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천천히 가보자

한동안 work and life를 적절히 관리하면서 아슬아슬하게 밸런스를 맞추면서 살았는데 – 우리 와이프는 절대 동의 못함 – 올 초부터 다시 work, work, work 생활이 된 거 같다. 솔직히 요샌 너무 빨리 인생을 달려서 잠시 앉아서 생각을 못 한다. 얼마전에 일부러 시간을 좀 내서 곰곰히 생각해 봤다. 내가 정말 그렇게 바빠서 생각할 시간이 없는걸까 아니면 가만히 아무것도 안하고 생각을 하면 뭔가 불안해서 계속 빨리 빨리 움직이는 걸까. 역시 후자다. 크게 생각해보면 인생 뭐 그렇게 바쁘게 살 필요 없다. 이메일 당장 답변하지 않아도 큰 일 나지 않고 투자 계약서 지금 당장 검토하지 않아도 투자에 큰 지장은 없다.

요샌 정말 slow down 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차피 인생의 갈 길은 멀고, 내가 정한 목적지까지는 아마도 죽을때까지 도달하지 못 할 것이다. 그러니 천천히, 더 많이 생각하고, 생산적이지만 여유있게 인생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만 많이 한다. 내가 요새 경험하고 있는 몇가지 디지털/이메일/일 중독 증상:

-일 하나를 끝내고 새로운 일 하나를 시작해야하는데 빼는 건 없고 더하기만 하고 있다
-일하는 시간은 더 많아진 거 같은데 실제 생산성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는다 (생산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건 아니다)
생각하기도 전에 행동한다 (이게 어떤 경우에는 좋지만, 좋지 않은 경우도 많다)
-눈 뜨자마자 가장 먼저 아이폰을 보고, 자기전에 마지막으로 아이폰을 본다
-그리고 하루에 몇 십번씩 아이폰을 그냥 본다

전에 이메일 중독에 대해서 쓴 적이 있는데, 이건 더 심각한 수준인 듯. 그렇다고 갑자기 몇일 동안 완전히 offline 잠수를 타기엔 할 일이 너무 많고해서 (이것도 중독) 조금씩, 아주 조금씩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 먼저 절대로 자기전 마지막으로 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폰을 보지 않을 것이다. 물 한잔 먹고, 운동 하고, 그리고 커피 한잔 사면서 폰을 볼 것이다. 매일 30분은 폰, 이메일, 컴퓨터 등 그 어떤 전자기기를 만지지 않고 그냥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해볼 계획이다.

결과는 3개월 뒤에 공개.

<이미지 출처 = http://www.femcafe.hu/cikkek/eletmod/slow-life-mozgalom-a-tartalmas-eletert>

[生生MBA리포트] MBA에서는 무엇을 배우는가?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지난 달 초에 포스팅했던 ‘$$$ of MBA‘ 편에서 MBA 졸업생들이 받는 연봉에 대하여 짧게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5년 뒤에 이들의 연봉 추이는 어떻게 될까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MBA 랭킹이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포브스는 오로지 MBA 이전과 이후 5년간의 연봉을 비교하여 산출한 ROI(Return On Investment) 기준으로만 랭킹을 산정합니다. 2013년 가을에 발표한 Forbes 지의 랭킹에 의하면, 2008년 스탠포드 MBA 들이 졸업하면서 받은 기본 연봉의 중앙값(median)은 $120,000이었지만, 졸업 5년 후인 2013년에는 $221,000으로 상승했습니다. 또한, MBA에 오기 전 이들의 연봉은 $80,000 이었습니다. MBA 2년을 마친 후 연봉이 50% 상승했을 뿐 아니라, 졸업 5년 만에는 84% (연평균 13%) 정도 상승한 셈입니다. 이쯤되면 궁금증이 생길 법도 합니다. 대체 MBA에서는 무엇을 가르치길래, 2년 동안 학위를 마친 것만으로 연봉이 50%가 상승하고, 졸업 후 5년 후에는 현재 환율로 2억 5천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게 되는 걸까요?

물론 이런 현상은 “미국 회사들은 왜 (아직도) MBA를 원하는가?“라는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 있는, 미국 기업들이 비즈니스 스쿨의 인재 선별 과정에 대하여 갖고 있는 신뢰와 직결됩니다. 즉, 명망있는MBA 과정으로부터 어드미션을 받은 사람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인재라고 판단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위와 같은 파격적인 연봉 인상은 MBA 과정을 실제로 졸업한 이들에게만 주어질 뿐, 어드미션만 받고 입학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즉, MBA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워오는 것들이 회사에게는 경제적인 보상(높은 연봉)을 제공할 만한 가치있는 자산이 됩니다.

MBA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가 경영학 석사의 약자이듯이, 우선 비즈니스 및 전반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재무, 전략, 마케팅, SCM(Supply Chain Management) 등 일반 기업의 경제활동에서 중심이 되는 각 분야의 지식이 모두 포함됩니다. 학교마다 특성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 학교의 커리큘럼은 1학년 때는 필수과목(core)들을 통해 비즈니스의 각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이해하고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는 데 초점을 둡니다. 2학년 때는 선택과목(elective)들을 통해 각 학생이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의 심화과정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MBA에 입학하는 약 80%의 학생들은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이기 때문에, MBA에서 다루는 경영 수업, 특히 필수과목, 들의 난이도는 대학교 2-3학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사실 학부에서 2-3년에 마칠 과정을 1년 안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정말 필수적이고 가장 중요한 이론만 배우고 넘어가게 됩니다. 2학년 때 듣는 선택과목들은 훨씬 더 깊이가 있는 편이기는 하나, 많은 수의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깊이있는 지식을 얻어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기업의 각 부분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그리고 상호 간에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지를 이해하는 데 기본적인 프레임은 제공해 줍니다. 따라서 컨설팅처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업무를 하고자 하는 이들이나, 학부에서 공학을 전공하여 비즈니스 및 경영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이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합니다.

두 번째로 MBA가 제공하는 대표적인 자산은 리더십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입니다. 작년에 기고했던 ‘미국 회사들은 왜 (아직도) MBA 를 원하는가’ 부분에서도 잠시 언급한 바 있지만, MBA 과정은 이미 리더십의 잠재력이 있는 이들을 선별하여 훈련시키는 특수훈련 무대입니다. 와튼의 경우, 1학년 필수과목 중에는 ‘직장 내에서 사람 다루기 (Managing People at Work)’과 ‘팀웍과 리더십의 기초(Foundations of Teamwork and Leadership)’이라는 수업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훈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과목들은 교수들의 강의 뿐 아니라 다양한 팀 프로젝트와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학생들을 의식적으로 또한 무의식적으로 훈련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와튼스쿨에서 가장 인기있는 선택과목 중 하나는 한국에서도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Getting More)’의 저자로 유명한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협상(Negotiations) 수업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회사 내에서 팀을 이끌고, 갈등을 해결하고, 계약의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게 됩니다.

MBA의 세 번째 가치는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준다는 데 있습니다. MBA 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다양성(diversity)에 있습니다. 학생들의 국적도, 문화적 배경도, 학부 전공도, 경력도 정말 다양합니다. 중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했던 친구도 있고, 오바마 대선 캠페인에서 일했던 이도, 하버드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아프리카의 비영리단체에서 일했던 친구도 있습니다. 뉴욕의 슬럼가에서 자란 친구가 있는 반면, 카타르의 석유재벌을 아버지로 둔 이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과 시각들이 수업 안팎으로 학생들을 성장시키는 도구가 되고, 취업 이후에도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합니다.

MBA에 진학을 염두에 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스스로가 비즈니스 스쿨에 가서 무엇을 배우고 얻어올 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MBA 어드미션 에세이가 빼놓지 않고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현재 모습에서 미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위에서 언급한 경영 지식, 리더십 훈련, 그리고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면 MBA에 진학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Bitcoin의 미래

이 포스팅의 제목은 “비트코인의 미래”인데 솔직히 나는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지식이 많지도 않고 경험도 없다. 다만 우린 한국비트코인거래소의 투자자이고 나는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을 소량 보유하고 있다. 솔직히 비트코인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불확실성 투성이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비트코인의 미래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이다. 특히 최근들어 발생한 Mt.Gox 관련 좋지 않은 소식들과 이에 따른 비트코인 회의론과 거품론과는 반대로 예상외로 안정적이고 탄탄한 비트코인 경제를 경험하면서 이런 긍정적인 생각들을 더욱 더 굳혔다.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 거래소였던 Mt.Gox가 사실상 문을 닫았고 파산 신청을 했다.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르겠지만 기술적인 문제, 해킹 (이 또한 기술적 문제) 그리고 내부 경영진들의 도덕적 부폐가 파산 이유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나는 일부러 관련 기사들을 많이 안 보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 비트코인 찬성파보다는 반대파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이 기회를 통해서 비트코인 및 관련 비즈니스에 대한 맹렬한 비판과 비트코인 종말론으로 인터넷이 도배가 될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로 그렇게 되었다. 한국일보의 “‘미래의 돈’ 거품이었나 존폐위기 놓인 비트코인“이라는 기사의 제목만 봐도 한국의 기자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지식이 얕은지 다시 한번 스스로를 상기시킬 수 있었다. 역시 아직도 한국에는 제대로 된 tech 기자는 없나보다.

Mt.Gox 사태에 대해서 Coinbase의 대표 Brian Armstrong이 그의 입장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그는 비트코인을 이메일에 비유한다. Hotmail, Gmail, Yahoo Mail, AOL, 네이버, 다음 등 시장에는 무수히 많은 이메일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없기 때문에 이런 이메일 서비스들은 간혹가다가 서버가 다운되기도 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되기도 하고, 해커들한테 공격을 당하기도 한다. 짧게는 몇 분 동안, 길게는 몇 시간 동안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우리는 ‘이메일’이라는 전자편지 방법/프로토콜의 존재나 유효성에 대해 의심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서 갑자기 핫메일 서버가 다운되어 이메일을 보내거나 받을 수 없게 되면 (실은 핫메일은 좀 문제가 있다. 너무 자주 다운된다) 나는 핫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욕하지 “야 이거 봐라. 역시 이메일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인정하기에는 너무 불안한 통신 방법이야”라면서 이메일 자체를 욕하지는 않는다.
마곡스 사태도 이와 비슷하다고 Brian은 생각한다. Brian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번 사건은 마운트 곡스의 문제이며 불안한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도덕적이지 못한 그 회사 경영진들의 문제이지 비트코인 자체가 죽었거나 가능성이 없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2008년도에 Lehman Brothers가 망하고, 최근에 우리나라의 신용은행들이 망했을때 우리는 은행들을 욕했지 ‘실물화폐’ 자체가 불안하고 잘못된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아직 비트코인은 갈 길이 너무나 멀다. 기술이나 제도적인 면에서 앞으로 Mt.Gox와 같은 많은 산을 넘어야 할 것이며 언제 금융권 또는 정부에서 규제를 시작할지 모른다 (이미 시작은 했다). 개인적으로는 비트코인이 mainstream 통화로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 그리고 어쩌면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 이런 세상이 올 것이다. 악한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선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비트코인 경제를 뒷받침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은 마곡스의 불안은 이미 수 개월 전에 시작되었고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비트코인 거래소들은 더욱 더 많은 거래를 처리하고 있고, 더욱 더 많은 상점들이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도입하고 있고, 더욱 더 많은 end user들이 비트코인 지갑을 만들고 있다. 미국에서는 더욱 더 많은 비트코인 및 관련 서비스 회사들이 창업되고 있는게 이러한 증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비트코인 가격은 무너지지 않았고 놀랄만큼 안정되면서 오히려 어제는 많이 올랐다.

오늘 Coinbase에서 비트코인 결제 URL을 처리할 수 있다는 발표를 했다. 비트코인을 받는 온라인 상점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쉽게 하기 위해서 Bitcoin payment URL이라는 걸 도입할 수 있는데, 물건을 사는 사람이 이 URL을 클릭하면 바로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할 수 있는 원클릭 서비스다. 다른 비트코인 회사들이 망하든, 회의론자들이 무슨 말을 하든, 업계 종사자들이 묵묵히 자신들이 할일만 열심히 하면서 계속 관련 기술과 서비스들을 잘 다듬어 준다면 생각보다 빨리 비트코인이 대중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http://i.imgur.com/p6MovQ8.png>

워렌 버핏의 조언과 스타트업

워렌 버핏이 해마다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미국시각으로 오늘 아침에 공개되었다. 나도 아직 다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서 요약해 놓은 버전들을 봤고 역시 버핏 회장의 유머, 위트,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 그리고 투자 관련 경험은 정말 최고인 거 같다. 내가 죽은 후 다음 세대에 과연 버핏만큼 훌륭한 투자자가 이 세상에 나타날지는 아주 큰 미지수로 남을 거 같다.

2013년은 워렌 버핏의 회사 Berkshire Hathaway에 아주 좋은 한 해였다. 워낙 투자를 잘하고, 변함없는 자기만의 원칙과 철학이 있고, 작년 한 해는 미국 경기와 주식 시장이 그의 투자를 도와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오전에 이와 관련된 기사들을 읽으면서 버핏 회장이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고 주말 내내 계속 생각했던 내용이 있다. 워렌 버핏은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장기적인 관점이라고 하면서, 그가 과거에 했던 부동산 투자들을 예로 들면서 이런 그의 투자 기본 원칙을 강조한다. 그는 투자를 업으로 하지 않는 일반인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바로 시장의 잡음과 소위 ‘투자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이라고 한다 – 이들이 하는 말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귀가 얇아지는 것에 대해서 경고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한다:

“You don’t need to be an expert in order to achieve satisfactory investment returns. But if you aren’t, you must recognize your limitations and follow a course certain to work reasonably well. Keep things simple and don’t swing for the fences(만족할만한 이익을 얻기 위해서 꼭 전문 투자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보통 투자자도 충분히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전문 투자자가 아니라면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인정해야 하며, 동시에 과거에 대체로 잘 맞아떨어진 몇 가지 기본 투자 공식에 충실해야 합니다. 이 기본 투자 공식이 무엇이냐 하면, 최대한 심플하게 가면서 무조건 대박만을 노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 조언은 주식 투자자뿐만 아니라 창업가들에게도 아주 잘 적용되는 거 같다. 나는 버핏 회장의 이 조언을 창업가들에게 다음과 같이 재포장해서 말해주고 싶다:

“과거에 성공한 창업가나 경험이 많은 창업가가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다. 누구나 다 창업해서 성공할 가능성은 있다. 내가 아는 성공한 창업가들은 가지각색이지만 몇 가지 공통점은 다 가지고 있는 거 같다. 모두 다 비즈니스를 최대한 심플하게 유지하면서 (=너무 많은 걸 하지 않고 한 가지만 집중) 대박만을 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시행착오와 실험을 통해서 오랜 기간을 걸쳐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실은 나도 항상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버핏 회장님이 이런 생각들을 공개적으로 confirm 해 주셔서 기분이 좋은 주말이었다.

Dan Matthews와 Jessica Long

오늘은 tech와는 별로 상관없는 그냥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내 블로그를 정기적으로 읽으신 분들은 우리 투자사 Mayrok Media에서 단독 제작한 한국인 입양아 Dan Matthews의 다큐멘터리 “aka DAN”에 대해서 알고 계실 것이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여기 관련 포스팅 2개를 공유한다:
Daniel Matthews – part 1
Daniel Matthews – part 2: Kickstarter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무사히 다큐멘터리 제작을 마쳤고 2월 1일 LA에서 비공개적으로 작은 시사회가 있었다. 90분 짜리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고, ending credit이 올라가자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기립 박수를 쳤다. 우리도 제작에 관여를 많이 해서 그런지 애착이 많이 갔고 참 재미있게 봤다. 참고로 공개적으로 대중들을 대상으로 launch는 미국 시간으로 3월 6일 (목)이며 YouTube, 아리랑 TV, Hulu, Dramafever 등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서 유/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여기 다큐멘터리 trailer를 공유한다:

이걸 보면서 잠시 내 주위에 있는 어릴적 해외로 입양된 한국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을 했는데, 이들은 참으로 쉽지 않은 삶을 살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날 갑자기 나랑 우리 부모님이랑 다르게 생겼다는 걸 깨닫게 되고, 내 친구들과 내가 다른다는 걸 알아차리면서 시작되는 정체성, 가족, 자아, 인생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아마도 내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복잡하고 미묘할 거 같다. 물론, 아주 긍정적으로 본다면 한국 부모님과 미국 부모님이 있어서 인생이 더 풍족해질 수도 있지만 어쨌든 간에 그런 결론에 도달하기 까지의 그 과정은 갈등과 고난의 연속이었을 거 같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내 삶에 감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대한민국이 김연아의 은메달에 광분하고 있는 동안 미국 NBC 방송국에서 방영한 “LONG WAY HOME: THE JESSICA LONG STORY“라는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보게되었는데 다시 Dan Matthews가 생각났다. 미국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 선수인 Jessica씨는 생후 18개월 때 비골 형성 부전으로 인해 무릎 이하 양쪽 다리를 절단했지만 장애인 올림픽에서 12개의 금메달을 석권한 세계적인 수영 선수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은 이 선수가 실은 러시아 태생이며 생 후 13개월에 미국으로 입양된 러시아 입양아라는 사실이다. 이렇게 체력과 정신력이 강한 올림픽 선수인 Jessica도 지금까지 정체성 때문에 갈등하면서 이중적인 삶을 살고 있었는데 소치 올림픽이 열린 2014년 겨울에 드디어 친부모를 찾아 긴 여정을 시작했고 다행히도 이들을 만나게 된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였다.

Dan Matthews와 마찬가지로 Jessica Tatiana Long (그녀의 러시아 이름은 Tatiana다)의 이야기를 보고 많은 걸 배웠다. 특히,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