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生MBA리포트] 시리즈

3 주 전부터 박은정씨의 [生生MBA리포트]라는 기고글을 내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다. 내 글이나 책을 읽은 분들은 내가 MBA의 가치를 얼마나 낮게 평가하는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이런 MBA 관련 글 연재에 대해 약간 의아하게 생각할텐데 이 자리를 통해 몇가지 밝히고 싶다.

내가 과거에 MBA 무용론에 대해서 쓴 몇가지 글들이다:
MBA와 창업
Case study 공부하지 말기

예상은 했었지만 위 글들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비난과 욕을 먹었다. 많은 분들이 직접 이메일을 보내주시기도 했는데 대부분이 “당신이 MBA에 대해서 뭘 안다고 이런 글을 쓰는지 이해할 수 없다. 고작 5개월 하고 휴학했으면서 2년 MBA 프로그램에 대해서 마치 모든걸 다 알고있다는 듯 경영대학원이 이렇다 저렇다 비난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류의 내용들이다. 물론, 이메일 내용의 수위는 이보다 훨씬 강했다.
이런 이메일들을 읽고 나도 곰곰히 한 번 생각해 봤다. 일리가 있고 충분히 그들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쩌면 내가 MBA에 대해서 잘 모르고 너무 부정적으로 비판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전문가의 의견을 구해보기로 했고 그래서 연재하게 된게 [生生MBA리포트] 시리즈다. 기고자 박은정씨는 워튼 MBA 지만 – 당당히 졸업했다 – 매우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MBA를 바라보기 때문에 MBA가 진짜 어떤건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한테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창업을 하기위해서 MBA 학위는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내 블로그를 읽는 분들 중 MBA에 관심있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는 걸 그동안 느꼈고, 모든 분들한테 이 시리즈는 재미와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 바이블 2 무료 배포(3일만)

내 기대와 예상과는 달리 아쉽게도 아직 한국에서는 전자책 시장이 정착하지 못했다. 물론 한 순간에 tipping point에 다다르면 상황은 바뀌겠지만 전자책이 활성화 되려면 인프라, 결제정책, iTunes와 Kindle의 한국정착 그리고 독자들의 태도와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데 이게 시간이 좀 걸릴 거 같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으로만 출간한 – 나중에 시장의 흐름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종이책도 냈지만 – <<스타트업 바이블2>> 전자책은 선전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기뻐하고 있다.

2014년은 한국에도 전자책이 제대로 정착하기를 기원하며 오늘부터 3일 동안만 (미국 서부 시간 기준으로 1월 5월까지) 스타트업 바이블2 킨들 버전을 무료로 배포한다. Enjoy! (그리고 공짜로 읽으신 분들은 아마존에서 review도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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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s Candies의 교훈

Sees미국에 여행이나 출장 온 경험이 있는 분들은 웬만한 미국 공항에서 See’s Candies라는 초콜릿을 봤거나 구매해 보신 경험이 있을 거다. 나도 미국에서 공항을 이용할 일이 있거나 한국에 갈 때 항상 선물로 2~3박스 정도는 산다(그리고 내가 다 먹는다). See’s Candies라는 회사는 1921년에 LA에서 Charles See가 그의 어머니 Mary See와 부인 Florence와 함께 창업한 작은 캔디 구멍가게였는데, 최근에 한국에도 진출한 거로 알고 있다. 이 초콜릿이 더욱더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 맛이 너무 좋다는 이유 외 – 1972년도에 워렌 버핏이 2,500만 달러에 인수해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 회사이기 때문이다.

3주 전에 난 샌프란시스코에 잠깐 갔다 왔는데, LA로 돌아올 때 공항에서 습관처럼 See’s Candies 한 박스를 사서 거의 이틀 만에 와이프랑 다 먹었다. 이 초콜릿의 유일한 단점은 바로 ‘너무 맛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고, 다른 초콜릿처럼 단맛이 강하지 않다. 그리고 내가 1999년도에 처음 먹었던 그 씨스 캔디와 2013년도에 먹는 씨스 캔디는 맛이 똑같았다. 포장 또 한 거의 변하지 않고 옛날 그 촌스러운 포장 그대로이다. See’s Candies는 절대로 싸지 않다. 24~28개에 $22~$28이니까 작은 초콜릿 하나에 거의 $1인 셈이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내 주위 사람들은 그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내가 먹어도 행복하고 남한테 선물 줘도 항상 맛있어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듣기 때문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 우리 부모님과 장인/장모님도 사드릴 때마다 너무 좋아하신다.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들도 See’s Candies와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특별히 마케팅에 신경을 쓰지도 않고 요란한 껍데기와 포장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비즈니스의 core에만 집중하면 그 서비스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 본질이 좋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고객들이 줄을 서기 때문이다. See’s Candies는 초콜릿의 품질과 맛으로 승부를 겨룬다. 가격을 깍지도 않고, 크게 광고를 하지도 않고, 행사에 돈을 쓰지도 않는다. 하지만, 항상 같은 formula를 사용하고 최상의 원료를 사용한다 (내 친구가 씨스 캔디스에 원료를 납품하는데 품질 관리 정말 까다롭다고 한다). 왜냐하면, 맛이 좋으면 고객이 항상 다시 찾는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도 우리 투자사와 마케팅에 돈을 쓰냐 마냐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씨스 캔디스 생각을 했다. 거창한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남들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지만, 결국 제품이 좋으면 고객이 발생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우리가 합의한 결론이었다. 한국의 경우, 요새 정부에서 주관하는 행사도 많고 이런저런 pitch 대회도 많은데 이런 데만 여러 번 참여하는 많은 회사들 보면 솔직히 한심하다. 진작 중요한 게 뭔지 모르고 너무 껍데기에만 신경을 쓰는 거 같은데, 그럴 시간에 제품이나 좀 제대로 만들라고 말해주고 싶다. 고객들이 사용할만한 제품을 만드는데 100%의 노력과 시간을 들여도 성공확률은 5% 미만인데 발표자료랑 회사소개서 만드는데 사장과 경영진들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비싸면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가 있고, 비싸지만 필요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서비스가 있다. 후자가 되려고 모든 벤처인은 노력해야 한다. See’s Candies 처럼.

참고로 See’s Candies는 워렌 버핏이 공식 석상에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투자사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이미지 출처: See’s Candies 웹사이트 http://www.sees.com>

새로운 2014년, 새로운 웹사이트

그동안 나는 baenefit.com과 thestartupbible.com이라는 웹사이트를 동시에 운영했다. 하나는 2007년도에 시작한 개인 블로그이고, 다른 하나는 스타트업 바이블 2를 출간하면서 시작한 책을 마케팅하기 위한 웹사이트였다. 솔직히 2개를 관리하는게 시간도 많이 들어가고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웹사이트를 하나로 통합하고 개편하는 프로젝트를 공개모집해서 Jason Park (@solid8tion)과 같이 작업했고 드디어 live 할 수 있어서 매우 뿌듯하다.

솔직히 baenefit.com이라는 이름을 유지하고는 싶었지만 내가 쓴 책들, 그리고 내가 주로 포스팅하는 글의 내용과 동일한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어서 The Startup Bible로 결정했다(baenefit.com 도메인을 10년 전에 구매했을때는 멋진 이름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좀 많이 촌스러운 면도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고 앞으로 계속 작업하면서 살을 붙여갈 계획이다.

그리고 2014년도에는 글을 더 많이, 자주 쓰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새로운 웹사이트에 대한 피드백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生生MBA리포트] 미국 회사들은 왜 (아직도) MBA 를 원하는가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금융위기 직후 MBA졸업생들의 취업률도 낮아지고 starting salary 도 한동안 동결되면서 MBA 회의론이 급부상했습니다. MBA는 기업에서 졸업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순간 그 생명이 끝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러나 취업률은 금융위기 전만큼은 아니라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고, 투자은행이나 컨설팅펌 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향후 조직의 리더로 성장할 인재를 여전히 MBA에서 찾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 때문은 아닙니다. 예전에 “10일만에 끝내는 MBA (The Ten-Day MBA)”라는 베스트셀러가 있었습니다. 약간의 과장을 더해서 이야기하면, 사실 MBA에서 가르치는 경영학 지식의 깊이는 이 책보다 딱히 대단하지 않습니다. 유명한 대가 교수들의 학문적인 연구는 MBA는 이해할 수도 없을 뿐더러, MBA가 배워서 실무에 적용할 수도 없습니다. 네트워킹 이라는 측면에서도, MBA가 좋은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네트워킹은 취업할 때 제일 유용하지, 회사 입장에서는 크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기업(특히 미국회사)들은 MBA들을 좋은 조건으로 여전히 채용하는 걸까요?

무엇보다 비즈니스 스쿨의 학생 선별 과정에 대해 갖고 있는 깊은 신뢰 때문입니다. 미국 기업들은 중간관리자 이상의 위치에서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은 주체적인 리더십을 갖춘 인재여야 한다고 믿는데, 그러한 인재를 골라낼 훌륭한 안목을 가진 전문가가 MBA Admission Committee 라고 믿습니다. MBA는 리더십이 없는 사람들을 뽑아서 리더십을 개발해 장착시켜 주는 곳이 아닙니다. 이미 리더로서의 잠재력이 있는 이들을 선별하여 훈련하는 곳입니다. 이 점은 리더십보다는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의 습득을 강조하는 다른 MS 프로그램과 (London Business School의  Master in Finance나 카네기멜로 Tepper의 Master of Computational Finance 등)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자, 트레이딩처럼 technical한 분야(크게 리더십이 필요없는 분야)에서 MBA 학위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국 문화에서 생각하는 훌륭한 리더는 John F. Kennedy나 오바마에 가깝습니다. 천재적인 두뇌나 학벌, 훌륭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보다는 외려 달변가로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변화를 이끌어낸 사람들이 리더의 자질이 있다고 믿습니다. (반대로 우리 나라에서는 유교적 전통 때문에 달변가보다는 묵묵히 결과로 승부하는 사람을 더 높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MBA 지원자가 리더로서의 잠재력이 있는지를 어떻게 판별할까요? 미국 학교에서는 종종 “Past success is the best predictor of future success(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의 가장 확실한 지표다)”라는 말을 합니다. 학교들은 지원자가 과거에 불확실성이나 위기상황 속에서 다른 이들을 설득하여 조직을 이끌어나간 경험이나, 다른 이들과 갈등이 있을 때 그것을 어떻게 현명하게 봉합하고 팀을 단합했는지에 대한 에세이를 근거로 리더십의 자질을 판단합니다. 다양해 보이는 에세이 질문들도, 결국은 ‘당신에게는 리더십이 있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미국이 전반적으로 신뢰의 사회고, 미국 지원자들이 자기 에세이에 거짓말을 쓰기를 꺼려하는 부분도 이런 선별과정에 힘을 실어줍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이러한 선별과정이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학교들은 매년 에세이나 인터뷰 질문, 형식을 바꾸는 등의 다양한 실험을 통해 선별과정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일단 선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리더십 기회를 제공합니다. 모든 학생들이 필수로 들어야 하는 리더십 수업들도 있고, 선택할 수 있는 활동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Wharton에는 Leadership Venture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남극이나 킬리만자로 등을 함께 등정/등반할 수 있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 하에서 사람들과 협업하고 스스로를 절제하여 리더십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고안된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하여 학생들은 체력 및 안전훈련을 소화해야 할 뿐 아니라, $10,000 이상의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활동을 통해 극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이겨내기 위하여 도전하는 정신을 가진 학생들을 기업에서는 높게 평가합니다.

기업들은 오랫동안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뽑는 역할을 비즈니스 스쿨에 아웃소싱을 맡겨온 셈입니다. Formal MBA Recruiting을 거의 하지 않던 Tech(Google, Paypal etc.) 회사들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전략적인 insight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MBA 채용을 시작하거나 늘리고 있습니다. MBA가 수십년간 해온 아웃소싱의 역할을 대체할 만한 다른 대안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이 최근의 부정적인 통계들에도 불구하고 MBA의 미래에 대해 밝은 견해를 유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MBA 에 관심은 있는데 미래에 행여나 유명무실한 스펙이 되지 않을까 고민은 접어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