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스타트업 바이블 Q1 – VC가 되기 위한 조건

Q: 엔젤투자자/VC이 어떤식으로 일 하는지 그쪽 분야에서 일하려면 어떤 스킬이나 경험이 도움이 되는지 좀 더 알고 싶어서 문의 드렸습니다. (@juntae22)

A: 벤처/스타트업과 관련된 모든것들이 하나의 정답이 없듯이 이 질문에 대한 답도 물어보는 사람들에 따라서 천차만별일거 같습니다. Strictly 제 개인적인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최대한 자세히 답변을 드려보자면….일단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 졸업장이나 특정 자격증과 같이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가져야하는 조건은 없습니다. 즉, 돈만 있으면 누구나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투자자들이 돈을 확보하는 방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원래 돈이 많은 집안에서 태어났거나 아니면그동안 돈을 많이 벌어 놓은 케이스가 있습니다. 이런 케이스가 가장 이상적인 상황인데, 자기 돈을 가지고 신생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게 되는거라서 혹시나 투자가 성공적이지 못하고 투자한 회사들이잘 안되어도 특별히 미안한 마음이나 부담을 갖지 않아도 돼죠. 어차피 자기 돈을 잃는거니까요. 이 첫번째 케이스가 아마도 대부분의 angel investor에 해당하는 경우일거 같습니다 – 참고로, 요새 엔젤들의 트렌드는 자신의 자본과 남의 자본을 합쳐 더 큰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서 조금 더 VC와 같이 조직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Super Angel들이라고 하죠.
두번째 케이스는 내가 돈이 별로 없어서 돈많은 친구들, 기업, 학교, 연금 등등의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fund manager와 같이 남의 돈을 관리해주는 개념인데 대부분의 VC들이 이런식으로 운영됩니다. 투자를 한 투자자들을 LP (Limited Partner)라고 하며,이 돈을 직접 관리하면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게되는 VC들을 GP (General Partner)라고 하죠. 이렇게 남의 돈을 가지고 운영함에 있어서의 장점은 바로 펀드 규모가 커서 더 많은 회사에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거는 아닙니다. 남의 돈을 관리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pressure와 스트레스가 큰 부담이 되며, 창업자들이 VC로부터 돈을 투자 받으면 이런저런 간섭을 받는거와 같이 GP들도 LP들로부터 간섭을 받습니다. 특히, 수익률이 그다지 좋지 않은 VC들은 더더욱 간섭을 많이 받죠.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이렇게 남의 돈을 관리해서 투자하고 수익을 만들어 주는 대가로 GP들은 management fee와 carried interest fee를 받습니다.
Management fee는 말 그대로 돈을 관리해주는 대가로 받는 관리비이며, VC 회사 직원들 월급과 운영비로 쓰입니다. 보통 전체 펀드의 1-2%를 management fee로 가져가죠. 하지만 GP들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거는 carried interest fee 때문입니다. 투자를 해서 수익이 발생하면 (벤처투자는 잘되면 그냥 수익이 아니라 대박 수익이 발생하죠) 수익의 20%를 GP들이 챙기는데 우리가 아는 돈을 많이 번 VC들은 다 이렇게 해서 돈을 번겁니다. 참고로, 위의 퍼센티지들은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책이나 매뉴얼에 박혀있는 숫자들은 아닙니다.

여기에서 VC의 조건이 몇가지 kick-in 합니다. 투자를 위한 투자 유치를 할때 분명히 LP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합니다. “제 학교 어디 나왔지?”랑 “전에 누구랑 뭘 했지?”가 그 대표적인 질문들입니다.이거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인데 역시 LP들한테 매력적인 GP로 보일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믿음직한 방법이 좋은 학교의 졸업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문대학 출신이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VC의 진로로 진출할때는 조금은 더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또한, VC를 하기전에 이미 투자관련 업무를 경험하였거나 아니면 성공적으로 창업을 해서 exit을 하였다면 네임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LP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게 훨씬 더 수월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 그럼 투자를 위한 펀드를 마련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제는 이 돈을 가지고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야하는데 이런 스타트업들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바로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VC의 조건이 kick-in 합니다.즉, 좋은 학교를 나와서 좋은 친구/선배/후배들이 주위에 많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사람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에 남들보다 더 일찍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exit한 경험이 있다면 그 명성을 듣고 많은 유능한 후배 창업가들이 투자 좀 해달라고 찾아올텐데 요새같은 seller’s market에서는 이게 정말 고맙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seller’s market은 과거와는 달리 창업가들이 VC들한테 투자를 받으려고 줄을 서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요새는 유능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려고 VC들이 창업가 집앞에서 줄을 서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유능한 스타트업이라면 돈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넘쳐흐르기 때문에 창업가들이 “저희 회사에 투자 좀 해주세요”라고 하면서 찾아올 정도로 존경받는 VC가 되면 그만큼 편하다는 말입니다.

솔직히 더 쓰라면 이 주제에 대해서는 책을 한권 쓸 수도 있을거 같은데 대략 이정도로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VC/엔젤/투자와 관련해서 제가 자주 찾는 VC들의 블로그 2개를 소개드립니다:

-Y CombinatorPaul Graham 블로그 
Andreessen HorowitzBen Horowitz 블로그

또한, 파워블로거이자 Oracle 본사의 PM 조성문님이 최근에 포스팅한 “실리콘 밸리의 엔젤 투자”는 엔젤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배기홍

Raising Money in Uncertain Times

어제 다우존수 지수가 10,000을 돌파하였다. 올해 4월 6,500대로 내려가면서 6년만에 최저치를 쳤었는데, 6개월만에 다시 이렇게 반등을 하다니 참으로 기쁜 소식이다. 과연 불경기는 이제 끝난것일까 아니면 몇몇 경제학자들이 말하듯이 이건 단순 일시적인 현상일까? 참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지난 1년이었던거 같다. 스타트업들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거라는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인지 그 충격과 여파는 더욱 더 부담스러웠고 마땅한 매출과 수익 모델이 없는 Musicshake와 같은 young 스타트업한테는 그 규모로 보거나, 기간으로 보거나 감당하기 힘들었던 불경기였던거 같다. 하지만 우리는 머나먼 이국땅에서 이를 악물고 독하게 버티고 또 게겼다. 그리고,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고 말을 할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쁘다. 어쨌던간에 뮤직쉐이크의 불경기 survival 이야기는 다음번으로 미루고….오늘은 지난 1년 반 동안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들의 펀딩 전략이 10년 전과 어떻게 극적으로 바뀌었는지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지난 10년 동안 내가 계속 실리콘 밸리에서 startup 쪽에서 종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 거품이 가장 부풀어 올랐을때인 1999-2000년도, 그리고 최근 2-3년 동안에는 그 거품의 중심에 있었기에 대부분 내가 직접 몸으로 느낀 포인트들이니 너무 따지려고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1. 사업계획서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 100장 짜리 사업계획서가 비즈니스의 성공을 보장하던 때가 있었다. 1999년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사업계획서 쓰는 법을 가르쳐 주는 수업까지 있었고, 캠퍼스나 도서관 여기저기에서 노트북으로 쌩소설로 사업계획서를 가득 채우는 학생들은 그다지 생소한 광경이 아니었다. VC들과 미팅을 하려면 잘 짜여진 사업계획서 (5년치 financial projection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며, 특히 창업 2년차 부터는 매출이 exponential하게 성장하는 hockey stick 그래프를 잘 그려야 했다)와 발표용 파워포인트 자료가 반드시 준비가 되어있어야 했다. 그리고 이사람 저사람들한테 피드백을 받은 후에 다시 business plan을 다듬고 또 다듬고, 좋은 아이디어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완성하는데만 최소 1-2개월이 낭비되던게 10년전 현실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사업계획서가 너무 길면 일단 아무도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십/수백명의 이메일과 전화를 받는 VC들은 100장 짜리 사업계획서를 읽을 수 있는 여유도 없고, 시간도 없는게 현실이다. 그리고 10년전과는 달리, 요새 사업계획서에 너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면 startup에서 실제로 필요한 execution 보다는 planning에 너무 치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그냥 이빨까라는 말은 아니다. 최소한으로 준비를 해야할 자료들은 있다.

-Executive summary: 한두장 짜리 간단 명료한 executive summary에 3-4 시간 정도 투자를 하는건 적극 권장한다. 아주 대단한거는 아니고, 그냥 내가 어떤 아이디어가 있는데, 이걸 누구랑 실제 어떻게 상용화 할 것이고, 상용화한 제품을 가지고 돈을 어떻게 벌 것이다라에 대해서 간단 명료한 자료가 있으면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 서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것이다.
-Financial projection: 거창한 매출 게획은 funding에 도움보다는 방해가 될 수 있다. 한치앞도 예측할 수 없는 인터넷 industry에서 어떻게 5년후에 우리 회사가 얼마를 벌 수있을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건 예측이 아니라 완전히 갠또인데, 숫자야 만들면 얼마든지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모든 VC들이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1-2년 어치 보수적인 financial projection을 제공하는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No Chinese maths: 이런걸 Chinese math라고 한다. “중국 인구가 13억명 중 보수적으로 1%만 우리 제품을 산다면 우리는 xyz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말은 참 쉽지…근데 그 1%란 숫자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숫자란 말인가? 만들어만 놓으면 중국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산다는 말인가? 왜? 그럴 바에 30%라고 하지 왜 1%라고 했냐?

2. Prototype을 빨리 만들어라 – 사업계획서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그 시간을 실제 제품을 만드는데 투자해라.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고, 다시는 그런 시절이 오지 않을 것이다. 정신이 제대로 박힌 VC들이라면 절대로 아이디어에만 투자를 하지 않는다.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라면 몰라도..) 그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구체화 되어서 실제로 시장에서 반응이 있고, 유저들이 있어야지만 30분 정도 미팅할 시간을 할애해 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VC들한테 돈을 받으려면 그 무엇보다 먼저 해야할일이 흔희 industry에서 말을 하는 POC (Proof of Concept)이다. 즉,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가 정말로 시장에서 먹힐만한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면 사업계획서나 이빨로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서 테스트를 해보는 방법밖에 없다. Full product를 만드려면 시간/돈/사람이 많이 필요하고, full product를 만들기 위해서 funding이 필요한것이지만, 간단한 prototype를 만드는건 그다지 돈이나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건 아니다. 특히 웹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 요새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가?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tool들이 사방에 널려있는데 이걸 가지고 간단한 베타 제품을 만들어서 한 3개월만 돌려보면 금방 시장에서 반응이 올 것이다. 시장에서 전혀 반응이 없다면, 아마도 VC들 한테서도 반응이 전혀 없을것이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반응이 있다면, 어떻게 하면 제품을 더 잘 만들어서 usage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잘 생각해 놓고 그런 추가 작업들을 하기 위해서 fund raising을 하는게 요새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내가 아는 A와 B라는 entrepreneur들이 있다 (주로 나는 실명을 사용하지만, 여기에서는 그냥 A와 B를 사용하겠다). 둘다 뛰어난 머리와 추진력의 소유자들이고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고 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위해서 돈을 구하기 시작하였다. A는 그럴듯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데 3개월이라는 시간을 투자하였다. 실제로 내가 사업계획서를 읽어 봤는데 굉장히 짜임새 있고 논리 정연하게 작성이 되어있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거의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투자자를 못 구해서 아직까지 그의 아이디어는 종이위에 아이디어로만 남아 있다. B는 아예 처음부터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그대신, 가지고 있던 $15,000을 다 털어서 웹 프로그래머 한명을 채용해서 본인이 머리에 가지고 있었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기 시작하였다. 3개월 후에 어느 정도 베타 사이트가 오픈되었고 다행히도 베타 서비스였지만 상당한 수의 유저들을 영입할 수 있었고, 사이트 오픈 후 6개월 뒤에 꽤 유명한 angel 투자자로부터 $500,000을 유치하였다. 그 돈으로 개발자들을 몇 명 더 채용하였고, 계속 제품을 개선해서 더 높은 valuation으로 Series A 펀딩을 받을 계획이라고 한다.

A보다는 B를 대부분의 VC들이 선호한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최대한 싸고 빨리 prototype를 만든 후에 펀딩을 받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사업계획서는 아예 작성을 하지도 말아라. 괜히 머리만 아푸다.

3. 엔지니어를 우대해라 – 이 세번째 포인트는 모든 제품에 적용되는건 아니고 IT나 웹서비스에만 국한되는거 같은데, 웹서비스에 종사하는 스타트업이라면, 회사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영업/마케팅/PR과 같은 비즈니스 관련된 인력은 충원할 필요가 없다. 웹서비스라는게 어차피 특별히 돈을 들여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 특히 매출이 없을때 비즈니스 인력을 채용해서 굴린다는건 매우 리스키하고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장사이다. 제품이 어느정도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창업자와 엔지니어들만 있으면 된다. 최근에 Intuit가 약 2,000억원에 인수한 Mint.com (참고로 Mint는 Musicshake와 같이 2007년 TechCrunch40의 finalist였고, 결국에는 우승상금을 탄 업체이다)의 창업자 Aaron Patzer가 스타트업들의 valuation을 결정하는 방법에 대한 매우 재미있는 강연을 한적이 있는데, 아직 매출이 나고 있지 않는 스타트업의 가치를 측정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공식은:

매출 발생 전 스타트업의 회사 가치 = 엔지니어 수 x $500,000

라고 한다. 즉, 회사에 개발자가 5명이 있다면, 그 회사의 가치는 $2,500,000 이라는 말이다.

실은, 위의 공식에는 한가지 항목이 빠져 있는데, full 공식은:

매출 발생 전 스타트업의 회사 가치 = (엔지니어 수 x $500,000) + (비즈니스 인력 수 x -$250,000)

즉, 매출이 나기전의 스타트업의 엔지니어들은 그 회사의 가치를 증가시키지만, 영업/마케팅/PR 등의 비즈니스 인력들은 오히려 회사의 가치를 깍아먹는다는 말이다. 굉장히 counter-intuitive한 말이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정말로 맞는 말인거 같다. 회사 초기에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모든 focus를 맞춰야지, 엄한 영업/마케팅이나 PR은 오히려 회사에 독이 될 수가 있다는 점들을 명심해라. 즉, 개발자들한테 투자를 하고 우대를 해야지만 killer product가 나올 수 있는것이다. 먼저 제품을 만들어 놓고 시장에 풀어봐라. 그 이후에는 겸손하게 시장의 결단을 기다려라. 물론, 회사가 어느정도 정상괘도를 올라탄 후에는 당연히 영업/마케팅 인력이 많이 보강되어야 한다.

4. User 보다는 매출에 신경써라 – “일단 유저들이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유저 수를 팍 증가시키고, 돈을 어떻게 벌지에 대해서는 그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안되면 광고로 돈을 벌면 된다.”라는 말을 기억하는가? 아마도 2000년도에는 웹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창업자라면 모두 다 이런 논리를 가지고 일을 하였을 것이다. 아니, 굳이 10년 전이 아니더라도 한 2-3년 전만 해도 판이 그다지 다르지는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YouTubeFacebook 또한 이런 사상을 기반으로 서비스가 시작되었으며 운영되고 있다. 물론, 이 두 사이트들은 유저들이 그냥 “많다”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아직도 적자를 못 벗어나고 있는게 현실이긴 하다. 뮤직쉐이크도 솔직히 처음에는 일단 서비스 launch를 하고, 유저들 많이 모은 다음에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고민을 해도 늦지 않을거라는 생각으로 회사가 운영되었지만, 특히 요새와 같이 힘든 몇개월을 경험해 보니 1억명의 유저가 있는들 매출이 그만큼 뒷받침을 해주지 않으면 회사의 존재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힘들게 깨닫고 있다 (참고로 우리가 1억명의 유저가 있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ㅎㅎ. I wish!!). 물론 유저가 많으면 기본적으로 광고수익이 있겠지만, 회사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택도 없을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짜 유저 100명 보다는 유료 유저 한명이 효자라는 말을 하고 싶고, 광고로 돈을 벌 수 있는 무료 서비스 보다는 고객이 기꺼이 지갑을 열만한 좋은 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만이 VC들한테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우리 옛말이 있는데 백만명의 유저들이 한달에 평균 40분동안 우리 서비스를 공짜로 사용하는 비즈니스 보다는 5명의 유저들이 한달에 평균 1분씩 돈을 내고 사용하는 서비스가 훨씬 더 가치있고 VC들한테 투자 받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한국형 VC를 만든다는것

이 앞 포스팅에서 Sequoia Capital India가 어떻게 9년만에 진정한 인도형 VC로 거듭나서 성공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썼는데, 솔직히 이걸 쓰면서 나도 그 동안 스스로에게 굉장히 많은 질문을 하였고 그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찾아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The question that I keep asking myself is “한국형 VC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하려면 실리콘 밸리 VC와 다르게 또는 비슷하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1. 한국인들은 innovative 하지 않다 – 한국인들의 교육 수준이 높고 우리가 머리가 좋다는건 누구나 다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innovation에 있어서는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매우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누가 고안해 놓은 원천기술을 응용해서 더 빠르고, 더 좋고, 더 싼 제품을 만드는거에 대해서는 우리는 매우 익숙하고 잘 하는 편이지만, 그 원천기술 자체를 개발하는거에 있어서는 매우 약하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내가 계속 주장을 해 왔던거와 같이 우리나라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들을 굳이 두 가지로 분류를 해보면 지금까지 그 누가 생각 하지 못하였던 완전히 새로운 걸 시작하고 추구하는 벤처기업들과, 현재 있는 제품이나 기술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더 좋은 제품으로 만드는 벤처기업들이 있는데 우리는 전자 보다는 후자에 매우 능하다. 한국형 VC는 그렇기 때문에 현재 tech industry에서 인기있거나, 앞으로 뜰 트렌드들을 잘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여기에 아주 잘 맞는 시나리오가 현재 두개가 생각나는데 iPhoneTwitter가 그 대표적인 예인거 같다. iPhone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무궁무진한 시장을 모든 개발자 및 마케터들한테 제공을 하고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아직 iPhone이 한국에서는 available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iPhone이 제공하는 가능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거 같다.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교육 인프라의 관점에서 보면 iPhone 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우리가 처음 만드는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이미 만들어져 있는 이 기술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application 및 솔루션을 만드는거는 우리가 잘 할 수 있으며, 실로 우리의 사고와 교육은 이러한 채널을 아주 streamline하였다고 할 수 있다. 1조원 이상의 valuation으로 6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어제 유치한 Twitter 또한 기존에 없던 블루 오션을 개척하였으며, 우리는 Twitter 플랫폼을 이용하여 파생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및 제품에 focus를 하는게 Twitter를 능가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거 보다는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이와 동시에 VC들은 entrepreneur들의 기대 수준을 잘 관리 해야한다. 즉, 구글이나 Facebook을 능가하는 서비스를 만드려는 젊은이들이 있다면 그것도 좋지만 조금 더 다른 시각에서 접근을 하도록 유도하고 충고하는게 – 이러한 플랫폼을 적극 leverage하여 구글이나 Facebook을 더 재미있고,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가능케 하는 서비스를 개발 – 한국형 VC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 싶다.

2. 우리의 시장은 미국이다 – 모든 한국 스타트업들은 애시당초 회사 창업 첫날부터 미국 시장을 목표로 모든 focus를 맞추어야 한다. “일단 한국에서 제대로 비즈니스를 어느 정도 안정화 시킨 다음에 중국이랑 미국 시장을 공략해야지”라는 생각을 많은 entrepreneur들이 가지고 있는데 미안하지만 이건 썩 좋은 전략이 아니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서비스를 미국으로 가져가는것보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서비스를 한국으로 가져오는게 훨씬 수월하고 logical하기 때문이다. 물론, MySpaceYouTube 심지어는 구글도 한국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글로벌 서비스라는 호칭은 거져 얻는거는 절대로 아니다. 미국 시장을 처음부터 target해야하는 이유 두가지 중 하나는 너무나 당연한 건데, 그건 바로 항상 가장 큰 시장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해야한다는 시장의 논리이다. 미국 시장이 바로 세계 시장이고,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못하는 서비스는 글로벌 서비스가 될 수가 없다. 한국에서 일단 먹힐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동안 같은 컨셉을 가지고 미국에서 창업하는 스타트업들한테는 한국 벤처기업들은 당연히 뒤질 수 밖에 없다. 두번째 이유는, 그리고 이건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한건데, 바로 exit 전략 때문이다. 한국형 벤처 기업들의 exit 전략은 IPO 보다는 acquisition이라고 난 생각을 한다 (미안하지만 IPO를 할만큼 대단한 아이디어가 우리나라에서 나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한국에는 스타트업을 위한 acquisition 시장이 전혀 없다. 오히려 네이버삼성은 새로운 서비스를 인수하기 보다는 막대한 자원과 돈을 앞세워서 오리지날 아이디어를 제공한 스타트업들을 죽이고 본인들이 직접 하려고 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스타트업들은 반드시 미국 시장을 염두하고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운영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한국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고, 조언을 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드려면 한국형 VC들은 미국 시장을 매우 잘 알아야 하며, 미국 시장을 잘 알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바로 언어이다. 영어로 비즈니스를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한국 VC들은 영어를 할 줄 알아야한다.

3. Know your entrepreneurs in and out – 내가 생각하는 한국형 VC들의 또다른 중요한 조건은 바로 entrepreneur들과 같은 눈높이에서의 communication 스킬이다. 한국에는 너무 많을 정도로 풍부한 A급 인력들이 있지만 – thanks to all the great education and universities – 리스크 테이커들은 없다. 머리 좋은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할거 없이 안정빵 공무원이 되고 싶어하고, 대기업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한국형 VC들은 이런 젊고 순진한 entrepreneur들의 눈높이에서 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본인들의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설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한국형 VC가 된다는건 참으로 힘든거 같다. 한국에 살면서, 한국 entrepreneur들을 상대하지만 실제 바라봐야하는 시장은 머나먼 미국 시장이고, 이를 위해서는 여러가지 언어 및 문화 장벽을 극복해야한다. 또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 entrepreneur들을 만나는것만해도 고달픈 일인데, 사업을 시작할 준비가 아직 되지 않은 사람들을 설득하는 피곤한 babysitting 작업까지 해야하다니! 그렇지만, 나는 굳게 믿고 있다. 언젠가는 Kleiner Perkins, Sequoia Capital 또는 Y Combinator와 같은 위대한 VC가 한국에서도 생길것이라는걸…

Learnings from Sequoia Capital India

Venture capital과 high-tech industry의 메카는 예전에도 실리콘 밸리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며 앞으로 Silicon Valley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지역을 내가 죽기전에는 찾지 못할거라고 생각을 한다. 1위는 Silicon Valley가 따논 당삼이라면 2위는 어디일까? 오늘 날 많은 이견들이 있겠지만, 약 10년 전만해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인도’라고 했을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999년~2000년 사이에 실리콘 밸리에 본사를 둔 많은 VC firm들과 인도 토종의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할거없이 앞 다투어 인도에 사무실을 만들고 인도판 구글을 찾기 시작하였고, 그 중 major player들은 다음과 같다.

ICICI Venture: 2000년도에 14개의 회사에 투자를 하였고, 현재 14개 회사 대부분 망하였슴. 2001년 부터는 venture 투자보다는 private equity deal에 집중하고 있슴.
Actis: 2004년 까지는 CDC Capital Advisors라는 이름으로 운영 하다가 최근에는 PE deal과 buyout deal에만 집중.
CVCI: Citi 그룹의 private equity 그룹인 CVCI는 2000년도까지 30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하였지만 2002년도 전략을 바꿔서 이제는 PE deal에만 관여하고 있다.
ChrysCapital: 1999년 770억원의 VC fund로 시작하였다가 절반 정도는 회수를 못하고 이제 PE deal에만 focus 하고 있슴.
eVentures India: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Newscorp손정의 회장의 Softbank가 공동으로 시작한 VC. 14개의 스타트업에 500억원 정도 투자하였다가 2003년도에 문을 닫았다. 투자한 돈의 70% 정도만 회수하였다.
Antfactory India: 영국의 인터넷 인큐베이터인 Antfactory의 인도 지사. 2001년도 모기업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자 문을 닫았슴.
Sequoia Capital India: 실리콘 밸리의 star VC Sequoia Capital이 2000년도에 시작된 인도의 WestBridge Capital Partners와 2005년도에 파트너쉽을 통해서 탄생시켰슴.

9년을 fast forward해서 이 7개 VC들을 구글해보면, 단 1개의 VC – Sequoia Capital India – 만이 현재 살아남았다. 아니, “살아남았다”라고 하면 실리콘 밸리의 전설적인 VC인 Sequoia를 너무 과소평가하는것이다. Sequoia India는 남들이 다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오거나 사라진 인도에서 무려 49개의 스타트업에 약 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였다. 이 금액은 2004년도 이후 인도의 총 VC 투자금액의 15%나 되는 규모이다. 1,500억원 규모의 첫번째 fund로 투자하였던 18개의 벤처기업 중 이미 7개의 회사들은 성공적으로 exit을 하였으며, 앞으로 몇개월 후면 나머지 투자금액 (첫번째 fund)을 완전히 exit할 것이다. 즉, 첫번째 펀드에 투자를 하였던 골드만 삭스와 같은 LP (Limited Partners)들한테 초기 투자금액을 return할 수 있게 된다. 인도 최초의 제대로 성공적인 VC fund closure가 탄생하는 순간이 되는 셈이다.

Sequoia India 1

Sequoia India 2

Sequoia India 3

하버드 MBA 동기였던 Sumir ChadhaKP Balaraj가 2000년도에 창업하였던 Sequoia Capital India가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진 약 40개가 넘는 인도의 다른 VC들과 다르게 하였던 점들은 무엇이었을까? 나도 한국에서 제대로 된 VC를 언젠가는 운영해 보고 싶은 사람 중 한명으로써 다음과 같은 두가지 큰 factor에 집중을 해본다.

1. VC는 ‘갑’이고 entrepreneur는 ‘을’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내가 어떤 회사에 투자를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2000년도 당시 대부분의 인도 VC들은 도대체 어떤 회사에 그들이 투자를 하고 있는지도 몰랐고, venture 투자에 대해서는 더 더욱 개념이 없었다. Sequoia가 투자한 대부분의 인도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Sequoia 파트너들은 우리보다 우리 비즈니스에 대해서 요목조목 더 잘 알고 있습니다.”라는 말들을 할 정도로 Sumit과 KP는 투자하는 회사에 대해서 모든걸 배우고 이해하려고 노력을 한다. 그 당시 대부분의 VC들은 투자은행과 컨설팅을 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회사들에서의 경험은 있었지만 큰 그림만 보면서 말만 번드르하게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대학교 2학년생이 CEO인 작은 회사에서 지금까지 아무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해서 이걸 가지고 돈을 어떻게 벌어야할지에 대해서 그 누구도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주거나, 같이 먹고 자면서 고민할 수 있는 능력도 없었고 자세도 준비되지 않았다. 이미 Goldman Sachs에서 벤처 투자 경험과 직접 entrepreneur들과 같이 일을 풍부하게 많이 하였던 Sumit과 KP의 진가가 여기에서 발휘된 것이다.

2. Sequoia는 진정한 인도형 VC를 만드려고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 중 몇가지 주목할만한 전략은 ‘mixing’ 전략이었다. 벤처 투자는 해마다 100-200% 성장을 거듭할 수 있으며, 3-4년 후에 투자자들에게 최소 5배의 return을 안겨다 줄 수 있는 비즈니스/아이디어/사람들에 투자를 해야하는데 실리콘 밸리의 사고 방식을 적용해보면 이런 회사들은 technology sector에만 존재를 하고 있다. “인도는 매우 다릅니다”라고 Sequoia 파트너들은 말한다. 이러한 점들을 펀드 설립 초기부터 파악한 Sequoia 파트너들은 향 후 몇년 후에 비선형적인 성장 (non-linear growth)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high tech도 물론 포함되지만, 뷰티 살롱 franchise등과 같이 VC들이 전통적으로 투자하지 않는 비즈니스도 다수 포함) 에 투자를 하였다. 또한, mixing 전략을 각기 다른 산업군에만 적용한게 아니라 창업 초기 단계의 early stage 벤처 기업과 growth stage의 어느정도 안정된 기반을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에 골고루 투자를 함으로써 포트폴리오 분산을 매우 잘 하였다. 경기가 좋을때는 early stage 회사들에 투자를 더 많이 하는 편이며, 요즈음 같이 경기가 좋지 않을때는 반드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later stage 회사들에 growth investment를 많이 함으로써 인도형 VC 투자를 잘 하고 있다. 또한, 미국보다도 투자자-창업자의 인간적인 관계가 더 중시되는 인도의 문화에 입각하여서, 대부분의 Sequoia 파트너들은 저녁 시간을 entrepreneur들이 많이 어울리는 파티나 술집에서 보내면서 요새 어떤 회사들이 뜨고 있으며, 이 바닥에서는 어떠한 새로운 소식들이 있는지 항상 레이다를 켜 놓으면서 지낸다.

The new VC in town – Andreessen Horowitz

Tech쪽에 종사하는 사람치고 Marc Andreessen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다. 일리노이 공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서 Mosaic란 세계 최초의 상용 브라우저를 친구들과 만든 Marc는 졸업 후 실리콘 밸리로 이주 후 Jim Clark와 함께 Netscape를 창업하였다. 1995년 8월 나스닥에 상장한 Netscape은 실리콘 밸리를 대표하는 IPO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28 상장가가 $78로 당일 마감을 하면서 당시 24살이던 Marc Andreessen은 실리콘 밸리의 왕으로 군림을 하였다. 여기에서 이 스토리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면 재미가 없었을텐데 Microsoft가 브라우저 전쟁에 뛰어들면서 Netscape를 만신창으로 만들었고 1999년 AOL이 Netscape을 거의 10조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인수를 하면서 Marc의 Netscape과의 인연은 여기서 서서히 끝이 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었다).

Ben Horowitz는 Marc만큼 유명하지는 않다. Netscape에서 senior engineer로 일하던 Ben은 Marc와는 여러면에서 다르다고 볼 수 있다. “Often wrong, never in doubt”의 신조로 사는 Marc와는 달리 “Never wrong, often in doubt”가 더 잘 어울리는 Ben은 Netscape 시절부터 Marc와 공개적인 장소에서 높은 언성으로 다투는 장면이 여러번 목격되었을 정도로 일에대한 자기 주관이 매우 뚜렷한 사람이다. 무례하고 거만한 Marc와는 달리 조용하고 남에 대한 배려를 잘하기로 소문난 Ben을 보면, 마치 둘이 good cop과 bad cop 놀이를 하는거 같다.

Netscape이 AOL에 인수되고 이제는 뭐를 할까 고민하던 이 두명의 괴짜 entrepreneur들의 관심을 끈건 그 당시만해도 개념 조차가 생소하였던 cloud computing이었고, 1999년 Ben과 Marc는 Loudcloud라는 cloud computing 기반의 MSP (Managed Services Provider) 서비스를 시작한다. Lousdcloud 또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였지만 (2001년도에 전체 직원 600명 중 84%인 500명을 해고해야만 했다),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바꾸고 회사 이름을 Opsware로 바꾸면서 2007년도에 거의 2조원이란 천문학적인 금액에 HP에 회사를 성공적으로 팔았다. 그 이후로 Marc Andreessen은 Ning이라는 social networking 회사를 다시 창업하였고, “취미” 생활로 실리콘 밸리의 몇몇 startup에 투자를 하였다 (요새 실리콘 밸리 최고 인기업체인 FacebookTwitter도 그 중 하나이다). 혼자 투자하기도 하지만, Ben Horowitz와 같이 투자한 사례도 상당히 많았고 – 지난 3년동안 둘은 평균 2억원 규모의 투자를 36개의 회사에 했다 – 이러한 풍부한 경험, 명성 그리고 부를 기반으로 드디어 2009년 7월6일 둘은 인터넷 기술의 회사들에 투자을 전문적으로 하는 venture capital 회사를 창업한다는 소식을 발표하였다.

VC 이름은? Andreessen Horowitz (아직 웹사이트 조차 없다)
Fund 규모는? $300M (약 3,600억원)
Fund에 돈을 투자한 사람들은? 여러 대학교 fund 및 실리콘 밸리의 개인 투자자들
투자 분야는? 100% 미국의 인터넷 기술
투자 규모는? $50,000 ~ $50M

Andreessen Horowitz가 실리콘 밸리에서 요새 화재가 되고 있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워낙 tech scene에서 유명한 두명의 거물이 이 펀드를 운영한다는 사실 자체가 돈을 찾고 있는 사람들 (창업자들)한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이 전 포스팅에서 나는 operating 경험이 있는 VC들의 value에 대한 예찬을 하였는데, Marc와 Ben은 바로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VCs with super operating experience들이다. 실제로 이 둘은 entrepreneur들이 문제가 생기거나 조언이 필요할때 전통적으로 finance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보다는먼저 연락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operation 경험이 있는 다른 VC들과 구분되는 또다른 사실은 Marc와 Ben은 boom (호경기), bust (불경기) 그리고 equilibrium (평상시) 시절에서의 startup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Marc와 Ben은 또한 이 $300M은 100% 인터넷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에만 투자를 할거라고 처음부터 호언장담을 하고 있다. 지금 실리콘 밸리에서 소위 잘나간다는 많은 VC들이 인터넷 기반의 회사를 통해서 부를 창출하였고, 이 돈을 가지고 다시 인터넷 기술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clean energy, 전기 자동차, 우주여행, 로케트 과학 등의 분야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데 이러한 VC들과는 완전히 달리 인터넷에 몰빵을 하겠다는 성격의 fund이다. 그리고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을 포함하여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Andreessen Horowitz는 실리콘 밸리의 인터넷 기업에만 투자를 하겠다는 매우 focus된 철학을 가지고 있다. 특히 Marc는 앞으로 인터넷이 우리 생활의 모든 구석구석으로 파고들어올거라고 장담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Facebook은 유행이 지났고, 어떻게 보면 한국의 싸이월드같이 서서히 죽어갈거라고 하지만 Marc와 Ben은 앞으로 Facebook과 같은 social networking 서비스들은 Apple보다 더 커질거라고 하고 (Marc는 Facebook의 board member이다), Twitter가 회원만 많지 실제로 돈을 벌 수 있을까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거라고 다시 한번 ‘호통’을 친다. 나도 Marc와 Ben의 생각과 비전에 많이 동의를 하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 미래에 대한 걱정과 회의 때문에 현상황을 비판적으로 보는 의견들이 많이 나오는데 확실한거는 인터넷은 이제 걸음마 단계이며 앞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all on-line이 될거라는데 한표를 던진다.

통계상으로 봐도 이 시점에 Marc와 Ben이 $300M이라는 돈을 모을 수 있었다는게 대단한거 같다. 1997년 이후로 2009년 1사분기는 벤처 투자가 가장 낮았던 quarter였다. 원래 이 둘의 계획은 $250M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는거 였는데 이 어려운 시기에 계획보다 $50M을 더 유치하였다는건 Marc와 Ben이 아니었으면 상당히 힘들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 2009년 3/4사분기에 새로 만들어지는 fund들이 더러 있겠지만, 아마도 Andreessen Horowitz가 올해 가장 큰 규모의 fund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Marc, Ben과 같이 $300M을 관리할 Andreessen Horowitz의 3번째 멤버는 실리콘 밸리의 전설적인 angel Ron Conway의 아들 Ronny Conway이라는 점이다. Ronny Conway는 Google Ventures에서 구글의 전략적 M&A; 사업을 지원하다가 Andreessen Horowitz에 최근 조인하였는데 아버지만큼 투자에 대한 능력이나 비전이 있다고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아버지 빽으로 이 팀에 조인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여튼 이 삼인방의 활약이 정말로 기대되고 어떤 회사들이 funding을 받을지 정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