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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스티브” 잡스선달 – App 시장에 대한 재미있는 조사

회사에서 아이폰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조사를 하다가 재미있는 숫자를 몇개 발견해서 간단한 계산을 해봤다. 그냥 간단하게 공개된 여러가지 자료를 짬뽕해서 나름대로 몇가지 숫자들을 만들어 봤는데 혼자 알기에는 좀 아까워서 여기서 공유해본다. 물론 Gartner Group에서 일하는 내 와튼 동기들이 보면 비웃을만한, 현란하고 디테일한 그런 시장 보고서는 절대 아니고 그냥 대략적으로 큰 숫자들만 나열하였으니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이거나 또는 틀린 부분들이 있으면 가차없이 지적 부탁한다.

1. 지금까지 몇대의 아이폰이 팔렸을까? 애플이 공식적으로 매분기마다 발표하는 earnings report에 자세히 나와있는 수치를 모아봤다. 2007년도 3사분기에 iPhone Original이 처음 미국시장에 출시된 이후로 지금까지 (2010년 8월) 팔린 iPhone의 수는 대략 6,000만대이다. 삼성이나 LG에서 새로운 핸드폰이 대박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준이 1백만대라고 알고 있는데 6,000만대는 정말 amazing한 숫자인거 같다.거기다가 이 숫자는 iPhone 4의 첫 2-3일 판매치만 포함하고 있다. (참고로 애플의 2010년 회계 년도는 2009년 9월 27일 ~ 2010년 9월 25일이다. iPhone 4가 미국에서 6월 24일 판매를 시작하였는데 판매 시작 3일만에 170만대가 팔렸다)

2. iPhone으로 Apple은 과연 돈을 얼마나 벌었을까? 매출은 애플에서 발표를 해서 공개되어 있지만, 정확하게 얼마를 남겨먹는지 한번 계산해 봤다. 아이폰 하나 팔때마다 얼마가 남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들이 있지만 텍사스 오스틴 기반의 Portelligent라는 조사기관의 수치를 여기서는 참고하였다.

  • iPhone 실제 가격은 대략 $500 ~ $600 정도이다
  • iPhone의 마진율은 대략 40% ~ 50%이다 (이 부분이 조금 까리하다)
  • iPhone의 실제 제조 비용은 $220 정도이다 (마지막 조립 비용은 제외)
  • 즉, iPhone 한대 당 애플이 남겨먹는게 대략 $200 ~ $250 정도이다 
  • 지금까지 팔린 아이폰 수 59,634,000 x 아이폰 한대당 남는 돈 $225 = $13B (17조원)

3. 그러면 iPhone App으로는 과연 돈을 얼마나 벌었을까? 이또한 다양한 가설과 추측치를 기반으로 계산할 수 밖에 없었다.

  • 모바일 광고 회사인 AdMob이 (얼마전에 구글이 인수) 약 1년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체 iPhone 사용자 중 50%가 App을 구매하며, 인당 평균적으로 한달에 $9.49를 사용
  • App Store는 2008년 7월 출시되어 현재까지 27개월 동안 운영됨
  • 지금까지 팔린 아이폰 수 59,634,000 x 50% x 월평균 App 구매 비용 $9.49 x 27개월 = $7.6B (9.9조원)

하지만, iPhone App을 사용할 수 있는건 iPhone 뿐만이 아니다. iPod Touch도 가능하다.

  • iPod Touch 출시 이후에 판매된 iPod의 수는 (iPod, iPod Nano, iPod Shuffle, iPod Touch 등 모든 iPod 포함한 수치) 1억 6천만대
  • Piper Jaffray에 의하면 전체 판매되는 iPod 중 iPod Touch가 대략 47% 정도
  • 지금까지 판매된 iPod Touch는 대략 1억 6천만 x 47% = 7,520만대
  • AdMob에 의하면 전체 iPod Touch 사용자 중 40%가 App을 구매하며, 인당 평균적으로 한달에 $9.79를 사용
  • 지금까지 팔린 iPod Touch 수 75,200,000 x 40% x 월평균 App 구매 비용 $9.79 x 27개월 = $7.9B (10.3조원)

즉, 전세계 iPhone과 iPod Touch 사용자들이 App을 사는데 쓰는 돈은 대략 $15.5B (20조원)정도이고, Apple이 App 매출의 30%를 가져가니까 App Store에서 남는 돈이 대략 $4.7B (6조원)인 셈이되는거다. 솔직히 iPhone 관련 애플이 실제 하는거는 마지막으로 부품들을 조립해서 팔고 마케팅 하는거 밖에 없지만 (대부분의 부품은 한국이나 대만에서 제조된다) 어찌되었던간에 애플의 손이 가는 제품이다. 하지만, 앱 시장은 정말 놀라운게 애플은 그냥 개발자들이 앱을 만들어서 팔 수 있는 시장 (marketplace)만을 제공하는건데 여기서 이렇게 막대한 이윤을 챙겨먹다니…입이 쩍 벌어진다. 이건 마치 도박판을 위한 장소를 제공해주고 house fee를 챙겨먹는 비즈니스와도 같다 (영화 ‘타짜’에서 였나…누군가 다음과 같이 말한거 같다. “궁극적으로 도박판에서 이기는건 하우스다.”)

결론: 계산상 오류, 가설의 신빈성, 시장에 떠도는 정보의 신뢰도 등을 완전 무시하고 위의 계산들이 맞다고 하면 애플은 핸드폰으로 지금까지 17조원을 챙겼고, 자신들은 손도 더럽히지 않고 남이 만들어서 열심히 파는 앱 시장에서 6조원을 챙긴셈이 된다. 앞으로 출시될 새로운 iPhone과 iPod Touch 그리고 이제 막 불이 붙기 시작한 iPad까지 합세하면 실로 엄청난 비즈니스가 될것이 확실하다. 봉이 “스티브” 잡스선달의 탄생이다.

*참고로 위의 수치들은 iAd로 인한 광고 수익이나 In-App 구매를 통한 수익을 포함하지 않는다.

스타트업 바이블 Q1 – VC가 되기 위한 조건

Q: 엔젤투자자/VC이 어떤식으로 일 하는지 그쪽 분야에서 일하려면 어떤 스킬이나 경험이 도움이 되는지 좀 더 알고 싶어서 문의 드렸습니다. (@juntae22)

A: 벤처/스타트업과 관련된 모든것들이 하나의 정답이 없듯이 이 질문에 대한 답도 물어보는 사람들에 따라서 천차만별일거 같습니다. Strictly 제 개인적인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최대한 자세히 답변을 드려보자면….일단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 졸업장이나 특정 자격증과 같이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가져야하는 조건은 없습니다. 즉, 돈만 있으면 누구나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투자자들이 돈을 확보하는 방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원래 돈이 많은 집안에서 태어났거나 아니면그동안 돈을 많이 벌어 놓은 케이스가 있습니다. 이런 케이스가 가장 이상적인 상황인데, 자기 돈을 가지고 신생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게 되는거라서 혹시나 투자가 성공적이지 못하고 투자한 회사들이잘 안되어도 특별히 미안한 마음이나 부담을 갖지 않아도 돼죠. 어차피 자기 돈을 잃는거니까요. 이 첫번째 케이스가 아마도 대부분의 angel investor에 해당하는 경우일거 같습니다 – 참고로, 요새 엔젤들의 트렌드는 자신의 자본과 남의 자본을 합쳐 더 큰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서 조금 더 VC와 같이 조직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Super Angel들이라고 하죠.
두번째 케이스는 내가 돈이 별로 없어서 돈많은 친구들, 기업, 학교, 연금 등등의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fund manager와 같이 남의 돈을 관리해주는 개념인데 대부분의 VC들이 이런식으로 운영됩니다. 투자를 한 투자자들을 LP (Limited Partner)라고 하며,이 돈을 직접 관리하면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게되는 VC들을 GP (General Partner)라고 하죠. 이렇게 남의 돈을 가지고 운영함에 있어서의 장점은 바로 펀드 규모가 커서 더 많은 회사에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거는 아닙니다. 남의 돈을 관리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pressure와 스트레스가 큰 부담이 되며, 창업자들이 VC로부터 돈을 투자 받으면 이런저런 간섭을 받는거와 같이 GP들도 LP들로부터 간섭을 받습니다. 특히, 수익률이 그다지 좋지 않은 VC들은 더더욱 간섭을 많이 받죠.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이렇게 남의 돈을 관리해서 투자하고 수익을 만들어 주는 대가로 GP들은 management fee와 carried interest fee를 받습니다.
Management fee는 말 그대로 돈을 관리해주는 대가로 받는 관리비이며, VC 회사 직원들 월급과 운영비로 쓰입니다. 보통 전체 펀드의 1-2%를 management fee로 가져가죠. 하지만 GP들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거는 carried interest fee 때문입니다. 투자를 해서 수익이 발생하면 (벤처투자는 잘되면 그냥 수익이 아니라 대박 수익이 발생하죠) 수익의 20%를 GP들이 챙기는데 우리가 아는 돈을 많이 번 VC들은 다 이렇게 해서 돈을 번겁니다. 참고로, 위의 퍼센티지들은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책이나 매뉴얼에 박혀있는 숫자들은 아닙니다.

여기에서 VC의 조건이 몇가지 kick-in 합니다. 투자를 위한 투자 유치를 할때 분명히 LP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합니다. “제 학교 어디 나왔지?”랑 “전에 누구랑 뭘 했지?”가 그 대표적인 질문들입니다.이거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인데 역시 LP들한테 매력적인 GP로 보일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믿음직한 방법이 좋은 학교의 졸업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문대학 출신이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VC의 진로로 진출할때는 조금은 더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또한, VC를 하기전에 이미 투자관련 업무를 경험하였거나 아니면 성공적으로 창업을 해서 exit을 하였다면 네임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LP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게 훨씬 더 수월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 그럼 투자를 위한 펀드를 마련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제는 이 돈을 가지고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야하는데 이런 스타트업들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바로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VC의 조건이 kick-in 합니다.즉, 좋은 학교를 나와서 좋은 친구/선배/후배들이 주위에 많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사람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에 남들보다 더 일찍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exit한 경험이 있다면 그 명성을 듣고 많은 유능한 후배 창업가들이 투자 좀 해달라고 찾아올텐데 요새같은 seller’s market에서는 이게 정말 고맙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seller’s market은 과거와는 달리 창업가들이 VC들한테 투자를 받으려고 줄을 서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요새는 유능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려고 VC들이 창업가 집앞에서 줄을 서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유능한 스타트업이라면 돈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넘쳐흐르기 때문에 창업가들이 “저희 회사에 투자 좀 해주세요”라고 하면서 찾아올 정도로 존경받는 VC가 되면 그만큼 편하다는 말입니다.

솔직히 더 쓰라면 이 주제에 대해서는 책을 한권 쓸 수도 있을거 같은데 대략 이정도로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VC/엔젤/투자와 관련해서 제가 자주 찾는 VC들의 블로그 2개를 소개드립니다:

-Y CombinatorPaul Graham 블로그 
Andreessen HorowitzBen Horowitz 블로그

또한, 파워블로거이자 Oracle 본사의 PM 조성문님이 최근에 포스팅한 “실리콘 밸리의 엔젤 투자”는 엔젤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배기홍

종이책의 종말 – Get Ready for eBooks

나는 한 달에 책을 1~2권 정도 읽는다. 단순히 독자로서 책을 읽을 때는 그냥 별 생각 없이 재미있는 책, 재미없는 책 이렇게 분류를 하면서 읽었는데 최근 약 1년 동안 출판사와 같이 작업을 하면서 출판업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분야를 요새 조금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요새 출판업계의 화두는 ebook인 거 같다. 참고로, 미국과 유럽이 특히 그렇고 아직 한국은 그냥 눈치만 보고 있는 거 같다. 솔직히 전자책에 대한 말들과 전자책 device는 그다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1971년도에 Michael Hart는 Gutenberg Project를 통해서 다양한 종류의 e-book 프로토타입을 대중에게 소개하기 시작하였고 여기저기서 작은 제조업체들이 ebook 기기들을 만들어서 시장에 소개하였다. 그렇지만, 아직도 대중은 종이의 냄새, 잉크의 냄새 그리고 물리적인 책을 만졌을 때의 그 뿌듯한 보람과 느낌을 잊지 못하고 책은 무조건 종이의 형태로 소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하였다.

일반 소비자를 위한 첫 번째 ebook은 1990년대에 시장에 소개되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휴대용 기기들이 마땅치 않아서 대중적인 인기도를 얻는 데 실패하였다. ebook을 읽을 수 있는 옵션은 투박한 컴퓨터 화면이나 아주 작은 핸드폰 화면만 있었기 때문이다. 2007년도에 Amazon이 Kindle을 시장에 소개하였다. 엄청난 콘텐츠를(Amazon.com의 책들) 기반으로 device를 파는 이 비즈니스 모델은 Apple이 iTunes와 iPod를 가지고 음악 시장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새로운 각도에서 번들해서 파는 – 신개념의 device play를 그대로 재활용한 모델이었고 이때부터 ebook과 epublishing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2010년도 4월 애플의 iPad 출시와 함께 ebook 시장은 말콤 글래드웰이 말하는 ‘tipping point’를 향해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Bold Predictions
8월 3일 Lake Tahoe에서 열렸던 Techonomy Conference에서 CNBC의 여성 앵커 Maria Bartiromo가 진행했던 패널에서 MIT Media Lab의 창시자이자 기술 전도사로 유명한 Nicholas Negroponte는 (그는 또한 “Being Digital: 디지털이다”이라는 책의 저자이다) 남들이 눈치만 보고 있는 와중에 매우 대담한 예언을 하였다. 그는 앞으로 5년 뒤에는 종이로 만든 물리적인 책은 멸종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겠지만 이미 영화와 음악 산업의 전례를 보면 거부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말을 하였다. 1980년대에 코닥과 같은 회사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부인하였지만, 많은 전문가는 물리적인 영화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예언을 하였으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또한, 음반이나 CD 위주의 음악 산업이 이제는 완전히 디지털화된 것도 좋은 예라고 하였다.

물론, ‘멸종’이라고 해서 종이책이 완전히 사라지는걸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시장의 대세는 ebook이 될 것이라는 뜻이며 그는 좋은 예로 그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One Laptop per Child 프로젝트를 제공하였다. 이 저가의 노트북을 그는 수십만 권의 책을 디지털 포맷으로 채워서 제 3세계의 어린이들한테 보급할 수 있지만, 수십만 권의 책을 물리적으로 이 어린이들한테 선적해서 보내준다는 건 불가능하고 비효율적이라고 말을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no, no, no’ 라고 하겠죠. 아직도 서점이 좋고 도서관에 가서 책 냄새를 맡는 게 좋다고 하면서…그렇지만, 그들이 그렇게 이 변화의 물결을 부인하고 있는 바로 지금 변화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10년 후가 아닙니다. 바로 5년 후에는 ebook이 대세가 될 것입니다.”

TechCrunch의 편집자들 또한 매우 충격적인 예언을 한다. 앞으로 5년 후에는 동네의 작은 서점은 모두 문을 닫을 것이며, Barnes & Noble이나 Borders와 같은 대형 서점은 8년 후에 모두 문을 닫을 것이라고 한다. 더욱더 재미있는 사실은 2020년이 되면 모든 물리적인 도서관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때가 되면 CD나 레코드판이 우리의 기억 저편에 위치한 까마득한 추억이 된 것처럼, 종이책들은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유물이 될 것이라고 한다.
TechCrunch에서 인터뷰한 이미 ebook을 출판하고 있는 많은 작가는 ebook에 대해 좋지 않은 의견들과 불평들은 다 근거가 없다고 한다. 종이 책들이 냄새가 더 좋고, 이쁘고…그리고 ebook을 읽으면 눈이 나빠진다니 하는 이 모든 게 사실무근이라고 한다. 이런 말들을 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책을 많이 사지 않는 사람들이며, 이미 지금 시중에서 구매 가능한 책 중 10%가 ebook이라고 한다.

버클리 대학교 주변에서 꽤 크고 성공적인 동네 책방을 운영하던 – 2008년도에 Barnes & Noble 때문에 결국 책방을 닫았던 – Andy Ross씨의 말을 빌리자면, “요새 출판업계에서 매일매일 들리는 말은 ebook밖에 없습니다. 저는 음악 산업과 비슷한 그림이 그려질 거 같아요. ebook이 표준이 될 날이 곧 올 것이며, 구텐버그의 500년 종이 역사는 그때 끝날 겁니다.” 그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종이책과 물리적인 서점의 장래는 매우 어둡습니다. 동네 책방은 말할 것도 없고, 대형 서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e-Reading
그런데 정말로 이런 예언들이 맞는 것일까? 물론, 음반 시장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순탄치 않은 길을 하나씩 짚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거 보다 더 빨리 ebook이 메인스트림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책이라는 게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소장가치 면에서도 정신적으로 큰 기쁨을 주는 물건이 아닌가? 이제 더이상 책으로 가득 찬 서재를 친구들과 가족들한테 자랑하면서 보여주지 못한다는 게 얼마나 우울한 상상인가? 그 대신 아이패드의 전자도서관을 보여줘야 하는 것일까? 이 힘들고 복잡한 질문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e-reading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자.

최근에 1,200명의 ebook 기기 사용자들을 (Amazon의 Kindle, Apple의 iPad 그리고 Sony의 Reader의 사용자)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그중 40%가 종이책만 읽을 때보다 ebook 기기를 가지면 독서를 더 많이 한다고 한 적이 있다. 올해 9월 말까지 약 1,100만 명의 미국인들이 ebook 기기를 소유할 것이라고 Forrester Research에서 예측하고 있으며, 작년 대비 올해 상반기에 미국에서의 ebook 매출은 약 183%나 성장하였다. 이미 아마존에서는 전자책 판매가 물리적인 책의 판매를 뛰어넘었다는 발표를 한 적이 있으며, Kindle을 구매한 고객들은 그전보다 3.3배나 많은 양의 책을 구매한다는 수치를 공식적으로 집계한 적이 있다.
매우 놀라운 숫자들이지만, 과연 Kindle과 iPad와 같은 기기들의 신선도가 떨어진 다음에도 e-reading이 이러한 성장을 해서 대중의 삶 속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을지는 현재 미지수이다. 하지만, 항상 휴대할 수 있다는 – 물리적인 책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 큰 차이점을 생각한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e-reading이 대세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현재 내 iPad에 30권 정도의 책을 소유하고 있는데 비행기를 탈 때 30권의 종이책을 들고 탈 수는 없다.

또한, 전통적인 인쇄 기계에 의존하는 종이책과는 달리 최첨단 기술의 지원을 받는 ebook은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수동적인 독서에 뭔가 다른 차원의 interactivity를 가미한다. 아동 독서 작가인 Lynley Dodd씨는 “Hairy Maclary”라는 시리즈물에서 한 권의 책을 iPad App으로 만들어서 팔고 있다. 이 앱을 사용하면 부모님이나 애들이 책을 직접 읽는 걸 녹음할 수가 있고, 책을 보면서 동화책의 삽화를 직접 색칠할 수도 있다. ebook 기기는 또한, 두 손이 아닌 한 손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으며,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는 손가락으로 글씨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침대에서 불을 끈 상태에서도 기기의 백라이트를 이용해서 어둠 속에서도 독서가 가능하며 책을 구매하기 전에 무료 샘플을 다운받아서 읽을 수 있는 전통적인 종이책이 제공하지 못하는 장점들이 있다.

물론, 그렇다고 종이책만의 장점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DRM과 보안 기술 때문에 우리는 좋은 책들을 친구와 가족들과 같이 나누어볼 수 있는 미덕을 ebook을 통해서는 누릴 수가 없다. 또한, 비행기 이/착륙하는 기간에는 모든 전자기기를 꺼야 하기 때문에 옆에 앉은 할아버지가 종이책을 읽을 수 있는 동안에 독서의 즐거움을 당분간 접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여기 Wall Street Journal에서 제시하는 e-reading 관련 재미있는 숫자들을 몇개 소개한다:

  • 지난 1년동안 ebook 기기 소유자들의 51%가 그 전보다 전자책을 더 많이 구매함 (종이책은 9%)
  • ebook 기기로 한달에 읽는 독서량은 2.6권 (종이책은 1.9권)
  • 2008년 대비 2009년도 미국 종이책 판매량은 1.8% 감소
  • 2009년 미국에서의 ebook 판매량은 176% 증가
  • ebook 기기 소유자들의 51%가 매일 ebook 기기로 독서를 함
  • ebook 기기 소유자들의 86%가 일주일에 한번 이상 ebook 기기로 독서를 함

Books vs. E-Books
그러면 일반적인 종이책과 전자책을 조금 더 자세히 항목당 한 번 비교해보자:
1. 생산비용 – $4.05 ($26짜리 종이책) vs. $0.50 ($9.99 전자책 다운로드)
2. 작가한테 떨어지는 원고료 – $3.90 (종이책 한 권당) vs. $2.12 (다운로드 한 건당)
3. 무게 (같은 책 기준) – 1kg 종이책 vs. 0.01kg 킨들 ebook 기기
4. 탄소 배출량 – 50권의 종이책을 만드는데 필요한 탄소 배출량과 1개의 ebook 기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탄소 배출량이 동일 (아직은 종이책이 조금 더 green 한 선택)
5. 2009년도 매출 – $2억5천만 (종이책) vs. $2,900만 (ebook 다운로드)
6. Jane Austen의 “Seven Novels” 가격 – $12.99 (종이책) vs. 공짜 (Kindle Version)

500년 동안 존재하던 종이책과 이제 갓 시작하는 전자책을 이렇게 개별로 비교하는 게 조금은 억지스러운 면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서로 장단점이 존재하는 거 같다. 물리적인 종이책을 손에 쥐는 뿌듯함과 진열대에 배치된 책을 보는 것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건 ebook을 통해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정신적인 즐거움이며, 소중한 친구들과 좋은 책을 서로 빌려보는 공유의 미덕 또한 종이책으로만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재미이다. 하지만, ebook의 상대적인 저렴함, 휴대성 그리고 날이 갈수록 발달하는 전자책 관련 기술들 또한 ebook을 우리가 무시하면 안 되는 중요한 요인들이다.

The Future of eBooks
그러면 ebook의 미래에 대한 내 생각은? 음…솔직히 출판업의 “출”과 “판” 자도 모르는 내가 감히 이런 예측을 하는 게 조금 우습지만, 지금까지 내가 꼼꼼하게 읽고 느낀 점들을 종합해서 몇 마디 할 수 있다면 나도 ebook에 큰 한 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 1998년도에 대박 히트한 Meg Ryan 주연 “You’ve Got Mail” 이라는 영화에서 맥 라이언이 운영하는 작은 책방이 대형 체인 서점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걸 우리는 목격했다. 1980년대에 큰 성장과 수익을 누릴 수 있었던 이러한 대형 서점들은 불과 10년도 채 되지 못해서 Amazon과 같은 인터넷 책방으로부터 시장을 빼앗기기 시작하였으며, 700개 이상의 물리적인 서점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서점 체인인 Barnes & Noble은 8월 초에 시장에 매물로 나와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참고로, Barnes & Noble은 현재 아주 추잡한 적대적 인수의 싸움에 휘말려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깜짝 놀랐던 게 700개 이상의 건물에서 책 장사를 하는 Barnes & Noble의 시가총액이 1조 3천억 원밖에 안된다는 거였다. 참고로, Amazon의 시가총액은 무려 70조 원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12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Oxford Dictionary를 이제 더 종이책으로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며칠 전에 Oxford University Press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연간 $295를 내면 온라인 사전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에 비해서 옥스포드 사전을 책으로 마련하면 20권짜리 사전이 무려 $1,165이라고 한다. 1989년도에 출판된 버전은 21년 동안 30,000권밖에 팔리지 않았지만, 옥스포드 사전 온라인 서비스는 매달 2백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세계 최대의 서점이 되어버린 Amazon에서 3년 전에 Kindle을 출시하였는데 3년 만에 이미 종이책보다 더 많은 수의 Kindle 버전의 전자책을 판다고 Jeff Bezos가 발표한 적이 있으며, 올해 안으로 종이책보다 Kindle용 ebook을 더 많이 팔 것이라는 예측을 그는 공식적으로 하였다. 여기에 6개월도 안 되어서 이미 3백만 개가 넘게 팔린 Apple의 iPad와 Google이 곧 출시할 eBook Store를 고려해보면 구텐버그가 지하에서 대성통곡할 만도 하다. 확실히 출판업계에도 기술이 미치는 지대한 영향으로 인해서 큰 지각 변동이 예상되며, 이 바닥에서는 피튀기는 싸움이 벌어지겠지만 모든 게 그렇듯이 이러한 싸움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우리 소비자들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책을 구매할 수 있고, 굳이 차를 몰고 책방에 가지 않고 그냥 원 클릭으로 구매 프로세스를 완료할 수 있는 혜택을 우리는 이미 누리고 있다. Kindle보다 역사는 짧지만 나도 얼마 전에 산 애플의 iPad는 e-reading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바로 컬러 독서를 가능케 하고 있다.

앞서 말한 Barnes & Noble과 아마존의 시가총액: 1조3천억원 vs. 70조원 – 바로 기술을 이용한 유통의 경제성과 ebook이 지배할 세상에서의 종이책의 암담한 미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숫자들이다. 책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보면 말도 안 된다고 하시겠지만, 객관적인 data를 그렇게 부인할 수도 없을 것이다. 과연 ebook의 시대가 올까 말까는 논의조차 하지 말자. 그건 기정사실이다. 이미 그 혁명은 시작되었다. 우리가 진짜로 물어보고 출판업자들이 걱정해야 하는 건 과연 언제일까이다. 5년 후, 10년 후 아니면 1년 후?

아직도 이건 말도 안 된다고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미국 레코드 공업협회에서 따온 자료를 소개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음악 시장인 미국의 경우, 현재 디지털 음악의 매출은 전체 미국 음악 시장의 40%를 차지한다. 0%에서 40%까지 되는데 소요된 기간은 단지 8년이었다.”
-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

스타트업 바이블 iPad 후보 리스트

<스타트업 바이블>이 출간된지 벌써 3주가 되었다. 적절한 타이밍과 – 최근 우리나라 뉴스를 보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벤처에 대한 이야기를 갑자기 많이 하는거 같다 – 교과서적인 이론보다는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한 내용들 때문에 반응이 나쁘지는 않을거 같다는 생각을 출간 전에 하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매우 긍정적이었다. 나는 전문작가도 아니고, 책을 팔아서 돈을 벌 목적으로 안그래도 없는 시간을 쪼개서 굳이 책을 낸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기대 이상의 반응에 매우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다.

#khbae 트윗 중에는 상당히 재미있고 나를 감동시킨 내용들이 많았다. 아이패드도 당연히 탐나지만, 그래도 이런 창의적인 트윗들이 단순히 아이패드를 타기 위함이 아니기를,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뭔가를 해보겠다는 젊은 친구들이 많기 때문이기를, 13,000원 짜리 책에서 13,000원 이상의 그 무엇을 독자들이 배우고 배운 내용을 적용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여기 그 중 가장 창의적인 트윗을 소개한다. 이 트윗 중 2개를 선택하여 아이패드를 발송할 계획이다:

(@WWWOJS) 대한민국이라는 주식의 구매의사를 YES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책에 투자하신 시간과 땀은 이미 보람차십니다. 감사합니다. 건승하시고 행복하세요. 내년이 가기전에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coldim) 거창하게 ‘창업’이나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항상 ‘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최근 몇 년 들어 계속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다. ‘스타트업 바이블’은 여러모로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노하우와 자극을 안겨 준다

(@gkgaron) 스타트업바이블, 이책은 “제2의 벤처붐을 위하여”라고 수식어를 달았지만 “벤처붐”은 그 한 예일 뿐 : “열정, 자유, 개성의 촉진을 외치는 책”이다. 벤처가 불가능한 곳에서도 열정과 자유, 개성의 촉진. 그것이 진짜 원하는것 아닐까.

(@nozino) 스타트업 바이블은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를 벌떡 일어나게 하고, iPad는 휴일날 낮잠만 자더 나를 벌떡 일어나게 한다!! 어여와라 iPad야~ 8월 16 ~ 30일 <스타트업 바이블> iPad 증정 이벤트

(@jasonbluecolor) [짧은 서평]수많은 실리콘밸리의 창업서를 읽어왔지만, 한국의 실상에서의 스타트업을 정확하게 가이드 해주고 있다. 이 책이 2년만 먼저 나왔더라도 나는 2년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을 텐데, 가이 가와사키에게는 없는 동지의식과 따뜻함이 있는 책이었다. 가이 가와사키는 어느정도 성공한 벤처 기업인으로서 창업자들을 가르치고 있다면 저자인 @khbae 님은 함께 회사를 운영하는 벤처 기업인으로서 따라오는 스타트업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은퇴한 베이브 루스가 현역의 추신수를 이길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비유입니다 하하) @khbae님께 부탁이 있다면 꾸준히 책을 써 주시는 것과 뮤직쉐이크와 앞으로의 역사를 계속 기록하여 후배들에게 조언을 계속 해주시길 바라는 것이지요. 그것이 성공의 역사이건, 실패의 역사이건 말이에요

(@ juntae22) 올 여름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진 분들께 <스타트업바이블> 추천!! 아는 형과 카페에 마주앉아 생생하고 진솔한 창업이야기 듣는 느낌

(@inJoey) <스타트업바이블> 완독. ‘이 세상에 돌멩이 하나라도 던져보고 싶어하는’ 모든 스타트업들에게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신 @khbae 배기홍님께 감사드립니다:) 가장 인상적인 구절 찍어서 남깁니다.

(@gyuchulcho) 스타트업 바이블은 비노드 코슬라를 창업이란 독에 걸리게 한 벌레가 낳은 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알을 취한 자들은 코슬라가 물들었던 그 독을 고스란히 이어 취하게 될 거라 본다.

(@payload1) 20 살대학생, 모두가 취업을 걱정하는 가운데 창업을 꿈꿔왔다. 우연히 알게된 스타트업 바이블은 목표를 더 확실히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의 한계는 스스로 결정한다고, 시작도 하지않고 포기하기보단, 나를 위해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해보자!

(@Changhun) 과학고를 졸업하고 멀쩡한 대학을 다니다 하고싶은 창업을 위해 다 때려치고, 9월12일 일본으로 출국하는 친구에게 책을 선물하며 약속했습니다. “우리 미친개처럼 달려들자!”

(@hyunhokim78) 드뎌 시작된 Startup bible읽기로 머리가 복잡해져오고 가슴이 두근대고 안절부절하게 된다면 어떤 처방이 필요한거죠?ㅋㅋ 점점 내 마음이 조급해 지는것이 이러다 일 터트릴 시간이 당겨질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yuzeeeee) 내 마음의 No.1 베스트셀러 <스타트업 바이블>이 No.1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때까지 모두들 필독^^!

(@leejeongho)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급변하면서 구글, 네이버 같은 회사가 시작되었듯, 개인 PC에서 스마트 폰으로 인터넷이 이동하고 있는 지금! 새로운 기회도 함께 있습니다. <스타트업 바이블>

(@iamleedh)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배기홍님의 경험담이 미국에서 겪으신 일들이 많아서 국내 실정에 적용하기엔 다소 맞지 않는 부분도 있어 보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배기홍님께 보다 많은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rest515) 책을 산 직후 선물로도 받은 <스타트업 바이블>. 창업엔 어려운 순간이 많다는 구절에 오히려 기운이 난다. 일희 일비하지 않고 될 때까지 계속 두드려야지. 그런 일을 찾았으니까

(@park_sangjun) 신간 <스타트업바이블>에서 말하는 청년 창업의 3대 조건 “아이디어”, “돈”, “사람” 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람”이라~~ (내 생각에 그렇다. ^^

(@junsgtw) 오늘 대통령,젊은 친구들의 창업을 격려 하며 적극 돕겠다고 하는 미팅을 가졌었는데, khbae 님이 적절한 시기에 출간한 <스타트업 바이블>이 많은 이에게 지침서가 되겠네요!

(@withoutdk) 이책읽고 너도나도 스타트업 해버리면 대체 펀딩은 누가 해주나 걱정했습니다.

(@daekeyen) 항상 머릿속에 생각만 하고 있던 “창업”이라는 두 글자. 그런 나의 작은 소망에 불을 지펴주는 책, <스타트업 바이블>. 행동하던지, 닥치던지에 나오는 말 처럼 당장 행동으로 옮기는 꿈꾸는 실천가가 되겠습니다

중국 vs. 구글 – 현재 스코어 2대1

중국인, 중국놈, 짱깨
나는 인종차별 주의자가 아니다. 내 친구들 중에는 당연히 한국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속마음을 편하게 털어놓고 술한잔 하면서 꼬장부릴 수 있는 외국인들도 상당히 많이 있다. 그런데 유독 나는 중국인들을 (짱깨들)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인종차별하는건 절대 아니다), 중국에서 태어난 중국인들도 그렇고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인들도 마찬가지로 그다지 정이 잘 안간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중국인 친구들이 내 주위에는 그다지 많지는 않다. 참고로, 그다지 많지 않다는거랑 아예 없다는거랑은 완전히 다르다 – 스탠포드에서 내 룸메이트였던 중국인 친구 Bon은 내 부랄친구들만큼 나랑 각별한 사이이며, 작년 겨울에 Bon 결혼식 참석하려고 우리 부부는 대만까지 날라갔다왔다.
하지만, “중국인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그다지 좋지않아서일까…사기꾼들, 더러운놈들, 인간이 할 수 없고 하면 안될 일들을 밥먹듯이 하는 놈들…뭐 나한테는 중국인들이 이런 이미지로 밖에 다가오지 않는다. 내가 중국을 싫어하던 말던, 중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시장이다. 물론, 아직 그 가능성이 100% 실현되지는 않았고 언제 현실화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느려터진 중국인들이 요새 매우 빨리 움직이고 있고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시장이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거 같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상식적으로 하는건 매우 어렵다고 중국에서의 경험이 많은 주위분들은 말을 한다.

실리콘 밸리의 darling인 구글이 요새 중국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떠오르는 아시아의 슈퍼파워인 중국과 직접 한판 떠보자고 맞장을 뜬 기업은 아마도 구글이 최초일것이다. 겉으로 봐서는 censorship과 관련된 대국과 대기업의 자존심 싸움이지만, 그 내면에는 겉으로 봐서는 이해하지 못할 중국인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업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아니지만, 여기 전직 기자출신의 미국인 저자 Warren Kozak씨가 80년대 중국에서 특파원 생활을 하면서 경험하였던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한다:

1985년 여름이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던 동네 벽과 전봇대에 “친선 수영 대회” 관련 내용의 벽지들이 하나씩 붙기 시작했죠. 그당시 저는 다른 외국인 특파원들과는 달리 일부러 외국인 동네가 아니라 중국인들만 사는 동네에서 살고 있었지만, 중국 이웃들과 친해지고 어울리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밖에서 중국인들을 만나면 눈웃음과 “안녕”이라는 말을 하지만서도 직접 교류할 기회가 없다는게 저와 같이 외향적인 미국인으로써는 항상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수영 대회를 통해서 제 중국 이웃들과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친선 수영 대회” 중 3종목이나 참가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저는 운동을 그다지 즐기거나 잘 하는편은 아니었지만, 고등학교때 수영팀의 멤버로써 수영을 즐겼기 때문에 대회에서 우승은 못해도 쪽팔림을 당하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으로 시합에 임하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제가 참가한 3 종목 모두 제가 우승을 하였습니다. 상금이나 상품이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받은 상품을 모두 중국인 친구들과 이웃들에게 다시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뭔가 조금 이상한 느낌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 중국에 꽤 오래 살았는데 이런걸 처음부터 간과하였던 제가 바보였죠. 하루는 직장 동료랑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잘 모르는 중국인이 저를 손가락으로 가르키면서 “yo yung”이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중국어로 “수영선수”라는 뜻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시합 우승 이후로 우리 동네 모든 사람들이 저를 “수영선수”라고 부르는걸 저만 모르고 있었던거였습니다. 솔직히 저는 수영대회와 관련된 일들을 이미 다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웃으면서 제 동료한테 2주 전에 제가 수영대회에 나가서 3종목에서 우승을 해서 그럴거다라고 설명을 하였습니다.
몇일후에 제 중국인 동료가 저한테 다가오더니 제가 다른 수영 대회에 초청을 받았다고 알려줬습니다. 이번 수영대회는 누구나 다 참가할 수 있는 open 대회가 아니라 초청을 받아야지만 참가할 수 있는 대회라서 저는 솔직히 매우 감사하게 이 대회 초청을 기꺼이 수락하였습니다. 대회 당일은 매우 더운 날이었는데 제가 아무리 기다려도 제 이름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땡볕에서 제 이름이 불릴때까지 기다리다 지쳐있는데 드디어 제 이름을 불러서 출발선에 다른 중국 선수들과 나란히 섰습니다. 참고로, 저는 그 대회에 참가한 유일한 외국인이었습니다. 시작을 알리는 총소리가 들리자마자 저는 제 레인으로 다이빙을 했는데 물속에 들어가자마자 이번 대회는 좀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수영을 하였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너무 빨랐고 결국 저는 꼴찌로 대회를 끝냈습니다. 이 시합을 지켜봤던 제 미국인 동료는 마치 프로 수영 선수 대회에 아마추어 양놈 한명이 물장구를 치는거 같았다고 하였습니다. 피곤한 몸뚱아리를 간신히 물밖으로 꺼냈을때 어떤 중국인이 저한테 다가오더니 씩 웃으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당신 수영 굉장히 잘했어. 그런데 다른 선수들은 더 잘하더라구.”
사태 파악을 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번 수영대회는 가짜였고, 중국인들이 짜고친 고스톱 판에 제가 걸려들었던 거죠. 2주 전에 3종목을 우승하면서 저는 외국인으로써 중국인들한테 일종의 건방진 도정장을 던진것이었고, 중국인들은 이런 저를 응징한거였습니다.
저는 25년이 지난 지금도 이 일을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과연 미국인이라면 외국인한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이렇게 가짜 수영대회까지 만들어가면서 오바하였을까하고…

구글 vs. 중국
이런 작은 동네에서 벌어진 일들조차 중국 당원이 예의주시하고 있고 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였다면, 중국의 모든 이메일과 웹서핑 활동이 중국 정부의 감시를 받는다는게 상상이 간다. 이런 말도 안되는 나라를 상대로 지금 구글이 하고 있는 일련의 행동들은 매우 용감하다고 생각된다. 어떻게 보면 구글 정도 되니까 이렇게 중국을 대상으로 맞설 수 있겠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봤을때 존경스럽고 칭찬할만하다.

지금까지 구글 vs. 중국간에 있었던 일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998 – 구글 창업
2000 – Google.com의 중국어 버전을 운영/제공하기 시작
2002 가을 – Google.com이 일시적으로 중국에서 접속 불능. 2주 후에 정상으로 복귀
2006 1월 – 외부의 거친 비난속에 Google.cn 서비스 시작. 중국어 서비스를 운영하는대가로 구글은 중국 당국이 제한하는 몇몇 웹사이트들을 막음. Google.com 중국어 버전은 필터링없이 계속 운영
2006 6월 – Google.com이 중국에서 접속 불능. Google.cn은 정상적으로 작동
2007 9월 – 베이징으로부터 Google.cn이 공식적인 사업 라이센스를 받아서 운영됨
2008 12월 – 중국 최대의 검색 엔진인 Baidu를 대상으로 베이징은 미디어 마녀 사냥을 강화. 중국 당국은 구글을 포함한 많은 검색 엔진들이 불법 의료원 웹사이트들의 광고를 호스팅한다고 거세게 비판
2009 1월 – 구글의 검색 결과에 포르노그래피가 필터링 없이 그대로 보여진다고 중국 정부가 구글을 비난
2009 6월 – 중국 정부는 구글 검색 결과의 포르노그래피 컨텐츠와 관련 구글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킴
2010년 1월 – 구글은 중국 서비스의 검열을 중단하고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준비가 되었다고 발표
2010년 3월 – 구글은 중국 서비스의 검색 결과가 검열되는 기능을 제거하였다고 발표. Google.cn의 검색 query는 이제 Hong Kong에 있는 서버로 redirect 됨
2010년 6월 – 베이징은 6월말까지 Google.cn을 완전히 닫아버리겠다고 협박

위의 timeline 중 가장 주목할만한 사건들은 2010년 3월말에 발생하였다. 3월30일 새벽 5시부터 구글의 중국 서비스가 먹통이라는 내용의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이미 구글은 중국 정부의 독재에 대항하여 Google.cn의 모든 검색 query를 홍콩 사이트인 Google.com.hk로 redirect하고 있었는데, 바로 이 홍콩 서비스까지도 먹통이 되었다는 보고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었으며, 심지어는 Google.com의 중국서 서비스마저 잘 안된다는 중국 네티즌들의 불평이 확인되었다.
이에 대해 같은날 오후 12시반 정도에 구글의 PR 팀은 문제를 파악하였으며, 구글의 내부적인 문제라고 발표하였다. 구글의 검색 결과의 URL에 실수로 텍스트를 몇개 더 추가하는 버그때문에 실수로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하였다고 하였으며, 이 문제점에 대해서 조금 더 명확한 설명을 제공하기까지 하였다. 웹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겠구나 모두가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였으며, 곧 이 문제가 해결되겠지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4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구글은 이 발표를 번복하였고, 중국의 “Great Firewall”한테 이번 문제의 책임을 돌렸다. 즉, 그간 구글의 중국에서의 행동이 상당히 맘에 들지 않았던 중국 정부가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서 구글의 중국 서비스를 막아버렸다는 주장이었다.
이러한 구글의 입장에 대해서 중국 정보통신부 대변인 Wang Lijian씨는 중국 정부는 구글의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전혀 아는바가 없다는 말만 하고 일체 그 이상의 어떠한 설명도 제공하지 않았다. 그리고 구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하는걸 아주 심각하게 고려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서 전세계는 제1차 인터넷대전이 과연 언제 시작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기 시작하였다.

세르게이 브린 (Sergey Brin) vs. 중국
그동안 잘 참고 있던 구글이 갑자기 왜 이렇게 과격한 결론을 내렸는지를 이해하려면 우리는 구글의 아버지 중 한명인 Sergey Brin을 잘 이해해야한다. 소련 태생으로 소련에서 유년을 보낸 세르게이는 언론의 압박과 검열이 얼마나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박탈하는지를 몸소 경험하면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세르게이의 가족은 그가 6살이되던 1979년도에 자유를 찾아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지금도 가끔 그의 가족은 그들이 왜 조국을 버리고 미국으로 이민왔는지 그당시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야기를 하곤한다. 세르게이의 아버지는 우주물리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소련 당국의 압박으로 인해서 수학자의 길을 걸었고, 이러한 그의 가족들을 소련 경찰들은 정기적으로 감시하고 가택수색을 하였다고 한다. 그가 미국으로 오지않고 계속 소련에 남아있었더라면 오늘날의 구글이 과연 탄생할 수 있었을까 지금도 가끔 스스로에게 자문을 한다고 그는 말을한다. Entrepreneurship이라는 단어 조차 낯설은 소련에서는 불가능했을것이다.
이런 그였기에 개방형 플랫폼인 인터넷의 검색 결과를 검열하고 제한하는 중국의 정책을 그는 처음부터 못 마땅하게 여겼던것이 너무나 당연한것이다. 실은 세르게이는 4년전 구글이 중국 정부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서 검색 결과를 검열하면서까지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거를 서비스 launch 당일날까지 반대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그의 마음을 바꾸게 하였던것이 바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많은 인터넷 정책을 비즈니스하기 좋은 방향으로 수정하였으며, 그 결과로 인하여 구글의 검색 결과 검열 수준도 점차 낮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올림픽을 위한 눈가리고 아옹정책이었을까…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중국 정부는 전보다 훨씬 강도높게 인터넷 검색 결과를 검열하기 시작하였고 구글의 사소한 정책 하나하나에 대해서 사사건건 제동을 걸기 시작였다.

세르게이 브린은 그때 마음속으로 결심을 하였다. “Don’t be Evil”은 그냥 글로만 존재하는 구글의 모토가 아니었다. 바로 세르게이와 래리가 직접 만들었던 구글의 사훈이자 모든 직원들이 마음속으로 지켜야하는 원칙이며, 더 이상 중국이라는 Evil한테 휘둘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중국은 근래에 눈부신 발전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검열과 관련된 정책에서는 독재주위의 냄새가 진동을 하고 개인적으로 이러한 사실들이 상당히 불쾌합니다. 그동안 구글은 중국의 인터넷 비즈니스의 발전과 중국의 네티즌들을 위해서 많은것을 희생하면서 중국 정부의 요구에 응하였지만 이제는 누군가는 중국의 독재에 제제를 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

자본주의의 승리
자, 여기까지의 일련 사태들을 보면서 나는 정말 구글이 뱃짱이 두둑하고 어쩌면 정말로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를 할 수도 있을거 같다는 생각을 잠깐 한적이 있다. 과연 구글이 중국에서 철수하게 되면 다른 IT/비 IT 기업들의 반응이 어떨까?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그리고 4억명의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BUT (and this is a big BUT), 아무리 구글이 “Don’t be Evil”을 외치고 세르게이 브린이 “저는 중국 정부가 싫어요”라고 외쳐도 자본주의는 항상 승리하기 마련이다. 2010년 6월 29일, 구글의 법무팀을 이끄는 David Drummond는 구글의 “새로운 중국 전략”을 발표하였다. 주 내용은 Google.cn에서 Google.com.hk로의 redirect를 멈추고 구글의 중국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는것과 검열된 검색 결과를 보여주던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홍콩 구글 사이트의 검열되지 않은 검색 결과의 링크만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머리는 잘 썼다 – 검색 결과를 검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하면서도 모든 검색 query를 홍콩 서버로 redirect하는건 중단한것이다. 왜 그랬을까? 안그러면 중국에서 Google.cn의 비즈니스 라이센스를 갱신하지 않을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에서 구글은 철수를 해야할것이니까.

한마디로 정리하면 중국이 시키는대로 하겠다는 매우 실망스러운 발표였다. 솔직히 어느정도 예상은 했던것이다. 끈임없이 이윤을 만들어야 하는 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안하겠다는건 정말 멍청하고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는 말이니. 내가 구글의 사장이라도 당연히 이렇게 했을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는 이 씁쓸하고 허전한 기분은 무엇일까…구글과 중국의 싸움은 비즈니스적으로 right or wrong 보다는 도덕적으로 right or wrong의 성격이 강하였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GE같은 회사들도 힐끔힐끔 눈치만 보는 중국 정부의 면상에 갖다대고 “FUCK YOU”라고 말한 구글을 통해서 그간 솔직히 대리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역시 돈앞에는 장사없고 자본주의는 항상 승리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슬프고 실망스러운 그런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