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와 이야기할때 알면 도움되는 몇가지

창업가라면 VC들과의 만남은 항상 긴장되고 설렌다. 대부분 어렵게 잡았을 미팅일 확률이 크고, 바쁜 VC들과 친구 사귈게 아니라 지금 당장 또는 앞으로 언젠가는 투자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만나는거면 잘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VC와 미팅할 때, 특히 첫 미팅 시 알고 가면 조금은 도움되는 몇가지 tip 이다.

1/기본적인 숙제 하기 –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하는건데, 미팅하기 전에 가장 기본적인 숙제도 하지 않는 창업가들이다. 모든 VC들이 투자를 하지만 이들이 좋아하는 분야, 투자금액, 단계는 다르다. 동일한 자료를 가지고 모든 VC들에게 똑같은 피칭을 하는건 매우 어리석다.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5분만 검색을 해보면 특정 VC의 성향을 알 수 있고, 웹사이트에서 포트폴리오 회사들을 자세히 보면 어떤 종류의 회사들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같은 제품을 보더라도 기술을 매우 중요시하는 VC 한테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만 강조를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리 없다. 최소한의 숙제는 하자.

2/발표는 간소하게 – VC와의 첫번째 미팅은 대부분 짧다. 이 짧고 귀중한 시간 내내 창업자가 일방적으로 발표만 하고 미팅이 끝난다면 이건 미팅이 아니라 발표가 된다. 미팅 시간의 절반만 발표를 하고, 나머지 시간은 Q&A에 활용하는게 좋다. 그래야지만 투자자는 창업팀과 비즈니스에 대해서 더 잘 파악할 수 있고, 창업팀도 그 VC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는 10장 – 15장으로 무조건 간소하고 visual한 수치 위주로 만드는걸 권장한다.

3/물어보는 질문에 대답하기 – 많은 창업가들이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한다. 못 하는건지, 안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투자자가 “작년 매출이 얼마였나요?” 라고 물으면 작년 매출이 얼마였는지 알고 싶은 것이다. 매출이 없으면 “없습니다” , 매출이 있으면 “얼마입니다” 라고 대답하면 끝이다.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을 정확히 못 하면 창업가가 바보라고 생각할 것이고,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을 정확히 안 하면 뭔가 구리다고 생각할 것이다.

4/과장하지 말기 – 절대로 과장하지 말자.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해라. 한번 과장하기 시작하면 계속 과장해야하고, 이는 아주 비참한 거짓말로 끝날 수가 있다.

5/몰라도 된다 – 많은 창업가들이 “잘 모르겠습니다” 라는 말을 투자자에게 하면 자신을 자신감없고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착각한다. 실제로는 이 반대이다. 아직 시작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업에 대해서 모든걸 알 수가 없다. 당연히 생각해보지 않고 모르는게 많을 수 밖에 없다. 투자자들도 창업가들에게 물어보는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기대하는건 아니다. 모르겠다고 하는건 절대로 약점이 아니다. 그건 그냥 사실 그대로 이야기 하는 것이며, 투자자들은 창업가들이 모르는걸 안다고 하는거 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 잘 모르겠다고 하는걸 선호한다(다른 분들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내 주변의 투자자들은 대부분 이렇다).

6/조금 길게 봐라 – 정말로 대단한 창업가 또는 제품이 아니라면 한 번 만나고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길게는 수개월에 걸쳐서 여러번 만날 것이며, 이래도 투자가 성사되는 확률은 낮다. 그렇기 때문에 첫번째 미팅에서 너무 돈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는게 좋다. 오히려 투자 조건이나 돈 관련된 이야기는 투자자가 먼저 물어보면 꺼내지 먼저 이 주제를 꺼내지 않는게 좋다. 첫번째 미팅을 끝으로 보지 말고, 미팅을 한 번 더 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첫번째 미팅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유발해서 두번째 미팅에 대한 약속을 만들고, 두번째 미팅에서는 세번째 미팅에 대한 약속을 만드는걸 반복하다보면 최종 미팅까지 갈 것이고 잘 되면 이 후에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7/투자자들도 질문을 받고 싶어한다 – 많은 창업가들이 VC와 미팅하면 발표하고 질문에 대해서 답하고 미팅을 끝낸다. 그런데 투자란 투자자와 창업가와의 결혼과도 같기 때문에 양쪽이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어렵게 잡은 미팅이다. 최대한 이 미팅을 활용해야 한다. 창업자라면 이 투자자가 어떤 사람이고 나와 궁합이 맞는지 판단을 해야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 나도 전에 창업팀과 미팅을 했는데, 나만 질문을 하고 미팅이 끝난적이 있다. 이들이 간 후에 나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아니, 이 사람들은 나에 대해서는 전혀 궁금하지 않나?”

머리 숙이고 계속 전진

marching on한국 온 지 일주일도 안 되었지만, 그동안 스타트업들은 15개 이상 만났다. 대부분 초초기 또는 초기 스타트업들인데 시간이 갈수록 한국의 벤처기업들과 창업자들의 수준이 무섭게 좋아지고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것도 기울기가 완만하게 선형적으로 높아지는 게 아니라 곧 J 커브를 탈 정도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물론이건 개인적인 생각과 느낌이다. 어떤 분들은 해마다 창업자들의 수준이 떨어져서 한국에는 투자할 회사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과의 만남도 더 재미있어지고 나도 과거보다 준비를 많이 하고 미팅을 한다. 예상치 못했던 좋은 질문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뀌지 않고 항상 아쉬운 부분이 있긴 있는데 그건 바로 ‘제품’에 대한 집중과 중요성 인식이다. 초기 스타트업이면 이제 대부분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단계인데 많은 창업팀의 관심이 너무 앞서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제품이 잘 만들어지고 사업이 성장하면 큰 투자도 받고, 마케팅도 하고, 제대로 된 비즈니스의 모습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분야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초기 스타트업들은 ‘어른’들의 일에 당장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신경을 쓰면 안 된다. 이 단계의 스타트업들은 오로지 제품과 고객에 집중해야 하므로 그 외의 모든 건 집중을 방해하는 것이다(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 짙음으로 다른 분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투자자들은 초창기 회사들은 비전과 전략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한다. 어떤 분들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마케팅의 중요성도 모르고, 마케팅을 잘 못 한다고 한다. 모두 다 맞는 말이지만 우리가 주로 보는 early stage 회사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들한테 중요한 건 오로지 제품과 고객이다.

얼마 전에 프라이머 워크숍에서 배치 8기 스타트업들 대상으로 투자에 관해서 이야기했는데 내가 가장 강조한 건 숫자와 수치였다. 솔직히 젊은 친구들이 창업한 초기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음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 대부분 처음 창업하는 first time entrepreneur이기 때문에 과거 성공 경험이 없다. 대부분 직장 경험이 없거나 짧음으로 이 또한 일반적인 투자자의 눈에는 마이너스 요소이다. 제대로 된 제품이 없음으로 뭔가 보여줄 것도 변변치 않다. 그리고 돈이 없는 스타트업들이라서 투자자들의 눈에는 절박해 보이는데, 이는 투자 받는 데 걸림돌이 된다.

이런 회사들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숫자’로 승부하는거다. 하지만, 이 숫자는 상대적이지 절대적이지 않다. 창업한 지 6개월 된 스타트업이 짧은 기간 동안 수억 원의 매출을 만들거나 수백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길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별로 없다. 다만, 이런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서비스 launch 한 지 한 달 만에 신규 사용자를 3명 확보했는데 이 숫자가 6개월 후에는 열 배인 30명이 되었다면 절대적인 수치는 작지만, 그 성장 폭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물어보고 관심을 두는 건 왜 6개월 동안 사용자 수가 10배나 성장을 했는지, 더 성장할 수는 없었는지, 어떤 방법으로 이런 성장을 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성장할지, 6개월 동안 사용자 수를 10배 성장시키면서 어떤 걸 배웠는지, 뭐 이런 것들이다. 창업팀이 그동안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험하고, 경험하고, 배웠다면 이러한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짧은 기간 동안 충분한 실험을 했다면 이러한 경험을 어느 정도 공식으로 정량화하는 게 가능할 텐데 이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예: “1,000만 원의 예산을 가지고 6개월 만에 신규 사용자 수를 30명으로 만들었으니 5,000만 원의 예산이 있으면 3개월 만에 신규 사용자 수를 500명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왜? 어떻게? 이미 이 팀은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경험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초기 투자자들이 찾는 건 이러한 공식들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수치를 만들려면 초기 창업팀이 해야 하는 건 딱 한 가지다. 미국인들이 말하는 “Keep your head down, and keep marching on(머리 처박고, 계속 전진해라)”이다. 즉, 다른 거 전혀 신경 쓰지 말고 무조건 제품개발에만 집중하라는 말이다. 사업하다 보면 주위에 잡음이 많이 발생하는데 그때마다 머리 처박고 전진해야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artsonline.monash.edu.au/news-events/monash-university-commemorates-the-great-war-centenary/>

깊게 파고 들어가기

요새는 땅 밑 깊게 매장되어 있는 석유를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해서 땅을 파고 들어갔을때 기름을 찾지 못할 확률을 최소화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과 도구가 존재하지 않던 과거에는 땅 밑에 기름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한가지 밖에 없었다. 계속 파고 들어 가야 했다 –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을 때까지. 바닥까지 파고 들어갔는데 아무것도 없다면 그 위치에는 석유가 없다고 표시하고 그 옆을 다시 파고, 기름을 찾을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석유를 찾지는 못 했지만 매장을 찾아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석유를 찾을 때까지 깊게 파고 들어갔다는 것이다.

오늘은 피보팅에(pivoting)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많은 창업팀들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생각치 못한 상황들이 발생하고, 예상치 못한 장애물들에 부딪힌다. 그러면서 초기에 세운 가설이 틀렸고, 아이디어와 방향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걸 깨달으면서 피보팅을 시도한다. 나는 이 피보팅을 과도하게 많이 한 몇 스타트업을 만났는데 이 팀들이 과연 올바른 결정을 했는지 의심스럽다. 솔직히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VC 들은 피보팅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현실성이 없는 아이디어를 미련하게 계속 고집할 필요는 없고, 유연성이 DNA의 일부인 벤처기업들은 ‘이게 아니다’ 싶으면 바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업한 지 2년 된 스타트업이 피보팅을 벌써 6번 정도 했다면 이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건 피보팅 하기 전의 아이디어를 정말 최선을 다해서 실행을 해봤냐이다. 위에서 말한 기름의 예에 빗대어 이야기해보면 정말로 바닥까지 파고 들어갔는데 기름이 없어서 그 옆을 파는 건지 아니면 중도포기하고 그냥 다른 곳을 파는 건지. 이건 정말 피보팅을 하는 창업가들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끝까지 해보지 않고 다른 쪽으로 피봇을 하면, 조금만 더 파고 들어가면 매장되어 있는 석유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보팅을 하는 건 좋다. 하지만, 끝까지 해보고 피보팅 하길 권장한다. 그래야지만 정말로 안 되는거와 안 해본거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끝까지 해봤는데 이건 아니다 싶으면 정확하게 어떤 방향으로 피보팅을 해야 하는지 몸이 안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시도하고 실행해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그냥 방향을 바꾸면 배우는 게 없고 미래에 비슷한 실수를 반복할 확률이 높다.

대기업들의 디셀러레이터들

롯데그룹이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롯데 액셀러레이터’를 launch 한다는 기사를 어제 접했다. 신동빈 회장이 개인 재산까지 출자하고 롯데 임원들과 함께 직접 스타트업들을 멘토링하고 3년 간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까지 했다.

본인 돈을 써서 액셀러레이터를 만들겠다는거에 대해서는 내가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대기업에서 자체적으로 펀드를 만들고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고 거창하게 발표할때마다 나는 굉장히 회의적이다. 도대체 이 분들은 액셀러레이터가 뭐하는건지 알고는 있을까? 내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할때 롯데그룹 임원분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만났던 그런 분들이 스타트업들을 육성하는건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라서 웃음까지 나올 정도다.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는 말 그대로 스타트업들이 도움없이 자체적으로 일하는거보다 더 빨리 결과를 만들고 성장할 수 있도록 ‘가속’ 해주는걸 목표로 하는 기관들이다. 요샌 돈 좀 있고, 공간 좀 있으면, 너도 나도 스타트업을 보육하겠다고 하는데 액셀러레이터는 단순히 벤처기업을 보육하는게 아니라 3 – 6개월의 과정을 마치면 당장 눈에 보일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 매출, 유저, 펀딩 등 –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일반적으로 1 – 2년 동안 죽어라 일해야지 달성할 수 있는 지표들을 훨씬 더 빨리 만들 수 있도록 비즈니스 전반적인 분야에서 공동창업자 만큼 열심히 일하고 도움을 줘야하는데 이건 그냥 대기업의 돈이랑 대기업에서의 짬밥만 가지고 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이 단계 회사들의 성장을 가속화 시키려면 모든 촛점은 제품에 맞추어져야 한다.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 Y Combinator 졸업 스타트업들의 제품을 보면 아이디어도 좋지만, 짧은 기간동안 이렇게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런데 국내 대기업이 만든 액셀러레이터 담당자들이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정도 될지는 정말 미지수이다. 그리고 수 많은 국내/해외 제품이나 모바일 앱 중 이 분들이 제대로 사용해본게 몇 개 정도가 될까? (좋은 제품을 만드려면 유사한 제품 또는 경쟁 제품들을 잘 알아야 한다. 제품을 잘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해외 제품을 잘 사용하려면 영어도 좀 해야한다). 솔직히 롯데그룹이 운영할 액셀러레이터는 은수저 액셀러레이터이다. 1,000억원을 가지고 시작한다. 분명히 공간도 멋지게 만들 것이다. 스타트업들은 롯데 계열사들의 막강한 지원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그냥 혼자 차고에서 시작하는 창업가들보다 여러 면에서 유리할 수 있을거 같지만, 가속을 위해서 진정으로 중요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 만들기’ 는 어떻게 할지 정말 궁금하다.

전에 내가 왜 대기업의 사내 벤처기업은 성공하기 힘든지에 대해서 쓴 적이 있다. 이 내용은 대기업의 액셀러레이터에도 적용된다. 담당자들은 절박함이 없다. 스타트업들이 가속하지 못해도 월급은 나오고 먹고 사는데 지장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액셀러레이터들은 다르다. 스타트업들이 앞으로 못 나가면 액셀러레이터의 운명도 동시에 끝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오늘은 여기서 그만.

대기업들이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하는 이유가 자사의 비즈니스에 전략적인 도움이 되는 스타트업들을 육성하기 위함이라면, 내가 이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건 그냥 널려있는 좋은 스타트업들을 인수하는 전략이다. 우리 나라에도 그리고 미국에도 좋은 스타트업들 많고 롯데그룹에 전략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들이 엄청 많다. 이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거나 인수를 해서 좋은 인력과 서비스를 확보하면 되는데 굳이 액셀러레이터를 만들어서 맨땅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이유가 뭘까? 굳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싶으면 이미 이를 업으로 잘 하고 있는 좋은 액셀러레이터나 시드 펀드에 출자를 하는게 훨씬 더 효율적이고 결과를 빨리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내가 롯데나 다른 대기업들에 억감정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롯데그룹의 액셀러레이터도 잘되서 좋은 스타트업들을 많이 발굴하고 투자하고 육성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하지만 이게 성장을 가속화하는 액셀러레이터가 아니라 오히려 둔화 시키는 디셀러레이터가 될 거 같다는 우려가 계속 생긴다.

[生生MBA리포트] MBA 준비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 – part.1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여름에 한국에 다녀온 이래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어서 몇 달간 연재를 쉬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가서 보니 한국의 MBA 지원자는 여전히 늘고 있고, 갈수록 보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MBA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 위기 이후에 스폰서십을 취소했던 회사들도 하나둘씩 제도를 부활하고 있어서 여전히 스폰서들은 꾸준히 늘어날 것 같고 대기업 비스폰서 지원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지원자들이 MBA 준비를 할 때 혼자서 할 지, 그룹(스터디 모임)으로 할 지, 아니면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을 지의 여부는 늘 큰 고민이 됩니다. 저도 8년 전 지원자의 입장에 서서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비록 제가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떤 방법이 최선일 지는 사람마다 분명 다릅니다. 혼자 준비한다면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코치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스터디가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모두 다 함께 잘못된 방향에서 헤맬 수도 있습니다. 컨설턴트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최선의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작업을 할 수도 있지만, 차라리 나 혼자 준비하는 것만 못한 결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이 결정은 본인이 얼마나 MBA에 대해 많이 알고, 기본적으로 본인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과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업무 시간 외에 생각과 글쓰기, 학교 조사 등에 안배할 수 있는 시간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각자의 상황과 자질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어느 방법이 최선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어느 방법을 택하든 지원자 본인이 많은 정보를 숙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원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세 가지 방법 중 어느 편을 택하는지를 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MBA를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닌지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는 데도 어느 정도 도움을 주겠죠. 따라서 오늘은 MBA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1. 책과 같은 간행물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뭔가에 대해서 알고싶으면 일단 책방으로 직행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서점에 가면 MBA에 대한 책들이 많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나와 있고 꾸준히 팔리고 있는데, 두 가지 종류입니다. “MBA in One Day”류의, MBA에서 배우는 지식을 요약해 둔 책들이 있고, MBA 어드미션 및 생활에 대한 책들이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제가 2008년에 당시 여러 비즈니스 스쿨에 다니시던 분들과 여섯 명이 “미국 Top MBA 가는 길”을 출간한 바 있고, 가장 최근에는 저와 같은 해에 하버드 MBA에 입학하신 오유석 씨(제 고등학교 선배님이시고, 현재는 family business에 몸담고 계시는 분입니다)가 “하버드 MBA 인사이드 스토리”를 출간하셨습니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대개 경험담(해당 학교에서의 학업 및 문화 경험)과 MBA 어드미션에 대한 정보로 나누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 개인 온라인 블로그
개인의 경험담은 재미도 있고 마치 내가 그 생활을 경험하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꼭 돈을 주고 책을 사 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MBA 졸업생들의 개인 온라인 블로그에서도 비슷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제가 글을 쓰고 있는 스타트업바이블도 지금은 Startup/Entrepreneurship 쪽으로 특화되었지만 처음에는 주인장 님의 와튼 입학/생활기로 시작한 블로그입니다. 이처럼 유명한 MBA-er 블로그에는 다음과 같은 곳들이 있습니다.
백산님의 블로그: 비교적 최근에 Stanford를 졸업하신 백산님의 블로그로 MBA 지원 tip부터 스탠포드 생활, 구직기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와 개인적인 인연은 전혀 없습니다.)
조성문님의 블로그: UCLA Anderson 졸업하시고 지금은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계신 분으로 스타트업 바이블 구독자라면 아마 대부분 아실겁니다. 스타트업바이블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실리콘밸리 startup community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MBA에 대한 도움되는 몇 가지 포스팅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외
http://www.mickeykim.com/
http://mbablogger.net

책이나 개인 블로그는 상당히 친밀하고 내부자 입장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의 경험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또한 한 사람이 두 개의 학교를 다니진 않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포스팅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다음번에 게시할 MBA 준비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 (part.2) 편에서는 개인의 경험담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정보 원천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제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