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의 공동 창업자 Chad Hurley, 그루폰의 공동 창업자 Andrew Mason, 그리고 우리시대 최고의 visionary인 Steve Jobs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기술이나 기능 이전에 ‘디자인’을 종교와도 같이 맹신했다는 점이다. 특히 Chad Hurley와 Andrew Mason은 모두 전직 full-time 디자이너 출신이다. 유투브와 그루폰 사이트를 사용해본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들의 심플하면서도 파워풀한 디자인이 그냥 하루아침에 완성된건 절대로 아니다. 애플 제품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두말 할 필요도 없고. 오죽 했으면 최근에 내가 만난 실리콘 밸리의 투자자들은 “일단 디자인이 좋아보이면 무조건 투자하겠다.”라는 말들을 할까?
웹서비스들 – 특히 B2C 서비스 – 의 생명은 UI (User Interface)와 UX (User Experience)이다. 즉, 인간은 특정 서비스에 대한 첫느낌이 좋아야지만 그 서비스를 더 사용해보고 싶어한다. 디자인이 후지면 바로 사이트를 떠나기 때문에 아무리 기능이 좋고 파워풀한 서비스일지라도 그런 기능들을 유저들이 발견하기도 전에 고객과 서비스 사이에는 넘지 못할 ‘후진 디자인’이라는 커다란 벽이 생기는 것이다.
마치 남녀가 서로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로 소개팅할때 일단은 마스크가 좋아야지만 상대방에 대해서 더 알려고 하는것 처럼. 첫인상이 좋지 않으면, 그 사람의 내면이 어떤지 알려 하지도 않고 그냥 빨리 그 소개팅 자리를 어떻게 하면 끝낼 수 있을지만 머리속에서 생각하는것 처럼.
그만큼 사람이나 웹서비스에서 겉모습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하지만, 한국에서 디자인은 아직도 받아야할 대접을 못 받고 있다. 많은 CEO들이 애플을 벤치마킹하면서 “우리 회사의 핵심은 디자인입니다.”라고 말은 하지만, 막상 행동은 이와 반대로 한다. 이런 CEO들이 디자인 팀 인력을 줄이고, 디자이너들을 무슨 막노동하는 인력처럼 부려 먹는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그리고, 많이 실험하는게 생명인 디자이너들한테 “무조건 밤을 세워서 만들어. 토는 달지 말고 니네는 그냥 시키는대로 하면 되는거야.”라고 명령하는것 처럼 멍청하고 비효율적인게 없다.
그렇지 만서도 그렇게 디자이너들을 멸시하고 괄시하는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오죽하면 “할줄 아는것도 없고, 할일도 없으니까 웹 디자인이나 배울까?”라는 말들을 할까. 무식한 것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중 만난 창업가들이 바로 위시앤위시의 홍용기와 박지환 대표이다. 디자이너 출신의 co-founder (홍용기)가 있는 서비스 답게 매우 깔끔한 색감과 UI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고, 서비스를 사용해보니 굉장히 쉽고 편리한 UX가 구현되어 있었다. 물론, 이제 시작단계이니 앞으로 이 서비스의 발전과 적용 가능성이 매우 기대된다.
어쨋던간에 위시앤위시를 시작으로 우리나라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창업가들이 더욱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작은 위시가 (wish) 있다.
1. ‘위시앤위시’는?
-불편한 위시리스트 관리!: 여기저기 쇼핑몰들에 흩어진 내 위시리스트를 관리하는데 너무나 불편했습니다. Gmarket, 인터파크, 11번가, Yes24 등등의 쇼핑몰에 일일이 로그인해서 위시리스트를 확인해야 했죠. 어떤 사람들은 즐겨 찾기에 상품을 등록해두고, 1~2달 뒤 자신이 등록한 상품이 뭐였는지, 왜 해 놓았는지 조차 기억 못할 때가 많습니다 (저희도 한 때 이런 불편한 생활을 했었고요). 게다가 즐겨 찾기엔 이미 관리가 힘들 정도의 위시리스트들이 쌓여져 있습니다.
또, 내 위시리스트를 친구들에게 공개 할 방법이 딱히 없습니다. 일일이 상품들의 긴 URL을 메신저나 메일로 보내야 했고요.
-한 곳에서 관리하고 깔끔한 카탈로그로!: 이런 불편한 점을 해소하고자 만든 서비스가 ‘위시앤위시(Wish&Wish;)’ 입니다. 우리가 직접적으로 필요해서 만든 서비스이고, 클로즈 베타 (2010년 12월)와 오픈 베타 (2011년 5월)를 통해 모두들 원하던 서비스라 확신 했습니다. 한 곳에서 위시리스트를 관리하고, 심지어 멋진 카탈로그로 관리하여 친구들에게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2. 어떤 계기로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나요?
이전 직장에서 손발을 맞춰본 멤버들이었고, 모두들 “우리 서비스를 만들어 보자”, “우리 기술로 좀 더 편한 인터넷 세상을 만들어 보자” 라는 생각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위와 같이 위시리스트 관리가 너무 불편해, 관리를 편리하게 할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주말과 휴일마다 모여 아이디어 회의와 개발을 하기 시작했고, 주로 화상회의, 토즈와 CNN 같은 모임 공간에서 모여 진행 했습니다. 모두들 자신의 서비스를 만들고 있어 즐겁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3. 현재 모두 직장 생활을 하시면서 위시앤위시를 운영하는데, 이에 따른 어려운 점은 없나요?
-박지환
우선, 요새는 협업 툴들이 환상적이라 협업을 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어요.
회의는 화상회의, 문서관리는 Google Docs, 소통은 Facebook Group과 메일을 이용하고요. 다만, 활용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부족 하다는게 힘들죠. 회사 퇴근 후 집에서 작업하고, 주말엔 모여서 작업하고 이런 생활 반복이었어요. 이제 내성이 생겨서 그런지 하루 4~5시간 정도 자고 있고, 주말은 격주로 하루 정도 쉬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지인들과 우리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이, 우리가 좀 더 편한 인터넷 생활을 만든다는 것이 재미있고 흥분 됩니다.
그리고, 다들 바쁜 사람들이라 일정 조율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주 중에 가끔 퇴근 하고 만나려면, 갑작스러운 야근이 생기거나, 회사 회식(번개)이 생겨서약속을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홍용기
시간 관리가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다들 욕심이 좀 많아서 이것 저것 많이 하고 싶어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시간을 잘 쪼개야 되잖아요. 거의 주말엔 다같이 만나서 하는 편이라 주 중에 생각했던 건 그때 그때 공유하고 주말엔 생각 정리 된 걸로 1~2시간 회의하고 작업을 시작해요. 몸이 10개 정도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껏 살면서 가장 바쁜 1년인 것 같고,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주말 여행은 거의 꿈도 못 꿔봤네요. 그래도 지금이 가장 신나고 즐거워요.
4. Full-time 직장이 있기 때문에 “이거 망하더라도 난 할 일이 있으니까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하지 않나요?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그렇게 생각했다면 아마 지난 기간 동안 위시앤위시를 개발하진 못했을 것 같아요. 이 서비스를 만들면서 존경하는 대표님들께 조언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데스밸리를 최대한 리스크 없이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방법을 생각해봐라.”
5. (4번) 그렇기 때문에 위시앤위시에 완전 올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나요?
위 내용으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위에 해당하는 어려움은 모르겠고요.
회사에서는 회사 업무를 해야 하고, 퇴근 후에 위시앤위시 작업을 해야 하니 풀타임 작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많이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물리적 시간을 늘려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신적으로는 올인 이라고 보고요. 다만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시간’이 관건이죠.
머릿속엔 온통 위시앤위시 생각 뿐인데 시간 관리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경험해보니 이제야 어려운 걸 알겠더라구요.
6. 서비스 초창기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도?
재미있는건 아니고 작업 장소에 대한 에피소드인데요. 저희가 살고 있는 집들이 다 제각각 이라서요. 김포, 용인, 안산…(정말 모여도 어떻게 이렇게 모이게 됐는지..). 그래서, 대중교통으로 중간 지점인 종로에 모여서 작업을 합니다.
금요일 저녁 퇴근 후 종로에 모여서 작업을 하던 날이었는데요. 집에 가야 할 시간인데 다들 필을 받아 밤을 새서 꼭 다 만들자라는 얘기가 나왔고, 여기서 부터 우리의 방황과 무식한 작업이 시작 되었습니다. CNN, 토즈 같은 모임 공간은 저녁11시에 영업 종료라 다음 작업 장소를 위해 종로에서 택시를 타고 김포로 이동했는데, 사정이 생겨 그 집에선 작업이 힘들게 되었고, 다시 자가용 끌고 용인으로 이동. 용인에 도착해 정말 신나게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밤새 작업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클럽 음악 틀고, 술의 힘도 조금 빌려 가며 작업 했었죠. 🙂
결국, 일요일 새벽에 베타서비스를 오픈하였습니다.
7. 홍대표님은 디자이너 출신의 공동 창업자인데, “할일 없으니까 디자인이나 공부할까?”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한국에 한마디
한국엔 뛰어난 디자이너들이 많아요. 일찍이 외국으로 나가서 좋은 performance 보여주고 있는 디자이너들도 많구요.
몇 일전 인터넷 서핑하다가 “할 일도 없는데 디자인이나 해볼까?” 라고 써 놓은 문장을 보고 안타까웠어요. 왜 저런 글을 아무렇지도 않게 써서 올리는 건지 comment를 달고 싶었지만 어차피 몇 일 후엔 “할 일도 없는데 사업이나 해볼까?” 라고 할 것 같아서 그러려니 하고 나왔어요.
“디자인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얼마나 깊게 오래 가느냐” 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은 저도 디자인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기엔 배울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네요 🙂
8. 디자인에 대한 다른 질문 – 위시앤위시같은 서비스에 UI/UX가 많이 중요한가요?
네, 굉장히 중요합니다. URL을 주소창에 적고 들어와서 사용자가 보는 첫 시각적 화면인 동시에 신뢰를 줄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가름 해주는 것이 UI/UX이니까요.
간단하게 생각하면 웹사이트 들어왔는데 기본적으로 가져가야 하는 디자인 (타이포, 레이아웃, 컬러, 그리드) 이 엉망이라면, UX가 아무리 좋아도 (좋을리 없겠지만) UI의 충격 때문에 사용자는 더 이상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을꺼에요.
위시앤위시는 최대한 많은 걸 뺐어요. 자칫 ‘쇼핑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요. 처음 기획했던 것 보다는 굉장히 단순해졌고, 사용자의 위시리스트 이미지에 집중 할 수 있도록 했어요.
점차 더 좋아지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9. 지금까지 위시앤위시를 운영하면서 배운 점 3가지
10. 현재 투자를 유치 중이신가요?
네. 서비스를 만들고,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과 컨택 중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biz@wishnwish.com 으로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