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된 시장은 있을 수 없다 – Chobani 이야기

“그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인 거 같은데요.”라는 말을 우리는 이 바닥에서 매일 듣는다. 창업가들이 뭔가 해보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은 – 친구, 가족, 투자자, 동료 모두 – 이런 말을 하면서 말린다. 이미 그 시장에는 시장점유율 30% ~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메이저급 플레이어와 수십 개의 잔챙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같은 시장에서 성공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포화 시장 속에서도 소수의 몇 사람들은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그 기회를 크게 성장시키기까지 한다. 미국 Chobani 요구르트가 그런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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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www.chobani.com>

함디 울루카야(Hamdi Ulukaya)는 아나톨리아 반도(터키령의 아시아 측 흑해와 에게해, 동지중해로 둘러싸여 서쪽으로 돌출한 대반도)의 일리치라는 인구 1,000명이 안 되는 작은 동네 출신이다. 그의 가족은 여기서 양목장을 운영하면서 치즈와 요구르트를 만들고 있었다. 그는 94년도에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미국에 처음 왔고,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뉴욕의 북부지역에 남기로 했다. 그의 아버지가 아들을 방문했을 때, 함디는 고향에서는 흔히 먹을 수 있는 제대로 된 페타(Feta)치즈를 찾는데 실패하자 직접 Euphrates라는 회사를 창업해서 페타치즈를 만들어서 도매상들에게 팔기 시작했다.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은 아니었지만, 시작은 여느 스타트업 초창기와 다르지 않았다. 비즈니스 경험이 없음으로 모든 건 시행착오와 실패로 배웠고 그는 직접 제조한 치즈를 고물차에 싣고 여기저기 방문 판매했다. “내일 망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지 않기까지는 2년이라는 길고 힘든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가 그는 2005년도 봄에 우연히 우편물에서 식품업체 Kraft가 85년 된 요구르트 공장을 수 억 원에 매각한다는 광고성 엽서를 보게 되었고, 호기심에 그 공장을 견학하러 갔다. 그가 가서 본 이 낡은 공장은 엉망 그 자체였지만, 그는 여기서 희망을 발견하고 미국의 중소기업청에서 인수 자금의 절반을 빌려서 공장을 인수했다. 2005년 8월 17일 그는 공장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고, 당시 공장 직원 55명 중 4명을 채용해서 요구르트 제조를 시작했다.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 당시 요구르트 시장은 포화상태였다. 메이저급 업체인 Yoplait, Dannon, Danone 등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이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살아남으려면 뭔가 다른 종류의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쵸바니(Chobani: 터키어로 “목동”을 뜻함)는 이제는 거의 명사같이 된 ‘Greek 요구르트’에 집중하기로 했다. 일반 요구르트보다 조직이 더 걸쭉한 그리스 요구르트는 콜레스테롤과 설탕 함유량이 적으면서 단백질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솔직히 맛은 나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반 요구르트를 더 선호한다).

당시 소수의 고급 슈퍼에서만 팔고 있던 그리스 요구르트에 대기업들이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유는 미국인들은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담백한 맛의 그리스 요구르트를 먹지 않을 거라는 시장의 편견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함디가 실제 시장에서 발견한 사실들은 이와 완전히 반대였다. 그리스 요구르트를 먹는 소비자들은 더 많은 종류의 그리스 요구르트를 원하고 있었고 그가 내린 결론은 “미국인들이 그리스 요구르트를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니라, 대기업들이 안 만들어서 못 사는거다” 였다. 그의 예상대로 쵸바니는 대성공이었다. 현재 쵸바니는 전 세계에 직원 3,000명을 고용하며 매주 4,000만 파운드의 요구르트를 미국에서 생산한다. 작년 매출은 10억 달러를 넘었다. 가장 재미있는 사실이자 이 글의 핵심은 바로 2007년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던 ‘그리스 요구르트 시장’이라는 카테고리를 쵸바니라는 브랜드가 새로 만들었다는 점이다(당시에는 요구르트 시장은 이미 포화되었다 라는게 기정사실이었다). 2007년도에 팔린 전체 요구르트 중 그리스 요구르트는 1%였는데 2013년 이 수치는 35%이며 쵸바니는 시장의 리더이다. 실제로 미국 대형 슈퍼마켓의 요구르트 코너에 가면 일반 요구르트는 그리스 요구르트에 가려서 뒷 부분에 배열되어 있다. 나도 이제는 쵸바니를 자주 먹는 편이다.

“포화된 시장”은 함디같은 야심 찬 창업가들에게는 특별한 장애물이 아니다. 단지 새로운 혁신을 일으켜야 하는 또 다른 시장일 뿐이다. 포화되었다는 말은 그 시장 자체는 매력적이라는 의미이니, 여기서 뭔가 새로운 걸 하면 된다.

<이미지 출처 = Chobani.com>

발표에 도움되는 운동(움직임)

9월 13일 팔로알토에서 열린 beGlobal 2013 행사를 통해서 여러가지를 배우고 느꼈다. 특히, 다시 한번 공감했던 부분은 바로 영어의 중요성(창업 team은 반드시 영어를 해야한다)이었고 깜짝 놀랐던 부분은 한국 team들의 놀라운 발표 실력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타파스 미디어의 김창원 대표가 여기에 자세히 썼다.

나도 행사 전날 10개 팀들과 발표 리허설을 같이 했고 발표 전에 긴장을 줄여주기 위해서 이런저런 농담도 했지만 역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짧은 시간안에 내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발표하는 자리는 부담될 수 밖에 없다. 발표에 전문가이자 달인인 Matthew Kohut이 권장하는 다음 4가지 운동(움직임)을 숙지하면 발표할 때 큰 도움이 된다:

1. 자신감 극대화: 아주 중요하고 긴장되는 발표나 미팅 시작하기 바로 전에 스트레칭 하듯이 두 팔을 최대한 높게 하늘을 향해 뻗고 1분에서 2분 동안 그 자세를 유지해라. 이렇게 하면 내 몸이 최대한 커지고 이 몸동작은 뇌를 자극시키면서 자신감 및 안정감과 관련된 호르몬 작용을 일으킨다.

2. 손처리: 발표할때 가장 난감한 것 중 하나가 손 처리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Kohut씨는 발표하는 동안 두 손 사이에 공이 있다고 상상하라고 한다(공을 잡고 있듯이). 처음에는 배구공으로 시작하고 그 이후에는 이야기하는 주제에 따라서 더 큰 비치볼이나(두 손 사이의 간격이 넓어짐) 아니면 훨씬 작은 구슬로 바꾸면 된다(엄지와 검지 사이).

3. 고개를 치켜세워라: 상대방에게 항상 내 얼굴을 똑바로 보이게 하는건 자신감을 상징한다. 고개가 똑바르면 이 동작 또한 뇌로 하여금 온 몸에 자신감을 부여할 수 있다.

4. 공간 활용: 공간이 아주 작으면 모르겠지만 넓은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발표자들을 우리는 여러번 봤다. 물론, 공간을 잘 활용한다는 게 그냥 무대 여기저기 왔다갔다 한다는 건 아니다. 의미없이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하면 마치 우리 안에 갇힌 동물의 움직임을 연상시키니까 아주 의도적으로 공간을 잘 활용해야한다.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무대의 특정 위치로 걸어가서 거기서 의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포인트를 그 주변의 청중들에게 강조하고, 다시 다른 곳으로 가서 그 쪽의 청중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발표에 대해서 쓴 과거 포스팅들:
남들 앞에서 말을 잘할 수 있는 11가지 기술
Public Speaking
Palace Hotel 무대에 다시 서다

Case study 공부하지 말기

나도 한때는 MBA 프로그램에서 열심히 케이스 스터디를 읽으면서 공부하는 학생이였다. 워튼 스쿨 입학 6개월만에 중퇴한 뒤로 나는 주위에 창업과 스타트업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MBA를 한다고 하면 적극 말리고 있다. “MBA와 창업“에서 창업하는데 왜 MBA가 별로 도움이 안 되는지 설명했지만, 창업자가 아니라 스타트업에서 마케팅이나 전략을 담당하는 직원들도 MBA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MBA 프로그램 2년 동안 신물나게 읽고, 공부하고, 분석하고, 리포트를 쓰는 케이스 스터디들이 이 마이너스 요소의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나는 생각한다. 케이스 스터디는 남의 회사에 대한 과거와 그 회사가 과거에 직면했던 특정 문제에 대해서 fancy하고 극적인 말로 만든 사례집이다. 이런 사례들이 재미는 있고 어떤 사례들은 일반 경영 소설보다 훨씬 읽기 편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한 회사들이 과거에 직면했던 문제들과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식으로 극복했는지를 한편의 단편 소설과 같이 극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건 내 회사가 아닌 남의 회사 이야기이고 남의 성공 스토리라서 내가 실제 일할때 – 특히 스타트업이라면 – 적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런 사례를 많이 읽을수록 우리는 실제 일하면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면 창조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꾸 그 상황과 비슷한 특정 사례에 대해서 떠올리려고 노력한다. “맞아. 전에 그 회사 사례에서는 이런식으로 문제점을 해결했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남이 다른 회사에서 사용했던 방법과 전략을 나의 현재 상황에 적용하려고 한다.

매일 매일 새로운 회사가 생기고, 회사들이 망하고, 상황이 변하는게 이 바닥이다. 그 어떤것도 영원하지 않고, 모두에게 맞는 정석이라는게 없는게 이 세상이다. 수 년, 심지어는 수 십년 전에 남의 회사의 – 비슷한 업종에 있는 비슷한 회사라도 직면한 외부 요인들이 과거와는 다르다 – 케이스를 굳이 현재 상황에 적용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는 너무 많은 케이스 독서와 다른 회사들에 대한 과도한 분석은 스타트업 운영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고 생각한다. 남에 대해서 너무 많이 공부하면 그들과 똑같은 길을 택할 확률이 높아지고, 이건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도 벤처를 경험해보고, 매일매일 창업가들과 같이 일 할수록 더욱 더 확신을 갖게 된다. 남들이 하는 방법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기존의 틀과 사고방식을 완전히 깨버리는 사람들이 이 스타트업 바닥에서 살아남고 성공할 확률이 훨씬 더 크다는 걸. 남들이 해보지 않은 나만의 방법으로 꾸준히 실험하고, 실패하고, 새로 배우고 또 실험하는 걸 지속적으로 반복하다보면 오히려 남들이 나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를 하나 만들지도 모른다. 전에 PreMoney라는 conference에서 Marc Andreessen이 MBA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2년 동안 남의 성공사례에 대해서 공부하려고 2억원 이상의 등록금을 낼 바에, 그 돈을 자기 자신한테 투자해서 뭐라도 하는게 좋습니다. 실패하더라도 미래의 성공을 위한 ‘직접적’ 배움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창조경제 정부의 역할

몇 달 전에 TechStars/Brad Feld의 ‘저자와의 간담회’에 갔다가 받은 그의 책 “Startup Communities“를 얼마 전에서야 읽었다. 특별히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술술 읽히는 재미가 있는 이 책은 굳이 실리콘 밸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다 본인이 사는 곳에서 창업과 스타트업 관련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며, 이와 관련된 Brad의 경험 위주의 책이다(Brad Feld는 콜로라도 주의 Boulder에서 여러 가지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맨손으로 만든 선구자 중 한 명이다). 여기서 그는 스타트업 활동과 커뮤니티를 만듦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에 관해서 설명했는데 내가 많이 공감한 부분들이 있어서 여기서 잠깐 공유해본다.

-Leader vs. Feeder: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만들고 잘 운영하려면 ‘leader’와 ‘feeder’의 역할이 분명 해야 하며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분수를 알아야 한다고 Brad는 주장한다. 영문 그대로 leader는 앞장서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커뮤니티의 멤버들을 융합시키면서 모든 사람이 항상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남들한테 행동으로써 모범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Leader는 항상 현재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창업가 또는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Feeder는 leader들이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옆에서 이런저런 도움과 지원을 먹여주는(=제공하는, feed) 사람들이다. 주로 정부, 대학, 기관, 대기업 등이 feeder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정부가 창업을 진흥하고 벤처를 돕겠다는 의지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매우 강하다. 지금 한국이 딱 그런 거 같다. 하지만, 정부가 항상 범하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본인들이 feeder가 아니라 leader라고 생각하는 점이라고 Brad는 경고한다. 정부는 leader가 절대로 될 수 없다. 왜냐하면, leader들의 가장 큰 특징이자 필수조건은 “입으로 하는 leading”이 아닌 “행동으로 하는 leading”인데 정부는 태생적으로 행동이나 실행과는 거리가 멀다.

-중소기업 vs. 고성장 스타트업: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나라에서 스타트업 관련 업무를 맡는 부서는 중소기업청 소속인데 이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Brad는 주장한다. 왜냐하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특히 소기업)은 주로 특정 지역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업을 하는 저속성장의 비즈니스이다. 그래서 중소기업을 주로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이라고들 한다. 반면에 스타트업은 고속성장의 가능성을 가진 비즈니스이며 지역경제와는 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스타트업들은 본인들 비즈니스에 워낙 focus하고 있으므로 스타트업의 직원이라는 입장에서만 지역경제나 국가 경제에 간접적으로 공헌만 할 수 있다. 정부의 스타트업에 대한 무지는 바로 ‘벤처기업=중소기업’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그는 말한다.

-스타트업에 대한 무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창업 지원정책은 그 누가 봐도 실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창업가들의 생각과 필요성과는 거리가 멀다. 담당자들이 스타트업이나 창업가 커뮤니티에 대해서 너무 몰라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정부 담당자들은 사업을 시작하고, 가끔은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스트레스를 속으로 참으면서, 개인/가족/회사를 밸런스 한다는 게 뭔지 잘 모른다. 오직 책으로만 습득한 얕은 지식을 창업정책에 적용하려고 하니까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
진심으로 스타트업과 창업자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싶다면 스타트업 행사나 창업가들이 모이는 곳에 가서 여러 사람의 말을 듣고 질문하는 걸 Brad는 권유한다. 이런 행사는 대부분 근무 시간 후 늦은 오후/밤 또는 주말에 있는데, 공무원들은 근무 시간 후에는 일하지 않는다는 게 또 다른 문제다.

주기적 문제: 정부와 스타트업의 시계는 너무 다르다. 태생적으로 주기가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예를 한 번 들어보자. 한국의 정권은 5년마다 바뀐다. 이 때문에 모든 정부의 정책은 5년이라는 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한 3개월 동안은 아무런 활동이 없다. 새로운 정부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한다. 그다음 6~8개월 동안은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담당자들이 바뀌고, 계획을 세우고, 정책을 만들고, 발표한다. 이러면서 1년이 날아간다. 남은 4년 중 3년 동안 새로운 정책들이 (운이 좋으면) 부분적으로 실행되고 마지막 1년은 또 그다음 정권 준비한다고 날아간다. 정부는 이 3년 동안 무조건 실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면서 단기적인, 그리고 외형적인 성과를 원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최소 5년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는 정부의 시계와 맞지 않는다.

Feeder로서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하고 쉬운 건 과연 정부가 뭘 어떻게 해주면 되는지 창업가들한테 직접 물어보는 것으로 생각한다. 스타트업 정책을 만드는데 왜 대학교수들과 조찬 간담회를 하고 대기업 간부들과 회동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간다. 창업가들한테 정부가 뭘 해줄 수 있는지 물어본 후에 “그건 대한민국 정부가 지원할 수 있습니다.” 또는 “그건 우리가 할 수 없습니다”라고 명확하게 답변을 줘야 한다. “상부에 건의해 볼게요” 라면서 5년 동안 뭉그적거리지 말고.

이 글을 읽는 분 중 지금까지 정부의 도움을 받은 창업가들이 있다면, 정부가 여러분들의 스타트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구체적인 댓글로 알려주면 나와 다른 독자들한테 큰 도움이 될 듯.

피에나 Tender Touch 분유 제조기

내 주위에는 부부 창업가들이 몇 명 있다(와이프랑 같이 회사를 만들고 경영을 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참으로 공포스러울거 같다). 현재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부부 창업 스타트업이 하나 있고, 얼마전에 투자한 피에나 또한 그렇다. 피에나는 삼성전자 출신 엔지니어 부부 Michelle과 Michael이 창업한 유아 전문 가전제품을 디자인,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이다.

내가 항상 강조하지만 스스로의 필요 때문에 창업한 비즈니스는 그렇지 않은 비즈니스보다 성공할 확률이 크다(‘생존을 위한 창업‘ 참고). 피에나 또한 이 부부의 필요에 의해서 창업하게 된 회사다. (나는 애가 없어서 직접 경험한 거는 아니지만) 맞벌이 부부들이 애기를 키우는 건 쉽지 않다고 한다. 특히 새벽에 일어나서 분유를 타는 건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라고 한다. “조금 더 빠르고 쉽게 분유를 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피에나가 탄생했다.

John이나 나나 가전제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거나 하드웨어 전문가는 아니지만, 우리는 피에나에 대한 몇가지 기본적인 사항들이 마음에 들어서 투자를 결정했다. 일단 창업자 두 분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들이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부류의 팀이다. 또한, 이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점은 – 더 싸고, 빠르고, 편리하면서도 적당한 가격의 유아 전문 가전 제품 제조 – 굉장히 큰 시장을 형성한다. 주로 이런 큰 시장에서는 반드시 1등이 아니더라도 2등, 3등 및 몇 명의 player들이 편안하게 공존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이 문제점들을 ‘기술’을 이용해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점들이 마음에 들었다.

피에나의 첫번째 제품인 Tender Touch 분유 제조기가 준비가 되었고 현재 대량 생산을 위한 비용 마련을 위해 Indiegogo에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직접 펀딩해 주시거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서 공유해 주시면 회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피에나 Tender Touch 분유 제조기는 90초 만에 물을 급열 및 급냉시켜 분유 제조 과정을 커피 한 잔 만드는 것 보다 쉽게 만든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