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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재택근무 실험

Fast Company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 30명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떤 영구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이후에는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서 물어봤다. 답변을 정리한 기사를 꽤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중 내가 동의했던 의견 몇 가지를 공유하고 싶다. 인터뷰한 분들은 유명한 VC, 스타트업의 대표, 그리고 연구원들인데, 앞으로 몇 주가 걸릴지, 몇 달이 걸릴지, 또는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더는 큰 관심 시가 아닐 때, 이 세상은 어떤 세상이 되었을지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한 내용이다. 한가지 고려해야 하는 건, 인터뷰한 사람 대부분 본인 회사, 제품, 그리고 직업의 관점에서 유리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30명의 의견을 8개의 주제로 분류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1/ 새로운 norm이 된 재택근무
2/ 디지털 변화의 가속화
3/ 교육의 가상화
4/ 헬스케어의 변화
5/ 주춤하는 벤처캐피탈
6/ 대중교통의 개인교통화
7/ 제조 공급망의 변화
8/ 변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 코멘트 몇 개를 그냥 특정 순서없이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재택근무” 실험이 시작됐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 실험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인터넷 트래픽 패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 전 세계가 일하고, 공부하고, 교육받는 방법이 바뀌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중국의 근무자들이 서서히 사무실로 다시 돌아가고 있지만, Microsoft Teams와 같은 재택근무 솔루션의 사용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3/ Zoom이 “기업”에서 “소비자”로 루비콘강을 건넜다. 우리 가족 5살 꼬마부터 75살 할아버지까지 줌을 사용하고 있다. 이건 대단하다.
4/ 재택근무를 통해서 많은 임원이 물리적인 사무실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 많은 조직이 비싼 지역의 큰 사무실을 줄일 것이고, 더 작은 본사와 원격 사무실로 옮길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어떤 회사는 본사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옮기고 100% 재택근무를 시행할지도 모른다.
5/ 그동안 도시를 떠나서 일하고 싶었지만, 본사와 사무실의 압박 때문에 그렇게 못 하던 인력이 이 기회를 이용해 지방으로 이동해 원격근무 할 것이다. 그러면서 실리콘밸리와 같은 테크허브의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고, 지방 도시가 발전할 것이다.
6/ 코로나바이러스는 디지털 변화의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변화를 그동안 죽어라 반대하던 반대세력과 저항이 갑자기 증발하고 있다.
7/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가 엄청난 트라우마와 슬픔을 경험했기 때문에,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의료산업에서 정신건강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커질 것이다.
8/ 유니콘과 펀딩 규모와 같은 정량적인 부분에 집중하던 투자자들이 이젠 팀, 문화, 수익성 등과 같은 정성적인 부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9/ “FOMO(Fear Of Missing Out)” 때문에 투자하게 되는 관행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10/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연구될 것이다. 특히, 대중교통이 발달한 곳에서는 버스나 지하철 대신, 공유 자전거, 공유 스쿠터 등과 같은 개인교통 수단이 주목받을 것이다.
11/ 저렴한 인건비 때문에 외국의 공장에만 의존하는 중앙집중형 제조방식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재앙에 무방비 상태다. 앞으로는 인건비가 비싸도, 자국과 외국의 공급망을 유연하게 혼합하고, 사람에 의존하기 보단 기계와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제조방식을 선호할 것이다.
12/ 매출의 대부분을 물리적인 상점과 오프라인 트래픽에만 의존하던 소매업자들은 다른 매출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식당은 이제 방문손님보단 배달에 의존할 것이고, 가게는 매장판매보단 이커머스에 의존할 것이다.

위 12개 의견에 대해서 나는 100% 동의한다. 실은, 이런 변화는 훨씬 전에 일어났어야 하는 건데, 오히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변화가 가속화됐고, 실제로 실행되고 있는 현실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The Crypto Price-Innovation Cycle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의 데이터 분석가들이 얼마 전에 암호화폐 가격과 시장에 대한 꽤 재미있는 분석을 했는데, 여기서 간략하게 공유할만한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The Crypto Price-Innovation Cycle“이라는 글인데, 2010년부터 2019년까지, 9년 동안 암호화폐를 대표하는 비트코인의 가격변화와 이와 관련된 크립토와 블록체인 커뮤니티에서의 여러 가지 활동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내용이다.

모든 새로운 기술이 그렇듯이 크립토 또한 up and down의 주기를 반복하면서 발전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새로운 기술보다 이 up과 down의 골이 큰 게 특징이긴 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불장에서 크립토겨울까지의 주기가 3번 반복됐는데, 첫 번째 불장이 2011년, 두 번째가 2013년 그리고 2017년이 세 번째 불장이었다고 한다. 실은, 나도 이 up and down 사이클을 2011년, 2013년, 2017년에 직접 경험했고 – 2011년에 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진 않았지만, 이때 실리콘밸리에서 비트코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걸 처음 들었다 – 주변의 많은 창업가들이 “2013년, 2017년에 크립토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됐는데, 처음에는 그냥 돈 벌기 위해서 코인 투기 시작했다가 점점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 알게 됐고, 그 이후로는 이 분야에서만 계속 활동하고 있다.”라는 말을 많이 듣긴 했다.

그래서 경험적으로는 이런 주기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이번에 a16z 데이터 분석가들이 지난 10년 동안의 레딧 코멘트와 Github커밋, 그리고 Pitchbook 펀딩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분석해보니, 이 그림이 조금 더 명확하게 보였다. 이 분석에 의하면 크립토 주기는 다음과 같은 5가지 과정을 거쳐 형성되고 발전한다:
1/ 비트코인과 다른 코인의 가격이 올라간다.
2/ 가격이 올라가면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생기고, 소셜미디어에서 많이 언급된다.
3/ 관심이 올라가면서 더욱더 많은 사람이 크립토 분야로 진출한다. 특히 개발자 네트워크가 확장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하고 새로운 코드가 만들어진다.
4/ 새로운 아이디어와 코드는 새로운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 관련 스타트업이 창업된다.
5/ 프로젝트와 아이디어는 창업을 통해서 제품으로 만들어지고, 더 많은 개발자가 투입되고, 더 많은 투자가 되면서 새로운 주기가 만들어진다.

뭐, 대충 이런 과정을 통해서 크립토의 up and down이 앞으로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a16z는 확신을 하는데, 2010년 10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있었던 이 3개의 주기를 한 번에 보여주는 차트다.

crypto price innovation cycle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그래프를 보면 계속 비슷한 현상이 반복되는걸 볼 수 있다. 일단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크립토/블록체인 관련 개발자 활동 또한 활발해지고, 소셜미디어에서 이런 현상이 더욱더 많이 이슈화되면서 관련 스타트업과 프로젝트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비례하면서 많아진다. 대부분의 수치가 거의 10배 정도 상승하고, 최고점을 치면서 다시 모든 게 내려오면서 한 주기가 끝나는데, 이후에 다시 새로운 주기가 시작된다. 재미있는 건, 한 주기가 끝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나 다른 관련 활동이 이전 수준으로 그대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하락하긴 하지만 그 다음의 주기가 시작될 때까지 어느 정도 유지된다는 점이다.

Up과 down이 너무 심해서 눈에 잘 보이진 않지만, 이 10년 기간 동안 연평균성장률은 상당하다. 비트코인 가격 196.4%; 소셜미디어 활동 207.5%; 개발자 활동 74.4%; 스타트업창업 53.9%이다.

한 주기의 기간이 3~4년 정도라고 하면, 우리는 현재 4번째 크립토 주기의 시작점에 있다. 이번 주기의 고점은 어떻게 될지, 그리고 어떤 프로젝트와 회사가 탄생할지 진심으로 궁금하다.

<이미지 출처 = ANDREESSEN HOROWITZ>

살기위한 변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피트니스 클럽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고, 많은 헬스클럽이 문을 닫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피트니스 체인 중 하나인 24 Hour Fitness도 파산신청을 고려하고 있고, 아직 망하지 않은 헬스클럽은 PT 수업을 온라인으로 스트리밍하거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서 비대면 PT 수업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어떤 헬스클럽은 아예 운동기구를 대여하거나 판매해서 계속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Peloton이나 SoulCycle과 같은 사이클/스피닝 클래스가 인기가 많기 때문에, 사이클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피트니스 클럽은 자전거를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참 살벌한 세상이다. 살기 위한 이런 처절한 몸부림을 보면, 안타깝고 불쌍하다. 하지만, 살기 위한 이 투쟁의 다른 면을 보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회사의 경영진이 그동안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고, 마지막 한 방울 창의력까지 머리에서 쥐어짜내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에서 많이 돌아다녀서 이걸 본 분들이 많을 텐데, 그렇게 digital transformation을 오랫동안 주장했지만, 수 십년 동안 그 누구도 이걸 못 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한 방에 digital transformation이 시작된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digital transformation

Digital Transformation Quiz (SUSANNE WOLK TWITTER)

특히 한국의 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하고, 온라인 수업하는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동의하겠지만, 학교야말로 첨단 기술을 도입해서 학생들에게 미래를 보여줘야 하는데, 실은 내가 아는 한국의 학교는 기술적으로 가장 낙후됐고, 신기술 도입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대표적인 기관이다. 아직 갈 길이 멀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면 온라인 수업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보수적인 학교의 교무진과선생님들이 온라인 수업하는 걸 보면, 코로나바이러스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우리도 비슷한걸 느끼고 있다. 팀이 한국과 미국에 있고, 두 지역에 투자를 하니, 화상 미팅은 항상 자주 해왔었고, 나도 꼭 필요한 게 아니면, 직접 만나서 미팅하는걸 선호하진 않지만, 그래도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거면 직접 얼굴 보고 만나는 미팅을 했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강제적으로 모든 미팅을 화상으로 진행했는데, 처음엔 좀 불편했지만, 이젠 오히려 이게 더 익숙해졌고, 왜 그동안 굳이 직접 만나서 미팅을 했을까 하는 의문까지 하는걸 보면, 나도 어떻게 보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변화했고,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변화가 만들어진 거 같다.

이런 살아남기 위한 변화는 규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한국은 원격의료가 아직 합법화되지 않았는데, 어쩌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강제적으로 합법화되거나, 아니면 합법화되어가는 과정이 더 빨리 진행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희망을 품어 본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연구개발, 그리고 임상시험 과정 또한 기존 신약 연구개발 및 임상 과정보단 더 빨리 진행되는 걸 보면, 이게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다. 그동안 이해하기 힘든 법과 규제 때문에 불법이었던, 집으로 찾아오는 이발/미용 서비스도 합법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의 진화과정을 보면, 처음에는 사용자들이 특정 제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 특정 장소를 직접 찾아갔다. 그 이후에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들이 우리가 있는 곳으로 – 주로 집 – 찾아왔다. 아마도 이 다음 단계는 사용자들이 비접촉 방식으로, 원격으로 이런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그런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미래가 한 5년~10년 뒤에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바이러스는 한 방에 이런 미래를 더 우리에게 가깝게 오게 했다.

물론, 이 사태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세상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그렇게 되진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안전하게 사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살기 위한 변화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AI 검토 체크리스트

1586734159905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핫해지고,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받는 분야는 AI다. 앞으로 더 커질 것이고, AI는 모든 비즈니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가 될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너무 멀다. 대부분의 AI 회사가 제시하는 장밋빛 그림은 비현실적이고, 가끔 나는 AI 회사가 피칭하는걸 듣고 있다 보면 저 창업가 분들은 어느 시대에 살고 있나, 미래에서 왔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황당했던 적이 몇 번 있다. 하지만, 내가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라서, 나도 이 기술, 이 비즈니스, 이 회사가 약속하는 미래가 정말로 실현 가능한지가 제대로 판단되지 않을 때가 많고, 이럴 경우 주변의 다양한 분들한테 조언을 구하지만, 그래도 이런 회사를 검토하는 건 항상 어렵다.

완벽하진 않지만, Zest AI라는 회사의 CTO가 최근에 테크크런치에 기고한 을 한번 읽어보면, AI 회사나 기술을 검토할 때, 투자자, 고객, 또는 협력업체 입장에서 확인해봐야 하는 6가지 사항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이 AI 회사가 정말로 뭔가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AI로 겉만 번드르르하게 포장되어 있는 건지를 판단할 때 꽤 유용한 거 같아서 간략하게 소개해본다.

1/ AI 훈련에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나?
Garbage in, garbage out이라는 말이 있다. AI가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데이터로 훈련을 시켜야 한다. 제대로 된 AI 회사라면 정확하게 어떤 데이터를 사용해서, 어떤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2/ 사람이 하는 일을 AI가 어느 정도 대체하는가?
AI가 구현되면 사람이 전혀 필요 없다든지, 또는 수십 명 또는 수백 명의 사람을 즉시 대체할 수 있다고 하는 회사는 의심해봐야한다. 아직 AI는 그 수준까지 오지 못했다. AI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정확하게 지적할 수 있고, 아직 사람이 필요한 프로세스에 AI가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3/ 실제 사례가 있는가?
이 AI 기술이 실제로 구현된 사례가 있는지, 그리고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는데, 어떻게 AI가 해결을 했고, 그 결과를 정량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었는지를 물어봐야한다. 연구실에서 테스팅해봤다고 현실에서도 AI가 작동하진 않는다. 한 연구에 의하면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AI 중 20%만 현실에서 돌아간다고 하듯이, 실생활에서는 실험에 사용한 가정이나 제약조건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고객이 실제로 사용했고, 정확히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 확인해봐야한다.

4/ AI를 구축하는데 얼만큼의 노력, 시간, 그리고 자원이 투입됐는가?
수십 명의 데이터과학자와 공학박사들이 AI 모델링을 하고, 수 년 동안 연구실에서 알고리즘을 개발한 건 대단하지만, 그렇다고 실제로 현실에 적용했을 때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는걸 보장할 순 없다. 위 3번과 같이 확인해봐야한다.

5/ AI의 결정과 추천사항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단순히 좋아할 만한 기사나 옷을 추천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앞으로 AI가 해야 할 일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점점 더 규제를 받게 될 것이다. AI 기반의 대출 결정을 하거나, 또는 자율주행 결정을 할 때는, 왜 AI가 그런 결정을 했고, 왜 그런 추천을 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규제가 까다로운 분야라면, 더욱더 그렇다.

6/ AI의 의사결정에 공정성이 있는가? 편견은 없는가?
AI를 훈련하는 데이터에는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의 바이어스가 들어가 있다. 가장 이슈가 많이 되는 게 인종과 성차별에 대한 바이어스인데, AI를 연구하는 인력 대부분이 백인남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도하지 않게 이런 부분이 원데이터에 반영되고, 이게 AI를 통해서 처리되면, 공정성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윤리적인 부분도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나도 이 기사를 접한 후에 AI 관련 회사를 만나면, 위 6가지 질문을 기본적인 프레임으로 삼으면서 비즈니스를 검토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크라우드픽>

통제 불가능한 건, 그냥 웃자

bottle-601566_1280나는 이제 7주째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말 하는 재택근무는, 사무실을 안 가는 개념도 포함하고 있지만, 아예 집 밖에 나가지 않는 것도 포함한다. 매주 월~금, 내가 집에서 보낸 시간을 계산해보니까, 대략 118시간이다. 불필요한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일주일에 2시간만 밖에서 보내고 있다. 우리 사무실이 있는 구글캠퍼스도 어차피 셧다운 돼서, 사무실 출근이 당분간 힘들어서 언제 재택근무를 끝낼 수 있을진 잘 모르겠다. 한국은 그나마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황이 좋지만, 조금만 방심해도 다시 크게 확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서, 상당히 조심하고 있긴 하다.

집에서 일한다고, 노는 건 아니다. 아니, 실은 사무실 출근할 때 만큼 많은 미팅을 소화해내고 있는데, 다만 물리적인 미팅은 아니고 Zoom으로 하는 화상 미팅만 열심히 하고 있다. 새로운 회사도 많이 만나고 있고, 우리 기존 투자사들과도 요샌 화상으로 미팅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듣고 관찰해보면, 참 마음이 아프지만, 시장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흥미롭고 신기하기까지 하다.

우린 기술 그 자체로 사업을 하는 deep tech 분야보단, 이런 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 서비스를 만드는 온디맨드와 이커머스와 같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에 투자를 많이 하다 보니, 거시적인 흥미로운 트렌드가 보이긴 한다. 비대면 비즈니스인 이커머스 사업은 오히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대부분 더 잘 되는 경우가 목격되는데, 너무 잘 되는 회사는 오히려 제조와 공급이 시장의 수요를 못 맞추는 현상을 경험하기까지 한다. 실은, 이런 많은 회사가 코로나바이러스 전에는 없는 수요를 어떻게 만들까 하는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이렇게 바이러스 때문에 상황이 며칠 만에 역전되는 걸 보니 참 신기했다. 이와 반대로,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는 온디맨드(O2O) 또는 마켓플레이스 사업 중 오프라인 과정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걸 목격하고 있다.

여행 또는 오프라인 이벤트가 사업의 핵심인 우리 투자사들은 매출과 모든 수치가 거의 100% 감소해서, 그동안 수년 동안 갈고 닦은 비즈니스 자체가 사업 초반으로 리셋되는 좋지 않은 경험을 하고 있다. 이와는 극적으로 다르게, 인터넷으로 콘텐츠를 판매하고 배포하는 회사들은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나도 참 안타깝다. 작년 12월과 올해 1월 역대 최고 매출과 실적을 달성해서, 올해 정말로 크게 성장할 거로 예상되는 투자사들이 몇 있었는데, 2월부터 모든 수치가 곤두박질하면서, 이젠 생존을 위해서 몸부림치는 현실을 직면하고 있어서, 옆에서 이들을 보는 나도 참 애가 탄다.

그 누구도 이런 성장 또는 감소를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고 준비해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했고, 그래서 컨트롤할 수 없는 블랙스완인 셈이다. 하지만, 창업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만을 탓해서는 안 된다. 사업이 안 되고, 숫자가 좋지 않고, 모든 상황이 비즈니스에 불리하지만, “코로나 때문에”라는 생각을 하고, 우리 비즈니스가 잘 안되는 가장 크고, 어쩌면 유일한 이유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모든 창업가에게는 앞으로 더 내려갈 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 맞고, 코로나바이러스를 욕하고 탓하는 게 맞다. 이게 아니라면, 1월에 10억 원 매출하던 회사가 어떻게 2월, 3월 99% 감소한 1,000만 원밖에 못 할까? 그래도 우린 무조건 코로나바이러스만을 탓하면 안 된다. 컨트롤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면서, 이 개판 와중에도, 우리가 조절해서 조금이라도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찾아서 계속 실험해야한다.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어쩌면 마음은 편해지겠지만, 현실은 정말 절망적으로 변한다.

실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라는 말은 VC들도 요새 많이 하는걸 들었다. 투자하기로 했고, 악수도 했고, 계약 작업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투자 철회하는 걸 이미 몇 번 봤고,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 실은, 투자자들한테도 가장 쉬운 변명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세계 경제가 불확실하고, 돈줄을 잡고 있는 LP들이 돈을 안 풀고 등등, 뭐 이유는 그냥 만들면 된다. 하지만, 이건 정말 무책임한 태도다. 투자하겠다고 악수했으면, 무조건 투자 집행해야 한다고 난 생각한다. 정말 힘들면, 코로나바이러스 말고 다른 합당 하고 이해 갈만한 이유를 제공해줘야한다. 모든 걸 코로나 탓 하는 태도는 정말 아닌 거 같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코로나를 탓하는 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이럴수록,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봐야한다. 컨트롤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다. 그냥 한번 크게 웃자.

<이미지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