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ndersAtWork

우리 모두 배달의 민족

며칠 전 성황리에 마무리 된 프라이머 8기 데모데이 기조연설을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님이 하셨다. 나도 개인적으로 김봉진 대표님을 조금 알고, 독서경영으로 유명하신 분이 스타트업 바이블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셔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그 날도 언급을 해주셨다). 배달의 민족이라는 회사에 대한 정보는 미디어나 다른 투자자들을 통해서 많이 접하지만 이 날 들은 회사와 대표님의 철학, 그리고 배민의 시작 관련 이야기들은 매우 신선하고 흥미로웠고,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지금은 직원 460명에 한국 스타트업 중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가지고 있는 회사 중 하나로 성장을 했지만 시작은 여느 스타트업과 다르지 않게 소박했다. 답십리의 까페베네에서 창업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대단한 전략이나 거창한 비전을 가지고 시작한게 아니라 ‘VC’ 라는 말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강연 50분이라는 시간이 길지 않아서 회사의 전부를 보여줄 수는 없었지만 그냥 평범한 젊은이가 간단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 사업이 되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업이 성장했고, 순간 순간의 결정들이 쌓이면서 문화가 만들어졌고, 아직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씩 성공을 향해서 가고 있는 창업가와 그의 사업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재미있었다. 특히, 김봉진 대표님과 배달의 민족 팀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독특한 기업 문화와 ‘우유부단 캠페인’과 같은 사회활동들은 나한테 시사하는 점들이 참 많았다.

가끔 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한국 보다는 미국인들이 많이 물어본다). “Kihong, 너는 한국 스타트업 중 어느 회사가 가장 성공할거라고 생각하니?” 과거에는 나도 이 질문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야 했다. 내가 좋아하고, 우리가 소액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나름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하는 쿠팡이 항상 머리에 떠오르지만 최근 들어 내 대답은 다음과 같다. “음…니들이 잘 모르는 한국의 배달 스타트업인데 이름은 좀 어려워(영어로 하니까). 배달의 민족이라는 스타트업이 있는데, 이 회사가 가장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성공을 해야 해. 그래야지만 한국 스타트업의 미래가 더 밝아질테니.”

배달의 민족이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이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 물론, 잘 될거라고 생각하지만 워낙 쟁쟁한 회사들과 창업가들이 한국에도 많으니까. 하지만, 나는 배달의 민족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지만 한국의 창업 생태계에 진정한 불이 붙을 수 있다. 그 이유는…쿠팡과 티몬의 성공을 보고 많은 젊은 친구들이 자극을 받고 자신감을 얻어서 다른 좋은 회사들이 한국에서 탄생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창업가들한테 쿠팡의 김범석 대표나 티몬의 신현성 대표는 넘사벽이다. (절대로 그렇지는 않지만)많은 창업가들이 본인들도 부잣집에서 태어나서 미국 명문대학을(김범석 대표는 하버드, 신현성 대표는 유펜) 졸업했다면 쿠팡과 티몬같은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오히려 쿠팡과 티몬의 선전은 “빽도 없고, 금수저가 아니면 창업해서 잘 되는 것 도 힘들구나” 라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나는 목격한적이 많다.
김봉진 대표님은 약간 다르다. 뭐, 그렇다고 내가 이 분을 과소평가하는 건 절대로 아니다. 내가 알기로는 아주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학교도 서울대가 아닌 평범한 대학을 나왔고, 공학이나 경영학이 아닌 미술을 공부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것도 아니고, 과거에 exit을 한 경험도 없다. 오히려 가구 비즈니스를 해서 쫄딱 망한 경험은 있다. 즉,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백그라운드와 스토리를 가진 매우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이다. 그래서 나는 김봉진 대표님이 잘 되고 배달의 민족이 대박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지만 한국의 모든 창업가들에게 진정한 영감과 자신감을 줄 수 있다.

“나랑 그닥 다르지 않은거 같은데 저 분도 성공했으면, 나도 분명히 할 수 있다” 라는 그런 자신감이 우리 사회에 가득 차 있으면 헬조선도 조금은 더 좋아지지 않을까.

홈스캔, 홈케어 서비스

한국 와서 집을 구하면서 답답했던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나 professionalism이 너무 없고, 고객들을 호구로 보는 중개사들한테 너무 실망했다. 모든 중개사들이 이런 건 아니겠지만 – 그리고 미국도 이런 중개사들이 있지만 – 한국은 정말 무법천지였다. 이렇게 쉽게 돈을 버는 중개사들과 우리랑 같이 일하는 고생하는 창업가들을 비교해 보면 화가 날 정도다. 이건 나만 느끼는 건 아니고 한국에서 집을 구해 본 모든 사람들이 어느정도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또 다른 답답한 점은 – 이건 어쩌면 내가 미국에서 집을 구해봤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지는 못 할거 같다 – 나 같은 임차인은 집 주인한테 아무 말도 못 하고 아무것도 요구할 수 없는 “집주인이 ‘갑’인” 사회 분위기였다. 내 집이 아니더라도 내 돈 몇 억이 들어가는데 왜 임차인은 뭔가를 요구할 권리가 없을까. 이사 전에 이미 망가져 있거나 작동하지 않는게 있다면 당연히 주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위해서 고쳐줘야 하는데 한국은 그 조차 집 주인의 눈치를 봐야하고, 협상을 해야 한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새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임차인이 전문 홈 인스펙터를(공간관리사) 통해서 그 집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검사 받을 수 있다. 주로 돈은 임차인이 내야하는데 공간관리사들은 2-3시간 정도 매우 꼼꼼하게 집의 상태를 전체적으로 검사해준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습도, 곰팡이 존재 여부 또는 가능성, 백개미 존재 여부, 수압, 전압, 전기 접지 상태 등 모든 걸 검사 해주고 전문적인 보고서를 만들어서 제공한다. 집을 사는 사람은 이 보고서를 가지고 집 값을 네고하거나 또는 집 주인한테 수리 요청을 할 수가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내가 살 집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집의 파손으로 인한 예상치 못 한 봉변이나 피해를 최소화 할 수가 있다.

한국은 이사 당일 날 집 주인, 전 세입자, 그리고 새로 들어오는 세입자들이 적지 않은 돈을 돌리고, 입금하고, 출금하고, 그리고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후다닥 이사 나가고 들어온다. 이렇게 하니 당연히 집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고, 전에 살던 사람이 고장낸건지 원래 그런건지 알 방법이 없으니 집 주인한테 정당하게 수리를 요청할 수가 없다. 더 당황스러운 건 집이라는게 살아보기 전에는 발견되지 않는 하자들이 있는데, 한 두 달 후에 이런 하자들이 발견되면 세입자는 곤란해진다. 정확히 누구 잘못인지 책임 소재도 애매해지기 때문에 매우 지저분한 싸움으로 끝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투자사 닥터하우스에서 새롭게 출시한 홈스캔 서비스는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아니, 당장 해결하지는 못 하겠지만 좋은 방향을 제공한다. 홈스캔을 통해서 닥터하우스의 full-stack 공간관리사/기술자 분들이 주거공간을 정확하게 검사하고 진단해서 주거자들이 느낄 수 있는 불편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새로 출시한 홈케어 서비스를 통해서 문제점 발견 시 바로 처리가 가능하다.

기존 프로세스에 뭔가 깨진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고쳐야 하는게 맞지만 우리 사회는 이런 것들을 그냥 “관행이니까 원래 그런거야” 로 넘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제동을 걸고 기술의 도움으로 투명성을 제공해야 한다. 닥터하우스의 서비스가 여기에 한 몫 하길 기대한다.

유명도 무명의 시절이 있었다

얼마전에 ‘동상이몽’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15년 동안 무명가수 생활을 하고 있는 김현미라는 가수의 이야기를 봤다. 나도 이 일을 하면서 정말 힘들게 사는 창업가들을 많이 보지만 이 가수분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무대에서 노래하는게 너무나 즐겁고, 노래 하는게 자기 팔자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김현미씨 한테는 박수를 보낸다. 이 분은 건강이 썩 좋지 않지만 무대 위에 올라가서 노래만 부르면 아픈것도 다 잊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하시는데, 노래 부를때 표정을 보니 정말 너무 행복한 표정이었다. 김현미씨가 이애란씨 처럼 성공할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스타가 탄생했다고 할 것이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우리는 잘 안다. 하루아침에 대박나는 건 이 세상에 없다. 복권도 꾸준히 구매하고 간절히 원할 때 당첨되는 걸 나는 주변에서 봤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이다. 갑자기 우리가 모르는 회사가 대박나면 우리는 그 회사랑 사장은 운이 좋다고 부러워들 하지만, 실제로는 위에서 말한 김현미씨와 같이 아픔, 고통, 그리고 서러움을 참으면서 자기 갈 길을 걸어왔던 오랜 무명의 시절이 있을 것이다. 성공은 그 준비 기간이 매우 길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그 준비 기간 동안 수 백만가지 이유 때문에 망하지만, 잘 참고 운이 조금만 바쳐줘서 파도를 잘 타면 유명해 질 수 있다.

내일은 프라이머 8기 데모데이이다. 20개의 스타트업이 800명이라는 어마무시한 청중 앞에서 5분씩 피칭을 하는 아주 중요한 행사이다. 이들 모두 지금은 김현미씨와 같은 무명의 스타트업들이다. 아직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등 따시고 배부른 길을 스스로 버리고 본인들이 믿는 길을 외롭게 가고 있는 (대부분)젊은 친구들이다. 하지만 나는 이 회사들과 지난 몇 개월 동안 같이 일하고 교류하면서 이들의 가능성을 직접 느끼고 봤다. 외롭고 서러운 무명의 시절을 잘 극복해서 모두 다 유명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이다. 이 세상에는 이런 소중한 인생을 마치 여러 번 사는 것처럼 낭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이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대충 살고, 남이 내 운명을 결정하게 하고, 그리고 “어떻게 잘 되겠지”를 꿈 꾸면서 그냥 그렇게 살다가 죽을 사람들이다. 이런 분들 한테는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그들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라고 하루에도 여러 번 다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 아주 가까운 주변에는 이런 사람들이 없다. 지금은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이지만 – 그리고 딱히 누가 이들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에 열심히 사는 건 절대로 아니다. 그냥,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힘들게, 그리고 치열하게 사는 젊은 친구들이다 – 언젠가는 이들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고, 오랜 기간 동안 잘 준비하고 훈련을 했다면 이들은 성공해서 유명해 질 것이다.

내일 모두 데모데이에서 good luck.

그 누구의 길도 아닌. My way.

사진 2016. 1. 9. 오후 5 04 54작년부터 John과 나는 권도균 대표님이 설립한 국내 최초의 악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의 파트너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우린 본격적으로 8기 부터 조인했는데, 얼마 전에 9기 모집이 끝났다. 9기에는 586명이 참가를 했고, 이들이 135개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지원했다. 내 주위에는 더 이상 한국에는 투자할 회사가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젊은 친구들의 창업 열기가 시들었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프라이머 9기 지원한 분들을 보면 오히려 한국의 창업 현실은 이와 반대로 매우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이 중 20개 정도의 팀들은 프라이머 9기로 선발되겠지만, 대부분은 선발되지 못 할 것이다. 선발되지 못 한 분들에게 내가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전혀 신경쓰지 말고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하던 일 계속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프라이머 같은 악셀러레이터에 지원하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하고, 많은 밤을 세웠던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불합격 통보를 받으면 정말 김 빠지고 실망이 크다는 것 또한 잘 안다. 어떤 팀들은 불합격이 창업의 끝이라고 생각하고 그동안 꿈꾸던 비즈니스를 접고, 힘들게 만든 팀을 해체하고, 창업 자체도 그만둔다. 나는 이들이 남의 길이 아닌 자신들의 길을 가라고 해주고 싶다. 물론, 프라이머에 합격하면 당연히 좋다. 투자도 받고, 프라이머 파트너들의 적극적인 도움도 받고, 다른 프라이머 동기/선배 회사들과 교류하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귀한 기회가 주어진다. 그렇지만 악셀러레이터가 창업의 종착점은 아니다. 이는 그냥 창업의 과정에서 거쳐가는 수많은 과정 중 하나이다. 되면 좋지만, 안 되도 좋다. 중요한 건 창업가와 팀이 시작한 걸 끝까지 믿고 밀어 붙이는 것이다. 남한테 보여주기 위한게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디 이런게 악셀러레이터 지원 뿐이겠나. 투자도 마찬가지이다. 스타트업의 목표는 투자를 받는게 아니다. 돈이 떨어져서 투자를 받으면 하고 싶은걸 조금 더 하고, 사업 초기에 세운 가설들을 조금 더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여유가 약간 더 생기는 것이다.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 투자를 많이 받은 회사가 성공한 회사는 절대로 아니다. 투자를 못 받아도 그만이다. 그냥 내가 원래 가던 길을 계속 가면 된다.

아직 성공했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온오프믹스, 스타일쉐어, 그리고 마이리얼트립 모두 프라이머 회사들인데 2010년도에 선발된 1기 회사들이다. 이 회사들이 현재 위치까지 오기에는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고, 미안하지만 아직 한참 멀었다. 그만큼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게 비즈니스이다. 창업은 남들과 경쟁하는 경진대회가 아니고, 창업가들은 연예인이 아니다. 남한테 보여주기 위한 길을 가는게 아니라 나만의 길을 가는 것이다.

프라이머 9기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모든 스타트업들이 너무 조바심 갖지 말고, 좀 길게 보고 자신만의 my way를 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두 회사의 이야기 – part.2(한인텔)

이 전 포스팅의 두 번째 이야기다. 테이크톡스를 운영하던 오현석씨와 김태호씨, 이 두 분 다 아주 맘에 들었다. 둘 다 좋은 엔지니어들이고, 성품도 너무 훌륭했다. 그리고 가진것도 없고, 경험도 없었지만 북미 시장에 도전하는 자세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한때는 우리가 테이크톡스에 투자할까 검토를 했는데 이 와중에 비즈니스를 접고 둘이 각자의 길을 가게 된 것이다.

김태호 대표는 LA로 와서 레코미오를 창업했고 우리는 이 회사에 투자했다. 오현석 대표는 이전에 본인이 창업해서 이미 잘 운영되고 있던 한인텔로 돌아가서 여행 비즈니스에 집중하기로 결심을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한인텔에도 투자를 했다. 워낙 탄탄한 비즈니스라서 한인텔은 레코미오 만큼은 힘들진 않았지만 중간 중간에 당연히 여러번의 고비도 있었다. 그리고 2014년 말에 옐로모바일의 여행부문 자회사 옐로트래블에 인수되었다. 현재 오현석 대표는 옐로트래블이 인수한 우리펜션, 한인텔, 플레이윙즈, 자리 4개사를 편입한 옐로트래블랩스의 대표이사로 한국 최고의 여행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고 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한국외대 컴공과 선후배 사이인 오현석 대표의 한인텔과 김태호 대표의 레코미오에 스트롱이 모두 투자를 했고, 이 두 회사가 2014년 말에 나란히 일주일 간격으로 좋은 회사들에 인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연의 일치이며, 타이밍과 운의 공이 매우 컸다. 하지만, 역시 이 재미있는 시나리오의 핵심에는 우리가 항상 강조하는 ‘사람’이 있었다. 제품도 중요하고, 계획도 중요하고, 회사도 중요하고, 모두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 모든게 ‘사람’이 없으면 다 소용없다. 우리는 좋은 사람들한테 투자를 했고 이들을 끝까지 믿었다. 예상치 못했던 장애물도 많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위, 아래 왔다갔다 하는 롤러코스터의 연속인 2년 이었지만 ‘사람한테 투자해라’는 정말로 절대불변의 진리라는걸 몸소 경험했다(이 두개의 exit 이후에 나는 한국외대 공대 출신 창업가들이라면 굉장히 적극적으로 만나려고 노력했다).

‘두 회사의 이야기’ part.1과 part.2는 실은 회사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것도 아주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두 분은 어쩌면 수 년 후에 다시 창업에 도전할지도 모른다. 그때까지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다면 둘이서 뭘 하든 그냥 무조건 투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