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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크라우드펀딩 매칭지원 사업

우리 투자사 텀블벅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와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5월부터 12월까지, 기초예술 분야의 프로젝트를 텀블벅에서 크라우드펀딩 하면 그 프로젝트 목표금액 중 최대 25%까지 ARKO에서 매칭 지원해주는 크라우드펀딩매칭지원사업이다.

예를 들어 목표액이 1,000만 원인 프로젝트에 대해 최소 후원자 수 50명 달성 후, 목표 금액의 25%인 250만 원을 ARKO에서 지원해준다. 해당 사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회를 6월 8일(금) 아르코미술관에서 진행하며, 사업 안내는 여기, 그리고 사업설명회 참가신청은 여기서 가능하다.

문화예술 단체와 예술인한테는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좋은 소식이고, 이를 통해 텀블벅의 플랫폼도 강화될 수 있으니 텀블벅에도 좋은 기회인데,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원하는 과정은 좀 복잡한 거 같다.

윗물과 아랫물

얼마 전에 한 멕시코 식당에 갔다. 나도 꽤 자주 가는 식당인데, 솔직히 먹을 때마다 맛에 비해서 가격은 좀 비싸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우리 테이블 서빙하는 분이 훈련 기간 중이라서 좀 느리고 오더도 제대로 못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냥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그러려니 했다. 우리 그룹은 총 7명이었는데, 음식이 하나 나와서 그게 무슨 음식이냐고 물어봤는데, 서빙하는 분이 본인이 손님한테 주려고 가져온 음식 이름조차 모르는 상황이 발생했다. 내가 시킨 부리또같아 보여 그게 부리또인지 찌미짱가인지(튀긴 부리또) 물어보니까 아예 이 식당에서 판매하는 음식의 이름조차 잘 모르는 거 같았다. 결국, 옆에 있는 경력이 좀 있는 종업원한테 물어봐서 음식을 시킨 사람한테 제대로 서빙을 했지만, 나는 속으로 굉장히 열 받았다(다른 분들이 있어서 화는 안 냈다).

멕시코 식당 직원이 부리또를 모른다는 건, 마치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보고도 이게 짜장면인지 모른다는 말인데, 이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계산하면서 카운터에 있는 고참 서버한테 이 말을 기분 상하지 않게 했는데 신입이라서 아직 훈련이 덜 됐다는 이야기만 반복했다. 서빙이 좀 느리고 서툰 거는 괜찮지만, 본인이 일하는 식당의 메뉴를 봐도 모른다는 건 문제가 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단편적인 사건이 실은 이 식당 사장과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회사와 그 회사 종업원들한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나는 많은 스타트업은 대부분 직원 10명 이하이기 때문에 대표이사 또는 창업팀의 철학과 문화가 다른 직원들의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아니, 이들의 업무 관련 행동과 생각이 이런 철학과 문화에 지배된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아무리 사소하지만, 고객의 요청을 바이블같이 여기는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은 모두 고객을 정말 왕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냥 돈을 지급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하는 대표이사가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은 고객을 그냥 돈으로 본다. 제품은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마케팅에만 집중하는 문화를 가진 회사의 직원 중 자기 회사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용해 본 사람을 찾아보긴 힘들다. 우버가 겪고 있는 성장통 대부분이 창업자/전 대표이사 트라비스 칼라닉의 철학이 만들어낸 남성 중심의 문화 때문이고, 전 세계 스타벅스 어디를 가도 아주 세련되고 훈련을 잘 받은 종업원들을 만날 수 있는 이유는 하워드 슐츠 회장과 현재 대표이사 케빈 존슨이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과 철저한 직원 교육을 신성시하기 때문이다. 태국의 동네 드링크가 글로벌 브랜드 Red Bull로 성장할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도 이런 기업문화 때문이다.

서래마을에 ‘우참판’이라는 고깃집이 있다. 식당이 조용하고, 고기도 맛있지만, 내가 이 식당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서빙해주시는 분들의 친절함과 고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다. 식당의 메뉴에 대해서는 두말할 것 없이 모르는 게 없고, 소 부위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완전 전문가다. 카운터에 가끔씩 사장님이 계시는데, 몇 마디만 해보면 역시 그 사장에 그 직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쉐린 가이드 우수 레스토랑으로 선정될만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정말로.

카카오택시와 우버

며칠 전에 미국에서 온 친구랑 택시를 탔다. 미팅 끝나고 건물 나가자마자 손을 드니까 택시가 와서 탔는데, 이 친구가 나한테 “이렇게 길에 택시가 많은데, 한국에 굳이 우버가 필요해?”라는 질문을 했는데, 나는 그래도 무조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에서의 내 택시 경험을 두 가지 포인트로 요약해보면, 첫째는 아직도 공급의 최적화 문제가 존재한다는 점과 둘째는, 좋은 택시기사와 나쁜 택시기사를 잘 발라내야 하고, 이 시스템이 선순환 구조로 돌아가려면, 좋은 택시기사는 상을 주고, 나쁜 택시기사는 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요공급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분이 동의할 거 같은데, 길거리에 택시는 많다고 하지만, 내가 필요할 때는 택시가 항상 없다는 게 문제다. 강남역 같은 곳에서 늦은 시간에 택시를 잡으려고 하면, 카카오블랙도 안 잡혀서 두시간 이상 기다린 적이 있고, 비 오는 날 출퇴근 시간에 짧은 거리를 가려고 하면 카카오택시로는 절대로 택시를 못 잡는다. 가장 택시가 필요한 시점에 현재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택시 제도로는 택시를 잡을 수가 없다는 건 문제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밤에 강남역에서 택시 잡으려고 두시간 기다릴 때는 정말로 우버가 간절히 생각났다. 카카오택시, 카카오블랙으로는 택시를 잡을 수 없었고, 결국 우버 블랙을 힘들게 잡아서 집에 왔는데, 전직 일반 택시기사였던 우버 블랙 기사분한테 이런 나의 빡침을 호소하니까, 일단 그 시간에 가까운 거리를 운전할 택시기사는 대한민국에 없다는 조언을 해주셨다(“그냥 새벽 5시까지 술 먹고 그때 택시 타세요”라는 충고도 해주셨다).

서울 시내에 택시가 아무리 많아도 일반 차량보다는 적고, 우버X가 서울에도 합법적으로 운영된다면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문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수요가 높은 지역과 시간대라서 할증이 붙겠지만, 그래도 길바닥에서 두시간 이상 기다리는 거 보단 저렴하다. 이게 아니면 택시가 필요할 때 택시가 없는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또 다른 건, 그리고 이건 조금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택시기사들의 quality 문제다. 솔직히 나는 카카오택시로 택시를 부를 때마다 겁이 난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택시가 올까? 이 택시기사랑은 싸우지 않고 편안하게 목적지로 갈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상당히 많이 한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택시를 타면, 절반 이상이 상당히 불만족스러웠다. 일단 택시가 더럽거나, 차 안에서 냄새가 나거나, 차 자체가 너무 낡아서 불안하거나 등등의 차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기사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급정지와 급출발은 기본이고, 멀미가 날 정도의 난폭운전과 안전벨트도 안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또한, 손님의 기분과 의견은 신경도 안 쓰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택시 타는 동안 내내 하는 사람도 많다.

어쩌면 나만 이런 택시를 타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탄 택시의 70%가 다시는 타고 싶지 않은 택시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통계적으로 다른 분들의 경험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요샌 최대한 참으려고 하지만, 그래도 나는 너무 심하다 싶으면 택시기사한테 뭐라고 하고, 이렇게 하면 싸움으로 번지거나, 택시기사는 보복하기라도 하듯 더 난폭하게 운전한다. 이러면 나는 카카오택시에 별표 1개와 자세한 설명, 그리고 다시는 이 기사를 만나지 않겠다고 표시한다. 그런데 솔직히 카카오택시가 이런 피드백을 모아서 우버같이 택시기사한테 페널티를 주는지는 모르겠다. 페널티를 주더라도 우버와는 다를 거라고 생각된다. 카카오택시는 택시를 업으로 운전하는 택시기사들이 공급자이기 때문에, 이분들한테 페널티를 주더라도 손님을 태우고 돈을 버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 한국에서 카카오택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카카오택시를 사용하지 않아도 택시기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버의 경우, 우버라는 플랫폼이 없다면 우버 기사들은 돈을 벌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에, 반드시 손님한테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리뷰가 나쁘면, 우버는 명확한 페널티를 적용하기 때문에 기사는 최대한 친절하고 안전하게 운행을 하는 사이클이 만들어진다.

택시 조합은 힘도 세고, 로비할 수 있는 능력도 막강하다. 또한, 외국업체인 우버가 한국에 진출해서 한국의 택시 산업을 죽인다고 하면 한국 사람들의 정서상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우버가 한국에 진출할 수 있을진 미지수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한국 택시 기사들의 서비스 마인드와 직업의식의 질적 향상이다. 그리고 현재의 시스템에서 이건 카카오택시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찰력의 크기

창업가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장의 크기,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그리고 마찰력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한다. 실은 이 3가지가 거의 다 비슷한데, 최근에 만났던 꽤 멋진 창업가와 미팅을 하다가 나온 ‘마찰력의 크기’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본다.

사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마찰력은 사용자의 경험을 해치는, 흔히 말하는 창업가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이다. “그 제품은 다 좋은데, 이 부분이 좀 어려워서…막상 사용하기는 쉽지 않지.”에서 그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이 제품의 마찰점, 또는 마찰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마찰력을 확대해석해보면, 바로 많은 창업가가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이유인 ‘해결하려는 문제’가 되고, 이를 조금 더 확대해보면, 시장의 크기가 된다. 그냥 본인이 원래 좋아하는 걸 비즈니스로 만든 창업가도 많고, 특별한 시장에 대한 고민 없이 돈을 엄청 벌고 싶어서 창업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특정한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창업을 한다. 이 문제점은 창업가가 오래전부터 관찰했는데 아무도 관심 두지 않은 이슈일 수도 있고, 아무 생각 없다가 갑자기 “아, 바로 이거야!”라고 순간적으로 느낀 그런 문제일 수도 있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문제가 너무 많다. 아침에 눈을 떠서, 다시 밤에 잠들기 전까지, 심지어는 잠을 자는 동안에도 창업가의 눈으로 보면 조금 더 빠르고, 조금 더 싸고, 조금 더 좋은 방법으로 개선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너무나 많고, 좋은 창업가라면 이런 개선의 여지가 있는 문제를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한다. 이런 분들한테 내가 조금 더 강조하는 건, 이 문제점들의 마찰력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개선하고자 하는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공하는 대체제품을 사용할 정도로 그 문제점이 불편한지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즉, 내가 제공하는 제품의 편리성이, 대체하고자 하는 기존 제품의 마찰력을 완전히 압도하지 못하면, 시장은 굳이 새로운 제품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관련해서 내가 자주 드는 예시는 모바일 결제이다. 애플페이와 삼성페이가 출시됐을 때 시장의 기대는 어마어마했다. 이제 곧 시장에서 신용카드는 없어질 것이고, 사람들이 더이상 현금을 가져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지갑도 곧 없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나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고, 다만 상점들이 모바일 페이를 위한 하드웨어를 도입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수년 이 지난 이 시점, 아직도 절대다수는 신용카드와 현금을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상점들이 기기를 도입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다(물론, 기기의 비용도 장애물 중 하나이긴 하다).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 결제가 대체하려고 했던 신용카드 사용의 마찰력이 의외로 낮았기 때문이다.

실은, 나도 모바일 페이를 사용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서 한 번만 긁으면 결제가 되는 게 이미 쉬운데, 굳이 핸드폰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용카드가 더 가볍고, 작아서, 핸드폰을 사용하는 거보다 더 쉽다. 신용카드나 현금 대비 모바일 결제가 가져다주는 편리성에 대해서는 당연히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수십 년 동안 사용하던, 그다지 불편하지 않은 카드를 버릴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모바일 영수증도 비슷한 거 같다. 종이가 필요 없고, 나무도 덜 죽이고, 뭐 다 좋은데, 그냥 영수증 하나 받아서 주머니에 넣으면 되기 때문에 굳이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고 영수증을 문자로 받진 않는다. 오히려 이게 더 불편하기 때문이다.

창업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마찰력을 줄이는 건 너무 좋다. 다만, 입증되지 않는 신제품을 사용하는 거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큰 게 현실이다. 내가 제공하는 대체제품을 시장에서 간절히 필요할 정도로 기존 마찰력이 큰지는 잘 생각해봐야 한다.

텀블벅 채용 중

전에 내가 ‘팀 빌딩과 타이밍’이라는 글에서 회사는 성장 속도와 단계에 따라서 필요한 스킬과 인력이 다르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냥 맨땅에 헤딩하면서 회사를 창업하는데 최적화된 인력과 팀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 만들어 놓은 회사를 제대로 된 비즈니스로 성장시키는 걸 잘하는 인력과 팀이 있는데, 대표이사는 회사의 단계마다 필요한 스킬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적시에 적절한 인력을 채용해야지만 성장통을 최소화하면서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다.

우리 투자사도 이제 다음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창업단계와는 조금 다른 스킬을 보유한 인력을 찾고 있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VP of Product와 Operation Engineer 채용 중이다. 모두 시니어 직책이며, 작은 회사로 시작해서 engineering과 operation을 크고 빠르게 확장해 본 경험이 있는 분을 찾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텀블벅의 미래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고속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이런 실력과 배짱이 있고, 관심 있는 분들은 여기서 지원할 수 있다:
VP of PRODUCT(제품 부사장)
SENIOR OPERATIONS ENGINEER(책임 운영 엔지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