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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아마존

오늘은 누구나 알고 있는 아마존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아마존 코리아가 있긴 하고, 한국에도 AWS를 담당하는 팀은 있지만, 쿠팡과 같은 아마존 이커머스 조직은 현재 한국에 없는 거로 알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아마존은 큰 브랜드가 되었지만, 실제 아마존의 B2C 서비스를 경험한 한국인은 아직은 별로 없다. 쿠팡이 아마존을 벤치마킹하고 여러 면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래도 쿠팡보다 아마존이 하는 일과 제공하는 서비스는 훨씬 다양하다.

작년 한 해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서비스도 아마존이다. 백화점도 못 가고, 슈퍼도 못 가니까 대부분 아마존에서 필요한 물건을 주문했고, 갑자기 재택근무 체제로 돌입하면서 대부분의 기업이 AWS 인프라 위에 만들어진 원격 미팅 솔루션을 사용했고, 학교도 못 간 심심한 애들을 바쁘게 했던 게임이나 콘텐츠 스트리밍 또한 아마존의 AWS 인프라 위에서 운영됐을 것이다.

얼마 전에 Stratechery의 아마존 관련된 The Relentless Jeff Bezos라는 기사를 읽었는데, 아마존이라는 회사와 역사상 가장 위대한 tech CEO로 알려진 제프 베조스는 보면 볼수록 대단한 점들이 발견되는 것 같다. 솔직히 아마존이나 쿠팡을 이용해보면, 물건을 사는 게 너무 쉽게 느껴진다. 상품을 고르고, 돈을 내고, 문 앞에서 배송받고, 그리고 물건이 잘 못 왔다면 다시 반품하고 환불받는 프로세스까지, 이 모든 걸 아마존은 너무 쉽게 만들어놨다. 이런 고객의 편리함을 가능케 하는 뒷단의 모든 시스템을 아마존이 만들었고, 이 시스템은 매일매일 더 좋아지고 있다. 우리도 이커머스 회사에 투자를 많이 했고, 초창기에 창업가들이 직접 물건을 포장하고, 고객 응대하는 걸 하도 많이 봤기 때문에, 이 사업이 얼마나 지저분하고 어려운지 잘 알지만, 쿠팡이나 아마존을 사용하다 보면, “이렇게 쉬운 걸 왜 우리 투자사들은 잘 못 하지?”라는 바보 같은 질문을 가끔은 스스로 한다. 그만큼 아마존이 대단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많은 창업가가 본인이 어떤 불편한 경험을 한 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창업한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product-market fit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큰 사업을 만들어낸다. 아마존은 시작부터 약간 달랐는데, 베조스는 솔루션을 먼저 정의하고, 이 솔루션이 해결할만한 가장 큰 문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인터넷으로 책을 판매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걸 그냥 기사에서 읽으면, 그런가 보다 생각하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굉장히 참신하고 대담한 접근 방법인 것 같다. 1994년도에 웹 사용량이 해마다 23,000%씩 증가하고 있었는데, 이 현상을 보고 베조스는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인터넷이 결국엔 솔루션인데, 이 솔루션이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에 대해서 고민했고, 결국 온라인으로 물건을 판매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팔면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하고, 더 많은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물리적인 공간이 필요한데, 이 비용 효율적이지 못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솔루션이 인터넷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 그 많은 카테고리 중 왜 책을 선택했을까? 당시 전 세계에 300만 권 이상의 책이 존재했는데, 단일 카테고리 중 가장 숫자가 높았기 때문에 책을 선택했다고 한다. 두 번째로 숫자가 높았던 카테고리가 음악인데, 당시엔 스트리밍이라는 게 없고 CD로 음악을 들었는데, 전 세계에 음악 CD가 30만 개 있었으니, 책이 월등하게 종류가 많았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진열하고 판매했던 서적이 당시 175,000권이었으니, 인터넷이야말로 이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솔루션이라고 베조스는 결론 내렸다.

그 이후에는 모두 잘 아는 것처럼, 아마존은 모든 걸 파는 Everything Store로 변화하면서 공룡으로 성장했지만, 베조스에게 계속 고민거리를 줬던 건,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은 물리적인 공간 문제를 인터넷이 해결해줬지만, 인터넷과 소프트웨어가 주는 또 다른 엄청난 장점인 제로 한계 비용과는 거리가 있었다.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물건을 계속 구매해야 하고, 창고를 만들어야 하고, 물류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베조스가 원하는 진정한 제로한계비용의 tech economics 전략을 구사할 수가 없었다. 물론, 볼륨이 커지면 이 비용이 계속 줄어들지만, 그래도 한계 비용을 0으로 만드는 건 힘들어 보였다.

이 맥락에서 봤을 때, AWS는 베조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이다. 단기적으로는 아마존이 돈을 잃으면서 서버를 싸게 제공하고, 고객들을 lock-in 하는데, 결국엔 한계비용은 0으로 수렴하면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비즈니스로 성장하는 모델이었다. 초기에 아마존은 AWS에 대한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10년 만에 실적을 발표할 땐, 당시 순이익률이 거의 20%였다. 참고로, 2020년 4사분기 AWS의 매출은 $12.7 billion이었고, 순이익은 3.6 billion으로 순이익률이 거의 30%로 성장했다.

아마존은 계속 이런 식으로 인터넷이라는 솔루션이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를 찾아가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는 이 기사를 읽어보니, 이 회사와 베조스에 대한 더욱더 큰 경외심이 생겼고, 우리 투자사들도 엄청 분발해야겠다는 긴장을 한 번 더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베조스의 고객에 대한 끈질긴(relentless) 집착과 열정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Relentless.com을 치면 Amazon.com으로 전송된다 :)

골드만과 비트코인

1년 반전에 내가 ‘무시하고, 비웃고, 싸우고, 그리고 이기기‘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익숙지 않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출시되면, 시장은 처음에는 이를 철저히 무시하다가, 결국엔 수용한다는 내용인데, 이 일련의 과정을 마하트마 간디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First they ignore you, then they laugh at you, then they fight you, then you win(처음엔 사람들이 당신을 무시할 것이고, 그다음엔 당신을 비웃을 것이고, 다음엔 당신과 싸울 것이고, 그러고 나서 당신은 이길 것이다)”

최근에 이 현상이 그대로 반복되는 걸 비트코인과 제도권 금융권의 관계에서 보게 됐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계속 비트코인의 무용성을 주구장창 주장했던 대표적인 제도권 금융회사이다. 2020년 5월 골드만삭스가 열었던 투자설명회에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는 자산군이 아니라고 (“cryptocurrencies including Bitcoin are not an asset class.”) 강조했고, 다양한 슬라이드를 통해서 암호화폐의 무용론을 거듭 강조했다. 실은, 당시에 많은 분들이 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 옹호론을 펼칠 줄 알았기에 실망하기도 했지만, 제도권 은행에서 충분히 나올법한 이야기라서 나는 특별히 신경 쓰진 않았다.

그런데 이런 발표를 한지 1년도 안 된, 올 3월에 조만간 골드만삭스의 고액자산가 고객들에게 암호화폐로 구성된 투자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조금은 예상치 못했던 발표를 했다. 정확히 어떤 암호화폐를 제공할지, 그리고 ETF를 만들지 아니면 다른 상품을 만들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10개월 만에 본인들의 말을 번복했다는 건 주목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제도권 은행들이 처음엔 비트코인은 그냥 심심해서 할 일없는 사람들이 만든 거라고 무시하면서 비웃었고, 그리고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싸우기도 했지만, 결국엔 이렇게 수용하면서, 이런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는 걸 보니 참 재미있다. 실은, 지난주에 스타트업의 유연함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대기업은 이런 유연함이 DNA에 없다고 했는데, 골드만삭스 같은 대기업이 이런 유연함을 보이다니 놀랍기도 하다.

현금 대신 스톡옵션

아직도 쿠팡의 50조 원 이상의 시가총액이 맞냐 아니냐는 논쟁을 많은 사람들은 하고 있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는 특별히 할 말은 없다. 그냥,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하지만, 어쨌든, 쿠팡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고 생각한다. 쿠팡이 상장한 후에 많은 창업가, 투자자, 그리고 스타트업 직원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걸 내가 요새 직접 몸소 체험하고 있는데, 오늘은 스타트업 직원들과 스톡옵션에 대해서 내가 최근에 느낀 점에 대해서 몇 마디 적고 싶다.

몇 명이 될진 모르겠지만, 앞으로 쿠팡 출신 백만장자들이 상당히 많이 탄생할 것이다. 쿠팡의 주주명부를 내가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분들이 꽤 있는 거로 알고 있고,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도 사원으로 조인했지만, 이젠 쿠팡의 임원이 됐는데, 이분들도 스톡옵션을 잘 받아서, 옵션을 행사하고 팔면, 돈을 꽤 많이 벌 것이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계에 종사하는 파운더가 아닌 다른 분들도 분명히 쿠팡에 일하고 있는 개발자 친구, 프러덕트 오너 친구, 마케터 친구가 있을 것이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술자리에서 이런 친구들 만나면 다들 “너네 회사 망하는 거 아냐?” , “투자자 돈으로 연명하는 회사인데 월급은 제대로 나와?”와 비슷한 농담 섞인 질문을 했었는데, 이 친구들이 갑자기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을 벌어서 집도 사고 좋은 차도 사려고 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의 스타트업 직원들은 스톡옵션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냥 월급 받고 회사에서 일하는 거지, 이 회사가 나중에 잘 되면 본인이 가진 스톡옵션이 큰돈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된 회사가 한국에 별로 없고, 본인 주변에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연봉 많이 받는 건 봤지만, 스톡옵션으로 대박이 터지는 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초기에 작은 회사에 조인해서, 몇 년 만에 수백억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그냥 저 먼 실리콘밸리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연봉 협상을 할 때는 스톡옵션보단 그냥 현금을 더 선호하는 게 내가 그동안 느꼈던 현실이다.

하지만, 쿠팡이 상장하면서 실리콘밸리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지금 한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 이야기도 아니고, 나랑 친한 고등학교 동창 또는 컴퓨터 공학을 같이 공부했던 대학 동기들이 백만장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망하는 사기 회사에서 일 한다고 손가락질했던 그 친구들이 말이다. 그래서 이젠 많은 스타트업 직원분들도 스톡옵션의 힘을 서서히 믿게 되는 것 같다. 연봉 협상할 때도 현금보단 스톡옵션을 더 많이 달라고 하는 현상이 눈에 띄게 보이고,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 투자사에서도 들리고 있다.

이는 사람이 전부인 스타트업의 창업가/대표들에게는 좋은 현상이다. 좋은 사람 채용하는 게 워낙 어려운데, 요샌 토스나 크래프톤과 같은 큰 스타트업에서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을 더 주고 사람을 채용하거나 기존 인력을 잡아두고 있어서 더욱더 어려워지긴 했다. 하지만, 이젠 더 많은 분들이 스톡옵션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어서, 돈이 없는 스타트업도 조금은 더 스톡옵션의 힘을 쓸 수 있다. 이미 유니콘이 된 토스와 크래프톤도 스톡옵션을 적절히 잘 활용하지만, 지금은 이미 기업가치가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나중에 돈을 벌어도 그 upside는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 이제 시작하는 작은 스타트업의 스톡옵션의 upside는 훨씬 더 클 수 있으니, 이걸 대표들은 잘 활용해야 한다.

물론, 회사가 망하면 그냥 휴짓조각이 되는데, 뭐 이건 모든 회사에 적용된다.

익숙함과 편리함

우린 익숙한 걸 좋아한다. 밥을 먹을 때도 자주 가는 익숙한 식당을 선호하고, 사람을 만나도 익숙한 사람들을 좋아하고, 뭐든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것보단, 과거에 경험해봤거나, 아니면 경험한 것과 비슷한, 그래서 뭔가를 했을 때 그 결과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익숙함을 좋아한다. 많은 학자들이 관련된 연구를 했는데, 이는 인간의 DNA와도 연관되어 있다. 어쨌든 사람은 익숙한 걸 좋아한다.

그리고 우린 편리한 걸 좋아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불편한 것보단,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아도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편안하고 편리한걸 누구나 다 선호한다.

특히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리고 수백만 개의 앱과 서비스 중 우리가 필요한걸 매일 매일 선택해야 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 익숙함과 편리함은 매우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된다. 나도 버릇처럼 이야기하지만, 우리 투자사가 만든 앱 외의 다른 앱을 요샌 웬만하면 설치하지 않는데, 오래전부터 소위 말하는 app fatigue가 왔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앱을 깔고, 회원 가입하고, 사용법을 익히다 보면 어떤 날은 토가 나올 것 같은데, 이런 현상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나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새로운 앱을 만들거나 출시할 때는 이 글에서 내가 말한 익숙함과 편리함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야 한다.

어떤 창업가는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기술로, 엄청난 신제품을 만들었는데 시장이 이걸 못 알아봐 준다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실제로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도 아니고, 그렇게 혁신적인 제품도 아니라서 시장의 반응이 신통치 않은데, 정말 어떤 분들은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대단한 제품을 만들어서 출시하는 데 성공한다. 이론적으로는 기존 기술과 제품보다 훨씬 더 좋고, 편리한데 왜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을까? 아마도 이미 존재하는 제품들이 너무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편리한 제품을 만들어도, 그 편리함이 기존 제품의 조금은 더 불편하지만, 훨씬 더 큰 익숙함을 뛰어넘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이미 많은 사람이 익숙한 제품이나 프로세스를 잘 벤치마킹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었는데, 시장의 반응이 별로라면, 아마도 기존 제품보다 정말 더 편리한지, 그리고 그 편리함이 새로운 제품에 대한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편리함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실은, 요샌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창업가는 별로 없다. 대부분 점진적인 혁신을 통해서 기존 제품보다 조금 더 빠르고, 조금 더 싸고, 조금 더 좋은 제품을 만든다. 이런 제품은 익숙함과 편리함 모두 애매모호한 경우가 있다. 즉, 기존 제품과 비슷하지만, 왠지 기존 제품이 더 익숙하고, 기존 제품보다 편리하긴 하지만, 그렇게 많이 편리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이렇게 익숙함과 편리함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시장의 반응이 폭발적이진 않을 것이다.

이미 말한 대로, 우린 앱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이렇게 많은 앱들이 출시되는데, 그 와중에도 계속 성공하는 제품들이 나온다. 이 제품들을 조금 살펴보면,
1/ 완전히 신개념이라서 전혀 익숙하진 않지만, 너무 편리하다.
2/ 편리하긴 한데, 다른 제품에 비해서 약간 더 편리하다. 그런데도 너무나 익숙한 컨셉을 도입했다.
3/ 너무 편리하고, 거기에다가 너무 익숙하다.
이렇게 정리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가급적이면 우리도 위 3가지 중 하나의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최악은, 익숙하지도 않은 컨셉의 제품을 만들었는데, 사용 방법도 너무 불편한 제품이다. 이런 건 100% 망한다. 안타깝게도 시장에 있는 대부분의 제품이 이 카테고리에 속한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생각 – 2021년 3월

3월도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는 꽤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발생했다. 일단 비트코인 가격이 초반에 너무 많이 상승해서, 다시 한번 가격 하향 조정이 있을 거라고 많은 분이 주장했지만, 큰 가격 조정은 없었고, 아직도 비트코인 가격은 5만 달러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2월에 내가 더 많은 기관투자자, 그리고 기업이 안전한 자산의 개념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할 거라고 했는데, 아주 천천히 이런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미국의 Coinbase가 곧 $70B ~ $100B에 IPO를 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한데, 실제로 이 기업가치에 IPO를 할 수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디지털자산이 주 비즈니스인 코인베이스가 전통 기업들의 무대인 나스닥에 상장되고, 그리고 일반인들에게 코인베이스 주식거래 기회가 제공된다는 게 의미하는 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디지털자산에 대해서는 금융인들의 의견이 극과 극으로 갈리고, 한국만 해도 불법과 사기의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입장이 더 대세인데, 이 시점에 이 시장의 대표회사 코인베이스의 IPO는 시사하는 점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이 사기고 불법이다 등의 싸움을 하고 있지만, 이미 메인스트림 시장으로 진입했고, 오히려 법을 만드는 사람들과 금융인들은 이미 자산의 한 종류로 디지털 자산을 인정했다는 점이 가장 큰 시사점인 것 같다.

또 한 가지 괄목할만한 점은, 제도권을 대표하는 투자은행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의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발빠른 행보이다.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만, 내가 알기로는 모건스탠리가 고객들에게 비트코인 관련 금융상품을 제공하려고 준비하고 있고, 소문일 수도 있지만, 한국의 빗썸 거래소를 직접 인수하는데도 관심이 있다고 한다. 실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할 일이 요새 발생하고 있는걸 보면, 비트코인은 확실히 디지털 골드로 변모하고 있고,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이 과정을 개인들이 아닌 기관들이 뒷받쳐주기 시작했다는 게 재미있다.

dorseyfirsttweet

이미지 출처: @jack / Twitter

그리고, 같은 블록체인/크립토 분야이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제도권 금융과는 약간 다른 색깔의 NFT 시장에서도 매우 재미있고, 가끔은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역사상 첫 번째 트윗인, 2006년 3월 22일 자 잭 도시의 트윗 “just setting up my twttr“가 1,630.58 ETH(=약 31억 원)에 판매됐고, 이 외에 상상도 못 할 다른 디지털 자산들이 엄청난 가격에 판매되면서 블록체인 장부에 영원히 기록되고 있다.

세상은 이미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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