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일대의 기회

1593990736558나이가 들수록, 체력도 서서히 약해지는 걸 내가 계속 몸소 느끼고 있다. 헬스장에서 무거운걸 들때도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많이 반복해도 예전같이 근육이 잘 안 붙는다는 것도 눈에 띄게 보인다. 그래서 더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전에 몇 번 포스팅 했듯이, 난 요새 영화 록키 음악을 항상 들으면서 자신을 모티베이션 하면서 운동한다.

록키 1에서, 록키는 헤비웨이트 챔피언 아폴로 크리드와 운 좋게 대타로 시합상대가 된다. 동네 체육관에서 훈련하는 완전 무명복서에게는 너무나 좋은 기회였고, 이 내용을 프로모터가 록키한테 전달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He picked you up. It’s a chance of a lifetime. Can’t pass it by. (아폴로가 너를 시합상대로 지명했어. 일생일대의 기회야. 절대로 놓치면 안돼).” 물론, 록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시합에서 지긴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를 하면서 완전 스타가 됐고, 그 이후는 우리가 아는 그 록키 이야기다.

어떤 인생을 살든, 누구에게나 이런 일생일대의 기회가 한 번 정도는 온다. 나도 아직 살 날이 더 많지만, 내 짧은 경험에 비춰보면, 한 번이 아니라 몇 번은 오는 것 같다. 이런 기회가 왔을 때, 두 가지가 중요하다. 일단 이 기회가 정말 일생일대의 기회인지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고, 더욱 중요한 건 록키가 이 기회를 안 놓친 것처럼, 우리도 기회를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실은 누구나 다 알지만, 이게 말만큼 쉬운 건 아니다.

전에도 여러 번 내가 관련해서 글을 쓴 적이 있어서 내 이야기를 아는 분들은 잘 알 텐데, 나는 2008년 초에 MBA를 그만두고 LA로 와서 뮤직쉐이크 사업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를 그만두고 사업을 한 게 정말 잘 한 결정이지만, 당시에는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며칠 동안 혼자서 끙끙거리면서 고민 엄청 했고, 결국 와이프한테 속마음을 털어놨고, 둘이 상의하면서 또 고민 엄청 많이 한 후에, 결국엔 학교를 떠나기로 했다. 실은, 13년 전 그때는 이게 내가 잘하는 결정인지 아닌지 판단이 잘 안 섰고, 내 기억으로는 그때도, “일단 해보자. 몇 년 후에 시간만이 이 결정이 잘 한 건지 아닌지 판단해 줄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한테는 이게 일생일대의 기회였고, 다행히도 – 정말 다행히도 –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좋은 학교를 그만두고, 위험한 사업을 했는데, 실은 그 사업의 결과는 그렇게 좋진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스타트업 분야에 발을 담그고, 아주 깊게 관여하면서 나는 지금까지 정말 운 좋게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스트롱벤처스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당시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와튼을 그만뒀고, 뮤직쉐이크를 하기 위해서 LA로 왔고, 그러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더 다양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게 없었으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지금 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지금 힘들게 사업을 하는 창업가들도 창업을 결심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월급 꼬박 잘 나오는 편안한 직장을 그만둔 분들이 있고, 명문 대학을 그만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창업이라는 길을 선택했을 때 주위 분들이 말렸을 것이고, 심지어는 가족들한테도 욕 먹었을 텐데, 어쩌면 이렇게 힘든 길을 선택한 걸 지금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반대로, 나의 경우와 같이, 어쩌면 시간이 좀 흐르면 이게 일생일대의 기회였을지도 모르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여러분의 선택에 감사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니, 이럴 확률이 훨씬 더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

모두 일생일대의 이 기회를 즐기시길.

<이미지 출처 = 크라우드픽>

불가항력

우리같이 많은 회사를 검토하고 만나고, 그리고 많은 회사에 투자하다 보면, 상당히 비슷한 비즈니스를 자주 본다. 나도 최근 몇 년 동안 검토하거나 만났던 스타트업 중 과거에 존재하지 않던 완전히 새로운 기술, 제품 또는 비즈니스로 창업한 사례는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던 것 같다. 대신, 대부분의 창업가는 이미 존재하는 비즈니스를 더 좋게 다듬는 전형적인 faster, better, cheaper 플레이를 하는 분들이었다. 물론, 이게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오히려 이렇게 하는 게 훨씬 더 대중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비즈니스를 만드는데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새로운걸 만드는것 보단, 이미 여러 사람과 여러 회사가 시도를 해서 어느 정도 product market fit을 찾은 컨셉을 더욱더 정교하게 다듬으면 정말로 괜찮은 대형 비즈니스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스타트업이 거의 동일한 비즈니스를 남들보다 더 잘 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도, 어떤 팀은 실패하고, 또 어떤 팀은 성공한다. 실은 대부분 실패하고 극소수만 성공한다고 하는 게 맞다. 내 개인적인 경험을 봐도, 나는 뮤직쉐이크라는 인터넷 음악 비즈니스를 잘 못 했지만, 이와 비슷한 비즈니스를 하는 팀 중 잘 하는 팀도 있다.

똑같은 시장에서, 거의 똑같은 서비스를 만들어서 사업을 하는데, 왜 어떤 팀은 잘 하고, 어떤 팀은 못 할까? 이 질문은 실은 투자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궁금해하는 질문이긴하다. 나도 항상 스스로 물어봤고, 아직도 계속 물어보고 있기 때문이다.

답은 심플하지만, 굉장히 묵직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여기 사람이다. 결국, 뭘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이걸 하는 게 중요한, 이 본질적인 문제로 돌아오는데, 아무리 같은 시장에서, 같은 기술을 이용해서, 같은 제품을 만들고, 같은 기능을 만들고, 똑같은 가격에 제품을 제공해도, 안 되는 회사는 그걸 하는 사람들이 못 해서 안 되고, 잘 되는 회사는 그걸 하는 사람들이 잘 해서 잘 된다. 사람 자체가 진입 장벽이자, 사람 자체가 이 비즈니스의 defensibility가 되는 것이다.

영어불어로 Force Majeure는 불가항력이라는 뜻이다. 천재지변과 같이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힘이라는 의미인데, 나는 창업가분들 자체가 불가항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논리적으로 봤을 때 도저히 될 수 없는 사업을 되게 만들고, 성공적으로 이끄는걸 우리 주변에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건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좋은 창업가들이 뭔가를 하겠다고 맘먹고 덤비면,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불가항력이 되는걸 나도 여러 번 목격한 적이 있다.

모든 게 동일하지만, 사람만 다르다면, 이게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그거 내가 전에 해봐서 아는데, 잘 안되는 비즈니스야” 또는 “이미 많은 팀이 시도해봤는데, 그건 안 되는 비즈니스야”라고 단정하고 그런 비즈니스를 검토하지 않거나, 그런 팀을 만나보지도 않는 건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창업가, 그 사람 자체가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멋진 분야에서 우리 모두 멋진 일들을 하고 있음에 오늘도 감사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우선순위

얼마 전에 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암과의 싸움에서 졌다. 그동안 이 친구가 옆에서 어머니를 병간호하면서 돌보고, 마지막 순간까지 같이 하는 걸 몇 달 동안 옆에서 지켜봤는데, 이 몇 달의 기간은 나한테도 자신을 뒤돌아보고, 생각하고, 반성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자기성찰의 시간이었다.

일단, 이게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우리 부모님, 그리고 장인 장모님도 이젠 늙으셨고, 언젠가는 돌아가실 텐데, 그동안 나는 일부러 이런 생각 자체를 부인하고 있었던 것 같다. 모두 다 건강하게 평생 만수무강 하시면 좋겠지만, 혹시나 그렇지 않게 될 수도 있으니, 나도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더 자주 전화드리고, 자주 찾아뵙고,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에 대해 생각도 했다. 나랑 앞으로 가장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낼 지현이, 그리고 요새 서서히 체력과 기력이 약해지고 있는 우리 개 마일로. 항상 집에 같이 있지만, 이들과 더 많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친구들 생각도 했다. 어릴 적 그 많던 친구들은 과연 어디로 사라졌을까? 내 주변에 남은 몇 안 되는 진정한 친구들을 나는 과연 자주 만나고 있나? 정말로 내 곁에 가까이 두고 싶은 친구들을 나는 이런저런 핑계로 얼마나 소홀히 하고 있는지 많은 반성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 실은 인생의 최우선순위는 나 자신한테 매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과연 나 자신을 잘 돌보고 있고, 나 자신한테 잘해주고 있는지 물어보면, 아주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인생의 우선순위는 매우 중요하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나는 이런 사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꽤 오랫동안 자기성찰을 했다. 이제부턴 정말로 가족, 친구, 나 자신한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그 무엇보다 우선시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항상 그렇듯이, 시간이 좀 지나고, 내 삶이 바빠지만, 이런 다짐이 그냥 녹아 없어진다. 그냥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일과 돈 생각만 하는 나 자신이 다시 조만간 더 익숙해질 거 같은데, 이제 정말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확하게 확립해야겠다는 생각을 요새 매일 하고 있다.

원래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자주 하는 말이고, 비슷한 글도 이전에 여러 번 올렸는데, 최근에 같은 생각 할 기회가 몇 번 있어서 또 몇 자 적어본다. 우린 2020년도를 살고 있고, 자율주행 자동차와 인공지능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막상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기술이 전혀 적용되지 않은 낙후된 산업도 상당히 많다. 예를 들면, 아직도 전화로 주문을 하거나, 심지어는 팩스를 사용하고 있는 그런 비즈니스도 있다. 이런 분야에서 아주 오래 일하고 있는 분들한테 기술이 이렇게 좋은데, 왜 아직도 옛날 방식 그대로 사업하냐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답변은 거의 100% “원래 우린 이렇게 일해요” 또는 “이 바닥이 원래 그래요”이다.

이런 답변을 들으면 한 편으로는 답답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아직 있고, 이런 마인드를 타파하기 위해서 좋은 창업가들이 사업을 시작하고, 그래서 우린 이런 분들한테 투자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래 우린 그래요”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고, 이런 생각과 자세가 더 오래된 산업일수록,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마인드/태도로 혁신하고 파괴하면, 소위 말하는 대박 날 확률이 더 높다. 금융, 부동산, 교통 등과 같은 산업이 대표적이다. 실은 이들이 다른 산업보다 더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규제이다. 그래서 더욱더 혁신하기 어렵지만, 혁신할 수 있으면 정말 모든 게 크게 바뀔 수 있다.

나도 이런 혁신하는 회사를 찾고, 이런 회사에 투자하고 싶어서, 변화를 싫어하고, “그건 원래 그래요”라는 말로 자신을 정당화하는 분들을 자주 만난다. 사업뿐만이 아니라 그냥 인생에서도 “그건 원래 그렇게 하는 거야”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실은, 이런 사람이 대부분이고 훨씬 더 많다. 이 말을 워낙 자주 하고, 자주 듣다 보면, 정말로 그냥 인생의 모든 게 원래 처음에 만들어진 그대로 평생 가고, 절대로 바꿀 수 없고, 바꿀 필요도 없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래서 대부분 “아, 원래 그런 거구나”라면서 별 생각 없이 항상 남들이 하던 방식대로,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하던 방식대로 살아간다.

그런데, 다행히도 우리가 만나는 많은 창업가는 “원래 그런 거야”라는 말을 세상에서 가장 싫어한다. 어떤 창업가한테 이 말은 주적 1호이자 악의 축이다. 이들은 원래 그런 거는 이 세상에 없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고 시도한다. 대부분 새로운 방법을 찾는 데 실패하지만, 극소수는 성공하고, 여기서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운 좋으면 이 기회는 세상을 바꾸는 큰 비즈니스가 된다. 새로운 방법을 찾는데 실패해서 원래 그런 방법을 못 바꾼 창업가는? 이들은 계속 새로운걸 시도할 것이고, 그 시도 자체가 언젠가는 뭔가를 바꿀 것이다.

이 세상에 원래 그런 건 별로 없다. 특히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100년 된, 역사깊은 회사에서 “우린 원래 그래요”라고 하면, 이들은 지난 100년 동안 변한 게 없다는 이야기고, 앞으로 100년 동안 변할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 창업가들은 여기서 또 기회를 보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내 탓입니다

Quibi라는 스타트업이 있다. 창업하자마자 미디어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회사인데, 두 명의 공동창업가는 미디어 업계의 대가인 Jeffrey Katzenberg와 전 이베이와 HP의 사장이었던 Meg Whitman이다. 워낙 유명한 거물들이 창업한 회사라서 그런지 시작하자마자 디즈니, 소니, 워너와 같은 할리우드의 유명한 스튜디오 등의 투자자들로부터 거의 2조 원의 투자를 받았다. 짤막한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이었는데, 엄청난 투자를 받고, 엄청난 관심을 받고, 넷플릭스나 유튜브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소문만 무성한 후, 막상 1년 8개월 이후에 출시된 제품은 시장의 호응을 전혀 못 받는 허접 그 자체였다.

실은, Quibi같이 출시하기도 전에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무지막지한 펀딩을 받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허접한 제품을 출시한 회사는 생각보다 많다. 뭐, 상관없다. 어차피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한 회사를 이기는 건 쉽지 않고, 아무리 투자를 많이 받았고, 경험많은 노련한 창업가라도, 이 바닥에서는 모두 이제 시작하는 초짜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이렇게 별로인 제품을 출시했냐는 질문에 대한 대표의 답변은 정말 허접하기 짝이없다.

관련 기사들을 읽으면서 참 아쉬움이 많았다. 일단 모바일 앱 데이터를 분석하는 Sensor Tower의 Quibi 관련 데이터가 본인들이 회사 내부에서 관리하는 데이터랑 다르다고 하면서 의미 없는 논쟁을 하고 있고(어차피 그 수치나 이 수치나 다 낮다), 맥 위트먼 대표는 출시 이후 앱 스토어 랭킹이 많이 떨어진 이유는 코비드19와 인종차별문제와 같은 최근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을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카첸버그 의장도 비슷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콘텐츠가 매우 중요한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새로운 콘텐츠를 현재 못 만들고 있고, 젊은 친구들이 밖에서 친구들을 기다리면서 짤막한 동영상을 많이 봐야하는데 외출을 못 하니까 이런 사용도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정리하자면 본인들은 잘못 한게 하나도 없고, 퀴비가 잘 안되는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남의 탓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팬데믹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퀴비같은 서비스는 팬데믹 때문에 더 잘 돼야 하는데, 제품의 콘텐츠가 별로이고, 회사의 전략 자체가 틀렸기 때문에 잘 안 되는 게 맞을 거 같다. 물론, 팬데믹이나 BLM과 같은 사회적 문제도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것보단 퀴비 내부에서 문제를 찾아야한다. 현실을 자각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지만 문제를 찾고, 변할 수 있고, 그래야지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데, 퀴비의 공동창업가들의 말에서는 이런 태도가 전혀 안 보인다.

젊은 사용자들이 동영상을 소비하는 습관을 완전히 혁신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그 똑같은 자신감과 패기로 초반에는 크게 실패했다고 인정하고, 남 탓하지 말고 스스로 탓하는 그런 태도가 많이 아쉽다. 실은, 이건 잘 안되는 회사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잘되면 과하게 스스로 잘했다고 과대포장하고, 잘 안되면 무조건 코로나바이러스, 경기, 경쟁사 등과 같이 남을 탓한다.

“잘못했습니다. 내 탓입니다.”라고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