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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과 마켓플레이스 – 신용평가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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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에도 포스팅마다 tip 이라는 버튼이 있었는데, 아마 대부분 독자는 못 알아봤을 것이다. ChangeCoin이라는 블록체인/비트코인 스타트업에서 제공하는 ChangeTip이라는, 비트코인으로 소액결제나 기부를 가능케 하는 서비스였다. 나는 처음에 그냥 실험용으로 적용해봤는데, 역시 이 Tip 기능을 이용해서 나한테 팁을 주는 사람은 없었다.

작년 4월에 에어비앤비가 이 회사를 재능 인수하면서 ChangeTip 서비스는 문을 닫았다. 현재 금융기관들은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개적으로 진행하면서 가장 실용적인 적용사례를 찾고 있다. 물론, 쉽지 않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다. 반면, 에어비앤비와 같은 B2C 마켓플레이스들은 블록체인을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알려지기만 했지, 아직 구체적인 프로젝트나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실체는 없지만, 에어비앤비의 체인지코인 인수가 발표되면서 시장에서는 B2C 마켓플레이스의 블록체인 적용 시나리오에 대한 다양한 추측과 이론이 나오고 있다.

일단 에어비앤비에서 밝힌 가장 실용적인 사례는 에어비앤비의 1억 명 이상의 사용자 정보를 다른 공유경제 서비스들과 블록체인을 통해서 공유하는 것이다. 에어비앤비나 우버와 같은 양면(two-sided) 마켓플레이스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면서, 동시에 양쪽 모두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수요와 공급이 서로를 믿으면서 돈을 거래하려면, 온라인상의 평판은 매우 중요하다. 실은 이 온라인 평판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록체인은, 태생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네트워크인 인터넷상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거래를 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공개장부이다. 이 개념을 에어비앤비와 같은 마켓플레이스의 평판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은 에어비앤비 사용자들의 영구적인 거래 기록을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으며, 거래 기록뿐만이 아니라, 다른 다양한 데이터도 같이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기술적 또는 법적 측면에서 이 개념을 실제 시스템에 어떻게 적용할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하지만, 사용자 정보를 이런 방법으로 에어비앤비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보낼 수만 있다면,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의 수요와 공급을 다뤄야 하는 마켓플레이스와 공유경제 서비스들에는 상당한 희소식이다. 예를 들면, 우버 운전사가 손님을 태우기 전에 이 손님이 과거에 남의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문제를 일으켰는지, 또는 집을 망가뜨리고 보상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 “전과”가 있는 사용자들이 거래기록을 삭제하거나 변경하려고 시도를 해도 블록체인의 특성상 절대 불가능하므로 – 그리고, 이 블록체인의 사용자 정보는 에어비앤비가 소유하는 게 아니라서 그들도 변경할 수 없다. – 잘하면 이 데이터베이스는 모든 온라인 서비스가 활용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신용평가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은 에어비앤비는 체인지코인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는 함구하고 있지만(상상력이 조금 더 가미된 블록체인 도입 모델에 대해서 여기에 적어봤다), 2017년에는 금융권뿐만 아니라 마켓플레이스도 블록체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걸 보고 싶다.

<이미지 출처 = http://webitmag.it/cose-la-blockchain-perche-interessa-ad-airbnb_108085/>

다윗이 골리앗을 어떻게 이길까?

david-and-goliath-shane-robinson정기적으로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많은 스타트업이 MailChimp를 사용한다. 이 분야에서는 워낙 독보적인 제품이라서, 메일침프라는 이름 또는 이 회사의 로고인 침팬지를 모르는 분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한때는 메일침프를 자주 사용하다가 최근에 오랜만에 사용해봤는데, 이 서비스의 깊이와 세밀함에는 항상 감동과 감탄을 동시에 한다. 참고로 메일침프는 2001년 4월에 창업된 ‘늙은’ 스타트업인데, 메일침프를 통해서 한 달에 약 100억 개의 마케팅 이메일이 전 세계로 발송된다. 비상장 회사라서 정확한 수치를 찾을 수는 없지만, 년 매출은 약 2,200억 원 ~ 4,4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재미있는 건, 이 회사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투자를 유치하지 않았다.

한때 나는 메일침프를 상당히 깊게 사용하는 유저였는데,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사용자 시나리오를 이보다 더 깊게 고민한 제품이 과연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 들게 할 정도로 거의 ‘완벽하게’ 만든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메일침프를 사용하다 보면 “와, 이런 것까지 생각을 했다니” 라는 감탄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메일침프의 창업자들이 이메일 마케팅의 도사들이라서 창업 초기부터 제품을 설계할 때 이런 예상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해서 완벽한 제품을 만든 것일까? 분명 아닐 것이다. 내가 초기 제품을 사용해보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이런 완성도 높은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제품 수정(=product iteration) 과정을 거치면서, 더 좋은 제품으로 진화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유저수가 늘어나고, 여러 가지 사용자 경험과 시나리오들이 발생하면서, 이에 발맞춰서 지속해서 제품을 수정한 결과일 것이다. 이제는 한 달에 100억 개의 이메일, 일 년에 1,200억 개의 이메일을 발송하면서, 이메일 마케팅 관련해서는 상상가능한 웬만한 사용자 시나리오가 이 서비스에 잘 녹아 있을 것이다. 참고로, 메일침프는 아직도 이런저런 실험을 하면서 기능도 조금씩 추가하면서, UI/UX도 계속 수정하고 있다.

아직도 대기업의 카피 현상을 두려워하는 창업가들이 시장에 많다. 이 분들의 전반적인 입장은, “우리 서비스가 지금은 월등하지만,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기업이 맘먹고 카피하려고 하면, 우리는 참 위험해져요.”이다. 우리 주위를 보면, 대기업들이 작은 스타트업의 제품을 그대로 카피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시장성이 있고, 돈이 되면, 누구나 다 같은 시장에서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서 경쟁할 수 있다. 결과를 보면 대기업이 이런 카피 전략을 구사해서 작은 스타트업을 죽이는 사례도 존재하지만, 예상외로 돈과 자원이 훨씬 더 많은 대기업이 그렇지 못하고 고전하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럴까? 뛰어난 인재와 돈이 넘쳐 흐르는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이 작은 회사가 하는 서비스를 금방 카피해서 이들보다 앞서나갈 수 있을 거 같은데 왜 항상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 이런 각도에서 봤을 때, 한국에서 가장 많은 비난을 받는 네이버도 마찬가지이다. 작은 스타트업이 잘하는 거 같으면 이들을 카피하는 걸 우리는 여러 번 봤다. 성공하는 것도 있지만, 직원 30명 이하의 회사가 운영하는 서비스를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유사 사업을 접는 것도 우리는 목격한 적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메일침프와 같은 다윗이 있으므로 골리앗이 항상 이기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작은 회사들의 엄청 빠른 product iteration, 그리고 그 결과물인 ‘세밀한 사용자 경험의 완벽한 오너쉽’이 바로 대기업도 잘 넘지 못하는 커다란 진입장벽을 만들 수 있다. 실은 메일침프와 같은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고, 이를 입증하듯이 이미 비슷한 여러 서비스가 존재한다. 심지어는, 아마존도 더 저렴한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시작은 쉽지만, 사용자들이 정말로 좋아하고, 기꺼이 돈을 내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진화시키는 건 그리 쉽지가 않다. 아니, 정말로 어렵다. 메일침프와 유사한 다른 서비스들은 – 대기업 제품 포함 – 껍데기만을 보면 메일침프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메일침프의 경우, 제품을 깊게 사용해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미묘한 섬세함과 사용자 경험이 최적화되어 있다. 아마도 수많은 사용자의 피드백과 제품 사용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계속 기능, UI, 경험을 빠르게 고치기 때문인 거 같다. 그리고 이런 지속적인 iteration이 가능한 속도와 민첩성은 대기업들이 카피하기 쉽지 않다.

이런 게 메일침프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시장이 크고, 이 시장에서 만들 수 있는 매출이 크다면, 수많은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같은 제품을 만들고, 서로 카피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돈, 인력, 그리고 자원이 많은 대기업도 셀 수 없을 정도의 product iteration을 통해 오랫동안 시장과 사용자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더 나아가서는 사용자 경험 자체를 완전히 own 하는 스타트업들과 맞짱 뜨는 건 쉽지 않다. 겉으로만 보면, “대량 메일 솔루션? 그거 그냥 우리가 만들면 되잖아”라고 생각하지만 메일침프를 통해 매달 700만 명의 사용자들이 100억 개 이상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형성된 관계와 제품에 녹아 들어가 있는 사용자 경험은 아무리 돈과 인력이 있어도 단시간 내에 카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민첩성, 끊임없는 product iteration, 지속적인 피드백 수용, 시장 경청, 과감한 실험.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미지 출처 = https://uefdelhi.wordpress.com/2014/06/19/acromegaly-the-hidden-defect-of-goliaths-gigantism/>

비트코인, 정말 뭔가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의 삼류 소설 같은 비리와 추락,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과 같이 정말 예상하지 못하고 믿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현실화되면서 세계 경제, 정치 및 사회에 불확실성과 불안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주식시장은 불안해지는 반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의 인기는 올라간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이제 어느 정도 안정화 되었다 싶었는데, 최근에 또 많이 올라가서 이 글을 쓰는 현재 735달러까지 왔다.

그런데 시국이 불안할 때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게 정말 맞는 것일까? 비트코인은 그 누구도 소유하지 않고, 그 어떤 나라도 규제할 수 없는 반정부적, 그리고 자유주의적인 사상을 기반으로 탄생했고 운영되고 있다. 미디어에서도 온통 이런 이야기만 하고 있고, 지금까지 실제로 세계 경제와 정치가 불안해지면, 주식시장을 버리고 비트코인으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비트코인은 ‘안전’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 과거 가격 추세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데, 그 변동 폭은 논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불규칙적이다. 하한가로 보호받을 수도 없기 때문에 하루 만에 0원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비트코인은 이론적으로는 어느 개인, 단체, 기관 또는 국가가 통제하거나 지배할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는 중국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많이 받고 있다. 최근에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가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입김이다. 미국이나 중국이 금융 시스템을 규제하기 시작하면, 분명히 비트코인에도 그 영향이 미칠 것이다.

그러므로 불확실한 세계정세 때문에 ‘안전’한 비트코인에 투자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비트코인의 인기는 높아지고, 더욱더 많은 투자가 집행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히 뭔가 있음은 확실하다.

참고로, 비트코인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Coindesk에서 발행한 State of Blockchain 2016 Q3 일독 권장한다.

이더리움과 forking

ethereum-forked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암호화 화폐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더리움(Ethereum)에 대해서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 큰 쟁점이 되었던 포킹(forking)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것이다. 몇몇 독자들이 이더리움과 포킹에 대해서 설명을 해달라고 해서 나도 내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글을 써본다. 비트코인에 대해서 내가 쓰는 글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나는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전문가들이 답글로 설명을 추가해 주면 많은 분들한테 도움이 될 거 같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같은 자체 가상화폐인 이더를 지원한다는 점에서는 블록체인과 비슷한 프로토콜이지만 한 가지 큰 차이점은 바로 스마트계약(=사전에 서로 합의된 조건들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컴퓨터 코드로 만들어진 계약)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실은 블록체인도 이론적으로는 스마트계약서를 지원하고, 앞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스마트계약서가 큰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아직도 말로만 존재하고 실체는 없다. 이더리움도 마찬가지였다. 비트코인보다는 유연하고 확장성이 좋은 코드로 만들었지만, 스마트계약서는 아직은 이론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2016년 4월 30일 이더리움은 DAO(Distributed Autonomous Organization) 라는 흥미롭고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우리와 같은 VC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DAO의 목적은 사람의 개입이 없는 창투사(VC)를 만드는 것이었다. 투자 결정을 하는 파트너도 없고, 심사역도 없고, DAO는 오로지 코드로 만들어진 규칙을 컴퓨터 프로토콜이 실행하는, 스마트계약서를 통해서 모든 투자 결정이 되는 humanless venture capital을 지향했다.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DAO는 11,000명의 투자자로부터 1.5억 달러를 유치했는데 아마도 역사상 가장 크고 성공적인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Vitalik Buterin과 같은 이더리움의 메인 개발자들은 앞으로 이더리움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이더리움이나 DAO도 기술적으로 완벽하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6월 17일, 누군가 DAO를 해킹해서 5,000만 달러에 상당하는 이더를 훔쳐갔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결국 이 해커를 다시 해킹해서 훔쳐간 이더를 복귀하고 나머지 펀드를 모두 다른 스마트계약서로 옮겼다. 문제는 DAO의 특성상, 이 해커가 아직도 옮겨진 펀드에 대한 소유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실은,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간단하다. DAO의 코드를 다시 프로그래밍해서 다른 규칙이 적용된 새로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된다 – 이게 포킹(forking)이다. 그러면 투자자들이 원하는 대로 투자금을 다시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되지 않나? 문제가 있긴 있다. 그리고 이건 꽤 큰 문제이다. 이렇게 개발자들의 인위적인 개입으로 네트워크를 수정하는 건 이더리움의 근본적인 사상과 개념을 위배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은 분산적이면서 분권화된 플랫폼으로 탄생했는데, 이는 그 누구도 중앙집권적 권력을 행사하여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임의로 변경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네트워크의 권력은 네트워크상 모든 사용자에게 균등하게 분배되어 있는데, 소수집단이 개입해서 문제를 고친다는 거 자체가 이 분산적 사상을 위배하는 것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투자된 펀드는 스마트계약에 의해 특정 조건들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집행되어야 하는데, ‘변질할 수 없는’ 성격을 가져야 하는 스마트계약서를 다수의 동의를 얻어서 임의로 변경하는 게 이더리움의 원칙을 위배한다는 의미이다.

스마트계약서를 변경할 수 없다는 ‘코드 순수주의자’와 코드를 변경해서 투자자들에게 돈을 환급하자는 두 이더리움 그룹의 논쟁은 한동안 지속되다가 결국 포킹을 통해 해킹 이전의 DAO로 돌아가서 투자금을 돌려주기로 했다.

많은 분들이 포킹(forking)에 관해서 물어보는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포킹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여기를 참고하면 된다. 이번 이더리움 포킹이 특이한 점은, 여러 개발자가 같은 소스를 기반으로 개발하다가 우연히 코드의 포킹이 발생한 게 아니라, 네트워크의 규칙을 인위적으로 변경할 목적으로 – 즉, 강제적으로 포킹을 유발하기 위해서 – 새로운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포킹을 통해서 블록체인이나 이더리움의 규칙을 바꾸는 건 기술적으로는 어려운 게 아니지만, 한 번 포킹이 되면 – 특히 하드포킹 – 네트워크의 개념과 사상 자체가 바뀌기 때문에 이런 결정은 신중히 해야 한다. 재미있는 건 이 또한 네트워크의 사용자들이 결정한다는 점인데, 이는 마치 대통령 선거와도 비슷하다. 결국엔 국민이 투표를 통해서 대통령을 뽑지만, 이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이 생기기 마련이고, 이들은 불평하면서 계속 한국에 살거나 아니면 이민을 가는 경우도 있다. 이더리움이나 블록체인도 마찬가지이다. 포킹이 일어나면 이 전략과 방향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반대파들은 네트워크를 떠난다. 얼마 전에 내가 블록체인의 크기에 대한 논쟁에 관해서 쓴 적이 있는데, 본질적으로 보면 이 또한 이더리움 포킹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이더의 가격은 약 11 달러이다. DAO의 해킹, 포킹 등과 같은 큰 사건들 때문에 대부분 전문가는 이더의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이 상황을 상당히 잘 수습하면서 과학적인 접근과 개발 방법을 통해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강화하고 있다. 비탈릭 부테린과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이미지 출처 = https://diginomics.com/news/forking-ethereum/>

Trust Disrupted: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TechCrunch에서 ‘Trust Disrupted‘라는 비트코인 관련 동영상을 자체적으로 시리즈물로 만들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다. 비트코인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도 이 동영상을 보면 비트코인, 블록체인, 가상화폐 등에 대한 개념은 쉽게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6편의 시리즈인데, 각 6분~8분이니까 그냥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캐주얼하게 보면 재미있다. 이 글 밑에 각 에피소드를 embed 했으니까 여기서 직접 봐도 된다.

이 시리즈를 보면 비트코인 분야에서 꽤 유명한 사람들이 다 등장하는데(BTCChina의 Bobby Lee, USV의 Fred Wilson, Ethereum을 만든 Vitalik Buterin, 비트코인의 메인 개발자 중 한 명인 Gavin Andresen, 그리고 R3의 Charley Cooper가 그 대표적 인물들이다), 6편까지 다 본 후에 나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정말 뭔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다시 확신할 수 있었다. 특히 1편 마지막 부분에서 R3의 대표 찰리 쿠퍼가 한 말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2년 후에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는 성향이 있지만, 10년 후에 기술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2년 전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다. 신문과 미디어에서는 비트코인이 곧 화폐를 대체할 것처럼 떠들어댔지만, 아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세상이 기다렸던 그런 혁신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시들시들해졌다. 하지만, 10년 후를 본다면 나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정말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면, 단순한 기술보다 훨씬 깊은 의미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기술, 문화, 사상, 시스템, 화폐, 권력, 정치, 이 모든 게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논란도 많고,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두 집단인 실리콘밸리와 월가가 열광하면서 동시에 싸우고 있는 거 같다. 이게 제대로 자리를 잡고 구현이 된다면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 싶다.

1편: In the Beginning

2편: Mines and Miners

3편: In Search Of Itself

4편: Blockchain on the Rise

5편: Ethereum’s Blockchain

6편: Co-opt vs. Disru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