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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의 힘

꾸준함과 루틴의 힘에 대해서 나는 자주 이야기하는데, 지난 2년 동안 팬데믹으로 인해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 나만의 루틴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러 번 느끼고 생각하게 됐다. ‘루틴의 힘’이라는 책이 한국에서도 꾸준히 읽히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트렌드 때문에 모두가 루틴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모두가 다 루틴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어서 이 책이 잘 팔리는건진 잘 모르겠지만, 오늘은 이 루틴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다.

1월 30일 끝난 2022년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라파엘 나달이 10살이나 어린 다닐 메드베데프를 이기면서 21번째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경기 시간이 거의 5시간이었는데, 혈투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이 넘치는 경기였다. 나달을 좀 아는 분들은, 정말 독특한 습관과 루틴을 가진 선수라는걸 알 텐데, 여기에 전부 다 나열할 순 없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루틴을 항상 반복한다:
–시합 45분 전에 찬 물로 샤워를 한다
–양말은 항상 양쪽 다 같은 높이로 신는다
–코트 입장 후, 관중을 마주 보면서 점프를 하고, 점프하면서 점퍼를 벗는다
–중간 중간에 쉬면서 물을 마시는데, 물을 마신 후에 물병은 항상 같은 위치에 놓는다
–항상 에너지 드링크를 먼저 한 모금 먹고, 그다음에 물을 마신다
–머리를 귀 뒤로 말고, 바지를 몇 번 살짝 내린 후에 서브한다
–사이드라인은 절대로 밟지 않고, 오른발로만 넘는다

이 외에도 뭐가 많지만, 이걸 다 나열해보면 나달의 루틴은 습관과 미신의 경계선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나달한테 왜 이런 쓸데없는 루틴에 집착하냐고 많은 분들이 물어보는데, 이에 대한 답변은 의외로 간단하다. 운동선수로서의 삶은 꽤 단순한데, 그 단순함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한 조건과 상황을 항상 재구현해야 하고, 이걸 위해서 필요한 게 루틴이라고 한다. 그에게 루틴은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자신의 정신과 육체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운동선수는 아니지만, 나도 매일 매일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야지만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달과 같은 맥락에서 이런 루틴을 연습하고 반복하고 있다. 내 루틴도 좀 이상한 것들이 많아서 여기서 다 나열하진 않겠지만, 새벽에 일어나서 생각과 명상을 하고, 글을 쓰고, 이메일도 아주 구체적인 순서로 확인하고 답변하는데, 이건 과거 15년 동안 여러 가지 패턴을 변형, 반복하면서 나에게 가장 맞는 루틴을 습관화한 결과이다. 이런 루틴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살고, 하루를 마무리했을 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내 몸과 머리에 강제 입력된 것 같다.

과학적인 근거는 잘 모르겠지만, 내 경험에 의하면 루틴을 반복하는 건 일관되고 최적화된 컨디션을 유지하고, 가장 좋은 기분과 태도를 위해서 몸과 뇌를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그 어떤 루틴이라도 좋으니 자신에게 적합한 루틴을 만드는 걸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Growing Up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나이를 먹고, 나이를 먹으면서 대부분 성장한다. 어떤 사람은 몸만 성장하지만, 내가 아는 대부분은 몸과 정신 모두 성장하면서, 어릴 적엔 주위 사람들이 “얘는 커서 뭐가 될까?”라는 질문을 했지만, 훌륭한 인격체가 됐다.

요새 엘리베이터와 TV의 광고를 보면 참 신기하고 흐뭇하다. 특히 시청률이 높은 프라임 타임의 광고는 전통적으로 대기업이 독차지했었는데, 요샌 내가 아는 스타트업의 광고가 너무 많이 보인다. 심지어 우리 투자사의 광고도 거의 매일 방송 타는걸 보면, 이 회사들이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다가, 망할 위기를 여러 번 거치면서, 얼마나 단단하고 스트롱하게 성장했는지, 다시 한번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

아직 TV 광고는 안 하지만, 이제 1,600만 명의 한국인이 사용하는 당근마켓 광고는 엘리베이터 안의 포커스미디어를 통해서 매일 여러 번 볼 수 있다. 실은 당근마켓도 창업 초기엔 “이 사업이 한국에서 과연 될까?”라는 의문을 여러 번 했었는데, 이제 전 국민이 사용하고, 이렇게 멋진 광고까지 하는 걸 보면 감회가 새롭다.

한국을 대표하는 취미와 클래스 앱 클래스101은 가수 박재범 씨가 광고도 하고 클래스도 제공하고 있다. 제이팍의 “배우지마, 101해” 광고를 TV에서 처음 봤을 땐 정말 비현실적인 느낌까지 들었다. 사업을 막 시작한 4명의 울산과기원 학생팀에 우리가 7년 전에 투자했는데, 그 팀이 이제 박재범 씨를 광고 모델로 사용하다니!
클래스101도 창업 초기엔 “이 사업은 과연 어떻게 될까?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많이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광고를 볼 때마다 짜릿하기까지 했다.

연예인 파워보단, 광고의 내용과 스토리에 신경을 많이 쓴 세상에 없던 대출 플랫폼, 핀다의 광고도 매우 인상적이다. 핀다도 힘든 시기가 여러 번 있었고, “살아 남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스트롱 내부에서도 여러 번 했었는데, 요샌 국민대출앱이 됐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핀다 광고 너무 재미있다고 하는걸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전 국민 생활 솔루션 숨고도 최근에 TV 광고를 시작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만 보던 성동일 씨와 라미란 씨가 “어떡하지? 숨고하지!”를 외치는 걸 보면 숨고 또한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을 한다. 숨고 역시 여러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역경을 잘 극복하고 성장해서 감회가 새롭다.

이 외에도, TV는 아니지만, 포미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세탁특공대와 라이클의 광고를 볼 때마다 너무 반갑고,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모르는 이웃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항상 꾹 자제하곤 한다. 실은 포미에서 보는 광고의 회사들은 내가 전에 직접 만나봤거나, 잘 아는 스타트업이 대부분이라서, 항상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창업가의 굳은 의지와 믿음을 기반으로 맨땅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 이제 대기업을 위협하고 있고, 어떤 스타트업은 이미 대기업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과거에는 전통적 기업만이 독점하던 매스 미디어에서 누구나 다 아는 연예인을 섭외해서 메인스트림 광고를 집행하는 걸 보면, 이 회사들이 정말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대를 바꾸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헤이딜러 광고에 김혜수 씨와 한소희 씨가 나오는 걸 보면, 정말로 스타트업 전성시대인 것 같다.

당신의 문제가 아니다

“대표님은 너무 좋고, 하고 계신 사업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가 너무 작은 팀이고, 봐야 할 딜들이 많아서요, 이 딜은 우리가 시간을 투자하기엔 너무 작네요. 죄송하지만, 우리의 이러한 사정 때문에 투자는 못 할 것 같습니다.”

창업가라면, 그리고 펀딩을 좀 해봤다면, 이런 이야기나 비슷한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절 당하는 건 스타트업의 일부이기 때문에, 좋든 싫든 무조건 익숙해져야 하지만 내가 정말 투자받고 싶었고, 우리 회사랑 합이 잘 맞을 거라고 기대했던 VC에게 이런 거절을 당하면 의기소침해지고, 위축되는 것도 사실이다.

나도 뮤직쉐이크 시절에 이런 말 많이 들었고, 거절도 많이 당했다. 그리고 수십 명의 VC에게 이미 거절당한 경험이 있음에도,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긴 했다. 당시 나는 이런 거절을 일단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말은 이렇게 본인들의 사정 때문에 투자를 못 한다고 하지만, 투자자라는 사람은 돈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무조건 투자해야하는데, 나나 회사가 그만큼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에 거절당했다고 생각했다. 나도 지금 투자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이 말도 맞다. 우리도 내부 규칙과 절차가 있고, 투자 철학이라는 게 있지만, 그런데도 너무 매력적인 기회가 있다면 이런 절차와 철학을 건너뛰고 투자를 집행하는 경우가 가끔 있긴 하다.

하지만, 이런 거절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런 종류의 거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즉, 우리 회사와 비즈니스도 너무 좋고, 나도 너무 좋은 사람인데, 내가 만난 VC의 사정으로 인해서 우린 투자를 못 받은 거라서 이건 내 잘못이 아니고 저 투자자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니까, 그럼 저런 내부 상황이나 문제가 없는 투자자를 찾기 위한 노력을 더 열심히 했고, 정말로 좋은 투자자를 만나서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직접 투자를 해보니까, 실은 이 말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걸 직접 느끼고 있다. 특히 스트롱도 굉장히 작은 조직이기 때문에, 너무 좋은 회사인 것 같아도 투자를 안 한 경우가 꽤 있다. 창업가도 잘하는 것 같고, 비즈니스도 나쁘지 않은데, 이 분야 자체를 우리가 전혀 모르거나, 이 창업가에 대한 평판 확인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없으면, 우린 투자를 꺼린다. 투자 검토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선, 이 분야에 대해서 조금 더 공부해야 하고, 이 창업가를 아는 사람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우리같이 적은 인력으로 많은 딜을 보는 VC에겐 이게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 규모가 크지 않고, 동시에 검토하고 있는 딜들이 많은 바쁜 시기라면 더욱더 그렇다.

그래서 정말로 괜찮은 창업가와 사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위의 VC가 말한 동일한 이유로 우리가 투자하지 않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이런 경우엔 정말로 창업가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내부 상황과 타이밍으로 인해 투자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창업가들은 자책하면서 스트레스를 그렇게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회사와 대표에게 문제가 있어서 투자를 못 받으면, 이건 문제가 되고 고쳐야 하지만, 어떨 땐 투자자의 문제 때문에 투자를 못 받는다. 이럴 땐 우리와 궁합이 맞는 투자자를 계속 찾아보면 된다.

The Startup Bible – 2021 정리

2022 Tiger

이미지 출처: 뿔개루기 / 크라우드픽

해마다 12월 마지막 주에는 한 해 동안 쓴 글에 대해 정리를 하는데, 2021년도 이제 딱 하루가 남아서 이 블로그의 한 해를 정리해본다.

2021년에 난 96개의 글을 – 이 글 포함 – 올렸는데, 이는 3.8일에 한 번씩 블로깅을 한 셈이다. 매주 월요일, 그리고 목요일 포스팅을 하니까, 이 수치는 항상 같다. 96개의 포스팅을 읽기 위해서 The Startup Bible 블로그를 방문한 분은 총 150,757명이다(오늘, 내일 방문객 제외). 월평균 12,563명, 하루평균 413명이 방문한 셈이다. 작년 대비 트래픽이 좀 떨어진 것 같은데, 그 원인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쓴 글들이 작년 대비 별로였을 수도 있고, 그냥 요샌 읽을 게 워낙 많아서 트래픽이 분산됐을 수도 있다.

2021년도에 가장 많이 읽힌 Top 10 글은 다음과 같다:

1/ 스트레스 테스트
이 포스팅은 2019년에 두 번째로 많이 읽혔던 글이고, 2020년에 가장 많이 읽혔던 글인데, 올해도 가장 인기 있었다. 내용이 나쁘진 않지만, 왜 가장 많이 읽혔는진 잘 모르겠다. 아마도 스타트업을 어느 정도 운영한 분들이라면, 성장은 중요하지만, 돈으로 이 성장을 만들고 계속 유지하는 게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부분에 많이 공감하는 것 같다.

2/ 현미경 지옥
많은 분이 쿠팡, 토스 또는 당근마켓과 같이 큰 스타트업은 모든 게 질서정연하고, 내부 시스템이 잘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이 글을 쓰게 됐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 당연히 어느 정도의 질서와 시스템이 생기지만, 솔직히 더 깊게 들여다보면 이제 시작하는 스타트업과 동일하게 정신없고 개판이다. 워낙 빨리 성장하는 게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더 커지고, 더 발전할수록 더 정신이 없다.

3/ 한국인들의 7가지 실수
이 포스팅은 수 년 동안 꾸준히 읽히고 있는 all-time 베스트/스테디 글이다. 2010년도 9월에 썼으니까, 11년이 넘은 글인데, 내용을 보면 아직도 대부분 공감이 간다. 특히 이메일 주소 부분은. 또한, 이 글은 스타트업 바이블 포스팅 중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글인데, 댓글이 거의 230개가 달렸다. 댓글들이 정말 재미있고, 웃긴데, 세상에는 진짜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는 것 같다.

4/ 스톡옵션 개론
이 글도 꽤 오래됐는데, 그동안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분들의 스톡옵션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올라가서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어떤 분은 쿠팡에서 일하는 친구가 스톡옵션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강남에 아파트를 사서, 그동안 관심 없던 스톡옵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과거에는 스타트업에 취직하는 분들이 현금을 선호했었는데, 이제 한국도 스톡옵션을 많이 선호하는 것 같다. 좋은 현상이다.

5/ 밸류에이션 과부하
요새 시장에 돈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오죽하면, “현금이 제일 싸다”라는 말이 정말 현실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와중에 스타트업 밸류에이션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고 있고, 우린 이 와중에 밸류에이션 50억 원 이하의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서 피똥 싸고 있는데, 우리만 이런 상황은 아닌 것 같다.

6/ 창업가의 연봉
한국은 헝그리 정신을 불필요하게 강조하고 쓸데없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창업가들도 사람이고, 가족이 있는데, 일단 먹고 살아야 한다. 실은 창업가들이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건강해야지만 회사가 잘 되고, 주주들도 성공하는데, 여기엔 개인의 재정적인 건강함이 필수이다. 회사의 형편이 괜찮다면, 창업가들도 충분히 높은 연봉을 가져가야 한다.

7/ The Long Game
스타트업은 마라톤이다. 최소 10년 이상은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

8/ 거절하기
이 글은 포스팅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10위 권으로 들어왔다. 살다 보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고, 만나기 싫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이게 쌓이면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처음엔 두렵지만, 맘내키지 않으면 그냥 No라고 하면서 거절을 해야지만 스트레스 관리가 된다는 내용인데,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다 공감하는 내용인 것 같다.

9/ 직원들의 스톡옵션
4위 글도 스톡옵션 관련 내용인데, 8위도 스톡 옵션 내용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직원도 스톡옵션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지만, 이걸 부여하는 대표이사도 잘 알아야 한다. 대표이사의 입장에서도 일반 직원들에게 부여하는 스톡옵션은 항상 애매한데, 이런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글이다.

10/ 집중과 제거의 중요성
워런 버핏이 강조하는 ‘제거의 힘(Power of Elimination)’은 너무나 중요하다. 일을 할 때도 중요하지만, 그냥 인생에서도 항상 명심해야 하는 국룰이다. 냉정하게 제거하고, 가차 없이 집중하자. 실은, 이렇게 해도 성공하는 건 힘들지만, 조금이라도 성공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상 2021년에 가장 많이 읽힌 글 10개였다. 재미있는 건, 가장 많이 읽힌 10개 포스팅 중 작년 탑 10에 들었던 글은 4개 밖에 없었고, 나머지 6개는 새로 순위에 진입한 글들이다. 과거에는 매해 순위에 오른 글들이 거의 비슷한 패턴을 보였는데, 이 새로운 패턴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항상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순위 매기기는 별 의미는 없다. 하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이 포스팅을 하다 보면, 한 해가 정리가 되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

Happy New Year!

스트롱한 한 해

우리는 매주 화요일 오전에 스트롱이 검토하고 있는 모든 딜들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꽤 긴 전체 미팅을 한다. 처음엔 1시간이면 충분하던 게, 딜 수도 많아지고 각자의 생각과 시각도 다양해지면서 가끔 3시간 넘게 회의할 때도 있다. 다들 아주 바쁘지만, 우리의 존재 이유 자체가 우리 투자사들과 우리가 검토하는 회사들이라서, 화요일 오전만큼은 모두 충분히 시간을 내서 회사 이야기를 많이 한다.

11월에 존이 한국에 출장 나왔을 때 우리 팀은 당일치기로 북촌 한옥 마을 집을 하나 빌려서, 이 전체 미팅을 외부의 방해 없이 여기서 하루 종일 했다. 멀리 가볼까 생각도 했지만, 하루 이상 시간을 낼 수가 없었고, 하지만, 사무실이나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오랜만에 얼굴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1일 워크숍을 했다. 우린 이걸 ‘소풍숍’이라고 한다.

일 이야기도 하루 종일 했지만, 서로 바빠서 그동안 못 했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고, 삼청동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었다. 거의 2년 동안 화상 미팅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같은 공간에서 얼굴 보면서 이야기 하는 게 얼마나 좋은지 다시 한번 느꼈다.

2021년 우리 팀은 정말 바빴다. 쓸데없는 일은 웬만하면 다 쳐내고, 우리가 해야 하는 일, 즉, 창업가들과 우리 LP들과 같이 일하는 데에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했지만, 그래도 시간은 항상 모자랐다. 우리 팀원 5명이 올해 한 일을 모두 나열할 순 없지만, 모두 일 당 삼 백의 일을 했다. 이렇게 적은 인력으로, 이렇게 많은 회사에 투자하고, 그 회사들을 최선을 다해 도와줬다. 그리고 이렇게 적은 인력으로, 이렇게 많은 LP들과 소통하고, 서로가 모두 스트롱해지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북촌 워크숍에서 찍은 이 사진을 보면 이 스트롱한 팀이 정말 자랑스럽다.

사진 2021. 12. 1. 오전 7 41 07

우린 엄밀히 말하면 금융업이라기보단, 사람을 연구하는 인문업에 종사하고 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인데, 우리가 투자하는 창업가, 우리에게 투자하는 LP, 우리가 어울리는 파트너들, 그리고 스트롱 팀원 모두에게 해당한다. 올해는 정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우리도 많이 배우고, 더 겸손해졌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이 스트롱 팀원들과 후회 없는 2021년을 보내서 영광이다.

Together, We are ALL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