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by Kihong Bae:

비트코인 열풍

얼마 전 비트코인 관련 짧게 포스팅을 할 당시에도 한국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열풍이 대단했었는데 그때랑 지금 사이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 열풍 그리고 가격은 정말 엄청나게 증폭이 되었다. 이 글을 쓰는 오늘 하루만해도 (2013.12.6.) 비트 코인 가격은 $1,150 -> $800 -> $900 (미국 서부 시간 오후 3시경) 이렇게 요동을 치고 있다. 역시나 금융에 대해서 좀 알고 세계 시장에 대해 조금 안다고 하는 전문가들과 지식인들은 비트코인의 위험, 버블, 음모 등에 대한 글과 인터뷰를 엄청나게 많이 생산하고 있다.

나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꾸준히 비트코인을 follow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은? 솔직히 “I have no fucking clue”가 답변이다. 아직 너무 이르고 솔직히 내 주위에 비트코인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사람들은 없다. 그냥 다들 여기저기서 귀동냥으로 듣고 책으로 공부한 내용들을 떠벌리고 다니는데 솔직히 이 사람들 중 실제로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판매하고, 사용해 본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까? (나도 아직 비트코인으로 뭘 구매해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아직 전세계의 95%는 비트코인을 투기상품으로만 보지 실제 화폐로 보고 있지 않다. 주식이나 금 같이 모두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고 하는 생각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을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진심으로 비트코인이 새로운 화폐가 되길 바란다면 – 더이상 정부와 은행을 믿지 못하는 이 험한 세상을 살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되길 바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사용하길 바란다. 1,000원짜리 지폐가 1,000원의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이유는 그걸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건 1,000원이야”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화폐가 되려면 대중이 비트코인을 ‘돈’으로 인정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나도 비트코인이 조금 있다. 그리고 $200 대에 샀기 때문에 투기 상품으로 생각하면 돈을 벌었다. 하지만 나는 투기를 위한 비트코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오로지 mainstream 도입에 훨씬 더 관심이 많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 제3자 금융기관을 끼고 하는 돈 거래의 형태는 바뀌지 않았고 이젠 바뀔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내가 내 친구한테 돈을 보내는데 왜 은행이나 다른 기관에 수수료를 내야하는가?

한국비트코인거래소의 김진화 이사의 인터뷰 “전세계 부는 가상화폐 열풍..’비트코인’의 모든 것”를 보면 내가 여기서 말한 내용을 훨씬 더 전문적이고 프로페셔널하게 설명한다.

*공지사항: 우리는 한국비트코인거래소의 주주이다

[공개모집] thestartupbible.com 웹사이트 제작

나는 현재 2개의 개인 사이트를 관리하고 있다. 하나는 이 글이 포스팅 된 내 개인 블로그 baenefit.com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쓴 책 스타트업 바이블 웹사이트 thestartupbible.com이다. 오랜 고민 끝에 내년 부터는 이 두개를 하나의 사이트로 통합을 해서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양질의 컨텐츠를 단일 플랫폼을 통해서 제공하려고 한다. 어떤 도메인을 사용할까 고민하다가 baenefit 보다는 thestartupbible.com으로 결정을 했다. 다만, 내가 기술도 별로 없고 시간은 더 없기 때문에 이 작업을 해 줄 웹사이트 제작자/디자이너를 공개 모집한다.

자세한 작업 내용:
-thestartupbible.com 웹사이트 제작
-로고 및 layout 디자인도 가능해야함
-baenefit.com의 모든 블로그 컨텐츠 migration (baenefit.com의 url도 새로운 사이트의 url과 매칭)
-개인 블로그, 책, 스타트업 관련 자료 등의 컨텐츠를 모두 통합하는 사이트/플랫폼
-이미지 기반의 덕지덕지한 디자인이 아닌 미국식의 깔끔하고 full-customization이 가능한 text 기반의 사이트
-Wordpress를 아주 잘 사용 해야함(특별히 더 좋은 툴이 없으면 워드프레스로 작업)
-1~2년 동안 아주 minor한 수정 및 지원은 요청 시 해줘야함
보수는 원화, USD 또는 비트코인으로 지급
*간단하게 정리하면 디자인 실력을 갖추었고 깔끔한 웹사이트 개발이 가능한 분을 찾습니다.

관심있는 분은 다음 내용을 저한테 이메일로(ki_hong@hotmail.com) 보내주세요:
1. 사이트 mock-up (간단)
2. 과거 작업했던 reference 사이트
3. 예상 소요 시간 및 비용
4. 본인 간단 소개

[生生MBA리포트] MBA 랭킹은 정말 얼마나 중요한가?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MBA 지원자들이 학교를 결정할 때 첫번째로 고려하는 요소는 랭킹입니다. 한국인이나 미국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랭킹이 높을수록 취업의 문이 넓어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들은 M7*이 아니면 갈 이유가 없다고들 합니다. 어떤 이들은 Top 30까지는 괜찮다고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랭킹,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지고,  취업에 정말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M7: MBA의 아이비 리그 스쿨들 – HBS, Wharton, Columbia, Kellogg, Chicago, Stanford, MIT Sloan

공신력있는 MBA 랭킹을 발표하는 기관은 대략 다섯 곳 – US News, Financial Times, Forbes, Business Week, Economist – 입니다. 기관마다 발표하는 결과물은 천차만별입니다 (아래표를 참조하시면, 오른쪽에는 이 다섯 기관들이 각각 발표한 랭킹이 있고, 왼쪽은 모든 랭킹을 종합 정리한 것입니다.) Business Week 와 Economist 에서 1등을 한 시카고는,  Financial Times 와 US News 에서는 5위 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흔히 MBA Top 3로 여겨지는 Wharton 은 Economist 상 랭킹으로는 간신히 10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Economist 상 켈로그는 심지어 15위입니다.

랭킹이 이렇게 다른 이유는, 산정 기준이 워낙 다르기 때문입니다. Forbes는 간단하게, 졸업 이후 5년간의 ROI만 계산합니다. 즉, MBA하는데 들어간 모든 기회비용(MBA 이전에 받던 연봉 포함) vs. 졸업 이후 5년간 버는 돈을 따져볼 때 얼마나 남는 장사냐는 개념입니다. 창업자가 많이  나오는 학교나 nonprofit career 를 택하는 학생들이 많은 학교가 불리합니다. Financial Times는 졸업 후 3년간의 월급에 평가의 40%를 할당하고, 기타 teaching staff 및 학생 등의 gender, nationality, international reach 등을 고려하여 산정합니다. Business Week는 학생 및 리크루터의 만족도로 평가하고, Economist는  졸업생이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고 학교가 더 international할 수록 높게 평가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MBA 랭킹과 가장 유사한 결과물을 발표하는 것은 US News 입니다. HBS와 스탠포드가 공동 1위, Wharton이 3위, 켈로그와 MIT가 공동 4위입니다. 비즈니스 스쿨들의 학장과 director, 그리고 리크루터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MBA 후 연봉 및 취업률, GMAT 및 학부학점 평균을 모두 고려한 결과입니다.

이렇게 복잡하고도 다양한 방식으로 산정되는 MBA 랭킹, 정말로 얼마나 중요한 걸까요? 다시 말하면, 취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랭킹은 취업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맞지만 그 정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한국 사회에서 학벌이 취업과 그 이후의 많은 부분을 해결해 주는 데 익숙해져 있기에, 미국 MBA 랭킹도 그렇게 해줄 거라고 기대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회사까지 갈 것도 없이, 컨설팅 펌들의 서울 오피스 썸머인턴 채용 과정만 봐도, 이력서를 통과한 이후에는 오로지 case와 interview 실력에 따라 당락이 나뉩니다. 게다가 랭킹 높은 학교 학생이라고 이력서 서류심사에서 더 많이 통과시켜주는 것도 아닙니다. 금융위기 이후, MBA 채용이 줄고 졸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학교 간판보다 진짜 실력을 따지는 이런 분위기는 점차 심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Tepper(카네기 멜론) 보다는 Wharton에 와서 사람을 구하는 회사가 더 많고 이름있는 곳들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유명한 사모펀드 회사인 Blackstone은 Wharton에는 오지만(1년에 한명을 뽑을지라도) Tepper에는 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MBA 학생들에게 Blackstone이 리크루팅을 오느냐 마느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MBA를 졸업한 후에 목표로 하는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학교가 얼마나 도와 주는가 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내 투자은행을 목표로 한다면, Wharton보다 Tuck(Dartmouth) 같은 학교가 더 목표에 부합할 수 있습니다. Wharton 같은 경우 career management office가 1,600명의 학생을 상대하다보니 외국인 학생이라고 신경을 써주기는 커녕 officer와 약속 잡기도 쉽지 않아 문화적으로 익숙치않은 외국인들이 경쟁에 더 치이는 경향이 있는 반면, Tuck은 소규모 class다 보니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챙겨주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정기/정규 MBA 채용이 존재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문화가 자유로운 tech/startup 회사들의 경우는, 더욱 랭킹의 영향에서 자유롭습니다. 덕분에 Tepper에서도 미국내 유명 tech company 등에 당당히 입사하시는 한국분들이 Wharton에 비해 적지 않습니다. 시민권자도 아니고 영어도 네이티브가 아닌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랭킹이 높은 학교일수록 나에게 맞는 학교”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지원자분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거나, 적당히해라 라는 의도가 절대 아닙니다. “MBA에는 답이 있다? 없다?” 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내가 가고자 하는 커리어의 목표를 결정하셨다면, 내가 관심있는 학교들의 취업관련 수치와 정보를 찾아보고 재학생이나 동문과 연락하여 관심있는 회사에 현실적으로 취업이 가능한지를 알아봐야 합니다. 만일 나와 비슷한 목표를 성취한 (한국인) 동문이 있다면,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는지 찾아서 이야기를 듣고 최소한 그만큼은 해야 합니다. 랭킹의 벽은 우리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지면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취업 프로세스나 취업 사례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적었습니다. 이견이 있으시거나 더 구체적인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허락보다는 용서를 구해라

opps-sorry영어에는 이런 말이 있다 “Ask forgiveness, not permission”
이 말을 직역하면 “허락보다는 용서를 구해라”가 되는데 스타트업에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새로운 일을 벌일 때 – 특히, 벤처기업이라면 과거 전례가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일 가능성이 높다 – 시작하기 전에 이런저런 고민하는 것 보다는 일단 시작해 놓고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해결하라는 의미다(해결책은 항상 존재한다는 의미 내포)

얼마 전에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한 젊은 창업가를 만났다(프라이버시와 서비스의 비밀유지를 위해서 신상 비공개).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과연 법적으로 이게 가능한지 확실치 않았고, 자문할 수 있는 변호사 비용이 없어서 베타 사이트를 launch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변호사 비용을 구하기 위해서 투자유치를 하고 있었는데 아직 서비스를 시작도 하지 못했고,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그 어떠한 수치와 시장의 피드백도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일단 서비스를 launch 하라고 했다. 그 이후에 만약에 법적 문제가 생기면 그때 용서를 구하라고 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젊은 친구는 평생 시작을 못 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먼저 시장의 허락을 구한다면 – 내가 장담하건대 – 절대로 허락받지 못한다. 사람과 시장의 심리라는 게 전례 없는 것들은 일단 무조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 10명한테 똑같은 거에 대해 상의하면 각각 다른 말을 할 것이다. 어떤 전문가는 괜찮다고 할 것이고, 어떤 전문가는 이런저런 문제 때문에 안 되니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할 것이다. 새로워서 아무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기존 시장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예상되는 모든 문제를 예측하고, 그 문제들에 대해 100% 허락을 받고 시작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면 절대로 시작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답은 – 그리고 본인이 정말로 이걸 할 의지가 있다면 – 그냥 하는 거다. 누구의 허락을 받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일단 시작하고 혹시 잘못되면 그때 가서 용서를 빌면 된다. 실제 우리 주위에는 이런 스타트업들이 매우 많고 대표적인 사례들이 Uber, Airbnb와 Aereo다.

Uber는 지금 한국에서도 법적 문제가 있는 거로 알고 있다. 과거에는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의 교통수단 이어서 – 실제로 Uber는 교통수단이 아니라 택시 운전사들과 승객을 연결해주는 마켓플레이스지만 – 과연 이게 합법이니 불법이니 말들이 많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법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어쨌든 간에 비즈니스는 잘 운영되고 돈도 잘 벌고 있다. 법적 문제와 교통 당국과 계속 충돌이 있지만, 그럴 때마다 잘 네고하고 어떤 경우에는 로비스트들을 활용해서 대부분 잘 합의해서 서비스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
Airbnb도 마찬가지이다. 회사가 잘 되고 규모가 커지니까 숙박업소들이 이 비즈니스는 불법이라고 뉴욕에서는 소송까지 걸었다. 아마도 잘 합의 할 것이다(돈이 많으니까 돈으로 합의할 것이다). 더욱더 중요한 거는 에어비앤비 고객이 이렇게 많은데 만약에 서비스를 닫아버리면 시장의 반대는 절대로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는 Uber도 마찬가지다.
Aereo에 대해서는 내가 과거에 포스팅한 적이 있다.
-Disrupt to Create
-The Disruptors
이 회사 또한 지금 방송사들과 법정 공방이 치열하지만, 지금까지는 이기고 있다. 져도 분명히 합의해서 비즈니스 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Uber, Airbnb와 Aereo가 만약에 시장과 당국의 허락을 받은 후에 시작하려고 했다면 절대로 창업하지 못했을 것이다.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한 비즈니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대부분(이 분야에 대해서 좀 안다는 사람들) 반대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일단 시작했고 문제가 발생하면 시장의 용서를 구하면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음악 산업에서도 이런 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내가 뮤직쉐이크를 하면서 큰 음반사들과 만날 기회가 여러 번 있었고 음반사 법무팀과도 자주 일을 했다. 그중 한 변호사가 나한테 하루는 굉장히 긴 명단을 보여줬는데 아마도 거기에는 수 천개의 이름들이 있었다. 뭐냐고 물어보니, “우리 회사 음악을 불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 리스트야. 너무 많아서 다 고소하는 것도 비효율적인데 이 중 엄청나게 커지거나 유명해지면 그때 소송을 걸려고.” 소송 걸었을 때 결과에 대해서 물어보니, “냅스터같이 회사 문을 아예 닫게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고, 그냥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는 거지.”라고 했다.

시장의 허락을 받지 않고 서비스 시작을 했는데 어차피 서비스가 커지지 않으면 그냥 아무도 모르게 없어지면 된다. 만약 대박이 터지면 그때 용서를 구하면 된다. 생각해보면 이건 굳이 벤처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인생에도 적용된다(그렇다고 범법행위를 한 후에 용서를 구하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cbsnews.com/news/google-struggles-with-its-do-first-ask-forgiveness-later-strategy/>

투자 framework

이건 내가 온/오프라인에서 굉장히 자주 받는 질문이고 나도 다른 투자자들에게 자주 물어보는 질문이다. 내 투자 framework은? (쉬운설명: 내가 투자결정을 할때 고려하는 것들은?)

솔직히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모든 투자자들이 나름대로 어느정도의 framework와 공식을 가지고 투자 기회를 검토하고 평가하겠지만 이런 원칙과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이 워낙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가 정답일 거 같다.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 기본적인 틀을 기반으로 결정을 할텐데 나 같은 경우는 다음과 같다 – 솔직히,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 Team : 항상 강조하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치 않다. 역시 팀원들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일단 첫인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창업팀의 눈빛, 말투, 상황에 대응하는 자세 등 여러가지를 짧은 첫 만남을 통해서 관찰하려고 노력한다. 첫 만남의 느낌이 좋으면 75% 합격이다. 물론, 사람을 한 번 만나서 판단하긴 어렵다. 틀린적도 많다(더 많다). 첫 느낌은 너무 좋았지만 알아 갈수록 실망했던 경우도 있었고 반대로 첫 만남은 좋지 않았지만 몇 번 더 만난 후 투자를 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라는 직업상 사람을 굉장히 많이 만나보니 이제 한 시간 정도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이 사람이 좋다 또는 별루다 라는 판단은 할 수 있게 된 거 같다. 물론, 이 판단이 맞다는 말이 아니다. 그냥 나 스스로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의미에서 내가 잘 알고 좋아하는 지인의 소개를 통해서 만나는 팀들은 훨씬 확률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창업팀은 3명이다. 엔지니어 2명 + 디자이너 1명 / 엔지니어 3명 / 엔지니어 1명 + 디자이너 1명 + 제품 1명 : 이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콤보다. 팀에 엔지니어가 한 명도 없는 팀은 거의 투자를 하지 않지만 너무나 좋은 팀원들이면 예외라는 건 항상 있을 수 있다. 창업팀을 만난 후 항상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상황이 좋을때는 상관없지만 비즈니스가 잘 안되고 회사에 돈이 없을때도 이 팀은 계속 같이 똘똘 뭉쳐서 비전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들인가?” 물론, 팀원들을 개인적으로 잘 모르는 상황에서 정확한 답이 나오기는 힘들지만 최대한 이 질문에 대한 답에 스스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를 해본다.
그리고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라는 말을 솔직하게 하는 팀들을 좋아한다. 어떤 팀을 만나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자존심을 건드리는 공격적인 질문을 하면 (나는 성격도 성격이지만 일부러 이럴때가 많다) 굉장히 방어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런 팀들은 벤처를 하면서 성공할 확률이 매우 떨어진다. 잘 아는 건 당연히 자신있게 어필하되, 모르는 건 솔직하게 모른다고 하는 팀들을 좋아한다.

2. 시장의 크기 (문제점) : 이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문제를 돈으로 환산해보면 시장의 크기가 어느 정도 될까? 기발한 기술과 제품이라도 시장의 크기가 너무 작으면 투자로써의 매력은 없다. 가령 시장의 100%를 다 먹었을때 가능한 매출이 100억 밖에 되지 않으면 투자하는게 매우 꺼려진다. 100억 이라는 시장 자체가 투자금의 큰 return을 보고 투자하는 VC들에게는 너무 작게 느껴질 수 있으며, 시장의 100%를 다 먹을 수 있는 비즈니스는 없기 때문이다. 전체 시장의 10%만 점유해도 나쁘지 않은 비즈니스인데 위의 경우에는 그러면 10억짜리 비즈니스에 투자를 하게 되는건데 좀 곤란하다. 아마도 한국 시장만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생각하는 한국의 벤처기업이면 이 시장의 크기에 대해서 잘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물론, 쿠팡과 같이 한국에서만 비즈니스를 해도 시장의 크기가 수조원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여기서 나는 한가지를 더 본다. 스타트업의 비즈니스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인가 아니면 그냥 ‘있으면 더 좋은’ 기능적 서비스인가? 만약에 전자라면 (기존 프로세스나 제품에 사용자의 편의를 해치는 문제점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즈니스) 시장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도 검토를 꼼꼼히 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뭔가 불편한 걸 해결하는 제품이라면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는 잠재 고객이 돈을 내고 구매할 확률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 좋은 제품들이 나와있고 특별히 문제가 되는 건 없지만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더 재미있고 많은 걸 할 수 있어요” 류의 ‘있으면 좋은(good to have)’ 제품의 경우 시장이 아주 클 수록 좋다.

3. 기술 : 좋은 팀이, 큰 시장을 공략한다. 아주 좋은 그림이다. 그럼 이들이 어떻게 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인가? 이들이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노동집약적인 접근방식인가 아니면 첨단 기술을 이용한 접근방식인가? 우린 당연히 후자만을 본다. 아무리 큰 시장이라도 시장을 접근하는 방법에 기술이 활용되지 않으면 우리같은 tech VC들은 투자를 정당화 할 수도 없으며 하기도 싫다. 기술을 이용해서 한계비용(marginal cost)을 거의 0으로 만들 수 있는 비즈니스를 우리는 좋아한다.

예를 들어 경영 컨설팅 비즈니스의 시장 크기가 10조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큰 시장이고 똑똑한 젊은 친구들이 새로운 방법으로 시장을 접근해서 5년만에 시장의 10%를 먹겠다고 찾아왔다. 아마도 투자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컨설팅이라는 업 자체가 매우 노동집약적이기 때문이다. 즉, 사람 장사이다. 만약 1개의 기업을 컨설팅 하는데 컨설턴트 3명이 필요하면, 2개의 기업을 컨설팅 하려면 컨설턴트 6명이 필요하다. 5개의 기업을 컨설팅 하려면 5×3명 = 15명의 컨설턴트가 필요하다(플러스 마이너스 2~3명). 당연히 매출은 비례적으로 증가하지만, 비용도 똑같이 증가한다. 매우 선형적인 성장을 하는 비즈니스이다.
이와 달리, 기업이 스스로를 진단해서 외부 컨설턴트의 컨설팅을 받는 수준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온라인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라면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물론, 이런 소프트웨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1개의 기업에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거랑 10,000개의 기업에 이 서비스를 제공할때 드는 비용은 동일하다. 한계비용이 거의 ‘0’이기 때문이다. 비용은 최소화 하면서 매출은 극대화 할 수 있는 비즈니스이다. 당연히 이익 또한 극대화 할 수 있다.

바로 대부분의 모바일과 웹 서비스의 기본이며, 기술 play가 있기 때문에만 가능한 것이다.

나는 투자할 때 주로 위 3가지를 많이 생각한다. 물론,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예외는 항상 존재한다. 아무리 시장이 작아도 팀이 너무너무 맘에 든다면 투자를 할 수도 있다(그리고 다른 걸 하라고 권장할 것이다). 기술의 play가 조금 약해도 팀이 너무너무 맘에 들면 투자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고 시장이 100조원이라도 팀이 맘에 안 들면 절대로 투자는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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