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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른 성장 (Premature Scaling)

얼마전에 Startup Genome Project에서 발표한 보고서 – 다양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창업가, 투자자, 학자 등) 8개월 동안 3,200개 이상의 스타트업들을 여러각도에서 분석한 내용 – 에 의하면 스타트업의 성공 또는 실패 뒤에는 수백가지 이유가 있지만서도, 그렇다고 3,200개의 스타트업이 3,200개의 각각 다른 성공/실패 이유가 있는건 아니고 이 중에서도 공통적인 패턴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발견은 바로 스타트업의 위치, 창업자의 나이, 성별 또는 과거 창업 경험 뭐 이런거는 스타트업이 성공하거나 실패하는거와는 전혀 상관 관계가 없으며, 스타트업의 실패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너무 이른 성장 (premature scaling)’이라고 한다. 너무 이른 성장에 대한 연구원들의 정의는 “비즈니스의 특정 부분에만 불균형적으로 돈과 자원을 투자해서 – 다른 부분에 비해서 – 이 부분만 너무 빨리 성장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조금 풀어 말하자면,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에 고객획득에만 너무 많은 돈을 쓴다거나, 개발에만 너무 많은 인력을 투입한다거나 또는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자금을 유치하는것이다 (이 보고서 제작에 참여했던 어떤 VC는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투자를 받는건 마치 자동차에 로켓 엔진을 다는거와 같다고 한다).
위 괄호에서 언급한 자동차의 예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장하려면, 엑셀을 밟기전에 자동차의 내부부품들이 로켓엔진의 속도와 힘을 견딜 수 있도록 사전에 정비하는게 중요하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한 스타트업의 70% 이상이 너무 이른 성장을 경험했다고 한다. 또한, 급성장하는 인터넷 스타트업 중 74%가 너무 이른 성장으로 인해서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하는데 그 뒤에 깔린 이론 또한 매우 재미있다. 스타트업들이 너무 빨리 성장하려고 하는 주된 이유는 바로 너무 많은 스타트업이 몇명의 early adopter들과 시장(market)의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해서라고 한다. 즉, 백만명의 early adopter들이 갑자기 우리 서비스를 사용했다고해서 우리 서비스가 실제로 어떤 시장을 찾았다는거는 아니니 착각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 보고서를 읽는 내내 내 머리속에는 한 스타트업이 계속 생각났다. 바로 지난 주에 상장한 그루폰이다. 그루폰이야말로 너무 이른 성장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매일 생겨나는 짝뚱 경쟁자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서 고객을 획득하는데 너무나 많은 비용을 쓰기 때문에 그만큼 회사 운영의 다른 분야에 (개발, 고객 서비스, 고객 분석 등) 돈과 자원을 투자하는데 소홀히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에서 말한대로 과연 그루폰은 실패할까?
-그루폰 IPO 개시가는 (2011.11.4.) $20이었는데, 첫날 거래는 성공적으로 $26.11에 마감했다. 오프닝 가격보다 31% 증가한 셈이지만, 거래 첫날 이후부터 주가는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루폰과 진입장벽에 대해서 쓴 블로그 참고 

‘너무 이른 성장’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실패한다는 결과 외에 보고서의 몇 가지 재미있는 내용들:
-실험정신의 중요성: 비즈니스 모델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주면서 실험하는 스타트업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실험은 몇번이나 해야할까?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것일까? 보고서에 의하면 한번 또는 두번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그 이하 또는 그 이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는 실험을 하는 스타트업들은 실패할 확률이 커진다고 한다.
-동업의 필요성: 1인창조기업은 성공하기 힘들다. 성공을 해도 2인창조기업보다 3.6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대한민국 정부의 ‘일인창조기업’ 지원 정책은 역시 공무원들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무지를 그대로 반영하는 정책이다.
-경영과 공학의 조화: 경영학도 위주 또는 공학도 위주의 극단적인 구성보다는 경영학도 한명과 공학도 한명으로 구성된 창업팀이 30%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2.9배 더 빠르게 성장한다.
-창업가의 비현실적인 긍정주의: 대부분의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시장에서 입증받는데는 창업가들이 생각하는거보다 2~3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또한, 아직 투자를 유치하지 못한 스타트업의 창업가들은 target 시장의 크기를 실제 크기보다 100배 이상으로 생각한다 (절대 공감!)

*52장짜리의 full 보고서 “Startup Genome Report Extra on Premature Scaling”을 읽고 싶은 분들은 여기서 다운받으면 됨

참고:
-“Startup Genome Report Extra on Premature Scaling”
-Forbes 2011.09.02 “#1 Cause of Startup Death? Premature Scaling” by Nathan Furr

2011 OnSuccess-StrongVC Survey

*본 서베이는 이미 완료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창업가/CEO들은 어떤 분들일까?
26개의 간단한 질문을 통해서 한국 스타트업 리더들에 대한 의미있지만, 심각하지 않은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 OnSuccessStrong Ventures가 공동으로 서베이를 진행합니다.
설문 기간은 2011.11.7. ~ 2011.11.21 (2 주) 까지이며, 결과물은 OnSuccess와 제 블로그를 통해서 동시에 공개합니다.
바쁘시겠지만, 5분씩만 할애해 주시고 주위의 창업가들과도 공유 부탁드립니다.
*완료 하신 후 맨 밑의 [Submit] 버튼을 꾸욱 눌러주세요

스티브 잡스가 음악산업을 살렸을까?

세상을 여러번 바꾼것도 모자라서 본인이 시작한 산업을 다시 죽이면서 (애플 컴퓨터를 시작했지만, 태블릿을 만들면서 컴퓨터는 이제 죽었다고 주장) 또다른 새로운 산업을 창조한 스티브 잡스. 가족들과 친한 지인들을 제외하고는 전혀 나와 남남인 누가 죽었는데 이렇게 기분이 좋지 않고 우울했던 기억은 없다. 그만큼 스티브 잡스는 모두에게 각별했던거 같다. 그가 1996년도 애플로 다시 돌아온것 처럼 죽음에서 다시 돌아올것 같은 기대를 가끔 하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이글은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슬퍼하는 글은 아니고, 오히려 그의 업적에 대해서 반박하는 글이다. 오늘 오전 Wall Street Journal에서 읽었는데 재미있는 관점인거 같아서 간략하게 요약해본다.
음악을 비롯한 media/entertainment 관련 많은 종사자들이 Steve Jobs와 iTunes가 음악 산업의 몰락을 막았고, 심지어는 음악 산업을 다시 살렸다고 한다. iTunes가 등장하기 전에는 “MP3 파일들을 불법 다운로드 하는게 너무나 당연시 되었고,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라고들 한다. 하지만, iTunes가 등장한 이후에도 여전히 MP3는 불법 다운로드되고 있으며 이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게 더욱 더 명확해진거 같다.
이글을 기고한 Tom Adams에 의하면 2000년도 (iPod는 그 다음해인 2001년에 데뷔) 미국의 CD 판매량은 약 15조원이었지만, 2010년도 이 수치는 10년만에 3.5조원으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그 10년 동안 애플의 iTunes와 iPod가 일등공신이 되어 음악 다운로드 시장은 2.4조원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즉, 2010년도 음악 판매량은 CD/3.5조원 + 다운로드/2.4조원 = 5.9조원이 되는 셈이다. 여전히 2000년도 15조원에서 62% 감소한 수치이다.

물론, 이게 스티브 잡스의 잘못은 아니지만서도 전세계 인구가 워크맨과 CD 플레이어를 버리고 iPod로 갈아타면서 CD 시장은 급격하게 죽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불법 다운로드는 더욱 성행하기 시작했다는 면에서 보면 조금은 잡스 탓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는 인류를 위해서 너무나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음악 산업을 살렸다는거는 그의 업적에서 빼야한다.

출처 및 참고:
-Wall Street Journal “Jobs Slowed the Music Industry’s Decline” by Tom Adams

Startup Forum 2011 서울 – 스타트업 모집

얼마전부터 전자신문/중기청과 함께 준비한 [Startup Forum 2011] 행사가 10월 5일 서울 무역전시장에서 개최된다. 한국의 TechCrunch를 만들자는 취지로 준비를 시작했지만, 여러가지 제약조건과 비용문제로 인해서 초기 의도했던거 보다는 부족한 행사가 될거 같다. 하지만, 행사 참석자들과 그 내용면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열렸던 그 어떠한 행사보다 의미있고 유익한 행사가 될 것이다.

공식 행사명은 “글로벌 창업컨퍼런스 (Startup Forum 2011)“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공식 웹사이트는 매우 글로벌하지 않게 Firefox나 Chrome에서는 대박 깨지고 IE에서만 돌아간다 (내가 만든게 아니라서…)
행사 포맷은 패널 세션 3개 + 10개 스타트업 데모/launch이며, 이 행사를 통해서 데모할 스타트업들을 현재 공개 모집하고 있다. 300 ~ 500명의 벤처인, 투자자, 미디어를 대상으로 자신의 스타트업을 온천하에 알리고 싶은 창업자들이 지원하는 방법은 다음 질문들에 대한 간단한 답변을 info@strongvc.com으로 보내면 된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entry들은 다음 주 수요일 (9월 21일) 까지만 받도록 하겠다.

-회사 이름 (이름이 있다면)
-회사 창립일
-창업팀: 이름/직책/간략한 이력 (학력 및 경력)
-직원수
-지금까지 투자 유치한 금액: 투자자/Series/금액/날짜
-프로토타입/제품 링크
-간략한 제품 설명
-경쟁사 및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
-간략한 수치: 매출/유저 수 등

*회사 소개 자료를 별도로 보내지 마세요 – 보지도 않고, 볼 시간도 없습니다
*10월 5일까지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지 않으면 자동 탈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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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Agenda
   
09:00 ~ 10:00
등록 및 네트워킹

10:00 ~10:15
환영사 및 행사 소개

10:15 ~ 11:00
Keynote Speech (“왜 스타트업인가?”)
Han Kim(Altos Ventures 대표이사)

11:00 ~ 12:00
스타트업 launch
5개 스타트업 데모 후 10분 동안 심판들의 Q&A; (각 스타트업 10분씩)

12:00 ~ 13:00
점심

13:00 ~13:50
Panel 1 (종자 투자/angel 투자)
John Nahm 공동대표(Strong Ventures. 사회자), David Lee대표(Seoul Space), 장병규 대표(본엔젤스)

13:50 ~ 14:00
휴식

14:00 ~ 15:00
스타트업 launch
5개 스타트업 데모 후에 10분 동안 심판들의 Q&A; (각 스타트업 10분씩)

15:00 ~15:50
Panel 2 (실리콘 밸리 vs 테헤란 벨리)
Han Kim대표(Altos Ventures. 사회자), 구본천 대표(LB 인베스트먼트), 김범석 대표(쿠팡), 임정민 대표(LIFO Interactive)

15:50 ~ 16:00
휴식

16:00 ~ 16:50
Panel 3 (Going global)
배기홍 이사(Musicshake. 사회자), Paul Kim(Kreditfly), 정세주(WorkSmartLabs), 임정민 대표(LIFO Interactive)

16:50 ~ 17:30
Closing
각 스타트업에 대한 피드백 제공, 10개 스타트업 중 최우수 스타트업 선정, closing 멘트

Andreessen and Skype

얼마전에 Marc Andreessen이 Wall Street Journal에 기고한 글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를 읽고 다시 한번 Marc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세상를 바라보는 시각과 그 통찰력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동의했다. 얼마전에 은퇴한 Steve Jobs가 PC 시장을 만들고 다시 버린 – computer를 버리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을 시작 – tech industry의 visionary였다면, Marc는 실리콘 밸리의 진정한 악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나이 올해 딸랑 40세 (71년 생이다). 넷스케이프를 코딩한 일리노이 대학의 촌놈만큼 그 나이에 그만큼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을 또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얼마전에 Marc Andreessen에 대해서 다시 한번 놀란적이 있었다. 올해 5월달에 마이크로소프트가 Skype를 85억 달러에 인수한 깜놀 deal이 있었는데, 바로 이 deal이 가능했던 결정적인 요인이 “Marc Andreessen”이라는 사실이다.

Skype를 주로 tech 업계의 Kurt Cobain이라고 사람들은 말을 한다 (엄청나게 인기가 많지만, 실질적으로는 매우 문제가 많은 골치덩어리). Skype는 2003년도 북유럽에서 창업된 이후 2005년 9월달에 eBay한테 26억 달러에 인수되었다. eBay가 Skype를 인수한거 자체가 틀렸던건지, 아니면 관리의 문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Skype는 다시 한번 2009년 9월에 Silver Lake Partners라는 사모펀드와 Andreessen-Horowitz 창투사한테 27.5억 달러에 팔렸다. 그리고 2년이 채 되지 않은 2011년도 5월달에 또다시 마이크로소프트에게 85억 달러에 팔린 것이다.
2년동안 그 가치가 무려 6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는 말인데 (물론, 이자율도 고려를 해야함) 과연 그정도의 가치가 있는 deal 이었을까? 2010년 손실 70억원, 2009년 손실이 무려 4,000억원 이상인 인터넷 전화 회사가 2년 동안 그만큼 발전을 했다는 말인가?
이 deal에 대해서 많은 외부인들은 다시 한번 실리콘 밸리의 거품을 마이크로소프트가 부채질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deal에 직접 관연했던 내부 인력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여기 그 내부 스토리를 요약해본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Skype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Skype의 창업자 Niklas Zennstrom과 Janus Friis의 마음을 다시 설득시키는 일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두명의 창업자들은 본인들의 의지와는 달리 eBay가 Skype를 인수하자마자 퇴출당했고, 이에 대해 eBay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Silverlake가 Skype를 다시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히자 이 둘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고소했다.
Silverlake에서 당시 Skype 인수를 담당하던 Egon Durban은 Niklas와 Janus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Marc Andreessen임을 알고 있었다. Marc 또한 이들과 같은 창업가 출신이며 (Netscape, Opsware) eBay와 Facebook의 이사회 멤버였으며 실리콘 밸리의 신세대 창업가들이 신처럼 모시는 존재였기에 그는 Marc를 이번 deal에 불러들였다.
Marc Andreessen 또한 Skype를 좋아했다. 그는 Skype야 말로 저평가된 실리콘밸리의 보석이라고 믿고 있었으며, 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이와 같은 big bet, 호탕한 성격과 미래를 꿰뚫어 볼수 있는 통찰력 때문인지 Skype의 창업자들은 본인들이 소유하고 있던 모든 지적재산권을 양도하였고 이에 대한 댓가로 새로운 Skype의 14% 지분을 받았다. 이제 법적으로 문제가 될게 없었기 때문에 Silverlake와 Marc의 창투사인 Andreessen-Horowitz는 Skype를 회생 모드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2년 동안 업무 시간의 절반을 Skype에서 보낸 Egon은 가장 먼저 새로운 경영진을 도입했으며, 그와 Marc는 회사 경영진 30명 중 29명을 교체했다.
새로운 경영진의 지도하에 Skype는 실리콘 밸리에 사무실을 열었으며, 엔지니어링 팀을 2배 이상으로 키웠다. 새로운 개발팀은 지속적으로 Skype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으며, 6주마다 새 업데이트를 출시하면서 유용하지만 불안정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서비스를 매우 안정적인 서비스로 변화시키는데 주력했다. 그 이후 가장 의미심장한 파트너쉽은 Facebook과의 연동이었는데, 이 또한 Facebook의 이사회 멤버인 Marc가 중간에서 큰 역할을 했다.
2009년 iPhone과 앤드로이드가 모바일 혁명을 일으키면서 Verizon이나 AT&T;와 같은 대형 캐리어들은 앞으로 전화 통화료로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고, 데이터 서비스로 돈을 버는 시대가 왔다는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은 Skype와 같은 앱들이야말로 비싼 스마트폰과 데이터 통신 요금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금맥임을 깨달았다.
Silverlake와 Andreessen-Horowitz에 팔린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2010년 가을, Skype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성장해가고 있었다: 유저 수는 1년만에 2억명이 늘어나서 총 6억명의 유저가 Skype를 사용하고 있었고 영상 통화 서비스 유저 또한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능력있는 CEO가 필요했으며, Egon은 당시 Cisco의 임원인 영국 출신의 Tony Bates를 유력 후보로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Egon과 Tony는 캐주얼하게Skype를 통해 통화하기 시작했고, Tony Bates를 Skype로 데려올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이번에도 Marc Andreessen이었다.
“저는 Marc를 항상 존경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만난적은 한번도 없었어요”라고 Tony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 회상하면서 말한다. “Andreessen-Horowitz 사무실을 방문하는거 자체가 저한테는 엄청나게 설레이는 경험이었죠. 마치 어린이들이 Willy Wonka의 초코렛 공장을 방문하는거 같았다고 할까요 하하.”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엔지니어들과 매끄럽게 융화가 가능했던 Tony Bates는 2010년 10월에 Skype의 신임 대표이사로 스카우트되었다. 그리고 그는 조인한지 3개월만에 새로운 기능들과 매출원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특히, 영상 통화를 통한 광고 수익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당시 업계에서 매우 신선하고 수익성이 높은 모델이었다. 그러면서 Tony는 Skype의 IPO를 다시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실리콘 밸리에서는 Skype가 화제가 되었으며, 이러한 소문은 시애틀의 공룡 마이크로소프트의 귀에도 들어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후발주자인 모바일 비즈니스를 도약시키기 위한 서비스가 필요했으며, Xbox 게이밍 플랫폼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찾고 있었는데 Skype가 이러한 조건들에 딱 맞는 제품이었다. 
2011년 4월 마이크로소프트의 CFO인 Peter Klein은 Silverlake의 Egon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Skype 인수에 대한 의향을 전달했다. 재미있는 점은 Egon과 Peter의 주 통화내용은 마이크로소프트-Skype 합병보다는 Marc Andreessen 이었다고 한다. 평소 Marc의 팬이었던 Peter가 Skype 인수에 결정적인 관심을 갖게된거는 당연히 Skype가 필요한 제품이었지만, 회사 주인의 네임 브랜드도 톡톡하게 한 몫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불한 85억 달러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었을까? 잘 모르겠다…오직 시간만이 우리에게 알려 줄 것이다. 2007년도에 Facebook 지분 1.6% 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불한 가격은 2억4,000만 달러였다. 당시 관계자들은 미친 짓이라고 손가락질 하면서 욕했지만, 현재 페이스북의 850억 달러 밸류에이션 기반으로는 그 2억 4,000만 달러의 가치는 13억 달러이다.

하여튼 Skype deal을 통해서 다시 한번 Marc Andreessen의 네임밸류와 그 정도의 네임밸류를 유지하려면 어떠한 경험들이 뒷받침 되어야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참고:
-Fortune 2011.07 “Skype: The inside story of the boffo $8.5 billion deal”
-Wikipedia “Skype”
Skype Enterprise Blog
Andreessen Horowitz website
-Wall Street Journal 2011.08.20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