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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배우기

배움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나는 항상 배움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하나는 책으로 배우는 것이고, 다른 방법은 몸으로 배우는 것이다. 책으로 배우는 건 글자 그대로 책도 포함하지만, 동영상과 같은 다른 미디어도 해당한다. 이건 내가 직접 뭔가를 하지 않고, 남이 한 걸 기반으로 작성된 콘텐츠를 눈으로 보고 읽거나 귀로 들어서 간접적으로 학습하는 방법이다. 몸으로 배우는 건, 내가 직접 몸으로 하면서 학습하는 방법이다.

가장 좋은 배움은 둘 다 하는 것이다. 일단 책으로 지식을 간접적으로 습득하고, 배운 걸 직접 몸이나 손으로 실행해보면 이 지식이 내 것이 되고, 머리와 몸이 기억을 하기 때문에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누구나 다 이런 경험을 지금까지 많이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간단한 예로 중학교, 고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수학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내용을 아무리 잘 듣고 간접적으로 학습해도, 실제 문제를 풀어보면 힘들었던 경험을 누구나 다 했을 것이다. 간접적으로 배운 지식이 기본이 되지만, 실제로 문제를 풀려면 다양한 응용이 필요하고, 이런 응용은 다양한 문제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손으로 풀어봐야지만 습득이 된다. 그리고 많이 틀려야지만, 새로운 지식을 학습해서 오롯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며칠 전에 워드프레스의 모기업인 Automattic의 창업가 Matt Mullenweg의 인터뷰를 들었는데, 위에서 내가 말한 내용과 거의 비슷한 이야기를 해서 반가웠다. 워드프레스를 창업하기 전에 매트는 여러 고객의 웹사이트를 만들어 주는 프리랜서였는데, 남들보다 더 빠르게, 더 좋게, 더 싸게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인지도가 꽤 생겼다고 한다. 이렇게 웹사이트를 남들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웹사이트를 만들 때 습관처럼 모든 소프트웨어의 모든 버튼을 다 눌러보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input이 어떤 output을 만드는지 몸으로 익혔기 때문이라고 한다. 웹사이트 만드는 걸 책으로 배운 게 아니라, 직접 하나씩 만들면서 모든 걸 다 눌러보고, 할 수 있는 실수란 모든 실수를 미리 다 몸으로 경험을 해서, 웹사이트 제작과 관련된 모든 기능을 머리와 손가락이 항상 동시에 기억했다고 한다. 이런 습관이 몸에 배서, 제품을 만들 때는 A부터 Z까지 본인이 직접 모든 걸 모두 다 몸으로 체험해본다고 한다.

최악의 학습은 책으로만 하는 학습이다. 남이 한 걸 잘 정리한 책, 동영상 또는 강의를 보고 들으면 왠지 이 모든 걸 내가 완벽하게 학습해서 내 지식이 됐다는 착각을 하지만, 위에서 말 한대로, 웹사이트를 만들 때는 모든 버튼을 다 눌러서 이것저것 다 해봐야지만 내 지식이 되고,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그 제품의 모든 걸 다 해봐야지만 이게 내 제품이 된다.

너무나 많은 창업가들이 본인이 정확히 뭘 만들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개밥을 직접 먹고, 몸으로 모든 걸 체험하는 걸 강력하게 권장한다.

로봇 기사

타다가 처음에 출시됐을 때,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여러 번 페이스북에 올렸고, 블로그에 이런 포스팅도 했었다. 타다가 무슨 모빌리티 혁신이냐는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기술력 측면에서도 혁신이었고, 서비스와 승객의 경험 면에서는 당시엔 혁신을 넘어선 혁명이었다. 그래서 타다가 불법이 됐을 땐, 나도 꽤 화가 났고 그런 법을 만든 사람들에게 상당히 실망했었다.

그 이후에는 일반 택시보단 비싸지만, 타다 플러스를 애용했고, 카카오 택시, 파파, 일반 택시, 모범 택시, 아이.엠택시 등 모든 택시를 다 이용하면서 업무를 했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타다 플러스랑 파파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택시기사와 택시회사가 택시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청결,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이동경험을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공급량도 부족하고, 가격도 비싸지만, 웬만하면 타다 플러스나 파파만 한동안 이용했고, 지금도 그렇게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스타리아 밴으로 구성된 타타 넥스트 서비스가 출시됐을 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고, 요샌 타다 넥스트, 플러스, 그리고 파파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개월 동안 느낀 점은, 타다나 파파도 이제 약발이 떨어진 건지, 드라이버들의 수준이 낮아진 건지, 일반 택시랑 크게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사들은 모두 다 과속하고, 급출발과 급제동을 하지 않는 기사를 최근에 만난 적이 없으며,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자고 하면 살살 짜증 내는 타다 기사도 만난 적이 있다. 전에는 불친절한 타다/파파 기사를 만나면 진짜 운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친절하고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기사를 만나면 진짜 운이 좋다고 생각할 정도다.

파파는 이제 와이파이는 제공하지 않는데 타다 플러스와 넥스트는 와이파이를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나에겐 이게 정말 중요하다. 강남 내에서 이동할 때도 차가 막히면 30분, 그리고 분당이나 일산까지 멀리 가면 1시간 이상을 택시에서 보내는데, 와이파이가 되면 나에겐 달리는 사무실이 되기 때문에, 비싸도 타다를 이용한다. 그런데 와이파이가 안 되는 타다 차량도 요새 너무 많다. 기사님에게 물어보면, 와이파이가 뭔지도 모르는 분이 있고, 그냥 잘 모르겠다고 하는 분들도 많다.

사람을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가 스케일이 생기면, 항상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소프트웨어는 스케일해도 동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지만, 사람은 그게 안 되기 때문이다.

주로, 많은 불만족스러운 고객이 존재하는 시장에 기술이 잘 적용되면 혁신이 생기는데, 한국 택시 산업에서의 개선이나 혁신은 현재의 구조로는 불가능하다는 게 내 결론이다.

이 시장이 좋아져서 시민의 사랑을 받는 택시 산업이 만들어지려면 방법이 하나 있는데, 그건 자율주행과 로봇 드라이버다. 완벽하게 작동하는 full self driving 기술이 구현되야지만, 누구나 다 만족하고, 돈이 아깝지 않은, 소비자 중심의 택시 산업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빨리 자율주행기술이 완성됐으면 한다. 더욱더 많은 투자금이 이 기술에 투입되고, 더욱더 많은 똑똑한 창업가들이 이 분야에서 창업하고 일했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참고로, 나는 운전을 잘 안 해서, 택시를 정말 많이 탄다. 내가 아는 지인 중 내가 택시를 제일 많이 타기 때문에, 나만 항상 이상한 택시 기사가 걸린다는 건 확률상 맞지 않아서, 내 경험이 분명히 일반인의 택시 경험을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분열

요샌 USV의 Fred Wilson도 반 은퇴한 삶을 살고 있어서, 블로깅 주기가 점점 더 길어지고 있지만, 올라오는 글들은 역시 통찰력이 넘쳐흐른다. 나는 주로 비상장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상장 시장의 상황을 다각도에서 분석하는 능력이 없는데, 이 을 읽으면서 그동안 과열된 시장에 대한 내 생각과 고민을 하나씩 다시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이런 내용인듯싶다. 상장 시장에서의 기업 가치와 비상장 시장에서의 기업 가치는 비슷한 회사를 비교하면, 항상 차이가 난다. 특정 분야의 회사는 그 차이가 더욱더 크다. 여러 가지 이유와 이론이 있는데, 내가 가장 수긍이 잘 가는 내용은, 비상장 시장은 소수의 투자자들이 회사의 주관적인 수치와 미래의 가능성을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정하고, 상장 시장은 다수의 투자자들이 회사의 객관적인 수치와 현실을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정하기 때문에, 이렇게 기업 가치에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여러 data를 분석해보면, 실제로 상장 시장과 비상장 시장의 기업 가치에는 항상 어느 정도의 차이가 존재했다. 그런데 이 ‘어느 정도의’ 차이의 간격이 몇 달 전부터 상당히 벌어지기 시작했다(또는, 어떻게 보냐에 따라서, 좁혀지기 시작했다).

2년 동안의 팬데믹을 거치면서 상상 이상의 돈이 비상장 회사에 – 특히, 테크 스타트업 – 투자되면서, 이 회사들의 기업가치는 천문학적으로 높아졌다.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수가 1,000개가 넘은 게 그 직접적인 산출물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상장 회사들의 시총은 타격을 받고 있고, 특히 팬데믹 수혜주들의 주가가 급격하게 빠지고 있다. 아마도 이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팬데믹이 곧 끝날 거라는 기대심리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 싶고, 그동안 올라갔던 상장 시장의 시총이 모두 빠지진 않겠지만,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비상장 시장과 상장 시장의 기업가치의 간격은 다시 한번 일정 수준을 유지할 텐데, 그러기 위해선 비상장 기업가치가 내려오지 않을까 싶다. 내가 봐도 현재 스타트업 시장은 너무 과열되어 있는데, 올해 하반기 정도가 되면 이 열기는 조금 식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에 Index Ventures의 Mark Goldberg의 트윗이 이런 현상을 잘 설명한다(마크는 드롭박스에서 일 한 경험이 있다)

“내가 2013년도 드롭박스로 이직했을 때, 당시에 $10B 밸류에이션에 시리즈 C 투자를 마무리했었다. 지금 드롭박스의 매출은 수조 원인데, 2013년도에 비하면 거의 1,000%의 매출 성장인 셈이다. 그런데 현재 상장 시장에서 드롭박스의 시총은 $9.5B이다…최근에 유니콘 된 스타트업들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

Thin Layers

여행사이트의 메타 검색 엔진 Kayak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고 많이 사용되는 서비스인데, 얼마 전에 카약의 창업가 Paul English에 대한 팟캐스트를 들었다. 이분이 어떤 유년기를 보냈고, 어떤 커리어 길을 걸어왔고, 어떻게 카약을 창업했고, 왜 이름을 Kayak으로 정했는지 등에 대한 굉장히 깊고 상세한 대화였는데, 1시간이 넘는 팟캐스트였지만 한 번에 다 들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고, 공감이 갔던 내용은 회사 초기에 투자받기 위해 VC들과 미팅을 하면 항상 공격받았던 부분이, 카약이 실제로 검색 엔진을 만드는 기술은 없고, 이미 존재하는 검색 엔진에 묻어가는,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스타트업이 아니냐는 점이었는데, 폴은 이 부분을 아주 긍정적이고 자랑스럽게 인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네, 이미 ITA라는(Google Travel전신) 뛰어난 여행 검색 엔진이 존재하는데, 굳이 새로운 검색 엔진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카약은 검색 엔진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용자와 ITA를 더 빠르고 좋게 연결해주는 아주 얇은 UI 레이어(thin UI layer)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아마도 당시엔 미국 VC들도 이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고, 사용하기 쉬운 UI와 위대한 UX를 제공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대단한 기술력이 요구되는지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창업 초반에는 펀딩이 쉽지 않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카약의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쉬운 검색 창을 사용하면서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면서 유니콘이 됐고, IPO도 하고, 이후에 Booking Holdings가 $2.1B에 인수했다.

요새 나도 이 thin layer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관련된 회사도 많이 만나고 있어서 이 내용이 더욱더 와닿았던 것 같다. 인터넷에는 좋은 정보와 쓰레기 정보가 넘쳐흐른다. Web 2.0이 시작된 이후로 전 세계인이 소화할 수 있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게 정보가 누적되고 있는데, 누군가 이 정보를 잘 스크리닝하고 정리해서, 사용자가 필요한 내용만 보여주기만 해도 엄청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다. 여행 분야에서는 카약이 이미 누군가 잘 만들어 놓은 검색 엔진위에, 또 다른 메타검색엔진이라는 thin layer를 만들어서 이 사업을 잘하고 있다. 나는 이런 thin layer는 어떠한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걸 만들어 놓으면, 카약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기술력이나 사업성에 대해 공격을 하겠지만, 아주 깔끔하고, 빠르고, 사용하기 편리한 UI를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정보는 더욱더 넘쳐흐를 것이고, 구글이나 네이버가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찾아주는 게 더욱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래서 이런 thin layer가 반드시 필요하고 여기에 큰 사업성이 있다고 난 생각한다.

바퀴는 이미 너무 완벽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걸 새로 발명할 필요는 없다. 이 바퀴 위에 얹을 더 빠르고 좋은 자동차를 만들면 된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생각 – 2021년 12월

2021년도의 매달 마지막 블로그 포스팅에서는 디지털 자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2013년도에 우리가 코빗에 투자하면서 이 매력적인 시장과 기술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됐고, 이후에 계속 꾸준히 공부도 하고 회사들도 만나서 나름 최신 업데이트를 접하곤 있지만, 워낙 빨리 변하는 분야이고, 디지털 자산에만 투자하는 투자자와 펀드들도 있어서, 나는 아직 이 분야에 대해서 공부할게 상당히 많다. 이런 취지로 매달 한 번 정도는 관련해서 글을 쓰기로 했는데, 이게 올해의 마지막 디지털 자산에 대한 포스팅이다.

나는 비트코인과 디지털 자산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알게 된 것에 대해서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일찍이 비트코인을 사서 돈을 많이 벌어서 고맙게 생각하는 줄 알지만, 그게 아니라 디지털 자산을 일찍 알게 되면서 돈에 이해도가 높아진 것에 대해서 감사한다. 디지털 자산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점점 더 돈에 대한 호기심과 의구심이 들었고, 이는 돈에 대한 공부로 이어졌다. 돈에 대한 공부는 화폐에 대한 이해로 이어졌고, 화폐에 대한 이해와 궁금증은 경제에 대한 호기심으로 번졌다. 나는 경제학자도 아니고, 아직도 금리가 오르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돈과 경제에 대해 그동안 전혀 몰랐고, 알려고 노력도 하지 않았던 내용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만약에 비트코인과 디지털 자산을 몰랐다면,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조차 갖지 않았을 것이다.

올해 이 분야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내년은 아마도 더 다이나믹한 한 해가 될 텐데, 내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큰 위기가 두 번 있었는데, 뒤돌아보면 이 리스크는 모두 제거됐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리스크는 중국이었다. 그동안 중국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압박을 정기적으로 행사했었지만, 올해는 마음먹고 강한 제동을 걸었다. 디지털 자산 거래는 물론, 채굴까지 불법화했고 그동안 말로만 하던 규제가 아니라 정말로 행동을 취했다. 중국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비트코인 오퍼레이션의 핵심 중 하나인 채굴을 중국이 불법화하면서 이 네트워크의 속도가 느려졌고, 이러다 디지털자산의 블루칩인 비트코인이 완전히 망가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전세계가 심각하게 했다. 일시적으로는 비트코인 채굴 속도를 보여주는 hash rate이 확 떨어지긴 했지만, 서서히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고 완전히 정상 속도로 복귀했다.

중국의 압박을 피해서 대부분의 채굴업자들이 미국이나 캐나다, 또는 러시아로 법인과 채굴기기들을 옮겼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긍정적인 결과가 만들어졌다. 중국의 채굴업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 에너지로 운영돼서 심각한 환경과 ESG 문제를 야기했고, 이 또한 비트코인에 대한 공격 포인트였는데, 중국을 탈피하면서 이제 채굴의 60% 이상이 조금 더 깨끗한 클린, 대체 에너지로 대체됐다.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채굴자들이 중국 밖으로 나가면서 디지털 자산의 중국 의존도가 현저하게 낮아졌고, 어느 순간 디지털 자산 산업이 탈중국화에 성공했는데, 이 시장의 가장 큰 불안 요소가 제거됐다고 보면 된다.

또 다른 리스크는, 이러한 중국의 행보를 미국도 따르지 않겠냐는 걱정이었는데, 미국은 이 이슈에 대해 자본가 답게 대처했다. 계속 규제를 만들면서 디지털 자산 이해관계자들과 갈등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지만, 중국과는 반대의 전략을 선택한 것 같다. 미국은 이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받아들이면서, 그동안 중국에 뒤졌던 많은 것들을 다시 빼앗고 싶어 하고, 크립토/블록체인/웹3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혁신의 엔진을 다시 한번 가동하려는 것 같다.

어쨌든, 중국이라는 가장 큰 리스크가 제거됐고, 이 리스크를 미국은 기회로 만들고 있으니, 가장 좋은 결과가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다. 2022년은 디지털 자산이 메인스트림 자산이 되고, 이를 기반으로 여러 가지 새로운 기회가 생길 거라고 희망을 해본다.