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변명 없는 한 해

나는 신년 계획이나 연간 계획 같은 걸 안 세운다. 내가 하는 모든 건 12개월 동안 고치거나, 완성해야 하는 단기 과제들이 아니고, 평생 노력해서 고치거나 개선해야 하는 일들이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연초에 이런저런 연간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이런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움직이지만, 그래도 다른 개인적인 목표보단 조금 더 신경을 쓰는 것들이 해마다 조금씩 바뀌는데 올해 내가 많이 집중했던 게 하나 있다. 바로 “이거 해야 하는데…”라는 말을 되도록 안 하는 거였다.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내가 지금도 가장 많이 듣는 말, 그리고 나도 너무 자주 했던 말이다. “운동 해야 하는데…” , “담배 끊어야 하는데…” , “술 그만 먹어야 하는데…” 등 우린 이런 말을 습관처럼 입에 달고 사는데, 결국 “뭐 해야 하는데…”라는 말은 변명뿐만이 아니라 여기에 후회까지 더해진 말이다. 누구나 다 변명도 싫어하고, 후회하는 것도 싫어하는데, 이 두 가지 감정이 혼합된 말이라면, 어떻게 보면 우리가 가장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과 말이 아닐까 싶다.

올해 나는 의식적으로 이 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새벽에 “오늘도 후회하거나 변명하는 말을 하지 말자. “뭐 해야 하는데…”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살지 말자.”를 스스로 되새기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대신, 정말로 내가 뭔가를 해야 하는데 하지 않았거나, 지금 하고 있지 않았다면, 당장 행동으로 옮겨서 시작하거나 또는 아예 하지 않았다.

예를 한 번 들어보자. 어릴 적 친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정말 오랫동안 못 만났고 카톡이나 전화로만 수년 동안 연락을 하고 있다면, “우리 언제 한 번 만나야 하는데….”라는 말만 수년 동안 하면서 실제로는 안 만나고 있는 경우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나도 항상 “언제 한번 봐야 하는데…”라는 말만 하고 안 만나는 친구들이 있었다. 올해는 이런 변명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대신, 정말 만나고 싶은 친구들이면, 그 말을 하는 대신, 바로 약속을 잡아서 만났다. 모두 다 가능한 시간을 잡기가 힘들면, 그냥 시간 되는 친구들만 만났고, 이후에 계속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굳이 만나고 싶지 않은 지인들이라면,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만나고 싶지 않고, 안 만날 사람들이라면 굳이 “아, 우리 언제 한번 봐야지…”라는 실없는 변명을 하지 않았다.

내년에도 변명도 안 하고, 후회도 안 하는, 그런 편안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다.

영어 공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블로그에 영어 관련 포스팅을 많이 했는데, 당시에 “영어 좀 한다고 영어 못하는 사람들 너무 무시하는 게 아니냐?”라는 비판과 이메일을 많이 받아서 몇 년 동안 영어 관련 잔소리를 중단했는데, 오늘 다시 한번 시작해 볼까 한다.

어떤 자리에서 회사가 성장할수록 가장 중요한 대표의 자질에 대해 대화했는데, 나는 이 자리에서 영어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스타트업 대표가 영어를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규모 펀딩 때문이다. 초기 투자와 시리즈 A 정도까지는 국내 VC들로부터 받을 수 있고, 우리 같이 해외 VC이지만 한국 인력들이 풍부한 곳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어느 정도 규모의 자금까진 대화가 가능한 국내 VC들이 충분히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가 계속 성장을 해서 수백억 원~수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면, 그리고 이 자금을 수십 개의 VC가 쪼개서 투자하는 구조가 아니고, 전체 라운드의 50% 이상을 부담할 수 있는 큰 투자자가 필요하다면, 한국 보단 해외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게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한국계가 아닌 해외 투자자들과 비즈니스에 대해서 자세하고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유창한 영어가 필수다.

실은 나는 이런 이야기를 11년 전부터 창업가 분들에게 했는데, 당시의 버전은 지금의 버전과 약간 달랐다. 대규모의 투자를 받아야 하고, 이 투자를 여러 개의 VC로부터 나눠서 받는 것 보다 소수의 VC에게 받고 싶다면 아무래도 펀드가 더 크고, 미래의 가능성에 더 용감하게 대규모 자금을 커밋할 수 있고, 한 번 들어간 이후에 계속 후속 투자를 할 수 있는 해외 VC로부터 투자를 받는 게 좋다는 버전은 동일하다. 그런데 당시에는, 혹시 대표이사가 영어에 자신이 없다면, 영어를 유창하게 하고, 회사의 역사와 비즈니스에 대해서 A부터 Z까지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다른 직원을 동반해서 해외 투자자와 미팅을 하는 것도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대표가 영어를 못 하면, 영어를 잘 하는 경영진을 채용하라고 했는데, 이제 이 버전을 좀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회사를 책임지고, 사업을 하고, 재무를 책임지고,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 대표이사가 직접 영어를 잘해야 한다. 창업자/대표이사만큼 우리가 하는 비즈니스와 시장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회사에 없고, 투자자는 본인들의 돈이 투입될 사업을 총괄하는 대표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미래를 보는지, 어떻게 전략을 만들고 있는지, 어떻게 사람을 채용하고 있는지, 뭐 이런 걸 아주 자세히 알고 싶어 한다. 특히나, 해외 VC에 투자받아야 하는 단계까지 온 회사라면, 수백 원 원 ~ 수천억 원의 자금이 필요할 텐데, 이렇게 큰돈을 투자하면서 내가 누구에게 투자하는지 안 궁금해할 수 없지 않은가.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이런 구체적인 이야기는 회사의 다른 사람이 전달할 수 없다. 회사를 직접 만들어서 처음부터 경영하고, 지금의 회사를 만든 창업가와 대표만이 제대로 전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화를 대표가 아닌 영어를 잘하는 다른 임원, 다른 직원, 또는 통역사가 할 수도 없고, 설령 하더라도 그 임팩트는 크지 않다. 이런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대표가 한글만큼 영어를 잘해야 한다.

우리도 큰 해외 VC와의 관계가 좋기 때문에, 스트롱 투자사들이 어느 정도 단계에 올라오면 해외 VC와 연결해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리고 해외 VC를 소개해달라고 하는 스트롱 창업가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항상 두려움과 망설임이 앞서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의 영어 실력이다. 그래서 나는 요새 대표님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본다. “영어 잘하세요?” 그러면 대부분 “Writing은 괜찮은데 speaking은 자신이 없습니다.”라고 답을 한다. 이 말은 그냥 영어를 못한다는 것이다. 영어를 못하는 대표지만, 수치가 너무 좋다면, 내가 가끔 미팅에 동행해서 통역을 해주는데, 나도 바쁜 사람이라서 항상 이렇게 할 수도 없고, 투자자라면 기존 투자자를 통해서 듣기보단, 창업자와 대표이사로부터 직접 사업에 대해서 자세히 듣기를 원할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 같이 참석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뜻 외국 투자자들 소개를 못 해주고 있다. 아니, 안 해주고 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대표가 성장을 같이 해야 하고, 결국엔 대표가 회사보다 더 많이 성장해서 회사를 품든, 회사가 대표보다 더 성장해서 회사가 대표를 품는다. 회사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대표이사의 영어 공부와 실력이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모든 스타트업 대표는 열심히 영어 공부하는 걸 적극 권장한다.

재택근무, 사이드잡, 그리고 떨

최근에 미국에 2주 넘게 출장을 갔었다. 한국은 이제 대부분의 직장이 재택근무를 끝냈거나, 그 빈도를 줄이고 있는데 미국은 아직도 많은/대부분 회사가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었다. WFH(Work From Home)가 이젠 복지가 아니라 아예 하나의 문화와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고 채용 공고를 보면 “3-2” , “4-1”과 같은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는데, 3일 출근-2일 재택, 4일 출근-하루 재택, 뭐 대략 이런 의미이다.

스트롱도 팬데믹 기간에는 재택근무를 했고, 이땐 어쩔 수 없이 WFH의 기본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재택근무를 옵션으로 하고 출근을 기본으로 바꿨다. 이젠 기본적으로 모두 다 출근하고, 상황에 따라서 재택근무 하는 체제로 돌아왔는데, 생산성이나 집중력 면에서 훨씬 좋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건 그 어떠한 데이터를 참고한 적도 없는, 100% 내 개인적인 의견인데, 재택근무를 회사의 기본방침으로 바꾸면서 미국 회사들의 생산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결국엔 미국 전체의 생산성 문제로 확산할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번 미국 출장에서 나는 6개의 도시를 방문하면서 많은 회사를 만났고, 서부/중부/동부 직장인들의 업무 패턴을 살짝 볼 수 있는 경험을 했는데, 지역, 나이, 직군에 상관없이 공통으로 발견한 요소는 ‘사이드잡’이다.

모든 미국의 직장인들이 본인들이 월급을 받는 풀타임 직업 외에 사이드잡 한두 개는 기본적으로 하는 것 같았다. 이건 고액연봉자들도 마찬가지다. 돈은 풀타임 직장에서 벌고, 평소에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한두 개씩 몰래 하고 있는데, 이걸 가능케 하는 게 재택근무이다. 이들은 생계를 위해서, 꼭 해야 해서 사이드잡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거라는 말을 하는데, 이런 태도는 많은 걸 말해주고, 이런 직원들이 있는 회사의 장래는 그렇게 밝지 않다고 생각한다. 집에서 일하므로 언제든지 그 누구의 간섭이나 방해도 없이 사이드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은, 이 분야에서도 좋은 스타트업들이 나오고 있는데,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직장인들을 위한 사이드잡/긱플랫폼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은 쉬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회사에 나오면 전반적인 분위기와 peer pressure가 있어서 적당한 선에서 휴식을 취하지만, 집에서 혼자 일하면 마음대로 놀고, 쉴 수가 있다. 여기에 이번에 내가 또 목격했던 건, 빠르게 합법화되는 마리화나인데, 상당히 많은 직장인들이 집에서 마리화나를 피는 걸 봤다. 중독성이 담배보단 약하다곤 하지만, 마리화나를 핀 후에, 이 정신으로 다시 바로 업무로 돌아가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을진 잘 모르겠다.

너무 많은 직장인들의 농땡이, 사이드잡, 그리고 레크리에이셔널 마리화나는 미국 기업들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것인고, 내가 이야기했던 어떤 CEO들은 나랑 비슷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재택근무 옵션이 없으면 요새 젊은 친구들 채용하는 게 너무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옵션을 제공해야 하고, 이제 재택근무는 옵션이 아니라 영구적인 고용 형태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미국 대표들이 매우 많았다. 이분들 중 일부는 오히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와 같이 tech를 이끄는 대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완전히 없애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다.

이 말이 anti-근로자 발언일 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한국같이 일찌감치 재택근무를 없앤 국가들이 생산성의 경주에서 이번 기회에 미국을 뛰어넘길 바란다.

강도, 지속기간, 빈도

지난주 출장 중에 호텔 헬스장에서 운동하다가 벽의 이런 문구를 봤다.

“Fitness = Intensity x Duration x Frequency”

건강한 체력은 운동의 강도(=얼마나 빡세게 하냐), 운동의 지속기간(=얼마나 오래 하냐), 그리고 운동의 빈도(=얼마나 자주 하냐)의 함수라는 의미인데, 이 공식에서 중요한건 곱셈이라고 생각한다. 강도, 지속기간, 그리고 빈도를 다 더하는 게 아니라, 이 세 가지를 곱해야지 우리가 원하는 건강한 몸과 체력이 만들어진다는 의미이다.

곱셈의 의미가 참 재미있다. 이 세 가지 변수의 범위가 1 ~ 10이라고 가정해보자. 즉, 제일 설렁설렁 운동하면 1 , 빡세게 하면 10 / 제일 짧게 운동하면 1, 오래 하면 10 / 띄엄띄엄하면 1, 매일 하면 10이라고 가정해보자. 제일 빡세게, 아주 오래, 매일 운동하면(=10 x 10 x 10) 1,000이라는 가장 높은 수치를 달성할 수 있다. 반대로, 제일 설렁설렁하게, 짧게, 띄엄띄엄 운동하면(=1 x 1 x 1) 1이라는 가장 낮은 수치가 나온다. 그런데 아주 빡세게, 아주 오래 운동을 해도, 자주 하지 않고 띄엄띄엄하면 체력은 100밖에 안 되고, 아주 빡세게, 매일 운동을 해도 운동 시간이 너무 짧아도 체력은 100이 된다. 그런데 세 가지 모두 균형을 맞춰서 적당히, 그리고 꾸준히 하면 (5 x 5 x 5), 체력은 125가 되는데, 이 125라는 수치는 두 가지를 미친 듯이 했을 때의 결과인 100보다 좋다.

여러 가지 수치를 대입해 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곱셈의 함수이기 때문에, 운동의 강도, 시간, 빈도 중 하나라도 다른 변수 대비 너무 낮으면 체력의 수치가 낮게 나온다.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강도, 시간, 빈도 모두 최상위로 유지하는 게 최고의 체력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하지만, 매일 세 시간씩, 세 시간 내내 빡세게 운동할 순 없다. 직업 운동선수도 항상 이런 컨디션을 유지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면 아주 오랫동안 좋은 체력을 꾸준히 유지하려면 일주일에 3번 정도 운동하고, 적당한 강도로 매번 30분 이상 운동을 하는 게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 위에서 말 한 125 정도의 체력 수치를 유지할 수 있다.

일하는 것도 똑같고, 실은 인생도 다르지 않다. 모든 걸 균형 있게 하되, 꾸준히,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하는 게 건강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인생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공공의 이익, 개인의 이익

소비자 동향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설문과 보고서를 맛깔나게 잘 만드는 The New Consumer에서 2023년 상반기를 정리하는 보고서를 얼마 전에 출시했다. ‘Consumer Trends 2023 상반기 정리’라는 보고서인데 정확한 제목은 “AI, Ozempic, and the Economy” 이다. 회원 가입하면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보고서는 100장이 넘지만, 쉽게 읽히는 내용이라서 15분이면 다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내용이 많지만, 여기서 이 보고서를 요약하진 않겠다. 그런데 몇 가지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내용이 있었는데, 이 중 젊은 세대에 대한 이런 설문 결과가 있었다.

“틱톡이 중국 제품이어서 싫다고 하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틱톡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틱톡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MZ 세대는 이게 중국 제품이든 미국 제품이든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미국의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틱톡을 미국에서 금지하고 추방하려는 움직임들이 많은데, 정작 틱톡을 활발하게 사용해서 스스로를 표현하고 친구들과 소통하고, 더 나아가서는 틱톡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틱톡 사용자들은 틱톡이 중국제품이어도 본인들의 생활과 생계에 도움이 되면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즉, 개인의 이익을 공공의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젊은 세대의 성향을 잘 보여주는 설문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얼마 전에 스타벅스에서 들었던 모르는 사람들의 대화 내용인데, 통일에 대한 이야기였고, 위의 틱톡 관련 설문을 보고 이 대화가 갑자기 생각났다. 같은 팀에서 일하는 회사원들인 것 같았고, 직급이나 나이 차는 많이 나지만 개인적으론 아주 친한 분들 같았다. 나이 든 분은 인구절벽으로 인해서 한국의 미래가 위태롭기 때문에 통일해야지만 인구 문제가 해결되고, 본인의 자식 세대가 잘 살기 위해선 통일이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젊은 분은 완전히 반대 이야기를 했다. 통일의 과정은 복잡하고, 힘들고, 북한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남한이 경제적으로 파탄되면 본인의 삶이 너무 암울해질 게 뻔한데 통일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미래 세대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인데, 남을 위해서 왜 내가 희생해야 하는지 절대로 이해할 수 없고, 인구절벽 문제는 국가와 공공의 문제인 건 알겠지만, 더 중요한 건 개인의 이익이라는 이야기였다.

공공의 이익이 먼저냐, 개인의 이익이 먼저냐, 이건 실은 아주 오래된 논쟁이다. 이 문제에 대해선 그 누구도 맞고 틀렸다고 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하고, 위에서 이야기한 틱톡이나 통일에 대해서는 그냥 모두 다 개인적인 생각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한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누군가 묻는다면, 그리고 굳이 딱 한 표만 있다면, 나는 개인의 이익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긴 한다.

위에서 이야기했던 회사원분들은 어쩌면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내용을 아주 차분하고 어른스럽게 이야기했지만,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이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에 대해서 생각하고 갈등한 적이 있을 것 같다. 정답은 없고, 그냥 개인의 생각과 취향의 문제일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