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중요한게 아니다

network-trust얼마전에 “부활하는 비트코인” 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대충 읽어 보니 인터넷 가상화폐로 반짝 관심을 받다가 순식간에 사그러졌던 비트코인이 다시금 한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2개의 비트코인 관련 회사에 투자했고, 개인적으로도 작년 한 해 동안 비트코인 관련 소식, 기술, 회사를 많이 보고 공부도 많이 했다. 솔직히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들과 비트코인 가격만을 보면 2014년은 비트코인한테 굉장히 좋지 않은 한 해 였다. 작년 1월에 거의 $1,200 까지 올라갔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현재 $200 이하로 떨어졌고, 그동안 좋지 않은 악재들이 많았던건 부인할 수 없다. 나도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있고 매달 정기적으로 아주 조금씩 사고 있다. 그런데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져도 나는 크게 걱정하지도 않고 이젠 아예 신경도 안 쓴다(물론, 올라가면 기분은 좋다).

장기적으로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올라갈 것으로 나는 믿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트코인의 핵심은 전자화폐로서의 수단보다는 그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기술과 이 기술에 내포된 잠재가능성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보면, 마치 HTTP가 웹페이지 전송을 위한 프로토콜이고 SMTP가 이메일을 보내기 위한 프로토콜인거와 같이 프로토콜으로서의 비트코인은 인터넷을 이용해 특정 메시지를 주고 받기 위한 공개 프로토콜이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프로토콜에 대해서 처음 정의를 했고, 대부분의 비트코인 어플리케이션은 이 프로토콜 기반으로 개발되어 있다.

비트코인 프로토콜의 목적은 서로 모르지만,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용자들이 운영하는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blockchain 이라는 공유/공개 DB를 유지하고 확인하는 것이다(참고로, 블록체인은 전체 비트코인의 거래와 소유 상황을 공개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 즉 공개장부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굉장히 중요한 개념은 바로 인터넷이라는 신뢰할 수 없는 공간에서 서로 모르는 사용자들이 “협업”과 “협조”를 할 수 있는 프로토콜, 그리고 그 누구도 그걸 소유하지 않기 때문에 분권화된(decentralized) 프로토콜이라는 것이다.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면 비트코인 프로토콜은 인터넷이라는 태생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공간에 안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개념을 내포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오픈소스 코드를 이용하면 인터넷 상에서 중개인 없이 거래를 가능케하는 제품들을 누구나 개발할 수 있다. 은행, escrow 업체, 공증 업체, 심지어는 변호사들…..모두 다 중개인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거래를 할때는 항상 이런 중개인들이 개입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막대한 비효율성과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 이론적으로는, 비트코인 프로토콜을 활용하면 모든 거래에서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신뢰를 가져올수 있다. 심지어는 인간의 제어가 전혀 없이 모든 컴퓨터와 소프트웨어가 “평화롭게” 작동하는 이상적인 세상을 그려볼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비트코인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하다. 새로운 기술과 개념이 mainstream으로 인정되려면 수십년이 걸릴지도 모르고 그 전에 치명적인 오류들이 발견되어 몇 년 후에는 우리 모두가 “아, 과거에 비트코인이라는게 있었지. 엄청 떴었는데 망했어.” 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비트코인을 열심히 응원하는 투자자, 창업자, 관계자들은 요동치는 비트코인 가격보다는 비트코인이 제시하는 새로운 기술, 모델, 개념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는 여러가지 제품과 서비스에 베팅을 하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이 개념을 잡고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중앙집중형 금융모델은 그동안 500년 이상 국제금융과 상업의 근간이 되었다. 비트코인의 분권화된 모델은 역사상 최초로 이 중앙집중형 모델을 파괴하고 엎을 수 있는 “분권화된 신뢰(decentralized trust)” 모델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그 가능성을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에 흥분되지 않을 수 없다. 뭐, 수백년 동안 중앙집중형 모델을 잘 사용했으니 이젠 좀 바꿀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이미지 출처 = http://www.coindesk.com/blockchain-rise-networked-trust/>

[生生MBA리포트] EBM(Evidence-based Management) in MBA 지원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최근에 떠오르는 개념으로 EBM(Evidence-based Management)라는 것이 있습니다. 경영에 있어서 모든 의사결정은 분명한 증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철저한 ‘증거기반’의 정신은 공공정책 및 의료 부문에서 처음 시작되어 이제는 경영(management)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거기반의 의사결정 방식은 MBA 지원 및 어드미션에서도 드러납니다. 오늘은 MBA 지원자 입장에서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MBA 입학 시에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 패키지는 다양한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력서에 나타나는 나의 학력과 직장경력, 내가 받아둔 GMAT과 토플 점수는 이미 과거에 이루어놓은(backward-looking)증거들입니다. 반면, 내가 작성하는 에세이에는 과거의 내용과 함께, 미래에 어떠한 직업을 가지고 어떠한 일을 하겠다는, 미래지향적(forward-looking)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내용이니까, Anything is possible.’라고 생각하시고 이제까지 과거의 증거가 가리키는 것과는 무관하게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열심히 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에세이에서도 분명, 미래지향적인 계획과 과거지향적인 증거는 균형이 맞아야 합니다. 즉, 과거에 증거가 검증되지 않은 계획은 공허한 말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MBA 지원에서 지원자가 제출하는 증거는 다양합니다. 지적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출신대학의 학부, 학점, GMAT 점수를 내보입니다. 외국인 지원자는 영어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토플이나 IELTS등 영어 점수를 제출하고, 그간 업무영역에서의 성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력서를 제출합니다. 그런데 에세이에 들어가는 증거 중에서는 단기에는 준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미래에 MBA에 지원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미리부터 해당 부분에 준비를 해야 합니다. 만일 ‘나는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다’ 라고 이야기하려면 실제로 그러한 관심을 실행에 옮겨 왔어야 합니다. 단순히 회사에서 1년에 한번씩 가는 사랑의 김장 행사나 연탄 나르기, 매월 월드비전을 통해 몇만원씩 후원하는 정도를 ‘관심’이라고 부르기에는, ‘사회공헌’이라는 단어에게 미안해질 정도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불과 MBA 지원하기 몇 개월 전부터 갑자기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하는 것 또한 신뢰성있게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2-3년 후에 MBA 에 지원할 생각이 있으신 분이라면 본인이 MBA 이후에 어떠한 진로를 잡아가고 싶은지를 잘 생각해보고 그것과 관련된 행동들을 시작하셔야 합니다. 내가 지금 있는 내 업계에 계속 있을 예정이라면 모를까, 새로운 업계로 진출하거나, 위에서 이야기한 사회공헌 혹은 사회적 기업 등과 관련된 부분을 공부하기 위한 발판으로 MBA를 생각하고 있다면 해당 부문과 맥이 닿아있는 활동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MBA 일단 가고, 그 다음에 해야지’라는 생각은 너무 안일할 뿐만 아니라, MBA 어드미션을 받는 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MBA 에세이에서는 지원자는 목표 뿐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증거도 같이 제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나는 ABC에 관심이 많아서 미래에는 그와 관련된 XYZ라는 일을 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지금까지는 어떠한 일을 해 왔다, 라는 식입니다.

당장 곧 MBA에 지원할 사람이라면 내가 이제까지 무엇을 해 왔는지를 차근차근 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내가 이제까지 가장 초점을 맞춰서 에너지를 쏟아온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보세요. 나는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다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뒤돌아보니 수년간 딱히 해온 게 없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열정이 진짜인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을 위해서 꼭 다니는 회사를 옮겨서 NGO에 취업해서 일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주말이나 여름휴가에는 충분히 여러가지 활동에 깊이 개입하고,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할 수는 있었을 겁니다. 내 과거의 증거들이 가리키는 방향에 나의 열정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그곳에서 MBA 이후 하고 싶은 직업 목표를 찾는 것이 에세이를 읽는 애드컴 입장에서 가장 논리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길이 됩니다.

관심과 열정이 있다면 그 분야에서 무엇이라도 부딪혀 보세요.
몽고 사막을 뛰어도 좋고, 아프리카의 우물을 파 줘도 좋지만 당장 노숙자 식사봉사와 같은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일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금융권 종사자이지만 테크 쪽에 관심이 있다면 코세라(Coursera) 같은 온라인 교육 사이트에서 관련된 과목을 수강해볼 수도 있고,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지식을 쌓을 수도 있습니다. 전업은 하지 못하더라도 킥스타터에서 작은 아이템들을 만들어서 팔아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비교적 ‘접근이 가능한’ 일이라고 해도 막상 시작하려면 여러가지 장애물 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그런 일을 해보시면 분명히 해보지 않은 이들보다는 본인이 관심있다고 생각하는 해당 영역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자기가 기여할 수 있는 더 넓은 길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 것들이 사람의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고, 결국은 에세이에서 나의 개성을 살려주는 소재가 됩니다.

말뿐인 열정은 없습니다.

난 왜 이 생각을 안했을까?

살면서 누구나 다 “아, 난 왜 이 생각을 안했을까?” 라고 하는 순간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남들보다 이런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어떤 사람들은 잘 안하지만 우리같이 tech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보다 이런 순간들이 더 많은거 같다. 워낙 많은 기술과 사업을 보고 접하기 때문인거 같다.

최근에 Fred Wilson의 USV에서 투자한 eShares 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는데, 이 회사 메인페이지에 있는 회사설명 딱 한줄을 읽는 순간 “왜 난 이 생각을 안했을까?” 라면서 스스로 안타까워 했던 기억이 난다. 간단하게 말하면 eShares는 클라우드 기반의 cap table(회사의 전체 주주가 정리되어 있는 표) 관리 솔루션이다. 아마도 일반인들한테는 감이 잘 안오겠지만, 기관/개인 투자자 또는 창업가와 직원한테는 – 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모든 사람들 – 굉장히 유용한 제품이다. 여러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내가 얼마에 주식을 구매했고, 현재 지분을 어느정도 소유하고 있는지 계속 관리하는게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이다. 관리를 잘해도 향 후 회사가 상장을 하거나 인수될때 내 지분을 계산해 보면 숫자가 항상 틀린다.

이런 불편함을 남들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그동안 불편함을 가지고 그대로 살아왔을까? eShares라는 서비스를 접했을때 비로서 “아, 나도 이 불편함을 아는데.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을 했을까?

여전히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별 생각없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에서의 불편함을 잘 감지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자세와 항상 “왜?” 라고 스스로 질문하는 습관이 내 몸에 배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습관이 몸에 배도록 스스로를 훈련시키면 남들보다 더 많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데, 이 기회들을 자기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멈춘다 – 더 나아가서 이 불편함에 대한 액션을 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우리 주변의 훌륭한 창업가들은 모두 다 이런 호기심 많고,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과 일을 많이 하는 나도 이 정도는 못해도 따라가려는 노력은 해야한다는 생각을 주말에 많이 했다.

소프트웨어가 정말 중요하다

google-maps-is-the-best아이폰 사용 7년만에 이제 서서히 질려가고 있는 이 시점에 Blackberry Classic이 새로 나와서 출시 전부터 상당히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믿을만한 제품 리뷰어들의 사용후기를 보면 매우 긍정적이고 평들을 종합해보면 블랙베리의 출혈이 이제 어느정도 멈추고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미 주가가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내가 가장 그리웠던거는 블랙베리의 물리적인 키보드, 그리고 그지같은 통화품질이었는데 Classic은 이 두가지 문제를 아주 깔끔하게 해결했다고 한다. 나같이 이메일 자체가 인생인 사람한테는 물리적인 키보드는 생산성을 많이 향상시켜주고 아이폰 통화품질이 좋지 않아서 항상 이어폰을 끼고 통화하거나 소리를 질러야 했는데 블랙베리 통화품질은 거의 유선 전화랑 비슷하다고 하니 구미가 많이 당겼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폰을 갈아탈까 심각하게 고민을 해봤는데 결정적으로 블랙베리 앱들이 너무 없어서 포기했다. 더 재미있는건 자주 사용하지 않는 앱들은 없어도 되고, 자주 사용해도 블랙베리의 물리적인 키보드와 통화품질과 그 불편함을 충분히 바꿀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딱 하나, 바로 구글맵스 때문에 그냥 아이폰을 당분간 사용하기로 했다(안드로이드는 불편해서 처음부터 제외). 구글맵스가 없는 불편함과 키보드/통화품질의 편안함을 바꿀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앱 생태계 때문에 운영체제나 디바이스를 교체할때 많이 고민하고 망설이는건 봤지만 이렇게 단 한개의 앱 때문에 디바이스를 바꾸지 못하는 나 스스로를 보면서 이제는 정말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를 위한 들러리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아무리 디자인이 좋고 엄청난 사양의 디바이스라도 그 디자인과 사양을 충분히 즐기면서 음미하게 하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말짱 소용이 없다.

이런 현실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업체들한테는 또다른 골치거리이다. 하드웨어 사양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만들던 과거와는 달리 소프트웨어를 위한 하드웨어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 후면 지금은 아직 애매모호하고 실체가 없는 IoT가(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많이 다듬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정말로 모든 사물들이 연결된 미래의 그림이 구체화될거 같다. 특정 디바이스들이 소수의 특정 기능이나 업무만 처리하지 않고 다양한 업무와 기능을 소화해야 할텐데 – 또는 그런 다양한 기능이나 업무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함 – 이렇게 되면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을 소화할수 있는 하드웨어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디자인도 신경 써야하고 제조 비용도 신경써야하니 순수 디바이스 제조업체들 한테는 쉽지 않은 게임이 될거 같다.

Marc Andreessen이 2011년도에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라는 엣지있는 글을 썼는데 정말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다 먹어버리고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9to5mac.com/2012/12/19/mossberg-agrees-with-pogue-google-maps-is-the-best-on-iphone/>

연습생보단 코딩공부를

미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한국 젊은이들의 연예인 선호도는 특히 높은거 같다. 내 초등학교 시절에는 장래 희망사항이 매우 다양했던거 같은데 최근에 학생들 대상으로 장래희망을 조사해보면 연예인이 압도적으로 많은거 같다. 연예인이라고 하면 배우, 가수, 무용가 등 entertainment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을 다 포함하지만 한국 학생들이 희망하는 연예인은 미디어에 비치는 화려한 특급 배우 또는 가수인거 같다. 이 중 연기, 노래, 춤을 정말로 사랑하고 예술을 평생 하고 싶어하는 소신있는 젊은 친구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돈’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A 급 배우나 가수들은 돈을 정말 잘 번다. 우리같은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번다. 그리고 이런 단편적이 면만을 보면 이쁘게 태어나서(이쁘지 않으면 고치면 된다) 연기랑 춤 연습 좀 열심히 해서 어린 나이에 이만큼 돈을 잘 버니 – 주말도 없이 술과 피로에 쩔어서 쥐꼬리만한 연봉 받으면서 회사다니는 아버지나 주위 어른들과 비교해보면 – 굉장히 ‘쉽게’ 버는거 같다. 확률은 낮지만 그래서인지 모두가 다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나 보다.

그런데 ‘쉽게’ 돈 벌고 싶어서 연예기획사 연습생 준비하고 있는 젊은 친구들한테 나는 오히려 코딩을 공부하라고 권장하고 싶다. 크게 성공을 한다는 가정하에 technology 기반의 회사를 직접 창업해서 성공하는게 유명 연예인이 되는거 보다 훨씬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예인으로서 성공할수 있는 확률은 매우 낮고 성공한 가수나 배우들 고생한 이야기 들어보면 정말 쉽지 않은 분야라는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창업해서 성공할 확률도 만만치 않게 낮다. 정확한 최신 숫자는 나도 잘 모르겠고 별로 관심도 없지만, 창업해서 성공하는게 오히려 연예인으로 성공하는거 보다 더 힘들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정말 성공하면 왠만한 연예인들 수입은 소수점으로 보일 정도로 대박날수 있다.

내가 연예인 공부보다 코딩 공부를 권장하는 다른 이유는 코딩을 제대로만 공부해 놓으면 대박 성공하지 못해도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먹고 살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씩 TV 에서 소위 말하는 ‘연습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열심히 그리고 힘들게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안타깝게도 이 친구들 절반 이상이 수년동안 연습만 하다가 데뷔 한번 못해보고 인생의 황금기를 보낸 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참 생각하고, 일하고, 배우고, 느끼고, 준비했어야할 중요한 젊은 시기를 연습생으로 춤추고 노래했기 때문에 사회에 나오면 적응하는게 쉽지가 않다고 한다. 연예계쪽으로 커리어를 물색해 보지만 A,B급 연예인이 아니면 제대로 밥벌이를 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그동안 연습한 연기, 노래, 춤 실력을 제값 받으면서 써먹을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코딩은 이와는 약간 다른거 같다. 학교에서 또는 스스로 코딩을 배워서 성공하지 못해도 일반 기업에서 개발자로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길은 존재한다. 물론 실리콘밸리와 한국에서의 개발자 대우는 매우 다르지만 한국도 점차 좋아질거라고 생각한다. A급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개발자들이 먹고 살수 있는 방법들은 존재한다.

또한 제대로 된 코딩의 배움에 있어서 선천적인 능력이 성공의 필수 조건은 아니다. 물론 IQ가 높고 선천적으로 좋은 머리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남들보다 더 빨리 배우고 프로그래밍을 잘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절대로 성공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연예인의 경우 조금 다른거 같다. 물론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좋은 연기자나 가수가 된 분들도 있지만, 타고난 능력을 가진 사람보다 일반인이 더 잘하기란 코딩의 경우보다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여러가지 오디션 프로그램만 봐도 알 수 있다. 연예 분야에서 “타고났다” 만큼 유리한 조건은 없다.

연예인이 되고 싶은 목적이 굳이 돈이 아니라 화려함과 대중의 인기라면? 개발자 출신 창업가들도 연예인 못지 않은 슈퍼스타 대접을 받는 세상이 미국은 이미 왔고, 한국도 곧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