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바이블 1

같이 성장하기

우리 투자사 중 온라인 취미 클래스를 모바일로 제공하는 클래스101이 얼마 전에 꽤 큰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했다.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게 투자를 많이 받은 거와 회사가 성공하는 거랑은 상관관계는 약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큰 투자를 받으면 두 가지 측면에서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 일단,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내부 자신감이 강해진다. 그동안은 스스로 열심히 한다고 모니터만 보고,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누군가 외부에서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건, 이렇게 열심히 일 하는 게 헛짓은 아니라는걸 인정하는 거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다른 건, 이렇게 큰 투자를 받은 내용이 보도되면,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인재들은 몸값이 비싼데, 큰 투자를 받은 회사에 입사 지원 할 확률이 더 크기 때문이다.

클래스101은 내가 직접적으로 알고 경험한 스타트업의 컴백 스토리 중 가장 드라마틱하고 재미있다. 아니,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재미있고, 술 먹으면서 즐겁게 안줏거리 삼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당시 힘들었을 때는 정말 절망적이었다. 이 컴백 이야기에 대해서는 내가 전에 잠깐 적이 있다. 클래스101 투자 소식이 발표되자마자 나는 미국에 있는 강광욱 교수님한테 카톡으로 감사하다는 문자를 전했는데, 오늘은 강교수님과의 인연, 유니스트와의 인연, 그리고 클래스101 투자에 대해서 좀 써보고 싶다.

2015년 2월 나는 한국에 잠깐 출장 나와 있었는데, 여기서부턴 강광욱 교수님이 페이스북에 쓴 내용을 그대로 공유한다:

당시 한국을 출장차 방문 중이셨던 Kihong Bae 대표님은 바로 답장으로 (2월 11일 밤 11시경) 유진과 나에게 이메일을 주셨다. 마지막 문장이 “I am actually in Korea right now but leaving on 15th back to LA. Would love to talk / email with you.”
방학이었던 나는 메일을 받고 바로 전화를 했는데 미팅중이었던 터라, 다음날 (2월 12일 밤 11시경)에 답변을 쓴다. “배기홍 선생님..”으로 시작하는..

그리고 일정이 맞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2월 15일 인천공항에서 출국하는 2층 어느 한식 집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한 시간 여의 짧은 만남을 하게 된다. 창업교육센터를 시작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처음 읽었던 책이 ‘스타트업 바이블’이었는데 당시 배대표님의 첫 소개 말씀이 ‘스타트업 바이블’이라는 책을 썼다 하셔서, 아 그럼 혹시 중앙대 출신 아니시냐며 여쭙다가 동문 선배님임을 알게 되었다. 그날 UNIST의 특강을 요청드리고 다음에 한국 나오실때 (당시에 LA에서 거주 하셨음) 울산에 와주십사 요청을 드렸는데 공항까지 쫓아나와준 수고로움 탓인지 기꺼이 응해 주셨고, 다음달인 3월 9일 UNIST에서 학생들 대상으로 처음 강의를 해주셨다.

그날 공항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중 하나가 내가 잘은 모르지만, 뭔가 실속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데 도와주시라! 였다. 기계연에서 일하면서 정부 프로그램 들의 보여주기식을 좀 알던터라 그리 말씀드렸는데, 당시 Strong Ventures는 초초기 투자를 하고 있었고 남들이 서울할 때 지방의 가능성을 보고 계셨다.

아마도 ‘스타트업 바이블’ 책에서 그 고충과 치열함을 봤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학교라는 인연이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짧은 만남의 강렬한 인상때문일까.. 나 역시 자연스레 의지한 부분이 있었고,
서울에서 beGlobal 서울 컨퍼런스가 있는데 학생들과 와보면 어떻겠냐는 배대표님 말씀에 버스 한대를 이끌고 울산에서 DDP까지 가서 보면서 그 치열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이 무모함이 아마 배대표님께도 조금은 믿음을 주었던지 그 이후 계속 Skype 통화를 하면서 UNISTRONG이라는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되었다.

학생들 선발, 지원금, 숙소 선정, 비행기 등 한번도 대규모로 학생들에게 지원을 해준적도 없고 무모 했는데, 우한균 교수님은 뭐 해보지뭐, 내가 알아서 할께 해봐! 라고 하셨던것 같고 배대표님과 나의 실험은 그렇게 한발작씩 나가게 된다. 그 첫해 프로그램에 뽑힌 팀이 페달링, NPC, 그리고 Nspoons. 페달링과 엔스푼즈는 이미 교내에서 두각을 날리던 팀이라 이 팀이 해외연수(학생들에게는 그렇게 보였던것 같다. 해외연수로)가 아닌 Incubating을 가는데 상당히 반발이 있었던 것 같다.

여튼 그렇게 인연을 맺게되어 아마 학생들도 Strong Ventures의 배기홍 존남 대표님께서도 처음 프로그램이라 더욱더 많은 시간을 쏟으셨던것 같다. 4주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직접 내가 LA에 가서 보고 학생들과의 1:1 면담, 문제점 등을 물어보았고, 다들 힘들지만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때 LA의 한 소주방에서 노래방 기기(?)를 앞에 두고 소주와 김치찌게가 놓인 긴 방에서 한국/미국인 투자자를 모시고 Pitching하던 장면도 잊을수가 없다. 배대표님께서 조금 웃기죠? 하시며 민망해 하셨던것 같은데 아무렴 어떠냐, 다들 저렇게 진지한데 라고 답변 했던것 같다. 다음날 아마 Strong Ventures와 StudyMode에서 페달링과 엔스푼즈에 5천만원 정도로 투자할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위의 강교수님 이야기를 내 버전으로 다시 해석을 좀 해보면…실은 한국 출장 나오면 엄청나게 바빠서, 원래 계획에 없던 미팅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게 내 원칙이다. 주로 5일 한국 출장 나오면, 오찬 미팅부터 시작해서, 저녁 1차, 2차 까지 하면 하루에 미팅을 7개 정도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한 3일 차 정도 되면 빨리 마무리하고 집에 가고 싶을 정도로 바쁘고 정신이 없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유니스트라는 학교의 교수가 시간을 내달라고 하니까 당연히 귀찮기도 하고, 몸도 피곤하니까, 다음에 한국 다시 나올 때 그때 보자고 한 거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사람은 그냥 포기하는데, 강교수님은 좀 집요했다. 결국, 이분은 이번에 만나지 않으면 LA까지 쫓아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잠깐 보기로 했고, 그 만남으로 인해서 유니스트와의 인연이 생겼고, 좋은 유니스트 창업가 회사들에 투자하게 됐다(클래스101, 엔스푼즈/헤이마일로, 10B/씀).

클래스101 후속 투자로 인해 스트롱벤처스 투자사의 기업가치가 올라간 건 투자자로서 당연히 너무 좋다. 그런데 이런 밸류에이션을 떠나서,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행복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건, 바로 2015년 2월 강광욱 교수님과의 첫 만남 이후, 4년 동안 우리 모두 같이 성장했다는 점이다. 클래스101 창업멤버들은 우리가 처음 투자할 때는 사업에 대해서는 잘 모르던 순진한 학생들이었는데, 이젠 기업의 미션과 가치에 대해서 나랑 이야기하고, 직원들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모티베이트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그 4년 동안 진흙밭에서 구르면서 학생에서 사업가로 멋지게 성장한 것인데, 실은 나는 개인적으로 이게 너무너무 감동적이다. 뭐, 그렇다고 내가 뭘 해준 건 없지만, 그냥 옆에서 이 여정을 같이 한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강광욱 교수님은 이제 한국을 떠나 미국의 Salisbury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는데, 한국-미국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가장 좋은 네트워크와 산지식/산경험을 확보한 한국 교수님이 된 거 같다. 교편을 잡고 있는 교수님이지만, 내 눈에는 이미 본인은 entrepreneur로 성장하셨다.

나는? 나 또한 클래스101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일단, 사람의 힘은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누가 봐도 망한 회사를 이렇게 멋지게 컴백시킬 수 있었던 건 타이밍과 운이 중요한 역할을 하긴 했지만, 결국엔 이 젊은 친구들이 만든 작품이다. 그리고, 끝나기 전에는 끝나지 않았다는 다소 상투적인 이 말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남이 끝났다고 해도, 내가 끝나지 않았다고 하면, 아직은 끝나지 않은 것이고, 이런 자세와 마음가짐에서 변화는 시작되는 거 같다.

우리 모두 앞으로 같이 더욱더 성장하길.

The Startup Bible – 2018 정리

해마다 12월 마지막 주에는 한 해 동안 쓴 글들에 대해 정리를 하는 포스팅을 올리는데, 마침 오늘은 2018년 마지막 날이라서 올해 정리를 해본다.

2018년에 난 104개의 포스팅을 올렸는데, 이는 3.5일에 한 번씩 블로깅을 한 셈이다. 104개의 포스팅을 읽기 위해서 The Startup Bible 블로그를 방문한 분은 총 126,271명이다. 월평균 10,522명이 방문을 한 셈이다.

2018년도에 가장 많이 읽힌 Top 10 글은 다음과 같다:

1/ ICO(Initial Coin Offering)와 코인경제
2017년에도 가장 많이 읽혔던 글인데, 올해도 넘버 원이다. 가상화폐와 ICO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지면서 내년에는 반응이 시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올해는 암호화폐와 ICO, 그리고 여기에 올 인했던 분들한테는 정말 견디기 힘든 한 해 였을 것이다.

2/ 한국인들의 7가지 실수
8년이 넘었는데도 꾸준히 읽히는 all-time 베스트/스테디 글이다. 실은 글보다도 댓글들이 더 재미있고 자극적이고, 그냥 쌍욕 하는 댓글도 많은데, 내가 하나씩 답을 달다가, 어느 순간에 그냥 포기했다.

3/ 팀 빌딩과 타이밍
이건 올 초에 올린 글인데, 생각보다 많은 분이 읽었다. 회사를 만드는 사람들과 이 사람들이 만든 회사를 운영하고 키우는 사람들이 다른 경우가 많은 현상에 대한 글이다.

4/ Hustle의 승리
이 글이 많이 읽힌 건 전혀 놀랍지 않다. 이 블로그 자체가 hustle 위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5/ 꾸준함에 대해
누구나 다 삶이나 직장에서 꾸준함을 추구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그만큼 꾸준하게 뭔가를 한다는 건 어려운 거 같다.

6/ 일을 하는 시스템 만들기
“우리 회사가 단체 해외 워크숍을 가는데, 비행기가 무인도로 추락해서, 여기에 3개월 동안 고립된다면, 우리 회사의 매출과 성장에 얼만큼의 지장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다” 라면, 일을 하는 좋은 시스템을 만든 회사에 다니고 있다.

7/ 가상화폐거래소에 투자하는 정부
특별한 내용은 없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내용.

8/ 좋은 판단의 형성
벤치마크 캐피탈 파트너 빌 걸리의 명언
“올바른 판단은 경험에서 나오고, 경험은 틀린 판단에서 나온다(good judgment comes from experience, which comes from bad judgment).”

9/ 나만의 목표
남들한테 내가 어떻게 보일까에 집중하지 말고, 나만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는 건, 말은 쉽지만, 행동은 정말 어렵다.

10/ 대기업은 호구
스타트업을 골탕 먹이는 대기업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면, 오히려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호구가 될 수 있다.

이상 2018년에 가장 많이 읽힌 글 10개였다. 통계를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작년만큼 꾸준히 질 좋은 글을 썼다고 생각하는데, 블로그 방문객이나 글 조회 수는 거의 반토막이 났다. 뭐, 이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고, 남들한테 보여주려고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수치가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난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 거 같은데, 한 번 연구를 해봐야겠다.

하여튼, 이 블로그 독자들도 Happy New Year!

The Startup Bible – 2017 정리

해마다 12월 마지막 주에는 한 해 동안 쓴 글들에 대해 정리를 하는 포스팅을 올렸는데, 연말을 인터넷 없이 보냈기 때문에 1월 첫째 주에 작년 정리를 해본다.

2017년에 난 107개의 포스팅을 올렸는데, 이는 3.4일에 한 번씩 블로깅을 한 셈이다. 107개의 포스팅을 읽기 위해서 The Startup Bible 블로그를 방문한 분은 총 277,476명이다. 월평균 23,123명이 방문을 한 셈이다.

2017년도에 가장 많이 읽힌 Top 10 글은 다음과 같다:

1/ ICO(Initial Coin Offering)와 코인경제
2017년 가장 핫했고, 앞으로도 up and down을 반복할 가상화폐와 ICO에 대한 관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순위이다.

2/ 한국인들의 7가지 실수
7년이 넘었는데도 꾸준히 읽히는 all-time 베스트/스테디 글이다. 실은 글보다도 댓글들이 더 재미있고 자극적이고, 그냥 쌍욕 하는 댓글도 많은데, 모두 다 스팸처리를 했다.

3/ 남들 앞에서 말을 잘 할 수 있는 11가지 기술
여러 블로그와 카페에서 공유된 글인데, 대중 앞에서 말하거나 발표하는 건 항상 어려운 거 같다.

4/ Bitcoin vs. Ethereum
가상화폐의 양대산맥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한 글인데, 역시 가상화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5/ 비트코인 가격 앞으로 어떻게 될까?
2016년 9월 이 글을 쓸 때 비트코인 가격이 630달러였는데, 그동안 엄청난 일들이 일어났다.

6/ 스톡옵션 개론
아직도 많은 분이 실제 주식과 스톡옵션의 차이를 잘 모르는데, 이 글이 그나마 이 차이를 쉽게 설명하고 있으므로 많이 읽히지 않았나 싶다

7/ 운동선수들로부터 배우는 슬럼프 극복 방법
2017년은 좋은 한 해였지만, 스트레스, 불안, 우울은 이 일을 하면 항상 같이 손잡고 가야 하는 친구들인 거 같다.

8/ 나의 힘들었던 영주권 경험
2016년에도 이 글은 8번째로 많이 읽힌 글인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트럼프 정부가 집권하면서 외국인이 영주권을 취득하는 과정이 더 험난해졌기 때문인 거 같다.

9/ 스톡옵션의 세금
6번의 스톡옵션 개론과 같이 많이 읽혔다.

10/ 블록체인과 마켓플레이스 – 중개인의 종말
가상화폐가 너무 ‘가즈아’ 해서 블록체인이 좀 묻혔지만, 블록체인이야말로 진정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이상 2017년에 가장 많이 읽힌 글 10개였다. 재미있는 건, 이 중 4개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글이다. 새해에도 이 주제에 대해서 꾸준히 글을 쓸 계획인데, 올해 말에도 비슷한 트렌드가 보일지 궁금하다.

Happy New Year!

The Startup Bible – 2016 정리

작년부터, 12월 마지막 주에는 올 한 해 쓴 글들에 대해 정리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있다.

2016년에 난 101개의 포스팅을 올렸는데, 이는 3.6일에 한 번씩 블로깅을 한 셈이다. 101개의 포스팅을 읽기 위해서 The Startup Bible 블로그를 방문한 분은 총 311,236명이다. 월평균 25,936명이 방문을 한 셈이다.

2016년도에 가장 많이 읽힌 글들은? 여기 그 Top 10을 공개한다:

1/부의 창출 vs. 부의 대물림
2016년 첫 번째 포스팅인데, 5만 명 이상이 읽었다. 그런데 이 글을 내가 올린 후 며칠 뒤에 KBS와 SBS 9시 뉴스에 같은 내용이 방송되어서 참 재미있었다

2/한국인들의 7가지 실수
6년이 넘었는데도 꾸준히 읽히는 all-time 베스트/스테디 글이다. 실은 글보다도 댓글들이 더 재미있고 자극적이다. 6년이 지난 지금 읽어봐도 대한민국의 상황은 별로 변한 게 없는 거 같다. 나는 아직도 뉴스에서 기자들 이메일 주소를 보면 손발이 오그라든다

3/비트코인 요새 괜찮나?
2016년은 비트코인에 좋은 한 해였다. 망할 거라는 회의론자들을 비웃듯이 비트코인 가격은 $900을 넘었고, 나는 개인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1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생각한다

4/남들 앞에서 말을 잘 할 수 있는 11가지 기술
회사원들과 학생들이 많이 읽는 글이다.

5/스톡옵션 개론
아직도 많은 분이 실제 주식과 스톡옵션의 차이를 잘 모르는데, 이 글이 그나마 이 차이를 쉽게 설명하고 있으므로 많이 읽히지 않았나 싶다

6/당신이 누굴 아는지 난 관심 없다
내 개인적인 짜증 때문에 올린 포스팅인데, 다른 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거 같아서 스스로 위안으로 삼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7/조용히 일하기
이 글도 그냥 내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반영되었는데, 다른 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듯

8/나의 힘들었던 영주권 경험
이 글이 많이 읽힌 건 참으로 의외이다. 영주권 때문에 고생한 분들이 많아서인지, 개인적으로도 많은 문의가 왔었다

9/비트코인 가격 앞으로 어떻게 될까?
3번의 ‘비트코인 요새 괜찮나?‘와 연관이 있는 거 같은데, 이때만 해도 비트코인 가격이 $700을 왔다 갔다 했는데, 올해 $1,000을 돌파할 기세이다

10/운동선수들로부터 배우는 슬럼프 극복 방법
많은 현대인이 – 특히 벤처에 종사하는 분들 – 스트레스와 우울함에 시달리고 있다. 나 또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직업 전선에 종사하는 일인으로 쓴 글이다.

이상 올해 가장 많이 읽힌 글 10개였다. 올해는 아주 꾸준히, 너무 서두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느긋하지도 않게, 일주일에 2개의 글을 써서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포스팅을 했다. 본질과는 상관없는 잡음으로부터 자신을 차단하고, 생각하고, 정신을 맑게 할 수 있는 블로깅을 내년에도 계속해볼 계획이다.

Happy New Year!

재미있는 인연

우리 투자사 중 오라이츠라는 스타트업이 있다. 출판과 책 분야의 비즈니스인데, 글로벌 출판 시장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업데이트해주는 서비스이다. 일반인들한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분야이지만, 꽤 의미 있는 규모의 돈을 쓸 준비가 되어 있는 명확한 고객들이 존재하는 시장이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가는 김혜원 대표와 이정도 이사인데, 오늘은 이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한다.

2009년도 뮤직쉐이크 시절, 콜드 이메일을 받았다. ‘파이카’라는 한국의 신생 출판사인데, 내가 쓰는 블로그 내용을 기반으로 책을 만들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이메일이고, 당시 굉장히 바빴던 시기라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출판사이길래 나같이 못 나가는 사람한테 책을 쓰자고 할까 궁금했고, 출판사 김혜원 대표가 워튼스쿨 후배라서 한 번 이야기는 해보자는 생각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책 출판 의도 자체가 벤처로 성공한 선배 창업가가 후배들한테 “이렇게 하니까 성공하더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같이 바닥에서 구르고 있는 동료 창업가가 “나도 같이 구르고 있는데, 미국에서 남들보다 약간 먼저 구르다 보니 이런 경험을 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라서 책을 써보기로 했고, 그 책이 ‘스타트업 바이블(1권)‘이다. 실은 책 내용도 나쁘지는 않지만, 책 제목을 워낙 잘 지었는데, ‘스타트업 바이블’이라는 제목은 파이카 김혜원 대표의 작품이다.

책 출간 몇 개월 후, 파이카에서 연락이 왔다. LA에서 남미 아르헨티나까지 오토바이 종단 여행을 떠난 이정도 씨와 용현석 씨에 대한 소개였는데, 종단을 마친 후에 파이카에서 책을 만들 계획이었다. LA에서 나는 이 젊은 친구들을 만나서 같이 식사도 하고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후 친분을 유지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종단은 성공했지만, 책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얼마 후 파이카의 김혜원 대표와 오토바이 청년 이정도 씨는 스타트업을 공동창업했다. 에브리클래스라는 미국의 Skillshare와 비슷한 비즈니스였는데, 이 회사는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았다(Strong이 프라이머 활동하기 전).

에브리클래스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이 팀은 글로벌 출판 정보 플랫폼인 Frontlist를 운영하는 오라이츠라는 새로운 서비스로 피봇을 했고, 우리는 이 회사에 투자했다. 그리고 에브리클래스에서 오라이츠로 서비스가 피봇하는 기간 중 김혜원 대표와 이정도 씨는 결혼을 해서 스트롱벤처스가 투자한 3번째 부부창업 스타트업이 되었다. 참고로 에브리클래스에서 오늘의 오라이츠가 탄생하기까지는 거의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는데, 김혜원 대표와 이정도 이사가 스스로 코딩을 공부해서 개발자로 다시 탄생하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오라이츠팀과 미팅을 하고, 우리가 어떻게 만났는가에 대해 생각하다가 참 재미있는 인연이어서 혼자 씩 웃었다. 우리가 투자한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오래 알고 지낸 분들이고, 그만큼 인간적으로 신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