대로 된 평가(=review)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나마 카카오택시는 별점이라도 줄 수 있지만, 이 또한 많이 부족하다. 별점 2개와 별점 3개의 차이는 상당히 애매하다. 만약에 승객들이 택시기사를 고를 수 있다면, 단순 별점을 가지고 좋은 기사인지 아닌지 판단하긴 힘들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으면, 돈을 낸 손님은 서비스에 대한 자세하고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하는데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들은 이런 평가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일부 평가시스템들이 완벽하지는 않다. 영혼없는 – 주로 리워드를 노린 – 평가도 많고, 알바생들을 고용해서 평가를 왜곡시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내가 돈을 내고 택시를 타는 손님이라고 나만 택시기사를 평가하는 건 공평하지 못하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도 손님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손님이나 서비스 제공자나 서로에 대한 평가를 전혀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현실이 많은 옵션 중 특정 서비스를 선택하고 이에 대해서 돈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손님에게 더 불리하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얼마전에 투자한 홈케어 O2O 서비스 닥터하우스도 이와 비슷한 평가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다. 집수리는 택시보다 훨씬 더 비싸고 규모가 크다. 또한, 택시같이 한번 타고 끝나는게 아니라 이사가기 전까지는 수리한 집에서 온 가족이 계속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삶의 질과도 직결된다(뭐, 택시승차는 삶의 질 뿐만 아니라 ‘삶’ 자체가 왔다갔다 하긴한다). 그런데 막상 공사를 맡긴 업체나 기술자가 일을 엉망으로 해놓고 “원래 그 공사는 그렇게 하는거예요” 라면서 나 몰라라 하면 문제가 커진다. 이런 업체나 기술자는 다시는 이 바닥에서 일을 못 하게 해야하며,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 바로 제대로 된 평가 시스템이다.

제대로 만든 평가 시스템은 바이어와 셀러에게 동등한 권리를 줄 수 있는 공평성을 시장에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좋은 시스템을 바이어와 셀러가 좋은 의도로 잘 사용해야 한다.

불필요한 욕심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할수록 과거에는 찾을수 없던 좋은 회사들이 더 많이 창업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스타트업들이 과거에 비해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하고 있다. 우리는 펀드 자체가 크지 않고, 투자하는 시점도 초기여서 소액투자를 전문적으로 한다. 하지만 과거보다는 회사들이 더 많은 펀딩을 필요로 하는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서 최근에는 다른 투자자들과 공동투자를 한 사례가 많이 있다.

공동투자를 하는 이유는 스타트업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자자들을 더 많이 참여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면과 투자유치금액 자체가 너무 커서 공동부담하기 위한 정량적인 면이 있다. 전에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우리는 주로 투자한 회사들의 첫번째 투자자이다. 우리가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투자조건을 협의한 후에 다른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소개하고 공동투자기회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에 공동투자를 여러번 하면서 우리가 먼저 발굴한 좋은 회사들을 다른 투자자들에게 소개함으로써 굳이 우리 지분율을 낮출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특히 우리가 소개한 공동투자자들이 우리보다 주로 많은 금액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더 많은 지분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때는 그냥 우리만 단독으로 좋은 조건에 투자해서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그 다음 라운드에 다른 투자자들을 더 높은 밸류에이션에 참여시킬까라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조금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이건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불필요한 욕심이라는걸 깨닫는다.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한정되어 있다. 몇 년 전에는 이 금액만 가지고도 꽤 오래 버티면서 제대로 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이걸로 괜찮은 후속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위에서 말했듯이 경쟁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좋은 스타트업들이 더 많이 창업되고 있고,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욱 더 좋은 제품이 필요하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좋은 개발인력이 필요하고 과거보다 더 많은 펀딩이 필요하다.

우리가 단독으로 투자하면 더 많은 지분율을 확보해서 회사가 잘 되면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건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의 단독 투자금만으로 개발인력을 채용하고,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기에는 모자라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에는 공동투자자들과 함께 투자규모를 더 키우는게 모두를 위해 현명하다. 공동투자를 하면 내 지분율은 낮아지지만 회사가 살아남아서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은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다.

내가 항상 강조하듯 1억원 짜리 회사의 지분 30%를 갖는거 보다 1,000억원짜리 회사의 3%를 갖는게 훨씬 더 좋다.

20년

katusa오늘로부터 정확히 20년 전, 1995년 9월 18일에 나는 카투사 복무를 위해서 논산훈련소에 입대했다. 그동안 몇 몇 동기들과 부대 사람들과는 계속 연락을 했었지만 얼마전에 카톡을 통해서 많은 동기들과 다시 연결되었다. 그리고 지금 조용한 새벽에 거실에 혼자 앉아서 입대한지 벌써 20년 됐다는 생각을 하니까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와 가슴을 스쳐간다.

‘카투사’ 라고 하면 “그게 무슨 군대냐” 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전반적으로는 한국군보다 – 엄밀히 말하면 카투사도 한국군이다 – 카투사 생활이 조금 편한건 사실이지만, 한국군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편한 보직이 있는가 하면 카투사도 최전방에서 엄청 힘들고 고생하는 보직도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내 군생활은 카투사 중에서도 육체적으로는 많이 편했다. 용산 미8군 본부중대 의전실에서 근무했는데(통합섹션이라는 그룹에 속함) 주 업무는 한국을 방문하는 군과 민간 VIP들을 의전하는 거였다. 하지만 나는 내가 담당했던 업무에 대해서는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다. 총을 들고 북한과 마주보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것만이 군 생활이 아니고 애국은 아니다. 내가 근무할때 한국을 방문했던 해외 VIP들 중 기억나는 사람들은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현 대통령 후보, 조 바이덴 미국 부통령, 콜린 파웰 장군과 같은 정치인들부터 브루스 윌리스와(Planet Hollywood라는 테마식당 홍보 차 방문) 달라스 카우보이스 치어리더들(미군 위문 공연) 같은 연예인들이 있었다. 나는 이들을 최대한 professional 하게 모셨고, 필요할때는 주말에 서울 관광도 시켜주면서 비공식적인 민간 외교활동을 조금이나마 했다는 사실에 개인적으로는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20년이 지난 오늘, 미군부대에서의 좋은 일들은 추억이 되었고 나쁜 일들은 경험이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한테는 카투사 생활 2년 2개월이 시간낭비였다기 보다는 발전을 위한 좋은 플랫폼이 되었던거 같다. 아직도 자주 연락하고 가끔씩 보는 좋은 동기들과 부대 사람들을 만났고, 한국에서 고등학교/대학교를 다니면서 약간 녹슬었던 영어에 다시 기름칠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또한, 미군의 시스템을 보면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단함과 왜 절대강국인지를 조금이나마 배웠고 – 반면에 쓰레기 중 이런 개쓰레기 같은 아메리칸들도 있다는것도 배웠다 – 이는 내가 미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요새 리더쉽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는데 나같은 이등병한테도 너무나 자상하고 진지하게 대해주셨던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Gary Luck 대장님은 지금까지 내가 본 리더 중 최고의 리더쉽을 보여주셨다.

한국 출장가서 삼각지에서 이태원쪽으로 가다보면 용산기지가 보이는데 그때 생활이 많이 생각나고 부대 안으로 다시 들어가서 사무실도 찾아가고 막사도 다시 가보고 싶다. 97년 제대할 때만 해도 이태원에는 지하철도 없었고, 이렇게 좋은 식당과 문화가 있는 거리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리고 배고플때 가끔 나가서 낙지소면 먹던 경리단길이 이렇게 멋진 길이 될 줄….

왜 가끔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괜히 옛 일이 생각나고, 그때 사람들이 생각나고…..아마도 오늘이 그런 날인거 같다. 디게 그립네…어떤 사람들은 같은 서울에 살아도 평생 다시 못 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거 자체가 좋은 추억인거 같다. 단결!


<이미지 출처 = 한미경제협의회>

잘 부탁드립니다

8265590387_cefbec3838_b오랫동안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대화하던 회사와 얼마전에 투자계약을 마무리 했다. 투자 금액과는 상관없이 투자를 하는 회사와 투자를 받는 회사간에 계약을 한다는건 항상 어렵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지난 2개월 동안 우리는 상당히 많은 한국과 미국의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했는데, 양사가 계약서에 서명하고 창업가와 악수를 하면서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잘 부탁드립니다” 이다.

계약하는 자리에 나와 같이 있던 어떤 분이 돈이 있는 투자자가 왜 피투자자한테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하는지 여쭤봤다. 오히려 돈을 받는 사람이 주는 사람한테 그 말을 해야하는게 아니냐는 말과 함께. 얼핏보면 이 말이 맞아 보인다 – 돈 받는 사람이 돈 주는 사람한테 고마워해야하고,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하는게. 하지만, 투자한 회사가 망하거나 또는 성공적으로 exit한 경험이 있는 투자자라면 잘 알 것이다. 투자계약을 하고 투자금 납입이 되는 그 순간부터는 투자자의 운명과 미래는 바로 창업가와 그의 팀에 달려있다는 걸.

현명한 투자자라면 돈 뿐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를 스타트업에 제공해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특정 비즈니스에 대한 지식이 많은 투자자는 전략이나 제품개발에 실질적인 피드백과 조언을 제공하고, 본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의 시행착오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이 비즈니스를 잘 모르는 투자자들도 좋은 인맥을 소개해주고 자신들의 생각과 의견을 제공해 준다. 그런데 나는 잘 안다. 나같은 투자자들이 제공하는건 제 3자의 의견과 제안이며, 실제 결정은 우리가 투자한 회사의 대표이사와 창업팀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이 올바른 결정을 해야지만 우리도 잘 되고, 우리가 잘 되야지만 우리 펀드에 출자한 출자자분들도(=LP) 성공하기 때문에 이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건 스타트업들의 성공이다.

절대로 그렇지 않지만, 외부에서 볼때는 마치 우리같은 투자자는 ‘갑’이고 투자를 받는 창업가들은 ‘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실제는 그 반대이다). 아쉬운 건 돈을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투자자들에게 잘 보여야한다고 생각하는 시각 때문인거 같다. 뭐,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가 집행된 이후 투자자들의 미래는 그들이 투자한 스타트업한테 달려있다. 투자자들은 투자한 스타트업이라는 배에 탄 것이고, 이들은 험한 파도가 치는 거친 바다를 이 배의 선장과 그의 선원들이 잘 항해해서 무사히 육지까지 갈 수 있길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가끔 선장한테 쓴소리도 하고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겠지만 결국 배를 모는건 선장과 그의 팀이다.

그래서 우리 투자사들에게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미지 출처 = http://forums.elderscrollsonline.com/en/discussion/156579/shooting-star/p3>

[리블로그] 서명을 작대기로 바꿔야 하나?

2주 한국 출장 후 이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인천공항에서 3시간 정도를 보내면서 면세점 2군데, 던킨도너츠와 잠바쥬스에서 물건을 구매했다. 신용카드를 5번 긁었고, 서명을 4번 했는데 이 중 4번 다 내 full 서명을 하지 못 했다. 고객서명을 하라고 해서 진지하고 열심히 서명하는데 카운터 직원이 중간에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한 번은 카운터 직원이 아주 친절하게 내 서명을 대신 해줬다. 이번에는 동그라미가 아니라, 작대기 하나로.

너무나 대조적이다. 얼마전에 예스24.com 에서 책 2권 구매를 시도했는데 고객의 안전과 금융 보안을 위한 불필요한 각종 플러그인들과 누더기같은 프로세스 때문에 포기했는데, 상점에서 물리적으로 신용카드로 구매하고 서명함에 있어서는 사람들의 태도와 프로세스가 이렇게 허술한게 이해가 잘 안간다.

관련해서 이미 과거에 글을 쓴 적이 있다. 나는 물건을 구매하고 신용카드 서명을 하기전에 항상 “제 서명이 좀 길거든요. 다 할때까지 기다려 주세요.” 라고 말을 했는데 이젠 귀찮고 입이 아파서 포기할 시점이 온 거 같다. 이제 한국에서만 사용할 서명을 하나 새로 만들어야 할거 같고, 내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과 똑같이 작대기 하나로 바꿔야할거 같다.

[과거글: 동그라미 서명]

최근 3년간 한국에 여러 번 출장 다니면서 의아하기도 하고 짜증도 났던 신용카드 서명 관련된 이야기다. 과거에는 실제 신용카드 전표에 펜으로 서명을 했지만 이제는 모두 기계로 바뀌면서 스타일러스 펜으로 기기의 화면에 서명을 한다. 그런데 미국과 약간 다름점이 있다면 미국의 경우 서명을 한 후에 누르는 ‘확인’ 버튼이 서명을 하는 기기에 있어서 신용카드 소비자가 누르게 되어 있지만 한국의 경우 서명하는 기기에 ‘확인’ 버튼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일부러 봤는데, 내가 갔던 식당이나 가게는 거의 이랬다). 대신 이 ‘확인’은 카운터에 있는 분이 알아서 누르게 되어 있다.

난 서명이 좀 길고 복잡해서 그냥 대충 동그라미나 줄 한두게 긎는 사람들보다는 서명하는데 훨씬 더 오래 걸린다. 그런데 서명을 끝내지도 않았는데 카운터에서 그냥 ‘확인’을 눌러버려서 반쪽짜리 서명으로 신용카드가 결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솔직히 이건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신용카드 주인이 서명을 하지 않았는데 – 카드사용을 승인하지 않은거랑 동일 – 가게에서 승인을 해버리는거랑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막말로 내가 나중에 이 가게에 와서 이거 내 서명이랑 다르고, 내가 서명한게 아니라고 따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몇몇 가게 주인들한테는 이렇게 따져봤는데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는 커녕 다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서 “손님 서명이 너무 길어요 ㅎ”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분명히 신용카드 뒷면을 보면 카드주인이 서명하는 란이 있다. 그리고 이 밑에 보면 “이 카드는 상기란에 서명된 회원만이 사용할 수 있으며, 타인에게 양도, 대여할 수 없습니다.”라고 적혀있다. 미국은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면 카드 뒷면의 서명과 실제 서명을 비교해보는 경우도 종종 있고, 신분증도 보여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한국의 경우 이런 적은 한번도 없었다.

문화 차이인가? 뭐,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신용카드를 도둑맞았다고 생각해보자. 도둑놈이 내 신용카드를 막 긁고 다니면서 내 서명이 아닌 다른 서명을 하는데 그 누구도 이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이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금융사기와 신용카드 정보유출 관련 사고 소식이 계속 들려오는 요새는.

더 재미있는 건, 어떤 커피샾에서 계산하면서 내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카운터 알바생이 나 대신 그냥 다음과 같이 지가 서명하고 내 신용카드 승인을 해준 경우가 있었다. 뭐라 하니까 “원래 다 그렇게 해요”라는 성의없는 답변만 돌아왔고 그 알바생은 그날 나한테 험한 말 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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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건 원래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 아닌가? 내가 너무 까칠한건가? 이런 생각을 아무도 해보지 않은건지 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